<이슈&인물> 답 없는 이주영 자유한국당 대선기획단장

구원투수로 어게인 18대? 산 넘어 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독이 든 성배’라는 말이 있다. 보통 감독이나 단장처럼 앞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무거운 책임과 비판을 함께 감수해야 하는 자리에 사용한다. 지난 15일 대선기획단장으로 임명된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이 독배를 들이켰다. 자유한국당서 대선 후보 선출 예비경선에 등록한 후보만도 9명에 달한다. 이 단장은 지지율 1%도 안 되는 이른바 ‘잡룡’들과 대선 일정을 헤쳐 나가야 한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는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10일 오전 11시21분을 기해 ‘자연인’이 됐다. 그와 동시에 대선 시계가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이틀 뒤인 12일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15일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조기 대선 선거일을 5월9일로 확정해 발표했다. 일정에 따라 유불리를 따지는 등 숱한 말이 떠돌았던 상황이 종결되면서 정치권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대선 일정에 따라 출렁이기 시작했다.

결국 탄핵 인용
장미 대선 확정

가장 활발한 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진영이다.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세 후보의 지지율 합이 50%를 훌쩍 넘을 정도로 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신청받은 민주당 경선 1차 선거인단 수는 163만여명에 이른다. 민주당은 당초 목표치였던 200만명을 넘어 최종 선거인단 수는 25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집권여당의 지위를 잃은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지지율은 과거에 비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지난 1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MBN의 의뢰로 진행한 여론조사서 한국당의 지지율은 11.7%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전주 대비 3.0%포인트 오른 51.1%를 기록, 한국당과 격차는 무려 40%포인트에 달한다.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 이르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5위권 내에 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가 포진해 있을 뿐 같은 당 다른 후보들은 전혀 힘을 못 쓰고 있다. 1∼4위권이 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로 채워져 있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그나마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황 권한대행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다수의 후보가 지지율 1% 이하에서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낙마 이후 황 권한대행 옹립을 위해 애썼지만 그마저도 무산되면서 ‘춘추잡룡시대’에 접어들었다.

반파된 한국당서 대선 이끌 중책맡아
18대 기획단장 맡아 승리로 이끈 경험

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이런 상황서 대선기획단장으로 선임됐다. 한국당은 지난 15일 이 단장을 필두로 28명이 참여하는 대선기획단 구성안을 의결했다.

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대선기획단 임명장 수여식서 “예전 같으면 대선기획단이 이미 조직됐을 텐데 어려운 정치적 상황상 늦게 출범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며 “이주영 단장은 18대 대선서도 기획단장을 맡아 승리로 이끈 경험과 경륜, 능력이 있는 분이기 때문에 든든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단장은 “18대 대선 당시 국민의 60% 이상이 정권교체를 바라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대선기획단서 전략을 잘 발전시키고,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정책·공약을 잘 개발해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며 “실력 있는 후배분들이 많지만 워낙 촉박한 대선 일정이라 비대위원장의 간곡한 뜻을 받들어 막중한 소임을 맡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의 역량을 총결집시키면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다”며 “5월9일에는 기필코 우리 보수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다시 바르게 살려내고 국민이 바라는 나라를 만드는 데 한 몸 바쳐서 당과 국민의 열망에 보답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 단장이 의지를 드러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일단 난립한 후보들을 추려 내기 위한 경선이 선결과제다. 한때 콘크리트로 불렸지만 지금은 다 무너진 지지층도 복구해야 한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탄핵 불복’을 시사하면서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여론을 되돌리지 않으면 대선에서 반전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 중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인물이 있어 차별화가 어려운 점도 한국당 입장에선 악재다.

지난 16일 한국당 경선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에 9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원유철·조경태·안상수·김진태 의원과 김관용 경북지사,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은 15일 후보등록을 마쳤고, 16일에는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홍준표 경남지사,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등록했다.

타 정당보다 월등히 많은 후보자 수와 미미한 지지율 때문에 여기저기서 비아냥거림도 들리지만 한국당은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후보는 많은데
지지율 1% 이하

황 권한대행 출마 여부를 두고 삐걱거렸던 경선 룰은 간신히 봉합됐다. 황 권한대행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경선 룰을 급하게 바꾼 것이다. 당초 한국당은 황 권한대행의 출마를 염두에 두고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을 늘렸을 뿐만 아니라 예비경선을 건너뛰고 바로 본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이른바 ‘황교안 룰’을 만들었다.

황교안 룰이 발표됐을 때 한국당 후보들은 특정 후보만을 위한 룰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당 비대위는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로 적용 대상이 사라지자 다시 경선 룰을 바꾸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추가로 등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에 제일 반발이 심했다”며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룰을 바꾸게 됐다”고 밝혔다. 경선룰이 변경되자 반발했던 후보들의 등록이 잇따랐다.

한국당은 후보들의 정견발표를 진행한 후 여론조사를 거쳐 1차 컷오프로 6명의 후보를 걸러낸다. 이후 팟캐스트 토론회를 진행하고, 또다시 여론조사를 거쳐 20일에 본경선 후보 4명을 확정한다. 22일에는 4명의 후보가 부산(부산·울산·경남)과 대구(대구·경북)를 방문하고 23일에는 광주(호남)와 청주(충청)서 정견발표를 진행한다.
 

24일에는 서울(수도권·강원)을 찍는다. 26일에는 책임당원이 전국서 동시에 투표하고, 29일과 30일에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해 오는 31일, 전당대회서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책임당원 현장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는 5대5 비율로 반영된다. 경선 일정과 방식이 확정됐지만 한국당 후보들이 대선을 완주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경선에 등록한 후보 중 현재 재판 중이거나 예정인 후보들도 있기 때문이다. 홍 지사는 지난 2월 성완종 리스트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진행된 2심 재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동시에 홍 지사의 막말이 터져 나오면서 그의 이름이 언론 지상을 오르내렸다.

특히 문 전 대표를 가리켜 “지금 민주당 1등하는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란 표현으로 구설수에 올랐고, 이후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해 “막말이 아니라 팩트”라고 주장했다.

후보 경선·단일화
대선까지 첩첩산중


막말로 존재감은 과시했지만 대법원 판결이 홍 지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법원서 2심과 반대되는 판결이 나오면 홍 지사의 대권 도전은 사실상 끝이다. 이 때문에 홍 지사의 대선 출마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시선도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지난 16일 서울 연세대서 진행된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합동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출마는 자유”라면서도 “홍준표 경남지사는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데 왜 출마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 김진태 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국민 참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 사건의 쟁점은 ‘공약이행률 71.4%’라는 김 의원 측 주장이 법정서 검증될지 여부다. 김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선거구민 9만1158명에게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이행평가 71.4%로 강원도 3위’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당의 대선후보 난립이 지방선거 등 훗날을 도모하기 위한 인지도 쌓기 전략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일단 출마해서 몸값을 대선주자급으로 올려놓으면 인지도 상승 등의 효과로 향후 정치 행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심산이다.

당 지지율이 10% 박스권에 갇혀 있고, 박 전 대통령과 선 긋기도 안 되는 상황서 이른바 지지율 바닥의 군소후보들이 각자 살길을 도모한다는 것. 또 당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대선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지도부의 보이지 않는 독려가 후보 난립에 영향을 끼쳤다는 말도 있다.

여러 역경을 거쳐 경선서 후보를 뽑으면 여전히 범보수 후보들과 단일화 문제가 남는다. 현 대선구도서 보수 후보들은 진보 후보들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에선 범보수 진영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일찌감치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서 어느 계파의 후보가 단일 후보로 되느냐에 따라 연대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소위 친박(친 박근혜)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면 연대는 물 건너가고, 비박(비 박근혜) 후보가 되면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오래전부터 범보수 후보 단일화를 외쳤지만 “친박의 지원을 받는 후보와는 단일화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홍준표 경남지사와 보수후보 단일화에 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탄핵에 반대하는 정치세력, 소위 말하는 친박들이 정리되지 않고 그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후보라면 단일화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자유한국당 자체가 헌재 결정에 대해서 어떻게 입장을 정리하고, 불복하는 세력을 어떻게 정리하는지 보고 단일화를 결정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 단장은 박근혜정부서 해양수산부장관을 맡아 친박계로 분류되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어 통합이 필요할 때마다 거론되는 인사다. ‘관리형 대표’ 스타일이라 분열된 당을 재건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은 매번 나온다.

계파색 옅어 관리형 리더로 제격
후보 난립·지지율 바닥 첩첩산중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서울고법·부산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경남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16대 총선서 국회에 입성한 이후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서 수석정조위원장, 인권위원장, 정책위의장, 대선정책상활실장 등을 두루 맡았다. 현재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활동 중이다.

이 단장의 이름이 대중에 각인된 건 해양수산부장관 시절이다. 윤진숙 전 장관의 후임으로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고, 이 단장은 217일간 진도 팽목항에 머물며 희생자·실종자 가족들과 함께했다. 당시 이 단장은 성실한 태도로 유가족들과 소통하면서 참사 수습에 최선을 다했다는 평을 받았다.

원내대표 네 번, 당 대표 한 번 등 당내 선거마다 번번이 패배해 당내 직책과 관련해서는 유독 운이 없다는 말을 듣는다. 19대 국회서 원내대표직에 두 번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2012년에는 이한구 의원에게, 2013년에는 최경환 의원에게 졌다. 2014년에도 출마를 준비했지만 해수부장관에 발탁되면서 경선에 나서지 못했다. 2015년에는 홍문종 의원과 짝을 이뤄 원내대표직에 도전했지만 유승민(원내대표)-원유철(정책위의장) 조에 밀렸다.

지난해 당 대표 선거서도 이정현 전 대표에게 밀려 낙선했다. 당시 이 단장은 선거 내내 ‘계파청산’을 외쳤지만 결국 그 ‘계파’의 벽을 넘지 못했다.

통합리더 거론
다시 대선승리?

이 단장은 2012년 박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현 한국당) 대선 후보로 당선됐을 때도 대선기획단장을 맡았다. 이후 선거전에 돌입한 이후에는 박 전 대통령의 특보단장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이 단장은 범친박계로 분류된다.

이미 판세가 기울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지율 격차가 큰 상황서 한국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박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무너진 보수층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내 복잡한 후보 구도를 정리하고 대외적으로는 범보수 단일화를 넘어 대선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 이 단장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자유한국당 대선기획단 리스트

지난 16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주영 의원에게 대선기획단장 임명장을 수여했다. 부단장은 신상진 의원이 맡았다. 대선기획단은 20여명의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참여해 대선 공약과 선거 전략을 짜는 임무를 맡는다. 대선기획단 구성을 완료한 한국당은 본격적인 대선 체제에 돌입했다.

대선기획단은 전략기획, 정책, 조직, 청년, 여성, 직능, 홍보, 미디어, 클린선거 등 9개 본부를 둔다. 각 본부는 10명의 본부장과 15명의 부본부장으로 구성됐다. 각 본부장에는 염동열 의원(전략기획), 이명수 의원(정책), 이성헌 전 의원(조직), 이양수 의원(청년), 이종욱 충북도의원(청년), 윤종필 의원(여성), 김정훈 의원(직능), 함진규 의원(홍보), 강효상 의원(미디어), 최교일 의원(클린선거)이 임명됐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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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