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안희정 ‘노짱’ 프로젝트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2.27 11:26:05
  • 호수 11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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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선 타고 차령산맥 넘어 중원을 장악하라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상승세가 매섭다. 한 달여 만에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2위 자리를 꿰차면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그는 ‘대연정’ 카드를 내세우며 중도·보수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자연스레 문 전 대표로 흐를 것으로 보였던 당내 경선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일요시사>는 ‘제2의 노무현’을 꿈꾸는 안 지사의 대역전 카드를 살펴봤다.

최근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곤욕을 치렀다. 지난 19일 부산대학교서 열린 강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들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안 됐다”고 말하면서부터다. 국정 농단의 최정점에 있는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안 지사와 각을 세우지 않던 민주당 문 전 대표도 “해명을 믿지만 말 속에 분노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대연정 카드
중원 흔들다

자신의 친정인 민주당에서까지 비난 행렬에 동참하자 안 지사는 사과로 진화에 나섰다. 지난달 22일 안 지사는 “어떤 분의 말씀이라도 그 말의 액면가대로 선의를 받아들여야만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그것이 최근 국정농단 사건에 이른 박근혜 대통령의 예까지 간 것은 아무래도 많은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선의 발언으로 안 지사는 일격을 받았다. 설 이후 급등했던 지지율도 주춤했다. 알고 보면 보수층을 겨냥하다 악수를 둔 ‘선의’ 발언은 앞서 ‘대연정’ 발언의 연장 선상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 2일 안 지사는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가진 기자간담회서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이루지 못한 대연정을 실현해 미완의 역사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반대 진영의 사람들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함께 국가의 목표를 합의할 때 국민들이 지금 요구하고 있는 시대적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은 야권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다만 중도와 보수층의 지지율을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앞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대해서도 그는 “이전 정부의 협상을 뒤집을 수 없다”고 말해 민주당 지지자들을 당혹케 했다.

지난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서 열린 관훈 토론회서 안 지사는 ‘자유한국당이 개혁과제에 동의하면 손을 잡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 “새누리당이든 한국당이든 당의 강령집은 민주당과 큰 차이가 없다. 서로 뛰어넘을 수 없는 차이가 있는 정책은 많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심지어 여당일 때 (특정 의견을) 주장하고, 야당이 되면 이를 반대한다. 서로 싸우기 위한 행동”이라며 “협치와 대화의 능력을 높이지 않고서는 헌법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중도와 보수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내며 중원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는 대선 출마 초기 문 전 대표의 ‘페이스메이커’ 혹은 ‘차차기 주자’라는 프레임에 갇혔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이재명 성남시장에 가려 지지율이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중도 보수층을 아우르는 발언과 동시에 문 전 대표와 각 세우기가 지지율 상승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타 대선주자들이 주춤한 사이 새로운 화두를 계속해서 던진 점도 그의 상승을 견인했다. 안 지사의 메시지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사퇴 이후 갈 곳을 잃은 중원 민심을 잡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지율 급상승 단숨 2위 자리 꿰차
대연정 카드 먹혔다 ‘노풍’ 재현?

현 안 지사만큼 ‘문재인 대세론’을 강하게 위협한 존재는 아직까지 없었다. 다만 민주당 경선을 통과해 최종 대선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당내 지지율이 60%를 육박하는 문재인이라는 벽을 넘어야만 한다. 현재 안 지사의 당내 지지율은 20% 중반에 머물러 있다.


한 여론조사 관계자는 “경선을 앞둔 시점부터는 전체 지지율이 아닌 민주당 지지자들의 지지율이 중요하다”며 “당 지지자들의 60% 이상은 여전히 문 전 대표를 지지하기 때문에 큰 틀에서 역전하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이 문 전 대표의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안 지사에게는 불리한 조건이다. 지난 20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지지율에서 문 전 대표는 33%, 안 지사는 20.4%를 기록했다. 호남 지지율은 문 전 대표 32%, 안 지사 21.1%를 나타냈다. 대전·충청 지지율은 문 전 대표 30%, 안 지사 32.2%를 보였다.

결국엔 호남
노무현 DNA?

단순 지지율만 놓고 보면 안 지사는 2월 첫째 주부터 지지율이 수직상승했고, 문 전 대표는 30%의 지지율을 지킨 모양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호남 민심이다. 호남서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와 10% 이상 격차를 벌리며 우세를 보이고 있다.
 

안 지사의 호남 지지율은 본인의 전체 지지율과 동반 상승했지만 문 전 대표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그 어느 지역보다 호남이 중요한 이유는 대선의 척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야권이 승리한 대선을 보면 호남의 강자가 최종 대권을 차지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를 면치 못했다. 본격적으로 경선이 시작되자 예상 밖으로 호남민심은 노 후보를 향했고, 호남서 승리했다. 결국 이인제 대세론을 무너뜨리고 최종 경선서 승리한 그는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현재 각종 여론지표상 안 지사는 대전·충남·TK, 5060 지지율에서 문 전 대표보다 비교우위에 있다. 전체 지지율 상승과 당내 지지율 극복도 중요한 문제지만 호남서의 지지율 상승이 급선무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민주당 경선이 호남에서 처음 치러진다는 점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자칫 경선 초반에 문 전 대표에게 승기를 넘겨줄 가능성도 있다. 중도 보수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안 지사가 호남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복안은 무엇일까.

야권의 적통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자 최적의 묘수로 꼽힌다. 안 지사는 지난 11일 1박2일 코스로 호남행에 나섰다. 그는 ‘노풍’의 진원지인 광주를 방문했다. 다음 날인 12일에는 국립 5·18민주묘역을 방문해 방명록에 “꺼지지 않는 횃불 5·18”이라고 적으며 광주민심을 향한 구애를 펼쳤다.

‘안희정을 지지하는 사람들’ 행사에 참석한 그는 “야당의 역사는 당내 주류 선거판에 소수자로서 도전한 김대중의 40대 기수론과 2002년 이인제 대세론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던 노무현의 도전·역전의 역사였다”며 “그런 민주당의 DNA와 역사로 2017년 새로운 기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안 지사의 품성이 선거 공학적 계산이나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다”며 “보름 전 호남 방문 때 나타난 ‘안희정 지지세’를 재확인하고 그 기세를 확산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자구도 우세
양자구도 만들기


아울러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일대일 구도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정치권은 민주당 경선서 강력한 양자대결 구도를 형성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설 수 있을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안 지사 측은 “문 전 대표와 양강구도를 강화하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지세 확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민주당 경선은 당원과 국민이 1인 1표씩 행사하는 1차 투표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치러 대선후보를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안 지사 측은 내친김에 지지율을 끌어오려 1차에서 승부를 보자는 생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결코 불가능한 주장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가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는 모든 3자 대결서 지지율이 50%가 넘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의 3자 대결서 안 지사는 51.4%를 얻었다. 안 전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의 3자 대결서도 55.3%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3자 대결서 과반을 넘기지 못했다.

이 같은 결과는 확장성 측면서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에 비해 우세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당내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안 지사 지지 선언을 준비하는 의원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비문(비 문재인)계 한 초선 의원은 “문 전 대표가 대권 경쟁서 앞서 나가면서 경선에 관심을 두지 않는 의원들이 많았는데 현재는 안 지사를 지지하고자 하는 의원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도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무엇을 도와줄 수 있는지 문의가 많이 온다”며 “합류를 타진하는 인사가 꽤 있다”고 귀띔했다.

비문계 리더급 인사들 중 일부도 안 지사 지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4일 비문계 의원 20여명이 모인 자리서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는 “안희정은 초기 노무현, 문재인은 말기 노무현이라는 얘기가 젊은이들 사이서 돈다고 하더라”며 안 지사에 대해 긍정 평가했다.

TK·충남 이겼는데…당내 경선 힘들다?
김종인·박영선 돕나? 지사직 내놓고 배수진

이어 “현재 민주당은 다양한 목소리와 비판에 대해 입을 막고 있다”며 “이래서는 수권정당이 되기 어렵고, 정권을 잡더라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문재인 대세론’에 의해 당내 경선의 역동성 약화와 내부 분위기 경직을 꼬집은 셈이다.

안희정 캠프 총괄본부장인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지난 22일, 안 지사와 김 전 대표의 관계에 대해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김 전 대표의 의견을 많이 듣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가 깊이 지원해 줄 지 여부에 대해서는 “김 전 대표가 안 지사에게 우호적이고 호의적인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해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최근에는 4선 중진 비문계 박영선 의원도 안 지사 공개 지지를 긍정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박 의원의 한 측근은 “박 의원이 애초 선대위원장 자리를 제안받았지만, 안 지사가 선대위 없는 당 중심의 선거를 강조하면서 어떤 식으로 지원할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 지사 측이 박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은 첫 순회 경선지인 호남 지역 내 박 의원의 높은 인지도와 지지 기반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선 안 지사가 도지사직 사퇴 카드를 꺼내 반전 계기를 도모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도지사직을 사퇴할 경우 배수진 효과로 인해 문 전 대표를 추월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외부적으로는 충남도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공세도 안 지사의 지사직 유지를 힘들게 하고 있다.

충남 홍성의 한 도의원은 임시회 본회의서 “많은 도민이 도정공백으로 인한 도의 살림살이를 걱정하고 있다”며 “210만 도민은 지사의 권력 욕심을 채우기 위한 소모품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대선 일정이 본격화되면 안 지사가 도정을 챙기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안 지사 측은 지사직 사퇴에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다. 안 지사 캠프의 한 인사는 “다음 대선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서 도지사직 사퇴 여부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경선 일정을 보고 만약 사퇴해야 한다면 도민과 상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사직 내놓고
판 뒤엎는다?

한 정치평론가는 안 지사의 향후 대권 가도에 대해 “만약 중도 보수층에 더 어필이 돼 지지도가 25%를 돌파한다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며 “다만 민주당 경선 참여 의향 자체를 조사해보면 안 지사의 경선 지지층이 낮기 때문에 하락 국면도 배제키 어렵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안희정 캠프에 누가 있나?

한때 '좌희정 우광재'라 불렸을 만큼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함께 대표적인 친노 인사로 꼽힌다. 최근 대선주자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안 지사의 캠프 사람들도 자연스레 노무현 사람들로 꾸려졌다. 크게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출신 인사와 충남지사 선거 캠프 때 함께했던 민주당 소속 인사 등 두 부류로 나뉜다.

참여정부 출신으로는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초대감사를 맡은 수도권 3선의 민주당 백재현 의원이 안 지사 대선 캠프의 총괄본부장 겸 좌장을 맡고 있다. 서갑원 전 의원과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도 여기에 합류했다.

안 지사와 30년 정치적 동지로 알려진 이 전 강원도지사도 외곽에서 안 지사를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열린우리당 염동연 전 사무총장은 실무를 맡고 있다. 원조 친노로 불리는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은 캠프 실무총괄실장을 맡고 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메시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 윤 전 대변인에게 총괄본부장을 맡겼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밖 인사로는 주로 안 지사의 학생운동이나 충남지사 선거를 도왔던 인물들이 참여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홍보를 맡고 있고,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조직, 민주당 정재호 의원은 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대변인은 안 지사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박수현 전 의원이 맡았다. 공보특보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대표실 부실장을 역임한 김진욱 전 부대변인이 맡고 있다. 안 지사의 정책은 조승래 의원을 중심으로 10여명의 의원과 전문가그룹이 담당하고 있다.

경제 멘토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시절 경제사령탑을 맡은 바 있는 이헌재 전 부총리와 변양호 보고펀드 고문이 맡고 있다. 이 밖에 외교·안보는 김흥규 아주대 교수 겸 중국정책연구소장이 자문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안 지사의 사드 배치 합의 존중 발언은 김 소장의 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외곽에서는 안 지사의 싱크탱크(정책입안자) 역할을 하는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소속 인사들이 지원사격 중이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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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