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김종인 대망론 실체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2.27 11:17:34
  • 호수 11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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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끝나고 출마한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제3지대의 중심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불출마로 위축됐던 ‘제3지대’가 김 전 대표를 중심으로 규합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여차하면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일요시사>는 정치권서 떠도는 김종인 대망론의 실체를 살펴봤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가 지난 22일, 독일서 4박5일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향후 정치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독일 방문을 마친 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김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거취를 밝히기로 한 데 대해 “그건 내가 알아서 판단할 테니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라. 내 나름대로 생각은 많이 해봤는데 굉장히 복잡할 것 같은 상황”이라고 말해 즉답을 피했다.

종착지는 청와대?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지난 10일 ‘제3지대 빅텐트론'의 핵심 역할로 거론되는 김 전 대표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내가 몇 차례 김 전 대표를 만나본 바에 의하면 그분은 개헌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강한 집념을 가지고 계시다”며 “김 전 대표가 3년 임기의 대통령을 하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계시지 않는가, 그래서 스스로 3년의 킹이 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에 김 전 대표는 같은 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대선 출마설에 대해 “그런 것은 엄청난 결심을 해야 하는 만큼 차후로 (답변을) 미뤄놓겠다”고 말해 정치권의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그가 줄곧 ”킹메이커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말해 왔다는 점에서 그가 대권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후 김 전 대표는 뮌헨 안보회의 참석차 4박5일 일정으로 독일 방문길에 올랐다. 정치권에선 김 전 대표가 ‘뮌헨 구상’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정치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귀국 직후에는 말을 아꼈지만 정치권 상황을 살핀 후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의 향후 행보는 크게 3가지로 정리된다. 탈당, 안희정 지원, 빅텐트 구축이다. 3가지 길의 공통점은 반문(반 문재인)이라는 단어로 정리된다. 민주당 비주류의 수장으로 불리는 김 전 대표는 지난 총선 직후부터 민주당 내 친문(친 문재인) 패권주의를 극도로 경계했다.

문재인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친문계가 본인을 당 대표로 추대해주길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친문계는 김 전 대표의 당 대표 추대안을 걷어차고 경선을 치렀다. 경선 당시 김 전 대표는 “전당대회로 ‘도로 친문당’이 되면 외연확장에 실패한다”며 쓴소리를 냈다.
 

이후 행보는 줄곧 ‘문재인 때리기’로 요약된다. 아울러 민주당을 초월한 외곽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제3지대론’에 방점을 찍었다. 최근에는 탈당해 다른 당 후보를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지금 민주당 소속인데 국민의당을 어떻게 가겠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에 입당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그런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안희정 지원설’에 대해서는 “누굴 도울 생각은 없지만 조정 정도는 할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일각에선 안 지사의 지지율이 25%를 넘으면 김 전 대표가 지원에 나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가장 가능성 높은 행보로는 개헌을 매개로한 ‘제3지대론’이 꼽힌다. 이는 후방지원에 머물지 않고 본인을 중심으로 한 세력을 구축하겠다는 방안이다.

독일 일정 마치고 귀국…향후 거취는?
다시 한 번 ‘빅텐트’…3년 대통령?

지난 15일 민주당 김 전 대표,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회동을 갖고 분권형 개헌 추진 뜻을 재확인했다. 김 전 대표와 정 전 의장은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꼽힌다. 이들은 ‘분권형 개헌’을 고리로 큰 틀에서 생각이 일치한다.


차기 대통령이 임기를 단축해 과도기 성격의 정부를 꾸려 임기 내 분권형 권력구조로 개편하자는 것이다.

중간지대 규합을 주창했던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제3지대론’의 힘이 빠지기는 했지만 정치권은 세 사람이 규합하면 자연스레 ‘반문 빅텐트’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5일 정 전 의장은 회동 후 “빅텐트를 치려는 마지막 시도로 보면 된다”며 “일단 분권형 또는 이원집정부제 개헌에 세 사람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같은 날 기자들을 만나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할 때 분권형 개헌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도 세 사람은 회동을 갖기로 했지만 김 의원은 불참했다.
 

제3지대 주자가 필요할 때 김 전 대표도 킹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정 전 의장은 “저를 빼고는 전부 다. N분의 1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3지대의 구심점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세 사람의 회동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김무성 전 대표의 행보가 김종인 전 대표의 행보와 맞물렸을 때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 바른정당뿐만 아니라 보수정당 입장서 이번에 집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고는 제3지대서 새로운 바람을 한 번 불러일으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세 사람 가운데 김 전 대표가 과도정부의 개헌 대통령을 공약으로 독자 출마할 의지를 가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김 전 대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을 도운 보수 인사인 데다 경제민주화의 상징적인 존재로 반문 정서가 강한 보수·중도층도 흡수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다른 정파에 국무총리를 맡기는 협치로 과도기 정부를 운영하겠다고 공약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빅텐트 구축에 방점을 찍은 가운데 본격적인 활동은 탄핵 판결 이후가 될 전망이다. 김 전 대표는 이번 선거가 이뤄지려면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총리로 만족?

현재 김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지금은 제3지대서 약간 힘이 빠진 상태”라며 “그 상태에서도 계속 나가서 본인이 출마를 해 그 중심에 설 것이냐 아니면 당 안에서 안 지사를 밀어주고 그냥 총리 정도 선에서 만족하느냐. 이 고민을 지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종인 조부 논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의 조부는 대한민국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고 김병로 전 대법원장이다. 김 전 대표의 아버지가 병마로 일찍 작고하자 조부 김 전 대법원장이 김 전 대표를 키운 것으로 알려진다.

김 전 대표 유년 시절 김 전 대법원장은 “너는 아버지가 안 계시지만 그래도 너를 돌봐 줄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지 않느냐. 조금도 외로워하지 말고 공부 잘해서 세상을 떳떳하게 살아가면 밥 굶는 일은 없는 법”이라며 용기를 준 일화가 있다.

일제강점기 변호사를 지낸 김 전 대법원장은 독립운동 관련 사건을 무료 변론하면서 독립운동에 공헌했다. 그는 당시 대표적 민족변호사로 허헌, 이인과 더불어 ‘3인’이라 불리기도 했다. 아울러 창씨개명도 하지 않고 조선 총독부의 배급도 받지 않았다. 다만 항일 단체인 신간회 활동당시 지도부 위치에 올랐을 때 타협적인 노선을 띄어 조직을 쇠퇴의 길로 빠져들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비판도 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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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