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남성이 왕’ 성노예 계약서 실체

“남자가 하자면 무조건 해야 한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성인물에서나 나올 법한 ‘성노예 계약서’가 국내서 판을 치고 있다. 여고생, 업소여성도 모자라 심지어 처조카에게까지 성노예 계약서를 강요한 파렴치한 남성들이 적발됐다.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야동과 현실을 구분 못한다”며 분노에 치를 떨었다. 이들은 모두 법의 철퇴를 맞았지만 피해자가 받은 정신적, 육체적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처조카에게 성노예 계약서를 강요한 파렴치한 이모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 A(22·여)씨가 어릴 적 부모님은 이혼했고 같이 살던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혼자 남은 A씨는 18살이던 2013년 2월 인천에 있는 이모네로 거처를 옮겼다. 그때 이모부 B(44)씨를 처음 만났다. 당시 미성년자인 처조카 A씨와 같은 방을 쓰던 B씨는 그해 가을 처음 A씨에게 마수를 뻗었다.

천륜 져버린 범죄
핏줄의 악질 행각

이후 용돈을 주며 내연관계를 유지했다. A씨는 자신들의 관계를 세상 사람들이 이해하지 않아도 당시에는 이모부를 따랐다. 3년이 지난 지난해 5월, A씨는 “남자친구가 생겼다”며 B씨에게 그동안의 관계를 정리하자고 통보했다.

내연관계를 끝낼 생각이 없던 B씨는 A씨를 인천의 한 모텔에 데려간 뒤 “예전에 촬영한 나체 사진을 남자친구에게 보내겠다”며 협박했다. 그날 밤 결국 강제로 성폭행한 B씨는 다음날 경기도의 한 놀이공원에 A씨를 데리고 가 놀다가 다시 인천으로 돌아오는 승용차에서 성노예 계약서를 쓰게 했다.

정기적으로 성관계를 갖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작성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보내라는 거였다. A씨는 B씨의 강압적인 태도에 어쩔 수 없이 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서의 내용은 이렇다. ‘저는 이모부에게 정신적 피해를 줬습니다. 보상의 의미로 한 달에 2번씩 주기적으로 만날 것을 맹세합니다. 섹스 등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겠습니다. 강요나 협박도 없었고 스스로 해 주고 싶습니다.’ 온라인 계약서는 곧 B씨의 휴대전화로 전송됐다.

이후 지난해 9월까지 A씨는 B씨로부터 5차례나 더 성폭행을 당했다. B씨는 A씨의 휴대전화로 남자친구에게 ‘그만 만나자’는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둘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A씨가 보낸 것처럼 꾸몄다. 그해 여름 B씨는 A씨에게 더 구체적인 성노예 계약서를 요구했다.

12월 말까지 매주 목·금·토요일에는 B씨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남자친구도 사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거짓말을 하거나 믿음을 주지 못하면 자신과의 만남을 1년 더 추가한다는 부수 조항도 넣었다. 이번엔 종이에 진짜 계약서처럼 ‘갑’과 ‘을’이라는 글자까지 쓰도록 강요했다. 물론 갑은 B씨였고 을은 A씨였다.

지난 22일 인천지법 형사13부(김진철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카메라 등 이용촬영 및 강요, 협박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집에 살게 된 미성년 처조카와 성관계를 하고 관계를 정리하자는 요구를 받자 성폭행했다”며 “범행 경위나 수법 등을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피해자는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모부와 처조카 부적절한 관계
진짜 계약처럼 갑을에 사인까지

그러나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자백하며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상해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 외에는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 2015년 12월에는 화장품 매장서 물건을 훔치다 걸린 여고생에게 성노예 계약서를 강요한 점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화장품 매장 점장 박모(37)씨는 지난해 2월, 매장서 물건을 훔치다 붙잡힌 C(15)양에게 “50만원을 변상하라”며 윽박지르고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가 포함된 반성문을 쓰게 했다. C양이 훔친 물건은 7000원짜리 틴트 한 개였다.

점심시간이 되자 박씨는 C양을 인근 음식점으로 데려갔다. 밥을 사주면서 C양에게 제시한 것은 ‘노예계약’이었다. 박씨는 “예전에 걸렸던 애도 계약서 쓰고 나체 사진을 보냈다. 너는 어디까지 각오가 돼있냐”며 한달에 한두 번 만나 성적 행위를 할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타깃은 여중고생
늑대들 호시탐탐

검찰은 박모씨에 대해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7명의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양형은 배심원 다수가 징역 1년의 실형 의견을 냈다.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박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면서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반성문을 썼지만 피해자는 큰 수치심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피해자가 건전한 성적 가치관을 형성할지 걱정이 되는 상황임에도 피고인은 변명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공판서 배심원단은 “사춘기 피해자에게 노예계약서를 들이밀었다는 자체만으로 성적 수치심을 줬다고 볼 수 있다”며 유죄라고 판단했다. 가수를 지망하는 여고생에게 ‘성노예 계약서’를 작성해 협박하고 유사 성행위와 성폭행을 한 40대 남성도 법의 철퇴를 맞았다.

피의자 조모(40)씨는 지난 2012년 서울 중랑구 임대아파트에 D양 가족이 입주하도록 도와주며 D양 가족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D양이 가수지망생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D양 가족들에게 자신을 유명 가수와 공동으로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는 사장이라고 속여 D양에게 접근했다.
 

연예인이 되기 위해 D양이 자신을 따르자 조씨는 2013년 5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자신의 집 등지에서 연습생은 방송PD에게 성 접대를 해야 하는데 이를 가르쳐준다며 D양을 성폭행하고 영화 출연 전 예행연습이라고 속여 유사 성행위를 강요했다.

또 자신의 내연녀 이모(36)씨와 함께 집단 성관계도 갖도록 했다.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는 조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연예계 활동에 필요한 연습이라고 속여 청소년인 피해자와 수차례 성관계를 갖는 등 조씨의 범행 수법과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성노예 계약서사건에는 공무원까지 합세했다. 한 세무공무원이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에게 돈을 갚지 못하면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내용의 성노예 각서를 작성하게 한 사실이 밝혀진 것.


대전지방국세청 청주지역 세무서 8급 공무원 E(35·8급)씨는 2012년 피해 여성인 김모(32)씨를 성매매업소에서 알게 돼 친분을 쌓아왔다. 김씨가 사채 이자로 힘들어하자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4000만원을 빌려줬다.

이 과정에서 E씨는 김씨에게 ‘매달 원금과 연 40%의 이자를 상환하고 이를 어길 시 징벌로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내용의 성노예 계약서를 강요했다. 실제 E씨는 김씨가 상환 기일을 지키지 않자 “차용증 내용처럼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악덕 사채업자에게 넘겨 외딴 섬에 팔아버리겠다”고 협박해 모두 26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가졌다.

E씨는 상환 일자를 하루라도 넘기면 성관계를 요구했다. 또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평생 노예로 살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섬으로 팔려가고 싶으냐’ ‘노예는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는 등의 협박을 하기도 했다.

공무원까지…
믿을 사람 없다

E씨는 또 2013년 2월 대전지방국세청 모 세무서 전산망에 무단으로 접속해 김씨와 그 가족의 세무정보를 열람한 것으로 드러났다. E씨는 이를 바탕으로 “네 가족이 누군지, 주소지가 어딘지 알고 있다. 내 말을 듣지 않으면 가족들에게 성매매 여성이라는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채무를 빌미로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혐의에 대해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이에 네티즌들은 인터넷상에 “타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이 성노예 계약서를 강요했다는 사실만으로 도덕적인 문제서 벗어날 수 없다”며 반발했다.


법을 잘 모르는 20대 여성들의 약점을 잡아 성노예 계약서를 쓰도록 한 뒤 성 노리개 등으로 삼아온 30대 남성도 있었다. 네일아트 학원에 다니던 이모(21·여)씨는 갑자기 돈이 필요하게 돼 잠시 수원의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게 됐고 손님으로 사채업자인 김모(38)씨를 만났다.

야동 많이 봤나…미성년 피해자도
“연예인 시켜줄게” 방법도 가지가지

김씨는 이씨와 만나 성관계를 맺은 후 이를 빌미로 ‘부모님께 알리겠다’며 이씨를 협박했다. 급기야 이씨는 김씨가 불러주는 대로 종신 노예계약서를 써야 했다. ‘40년간 봉사해야 하며 이 계약서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효력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김씨는 이씨를 수차례 성폭행하고 돈을 갈취하는 등 파렴치한 범행을 일삼았다. 계약 무효를 주장한 이씨에게 주먹질까지 했다.

김씨의 범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씨의 친구인 김모(21·여)씨에게까지 ‘위장 취업하면 은행대출 1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우선 550만원이 필요하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뒤 ‘이 돈을 받고 싶으면 노예계약서를 쓰라’고 강요했다.

결국 김씨마저 ‘이 계약서를 갖고 계시는 분께 평생 시키는 대로 할 것이며 이를 어겼을 때는 민·형사상 어떠한 처벌도 받겠다’라는 계약서를 건넸다. 이후에도 김씨는 이들에게 “너희들은 내 거다”라는 언행을 일삼으며 수시로 불러내 노리개로 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씨와 김씨가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계약서에 효력이 없다는 것을 눈치채고 김씨를 신고하면서 김씨의 파렴치한 행각은 막을 내렸다. 수원남부경찰서는 김씨를 강간, 강도, 상해, 폭행, 협박, 사기 등 무려 6개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어려 법에 대해 잘 모르는 20대 여자들을 사채업자가 이용한 것 같다”며 혀를 찼다.

연예인 스폰서 계약 관련 종사자의 폭로도 있었다. 한때 연예인 성 스폰서 계약 관련 종사자였다던 F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F씨는 지난 2013년 12월 수원지검 안산지청서 수사한 연예인 성매매 사건 당시 관련자 조사를 받았던 인물이기도 했다.

F씨는 “보통 스폰서 하면 도움이 필요할 때 대가 없이 후원하거나 백그라운드가 돼주는 것이다. 여기서는 약정된 돈(대가)을 건네고 계약에 따라 약속한 서비스(성)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그렇지 않다면 왜 계약서를 별도로 쓰겠나”라고 말했다.

또 “단발성이 아니고 ‘몇 차례에 얼마’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해당 여자 연예인이 돈만 받고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안전장치로 보면 되겠다. 한 번에 5000만원 이상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스폰서 입장에서는 신상명세가 상세히 기록된 약정서가 있으면 아무래도 믿고 거래하기가 쉽다”고 계약서를 쓰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어디에든 있다
연예계도 성행

연예인 성매매 스폰서 계약서는 명칭이 ‘디지털 서비스 계약서(방송인)’로 돼있다. 이는 성매매로 인한 돈 거래 내역이 적발될 경우를 대비해 ‘광고계약서’의 형태로 위장한 것이다. F씨는 “이미 저는 손을 뗐지만 여전히 비슷한 형태의 거래는 이어지고 있고 이름난 연예인일수록 워낙 철저한 보안을 거쳐 은밀히 거래되기 때문에 적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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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