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쥐락펴락’ 잠룡들 비선조직 대해부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1.16 11:02:55
  • 호수 10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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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통령도…제2의 최순실 끼고 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조기 대선이 거론되는 가운데 잠룡들의 ‘비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국민들은 혹시나 차기 대통령이 비선실세 의혹으로 탄핵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일요시사>는 잠룡들의 뒤에서 그들을 움직이는 비선들을 살펴봤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손학규 전 대표는 지난 11일,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지금 대통령 후보자로 가장 지지율이 높은 사람 측에도 그런(비선) 사람들이 형성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여의도에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손 전 대표는 “지난 6번의 대통령 중 소위 실세 권력이 없었던 적이 없다”며 “노태우 때 고종사촌 처남 발철언씨, YS(김영삼) 때 아들 김현철씨, DJ(김대중) 때는 ‘홍삼’이라고 불린 3형제가 다 구속됐고, MB(이명박) 때는 형님 이상득씨, 박근혜 대통령은 형제가 없으니 비선 실세 최순실씨”라며 과거 사례에 대해 언급했다.

문고리 3철
그들은 누구?

그는 대통령이 갖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인해 비선 실세와 문고리권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현재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의 비선은 과연 누구일까. 우선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의 비선으로는 ‘3철(더민주 전해철 최고위원,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꼽힌다.

전 의원은 지난해 4·13총선을 통해 재선에 성공했다. 아울러 당 지도부에 이름을 올리면서 전면에서 당을 이끌고 있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4년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2006년에는 민정수석을 지내며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민정비선과 시절에는 직속상관인 민정수석이 문 전 대표였다. 이때 맺어진 인연으로 문 전 대표의 핵심인사가 됐다. 아울러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다른 참모 출신 인사 8명과 함께 백의종군을 선언키도 했다.

이밖에 양 전 비서관과 이 전 수석은 문 전 대표가 당대표 시절이던 시절 ‘비선’ 의혹이 일자 문 전 대표에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양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표가 대선 숨고르기에 들어간 지난해 6월 함께 히말라야 트레킹에 다녀왔다.

정치권에선 양 전 비서관의 동행을 두고 “문 전 대표가 그만큼 신뢰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최근 문 전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국가비전을 제시한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양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표의 책 출간 관련해 실무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운명>이란 책으로 정치적으로 성장한 문 전 대표는 “뒤돌아보면 양 전 비서관이 저로 하여금 책을 쓰게 하고 제 등을 떠밀어서 저를 정치권으로 다가가게 했다”며 “제가 낸 <운명>이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고 정치적으로 떴다”고 고마움을 전한 바 있다.

문 전 대표의 경남고 후배로도 알려진 이호철 전 민정수석은 1981년 부림사건 피의자로 구속됐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연을 맺었다. 이후 자연스레 문 전 대표와는 정치적 동반자가 됐다. 그는 지난 20대 총선서 불출마를 선언하며 현실정치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대선 정국에 들어서면 문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의 또 다른 최 측근으로는 윤건영 전 청와대 비서관이 꼽힌다. 지난 대선서 비선 의혹이 일었던 윤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이다. 그는 현재 서울 마포구 광흥창 사무실서 대선 베이스캠프를 꾸리며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의원들 중에선 더민주 김경수 의원이 최측근으로 꼽힌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김 의원은 참여정부서 연설기획비서관, 공보담당비서관 등을 맡았고, 이후엔 노무현재단 봉하사업 본부장을 담당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선 문 전 대표의 수행팀장을 맡으며 보좌했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뒤에는 외교관 출신들이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의 인맥은 외교관 출신들로 채워져 있다. 그 중 북미국 출신들이 핵심이라고 봐야한다”며 “반 전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들이 캠프를 이끌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의 최측근 그룹으로는 김원수, 김숙, 윤여철 3인이 손꼽힌다.

북미국 출신
전면 나선다?

특히 윤여철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반기문의 남자’라고도 불렸다. 그는 북미국 서기관이던 지난 2001년 뉴욕 유엔본부에 파견돼 당시 유엔총회 의장 비서실장을 맡았던 반 전 총장을 보좌했다. 반 전 총장이 유엔사무총장에 오르자 미국으로 건너가 일정 등을 관리하면서 측근서 보좌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지난 2015년 10월 외교부로 복귀해 지난해 2월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임명됐다.
 

일각에선 윤 비서관이 반 전 총장과 박 대통령간의 핫라인 역할을 해줄 것이라 분석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 상황은 급변했고, 핫라인은 유명무실해졌다. 반 전 총장의 외무고시 동기 중 김숙 전 유엔대사는 반 전 총장을 둘러싼 의혹 중 하나인 ‘박연차 23만달러 수수설’ 보도에 적극 대처한 인물로 알려진다.

외교부 출신으로 유엔대사와 국정원 1차장을 지낸 김숙 전 대사는 반 전 총장이 유엔으로 가기 전까지 최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반 전 총장을 따라 유엔으로 가지 않고 외교부에 남아 업무를 보다가 현재 퇴임한 상태다.

또 다른 측근인 김원수 전 사무처장은 외교부 정책기획관, 대통령실 국제안보비서관과 외교통상비서관을 지냈다. 2006년 반 전 총장이 유엔사무총장에 출마했을 때 선거운동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에는 외교부를 퇴직하고 유엔으로 자리를 옮겨 사무총장 비서실 차장, 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반 전 총장과 대소사를 상의하는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힌다. 이번 반 전 총장 귀국에는 함께하지 않고 당분간 뉴욕에 체류할 것으로 알려진다.

반 전 총장 측근은 크게 외교관과 범여권으로 나뉜다. 범여권 인사들 중에는 MB(이명박)정부 출신인사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MB정부서 대통령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지낸 곽승준 고려대학교 교수는 반 전 총장의 경제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따뜻한 시장경제’와 ‘진화된 자본주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제도’를 중심으로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손 “문도 비선실세” 여의도 풍문 진실은?
‘문고리 3철’ 뭐하나…각자 역할 수행 중

언론인 출신인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은 홍보와 정무를 맡으며 반 전 총장을 보좌하고 있다. 외교관 및 범여권 이외에 주목받는 반 전 총장 비선으로 거론되는 사람은 임덕규 백소회 회장이다. 임 회장은 반 전 총장과 막역한 관계로 알려진다.
 

그는 11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월간 디플로머시>의 발행인이기도 하다. 반 전 총장과는 46년째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임 회장은 최 측근으로서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행보에 대해서 이야기해왔다.

지난 1일 그는 MBN에 출연해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으로 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날 반 전 총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신당 창당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대선 완주 의지를 밝힌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비선은 누구일까. 안 전 대표는 측근들과도 자주, 혹은 깊게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안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 과정서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을 비선으로 두고 있다는 의혹에 시달린 바 있다.

지난 2015년 8월, 더민주 금태섭 의원은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에서 “진심캠프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의 부재였다”며 안 전 대표의 핵심 자문으로 알려진 박경철 원장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박 원장은 캠프에 참여하면 ‘숨은 실세’라는 말을 들을 위험이 있어 ‘진심캠프’ 설립에만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금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실제로는 비선 역할을 하며 캠프에 관여했다.

금 의원은 “박 원장은 별도의 모임을 만들어서 후보와 비공개 화합을 가지면서 선거운동의 모든 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박 원장이 처음에는 비공식조직을 부인했지만 은밀히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정기모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당시 안 전 대표는 “박경철 원장은 조언자 중 한 사람”이라며 비선 논란에 선을 그었다. 현재 박 원장은 토크쇼에 간간이 출연하며 현실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비선 논란
지지율 반등?


안 전 대표의 측근은 주로 ‘진심캠프’로 구성됐다. 진심캠프서 미래기획실장을 맡은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 진심캠프서 대선정책공약집 <안철수의 약속> 집필을 주도한 국민의당 정책국장 등이 거론된다.
 

이태규 의원은 국회사무처 입법보좌관 출신으로 여의도연구원을 거쳐 지난 18대 대선에선 안철수 후보 진심캠프 미래기획실장을 맡았다. 이후 안 전 대표와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해 활동했다. 지난 2015년 안 전 대표의 탈당에 동참해 국민의당 창당 준비실무기획단장을 맡으면서 당의 틀을 짜는 데 앞장섰다.

지난 2015년 2월부터 5월까지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을 맡아 총선전략을 담당키도 했다. 이후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은 안 전 대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 측근으로 거론되는 박선숙 의원은 진심캠프서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안 전 대표를 지원했다. 이후 국민의당에 합류한 그는 국민의당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리베이트 파문’이 터지면서 수렁에 빠졌다. 최근 그에 대한 1심 판결이 무죄를 선고 받으면서 안 전 대표의 지지율 회복에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무죄 판결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저희들은 인고하고 견디면서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렸다”며 “이제 국민이 평가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이 당내 요직에 복귀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당대회서 새롭게 구성될 지도부가 판단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박 의원은 현재 안 전 대표의 대선캠프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안철수 진심캠프 뒤에도…
외교라인 기름장어 보좌

제3지대 및 정계개편을 구상 중인 더민주 손학규 전 대표의 비선은 누구일까. 손 전 대표의 측근은 대부분 대표시절 함께 일했던 사람들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대선에 나설 당시 캠프서 일했던 사람들이 주목받는다.

더민주 김병욱 의원, 대표실 부실장을 역임한 고용진 의원, 김유정 대변인 등이 그의 대선 후보 캠프에 적극 참여한 인물로 꼽힌다. 아울러 대선 후보 경선 선대위 최전방서 일했던 측근으로는 당시 이남재 광주전남본부장과 강훈식 전략기획실장이 꼽힌다.
 

당시 캠프 내에선 ‘좌남재 우훈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남재 전 본부장은 손 전 대표 비서실 부실장, 동아시아미래재단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이낙연 전라남도지사 정무특별보좌관을 맡고 있다.

이 전 본부장은 지난 총선서 광주 북구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고배를 마셨다.

강훈식 의원은 손 전 대표 정무특별보좌관을 역임하고 지난 총선서 충남 아산시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총선 당시 손 전 대표는 강 의원의 선거 운동을 지지한 바 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김병욱 의원은 지난 2011년 4월 보궐선거 당시 손 전 대표가 분당을에 출마할 때 손 전 대표에 지역을 양보했다. 이후 지난해 4·13총선에선 김 의원이 분당을에 출마할 때 손 전 대표가 김 후보를 지원하면서 두 사람은 친분을 과시했다.

김 의원은 총선 전까지 손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최근 손 전 대표가 주도하는 국민협의체 성격의 국민주권개혁회의 합류 여부에 대해 김 의원은 “합류 여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지만 탈당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집단 탈당?
누가 있나

다른 손학규계인 이찬열 의원은 지난해 10월21일 더민주를 공식 탈당했다. 손 전 대표가 정계 복귀와 탈당을 선언한 이후 첫 동반 탈당이었다. 이 의원은 손 전 대표가 지난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 동반탈당한 데 이어 2009년 10월 재보궐선거 당시 손 전 대표가 수원 장안서 구원등판을 사양하고 선거지원에 나서면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 의원은 탈당을 선언하면서 “일단 당 밖에 나가서 손 전 대표가 필요로 하는 일이 있을 때 도와드리는 역할을 하겠다”며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결국 손 전 대표를 중심으로 다 모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원순의 무리수
촛불로 대통령 뽑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촛불공동정부론’의 실천방안으로 ‘촛불공동경선’을 제안했다.

그는 “촛불공동경선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과 시민사회 등 범야권이 참여하는 완전국민경선을 통해서 야권 단일 후보를 선출하자는 것”이라며 “촛불광장에 수만 개의 투표소를 설치해서 누구나 자유롭게 공동정부의 후보 선출에 참여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촛불공동경선 주장
광장에 투표소 제안
서울대 폐지론 언급

일각에선 촛불경선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지율 정체국면에 있는 박 시장이 급한 마음에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박 시장은 국회에서 열린 ‘교육비전토론회’에 참석해서는 “서울대에서부터 서열화된 입시지옥에서는 학생은 물론 부모, 교사들도 행복할 수 없다”며 “프랑스 통합국립대처럼 국공립대학교 통합 캠퍼스를 구축하면 지방 국공립대학교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선 워낙 논란의 여지가 많고, 이미 여러 정치인이 꺼내든 카드인 ‘서울대 폐지론’을 박 시장이 끌고 나온 의도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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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