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인터뷰> 더불어민주당 이동학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1.16 10:43:52
  • 호수 10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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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치인 위한 공간이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대한민국 정치는 50대 어른들의 잔치다. 평균 나이 55.5세. 청년들의 공간은 없다. 청년들의 외침은 뒷전이다. 그렇다면 청년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일요시사>는 더민주 이동학 전국청년위 부위원장을 만나 청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지난해 8월2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방불케 했다. 청년 최고위원직을 놓고 ‘흙수저’ 이동학 후보는 ‘금수저’ 김병관 후보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현장 분위기는 이 후보를 향했다. 하지만 결과는 골리앗의 승리.

현장 대의원 투표는 김 후보와 3% 차에 불과했지만 ARS투표를 극복할 힘은 부족했다. 애당초 현역 의원과 일개 당원의 싸움은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는 청년정치인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당원들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다음은 이 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전당대회 이후 최근 근황을 소개 부탁드린다.

▲ 글을 쓰고 있다. 1982년생인 내가 살아왔던 생과 어머니 세대가 살아온 환경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또 우리나라의 인구가 최대치로 치닫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5100만명이 같이 잘 먹고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 청년정치인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기성 정치권의 문제점이 있다면...


▲ 청년정치인을 위한 공간 자체가 없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청년정치인이 없기 때문에 의회서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한다. 이런 현실에선 청년들의 목소리는 사실상 소외될 수밖에 없다. 또한 대부분의 정책이 수혜 중심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이거 해줄게’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런 상황서 우리나라의 청년들이 주도성을 갖기는 힘들다.

- 청년으로서 현 정국을 어떻게 보고 있나

▲ 공정성이 시대의 화두인 것 같다. 결국 가진자들, 권력자들에게는 공정성이 작동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고갈됐다. 사회적 자본 고갈은 사회적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서로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믿을만한 장치를 여러 개 만들게 된다. 대화로 풀기 어려우면 법원을 가고, 경찰을 못 믿어 사설경호원을 쓴다.

국가는 잘 살고 있지만 ‘우리는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문제점이 총체적으로 터진 사건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고 본다. 결국 대통령도 신뢰할 수 없고, 정치권력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대선 과정이든 개헌 논의가 있을 때 서로 신뢰를 어떻게 쌓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다준다정치연구소를 처음 만든 것으로 안다. 가장 보람된 일은.

▲ 5년 전에 만들었는데, 애정이 있는 조직이다. 청년정치인을 양성하고 민주시민의 시민의식을 높여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가장 보람된 일은 ‘청소년 연설대전’을 기획한 것이다. 청소년들이 왔을 때 어떻게 연설문을 작성하고, 사람들 앞에서 설득력 있게 말하는 방법을 재능기부를 통해 가르쳐 준다.
 

청소년들이 국회에서 연설을 직접 하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고 놀란다. 실제 청소년은 예비 성인으로서가 아니라 이미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목소리가 빗겨 가면 안 된다.


- 좌우명이 있다면.

▲ 해불양수(海不讓水)다. 바다는 어떠한 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 한다. 사회적 신뢰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결국 사람이 많아지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갈등이 많아지는 이유는 기득권이 커지기 때문이다.

정치권서 소외 문제 지적
우울증센터·고용보험 강조
“만 18세 참정권 해결해야”

이를 중재하기 위해 정치인은 칼을 들이대기도 하고 양보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한쪽서 양보를 하지 않으면 갈등은 더욱 첨예해진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토론해 결과에 대해 승복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주로 누구와 소통하는가.

▲ 분야마다 다르다. 주로 청년들이 많다. 또래 집단과도 소통한다. 의도적으로 제가 관심 있는 분야에 사람들은 연령을 따지지 않고, 얘기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 지난 총선서 노원(병)에 출마했다. 구상했던 공약 중 실현됐으면 하는 것이 있는가.

▲ 공약을 직접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준비한 것이 있다. 첫 번째는 지금의 교육제도다. 현 교육제도에선 미래를 대비할 인재가 나오기 힘들다. 혁명 수준까지 갈아 엎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선 '지덕체'에서 ‘체덕지’ 중심으로 교육체제를 바꿔야 한다.

실내 교육보다 실외 활동이 늘어나야 한다. 아울러 초중고 스포츠리그를 활성화해야 한다. 또한 개인 간 경쟁도 중요하지만 팀 간 경쟁도 굉장히 중요하다. 팀 간 경쟁을 지금의 한국적 교육에선 바라보기 힘들다. 이는 스포츠 산업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 우울증 센터 개설을 강조했다.

▲ 우리나라 사람들이 병에 걸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조금씩 우울증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울증 센터를 전국 곳곳에 개설해야 한다. 이것은 소통산업의 일환으로 사람들에게 하소연할 공간을 주는 것이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나서 해결하지 못하면 정글사회가 지속될 것이다. 의료적 측면으로 접근해 소통전문가를 양성해 인원을 확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나아가 사람들의 우울한 부분을 풀어나갈 수 있도록 이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 고용보험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 현재 고용보험은 근로자와 기업이 각각 0.65%씩 낸다. 점진적으로 3%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본다. 더불어 국가가 4% 정도를 부담해 고용보험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고용보험은 대부분 비정규직 직장인들이 받는다. 이 사람들도 많이 받아야 6개월에 불과하다. 이로는 생계도 불안하고 재교육도 불가능하다.

기간을 1년 정도로 늘려 인생을 살며 받은 스트레스, 직장인 매너리즘을 극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또 국가가 주는 이러한 방학을 통해 새로운 직업에 대한 고민, 상상력 발현을 통해 새로운 의지를 북돋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기업이 원하는 유연성이 강화됨과 동시에 비정규직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 향후 계획은?

▲ 일단은 ‘만 18세 참정권 문제’를 관철시키고자 한다. 아울러 우리당의 정권교체를 위해 앞장설 생각이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국민들이 우리당 후보에게 표를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또한 불확실한 정국에서 우리당은 국민들에게 확고한 믿음을 주어야만 수권정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shs@ilyosisa.co.kr>

 


[이동학 부위원장은?]

▲경기대학교 법학 학사
▲다준다정치연구소 전 소장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회 위원
▲생활정치연구소 운영위원
▲더불어민주당 전 혁신위원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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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