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公約)인 줄 알았더니만 공약(空約)이었군

MB정부 3년 ‘공약 이행’ 실태 집중점검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최근 3년을 넘어섰다. 지난 3년은 MB정부를 평가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절반의 성적은 남은 2년 반의 향배를 내다보는 지표다. 2007년 대선 공약 이행 수준은 평가의 잣대가 된다. 이 대통령은 92개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중 대표작을 골라 이행 상태를 점검해 봤다.

#1. 한반도 대운하

제1호 실패 공약이다. 거창했던 구상만큼 큰 반발에 발목을 잡혀 명목상 사라져버렸다. 지나치게 서두른 게 패인이었다. 대선 압승에 들뜬 이명박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대형 국가프로젝트를 막무가내로 밀어붙여 국민적 저항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어진 ‘광우병 촛불시위’는 사실상 대운하의 숨통을 끊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결국 지난 2009년 6월 공식 포기를 선언했다. 대신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4대강 사업도 대운하 포석으로 의심받으며 몸살을 앓았다. 그러던 지난 2009년 4대강 예산이 확정되면서 한 차례 고비를 넘겼다.

이내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6?2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광역단체장들이 당선된 것. 그러나 이들의 입장 선회로 4대강은 탄력을 받았고 공정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대운하 의혹과 시비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4대강 사업은 2012년 완료될 예정이다. 4대강 운명이 여기서 끝날지, 아니면 대운하로 이어질지는 그때의 대선 결과에 달렸다는 얘기다.

#2. 세종시

공약 뒤집기 논란을 불러일으킨 첫 사례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6년 충북대 특강에서 “행정도시는 이미 시작됐기 때문에 (대통령이 돼도) 변경할 계획 없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과 당선 이후까지 15회 이상 세종시 공약이행을 약속했다. 취임 2년 차인 2009년 6월까지도 “당초 계획대로 현재 진행 중이고, 나도 정부 마음대로 취소하고 변경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

인수위 시절부터 대운하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다 ‘미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조성사업도 ‘원점 재검토’

그러나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2009년 11월 TV로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 대통령은 “(대선) 유세 때 처음에는 어정쩡하게 얘기했다가 선거 다가오니 계속 말이 바뀌더라”며 세종시 수정을 공식화했다.

수많은 논란 끝에 세종시 수정안은 결국 국회에서 부결됐다. 그러자 이번엔 ‘MB표 세종시 원안’의 하나로 내놓았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충청권 조성사업도 ‘원점 재검토’ 하겠다고 말을 뒤집었다.

#3. 동남권 신공항 건설

동남권 신공항 건설문제도 공약 뒤집기의 대표적인 예다. 신공항 건설은 지난 2005년부터 본격화됐다. 1990년대 말부터 ‘김해공항 포화론’을 주장한 부산시가 가덕도·녹산·김해·기장 중 한 곳에 신공항을 세우는 계획을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에 제출했으나,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답보 상태였다.

그러던 2005년 10월 영남권 광역지자체들이 ‘영남권 경제공동체 구축’의 일환으로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동추진하기로 합의하고 건교부에 이를 건의했다. 하지만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요원해 보였다. 대구·경북(TK)은 같은 생활권인 밀양을, 부산은 가덕도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다 건교부도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6년 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해 허남식 부산시장, 영남권 상공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영남권 신공항 건설 검토를 약속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선 때 이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이는 결국 4년 만에 백지화로 결론 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목은 일각에서 일고 있는 과학벨트 분산배치론에 쏠렸다. 과학벨트 입지선정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남권의 반발을 의식해 과학벨트를 보상책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포착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충청권 자치단체와 정치권, 시민단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만일 과학벨트의 분산배치가 현실화 될 경우, 정권불복종 운동 선언을 하는 등 세종시 수정안 논란의 재판이 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4. 비핵·개방·3000

‘비핵·개방·3000’은 MB정부의 대북정책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10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를 만들어주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임기 전반기가 지나도록 1단계에도 착수하지 못한 상태다. 사실상 폐기 상태나 다름없다. 애당초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정책이었다는 회의론이 나올 정도다. 이 정책에 대해 한 여당 의원은 “솔직히 정책이라고 보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머리 숙이면 돕겠다’며 자존심을 건드리는 정책은 보수세력 결집을 위한 국내 홍보용일 뿐 실효성 있는 정책일 수 없다는 것이다.

공약으로 내건 동남권신공항 건설 4년 만에 백지화
민생 관련 공약 이행 수준도 미비…“3년 간 뭐했나”


실제로 현실은 정책이 그리는 것과는 정반대로 흘렀다. MB정부 출범 이후 남북 관계는 악화일로를 달렸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사건, 천안함 침몰사건 등의 악재가 잇따르면서 한반도 긴장은 높아질 대로 높아졌다. 그 바람에 북한의 비핵화는 오히려 퇴행했다. 북한은 2008년 6월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하며 핵 불능화를 성실히 이행하는 듯 보였으나 두달여만에 영변 핵시설 불능화 중단을 발표했다. 이듬해 5월에는 2차 핵실험까지 감행했다. 오히려 북한의 핵능력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5. 7% 성장, 300만개 일자리

민생관련 공약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규제완화, 감세, 법질서 확립, 공공개혁으로 세계최고기업환경을 만들고, 과학기술투자를 GDP 5%로 확대하여 신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7%의 성장을 달성하고 300만개 새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2.87%로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일자리 창출도 마찬가지다. 매해 60만개씩 임기동안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한 것을 고려하면 지난 3년 간 180만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어야 했다. 하지만 3년 동안 증가한 취업자 수는 39만6천명으로 연평균 13만2천명에 불과했다.

#6. 공교육 2배, 사교육비 절반

이 대통령은 또 공교육을 강화, 사교육비를 절반 수준으로 끌어내리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그리 쉽지 않았다. 2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0년에 들어서야 정부는 “전년 대비 총사교육비 규모가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학생 21만명 감소에 따른 자연감소액(5891억원)이 상당액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질 감소액 역시 사교육비의 주범인 영어·수학이 아닌 사회와 과학에서 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말하는 실질적 사교육비 감소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또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내세웠던 ‘고교 다양화 300’ ‘영어공교육 정책’ ‘대학입시 3단계 자율화’ ‘맞춤형 국가장학제도 구축’ 등의 정책이 이행되고 있음에도 사교육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 정책들의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영어공교육을 위한 각종 대책과 인력, 예산을 투여했으나 정작 영어 과목 사교육비는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7. 국가 책임 영·유아 보·교육 실시


임신-출산-보육-취학 4단계에 걸쳐 의료비, 보육비, 교육비를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공약도 목표했던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및 출산과 관련해 불임, 난임 부부 의료비 지원이나 임신출산 진료지 지원 등의 정책은 어느 정도 이행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영유아 필수예방 접종의 국가부담은 일부만 시행되고 있을 뿐이며, 만5세 이하 아동 의료비에 대한 외래진료비 본인부담금 경감은 시행조차 되지 않고 있다.

보육 정책과 관련해서도 0~5세까지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보육시설 이용금액을 지원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소득하위 70% 이하 계층에게만 공공보육시설 수준의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 또 보육시설 미이용자에 대한 양육 수당 지원도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8. 아자아자! 중소기업, 으샤으샤! 자영업자

중소기업 지원이나 대중소기업 상생과 관련된 공약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일부만 이행이 되거나 이행이 되었더라도 중소기업이 실질적인 혜택을 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상생 정책의 핵심인 불공정하도급 거래 감시의 경우 납품단가조정협의 의무제나 업종별 중소기업 협동조합 조정신청권 부여 등은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낙인 찍혔다. 또 하도급법 위반 업체에 대한 처벌이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정책의 성과가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법인세 인하 역시 자본 소유의 규모가 큰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초기 혜택이 집중된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9. 서민 주요생활비 30% 절감

이 대통령이 서민 주요 생활비 30%를 절감하겠다면서 내세웠던 주요 항목은 기름값, 통신비, 고속도로 통행료, 사교육비, 보육비, 약값 등이다.

이 가운데 통신비, 기름값, 보육비만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을뿐 실패하거나 시행하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매해 계속되고 있는 물가폭등을 감안하면 애초 내세웠던 주요생활비 30% 절감 효과는 전혀 없었다는 지적이다.

#10. 신혼부부 보금자리 주택

이 대통령은 “서민 주거권을 국민 기본권 차원으로 보호하겠다”며 이를 위해 신혼부부 보금자리 주택을 연 12만호 공급하고, 수요자 중심의 계획적인 주택공급을 통해 연간 50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MB정부의 임기 3년 동안의 주택 건설 실적은 37만9871호로 애초 내세웠던 50만호 건설 공약 목표에 76% 정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전인 2006년(46만9503호)과 2007년(55만5792호) 주택 건설 실적보다 감소한 것이다.

신혼부부 주택 공급의 경우 2008년과 2009년 각각 1만3156호, 2만9000호를 공급하는 데 그쳤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정부는 2008년 연간 5만호 공급으로 목표를 수정해 발표했다. 그럼에도 주택 공급량은 여전히 수정목표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