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판결> ‘체면 구긴’ 검찰 후일담

큰소리만 떵떵…이러니 누가 믿어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검찰이 ‘넥슨 공짜 주식’과 관련 진경준 전 검사장과 넥슨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를 법정에 세웠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주요 쟁점 사항인 뇌물 관련 혐의가 무죄로 결론 나면서 이들의 형량이 검찰 구형에 비해 턱없이 낮게 나왔기 때문이다. 검찰이 주요 혐의 입증에 실패하면서 논란은 고조되는 양상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지난 13일, 특정법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진 전 검사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당초 검찰이 구형한 13년, 벌금 2억원, 추징금 130억7900만원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량이었다.

지음관계라니…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은 김정주 NXC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아 검찰의 구형(징역 2년6월)이 머쓱한 상황은 배가됐다. 사실상 주요 쟁점인 뇌물 관련 혐의는 모두 무죄가 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진 전 검사장은 김 대표로 인해 얻은 130억원에 대한 이익은 추징당하지 않고 고스란히 챙길 수 있게 됐다.

뇌물 관련 혐의는 이들 형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뇌물죄가 성립되면 검찰의 구형에 맞게 형량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특임검사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뇌물수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진 전 검사장을 구속 기소했다.


진 전 검사장은 2005년 김 대표로부터 넥슨 주식을 사들이는 데 사용한 4억2500만원을 받는 등 총 9억530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았다. 진 전 검사장은 이후 해당 보유 주식을 10억원에 팔고 그중 8억5300여만원으로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임검사팀은 이중 공소시효 10년 내에 있는 8억5300만원을 뇌물로 봤다.

또 진 전 검사장이 2008~2009년 넥슨홀딩스 명의로 리스한 제네시스 차량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2009년 3월 차량 인수자금 3000만원을 김 대표로부터 받은 사실도 뇌물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모두 11회에 걸쳐 가족 여행 경비 5000여만원을 받은 사실도 검찰의 기소 대상에 올랐다.

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넥슨 주식 매입자금의 출처를 감추기 위해 재산신고를 허위로 하고 지난 3월 넥슨 주식 매입 경위 의혹보도가 나오자 3차례에 걸쳐 허위 소명서 및 자료를 제출한 혐의도 있다.

공직자에 130억 편익제공 혐의 13년 구형
재판부는 “입증 실패…대가성 없음” 무죄

재판부는 진 전 검사장과 김 대표 사이에 금품이 오간 상황은 인정했지만 둘 간 직무 연관성이 없고, 대가성이나 개연성이 확인되지 않아 뇌물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진 전 검사장이 검찰이란 이유만으로 비상장 주식을 받았다고 해서 대가성을 인정할 직무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김 회장이 주식 등을 제공한 지난 10년 동안 두 사람 사이에 대가성을 입증할만한 어떤 사건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이 쉽게 납득되는 분위기는 아니다. 재판부가 진 전 검사장의 직무를 너무 소극적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진 전 검사장의 직무 범위를 일반 검사 수준으로 해석한 게 아니냐는 것.


진 전 검사장은 일반 검사와는 달리 인사권을 쥐고 있는 검사장 직을 맡고 있어 논란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보험 성격의 뇌물로 판단할 여지가 있는 김 대표의 진술도 구체적인 대가를 받은 사실이 입증되지 않아 뇌물죄 성립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김 대표는 “진 전 검사장이 검사이기 때문에 (금품을) 제공한 점을 부인할 수 없고 나중에 형사사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줬다”는 진술을 했다.

또 진 전 검사장이 허위로 재산신고를 한 부분에 대해서도 해당 사실을 인정했지만 적극적으로 서류를 조작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공무집행 방해에 대한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이번 판결과 관련, 국민여론과 동떨어진 판결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공직자는 대가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3만원 이상의 식사를 제공받으면 처벌된다. 하지만 진 전 검사장은 김 대표로부터 130억원의 재산상의 이익을 편취했지만 검찰이 혐의 입증에 실패하면서 재판 결과에 아쉬움을 남겼다.

재판부가 진 전 검사장과 김 대표의 관계를 ‘지음 관계’로 해석한 대목도 재판부와 검찰 간 온도차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지음 관계는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한다는 의미다.

재판부는 “두 사람은 일반적인 친한 친구 사이를 넘어 서로 지음 관계에 있다고 보인다”며 “두 사람의 관계와 김 대표가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김 대표의 재산이 많아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인 수억원을 친분 관계로 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번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법조계는 의외라는 반응이 중론이다. 한 법조계의 관계자는 “공직자에게 수억원을 제공하고도 무죄를 선고한 것은 관련 정황 증거를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식구 감싸기 논란
즉각 항소 만회시도

다만 검찰은 진 전 검사장의 처남 회사가 대한항공으로부터 청소 용역 일감 147억원을 받은 부분에 대한 제3자 뇌물수수죄는 혐의 입증에 성공했다. 진 전 검사장은 조양호(67) 한진그룹 회장 내사 관련 부정한 청탁을 받은 대신 처남 회사를 대한항공 용역사업에 참여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처남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블루파인매니지먼트는 2010년 8월, 대한항공 청소용역 사업에 참여해 이익을 챙겼다. 진 전 검사장의 부탁을 받고 처남의 청소용역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게 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대한항공 서용원 전 부사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번 재판결과 주요 쟁점 사안인 뇌물죄 입증에 실패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불가피해졌다. 판결문을 살펴보면 검찰의 수사가 느슨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판결문 곳곳에 검찰의 수사에 대해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문구가 수차례 포함됐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재판부가 포괄적 뇌물죄 적용을 소극적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라며 “우병우 황제 소환에 이어 진경준 무죄로 검찰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소, 달라질까

검찰은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해 즉각 항소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제식구 감싸기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공직자의 금품수수에 대한 경험칙(통념)에 반한 판결로 읽힌다”며 “검찰 입장에선 항소를 통해 명예회복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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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