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사내 자살 미스터리

끙끙 앓다…목숨 던져 목소리 내다

[일요시사 취재 1팀] 박호민 기자 = 현대인에게 직장은 일터 이상의 의미일 것이다. 직장은 삶 자체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런 일터에서 목숨을 내던진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목숨을 담보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무엇이 그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았을까.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봤다.

지난달 21일 오후 4시경,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 순위 1위 넷마블게임즈 구로동 사옥 20층서 퇴사 직원 박모씨가 몸을 던져 자살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고인의 사망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사망한 직원은 회사 내부서 회사 재화를 무단으로 취득해 사적으로 이득을 취한 비위로 인해 징계를 받았고 극한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절실한 목소리
마지막 몸부림

넷마블 관계자가 밝힌 것처럼 박씨는 현금 기준 억대 수준의 게임머니를 불법유통시킨 혐의가 드러나 사내 조사를 받았다. 관련 혐의는 박씨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씨는 징계 조사 과정서 부당한 압박을 받았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씨는 자살 전 메신저를 통해 “윤리경영팀장의 고압적이고 인신 모독적 발언과 비아냥까지 감수하면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유서는 이미 지난 주에 인사에 보냈으니 가족에게 전달 부탁드리고, 피도 눈물도 없는 넷마블서 다들 건승하길”이라며 회사측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비위사실에 대한 정상적인 조사절차를 진행했고 고압적인 자세 등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한쪽에선 죄가 있더라도 조사 과정서 인격 및 인권이 침해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넷마블이 숨진 직원에 대해 고압적인 분위기 등으로 심리적 압박을 가해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반면 개인 비위 규모가 큰데 조사 과정이 거칠다고 회사 탓을 하며 목숨을 끊는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회사가 지난해 말 박씨의 비위를 한 차례 눈감아 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직장서 근무하다 스스로 목숨 끊어
왕따에 내부고발 사연도 가지가지

하지만 회사 입장에선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특히 지난 7월 넷마블서 직원이 돌연사 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됐다. 당시 넷마블 소속의 30대 사원이 사우나서 사망했다. 넷마블 모바일 RPG ‘길드 오브 아너’ 배경 원화를 담당한 30대 남성 직원이 휴가 중 사우나서 쓰러진 채 발견돼 숨졌다.

당시 이 소식이 전해지자 넷마블의 높은 근무강도가 사망의 원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넷마블이 업계에서 업무강도가 높은 회사로 꼽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씨의 죽음이 넷마블의 높은 근무강도가 원인이 됐는지는 그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았다. 유족 측도 사망의 원인이 과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게임 개발자들 사이에선 서울 구로동에 위치한 넷마블은 ‘구로역의 등불’이란 별명으로 불릴 만큼 야근이 많은 것으로 전해져 실체 없는 의혹이 떠돌고 있다.

한 게임업계의 관계자는 “넷마블 직원들이 구로역의 등불이라는 별명을 의식해서인지 블라인드를 치고 일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넷마블은 올해 두 차례나 사망사건이 발생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회사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탄압에 의해 근로자가 희생되는 경우도 있다. 유성기업의 근로자였던 한광호씨는 지난 3월 충북 영동군의 한 공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유성기업 노조원인 한 씨는 2011년 회사와 노조가 대립각을 세우던 때 불법파업을 이유로 견책을 받았고, 2013년 노조활동에 대한 회사 관리자들과의 대치과정서 폭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출근정지 2개월 징계를 받았다.

지난 3월 10일엔 회사로부터 징계를 위한 ‘사실조사 출석요구서’를 받은 뒤 동료들에게 우울감을 호소했다. 7일 뒤 그는 세상을 등졌다. 그의 자택에는 뜯지도 않은 경찰 출석요구서가 발견됐다.

억울한 사람들
사연은 제각각

유성기업은 한씨가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간부로 활동했던 2012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11차례 고소했다. 이 가운데 2건만 기소되고 나머지 9건은 무혐의처분을 받았다. 노조 측은 “한씨가 사실조사 출석요구를 해고 수순으로 받아들였으며, 평소에도 치료는 받지 못했지만 회사의 임금 삭감·고소고발·징계 등 때문에 우울증을 호소해왔다”며 “한씨의 죽음에 유성기업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사측은 한씨가 숨지기 전에 유서 등을 남기지 않았고, 우울증 진단경력이 없었던 점을 들어 “자살이 유성기업의 노무지휘권을 사실상 박탈당한 상태서 불법적인 노조 활동을 함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사업주인 유성기업의 지배 관리하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서 이를 원인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지난 달 18일, 근로복지공단은 한씨의 죽음이 업무상 재해라는 판정을 내렸다. 근로복지공단 청주지사는 한씨의 유족이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질병판정위원회는 “한씨가 수년간 노조활동과 관련한 갈등으로 인해 우울증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사건 발생 1주일 전 (회사로부터 받은 무단결근) 사실조사 출석요구서가 정신적 압박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업무와 사망 간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회사의 경영진으로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도 있다. 롯데의 2인자로 평가받는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인 이인원 부회장의 죽음이 이 같은 경우다. 지난 8월 검찰 출석을 앞두고 자살을 선택한 이인원 부회장의 죽음에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현재 롯데그룹을 이끌고 있는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는 사망하기 전까지 총수 일가의 경영활동을 보좌하고 90여개 그룹 계열사를 총괄 관리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자 두 가지 분석이 나왔다.

하나는 단순히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에 압박감을 느껴 개인적인 압박감에 자살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에 자살하는 경우에 종종 일어나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검찰 수사 가운데 자살한 사람은 100명이 넘는다. 지난해에만 17명의 피의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검찰 수사에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롯데그룹의 핵심 인물인 이 부회장이 검찰 수사가 그룹사 전체에 강도 높게 진행되자 경영진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인격모독 참을만
폭력에 노예생활

실제 이 부회장이 자살하자 검찰의 수사는 흐지부지 되는 모습이었다. 검찰은 롯데 계열사 17곳, 관계자 500여명을 조사했지만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롯데그룹 3부자의 구속영장은 줄줄이 기각됐다.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의 롯데수사가 ‘용두사미’ 수사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경영진으로서 책임감을 느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평사원부터 시작한 이 부회장이 회사에 갖는 애사심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범위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회사의 비리를 고발하기 위해 목숨을 내던진 경우도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15일, 경북 포항서 A건설사 간부 2명이 함께 목을 매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이들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에서 회사비리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대구 A건설사의 중견 간부로 지난달 13일 오전 8시께 포항시 북구의 한 야산서 같은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이 숨진 현장서 유서가 발견됐다. 분량은 A4용지 4장. 유서에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담은 내용과 함께 회사 내의 비리가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에는 회사 대표가 법인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대구 모 사립학교 건설 공사 수의계약 수주 과정서의 비리의혹과 함께 공무원 등에 뇌물성 편의를 제공한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 내용을 바탕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하다 갑자기 왜?
잇달아 터지는 비보

사내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기도하는 사례도 있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지난달 20일, 2년 간 직장 후배로부터 월급 등 3900만원 상당을 금품을 빼앗은 강모(22)씨를 상습공갈 등의 혐의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직장 후배를 상대로 ‘조폭생활을 했다’며 문신을 보여주며 위력을 과시하는 등 지난 2014년 3월부터 최근까지 42회에 걸쳐 폭행과 강요 등으로 39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강씨가 직장 후배에게 사소한 이유로 폭행을 일삼으며, 돈을 마련하기 위해 군입대 강제 연기에 이어 실행되지 않았지만 보험사기 제의와 허위 신고 등도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인 직장 후배는 더 이상 노예로 살수 없다며 최근 3차례나 자살을 시도한 상태”라며 “강씨를 구속해 여죄를 수사 중이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를 위해 지역 내 고질적인 갑질 횡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내 왕따(따돌림)가 자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올초에는 직장서 왕따를 당하던 여직원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아파트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사실상 자살로 결론을 내린 가운데 유족들은 직장내 따돌림이 자살 원인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아파트서 A(29·여)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함께 살던 남동생이 A씨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외부 침입 흔적이나 타살 흔적이 없어 경찰은 A씨가 자살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녀의 자살 원인은 직장 내 왕따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찰은 모 대기업 인턴 디자이너로 일하던 A씨가 지난 25일 지인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다’, ‘죽으라는 소린가 보다’, ‘내가 없어지면 그만이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을 확인했다.

최근에는 직장 내 왕따도 혐의가 입증되면 산업재해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2014년 판례를 살펴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1부는 직장 내 왕따로 자살을 기도하고 우울증 판정을 받은 공무원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공무상 요양불승인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동사무소 직원인 A씨는 일처리 과정서 동료 직원들과 갈등을 빚어오다 동료 직원이 민원인들 앞에서 자신을 모욕하자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다. 이후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동료 여직원과 폭행 시비가 붙기도 한 A씨는 우울증이 심해지자 자살기도를 한 뒤 2008년 주요우울장애 판정을 받고 공무원연금공단에 산재 신청을 냈다.

사측의 압박
못이겨 그만…

그러나 공단 측은 A씨의 우울증 등이 업무에 의한 것이 아니라며 이를 거절했고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공단 측 주장을 받아들였으나 2심 재판부는 달랐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했지만 근무지에서 상급자나 주변 동료들로부터 적절한 배려를 받지 못했다”며 “이 과정서 과도한 업무량이 부여돼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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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