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돌아온 손학규

‘이랬다 저랬다’ 몸값만 떨어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손사래치던’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이 드디어 돌아왔다.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으로 내려간 지 꼬박 2년 만이다.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 선언에 대선판이 어떤 방향으로 요동 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손 전 고문의 그간 행보와 정계 은퇴 번복 과정, 향후 반향에 대해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이제 7공화국을 열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모든 것을 내려놓아 텅 빈 제 등에 짐을 얹어주십시오.”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이하 손 전 고문)이 지난 20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서 정계 복귀를 공식선언하고 다시 정치권으로 뛰어들었다.

손 전 고문의 복귀 선언에 14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 구도에 또 하나의 변수가 더해졌다. 그는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 국회의원·장관·도지사·당 대표를 하면서 얻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겠다. 당적도 버리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탈당도 선언했다. 그의 더민주 탈당으로 제3지대 정계개편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판짜기
안철수와 연대

손 전 고문은 지난 2014년 7·30 재보궐선거서 경기 수원병에 출마했으나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에게 패했다. 그는 다음날인 7월31일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으로 내려가 칩거에 들어갔다.

당시 손 전 고문은 은퇴 기자회견서 “정치인은 들고 날 때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평소 생각이다.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 또한 저의 생활 철학”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치인은 선거로 말해야 하는데 재보선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도 했다.


당시 정치권 관계자들 사이에선 그의 정계 은퇴 선언이 영구적이진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허다했다. 실제 손 전 고문은 야권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구원투수’라는 명목으로 끊임없이 언론에 오르내렸다. 강진 칩거 2년2개월 동안 정치권 인사들과 언론은 그의 행보에 수많은 억측을 내놨다. 그 사이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론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흘러 나왔다.

손 전 고문이 칩거생활에 들어간 지 3개월 만에 그의 정계 복귀 가능성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와 맞물려 당대표 후보군들이 손 전 고문을 연일 찾아간 것이다. 당시 새정치연합은 내부 계파끼리의 경쟁이 첨예한 상황이었다.

그 과정서 친노 진영과 대척점에 있던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 박지원 원내대표, 더민주 박영선 의원 등은 손 전 고문을 찾아 조언을 구하고자 했다. 하지만 손 전 고문 측은 정계 복귀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지난해 5월에는 손 전 고문이 서울 구기동으로 거처를 옮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번 정계 복귀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는 경조사 참석 차 두 차례 상경하는 등 취재진 앞에 몇 번 모습을 드러낸 상태였다.

평창·구기동 일대는 정치계 인사들이 많이 살고 있기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구기동은 당시 문재인 전 대표가 이사해 살고 있는 곳인 만큼 그의 거처 이전은 묘한 해석을 낳았다.

위치뿐만 아니라 시기도 미묘했다. 손 전 고문이 이사한 시기는 새정치연합이 4·29재보궐선거서 새누리당에 참패한 직후였다. 새정치연합은 야당의 텃밭이나 다름없던 서울 관악을 의석을 빼앗긴 것은 물론 광주 서구을에서 천정배 당시 무소속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지는 등 완패했다.
 

새정치연합의 재보궐선거 패배는 당대표였던 문 전 대표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남겼다. 선거 패배로 문 전 대표에 대한 실망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손학규 대안론’이 급부상한 시기이기도 했다.


2년 만에 정계 복귀…은퇴 또 번복
더민주 탈당 선언 당적도 오락가락

또한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호남발 신당 바람도 불고 있던 때였다. 손 전 고문의 측근은 “분당 아파트 전세를 더 이어갈 이유도 없고, 마침 손 전 고문의 딸이 구기동 인근에 거주해 딸 가족과의 접근성을 고려해 이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 측은 복귀 가능성에 대해 부인했지만 일각에선 정계 복귀를 위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는 여기저기서 울리는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초심 그대로, 조용히 있겠다”며 복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지난해 8월에는 박영선 의원이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서 정계 복귀를 촉구한 적도 있다. 박 의원은 “그 분(손 전 고문)이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 등을 봤을 때 커다란 역할이 부여돼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손학규 역할론을 내세웠다.

손 전 고문이 한나라당을 탈당할 당시 내세웠던 메시지를 언급하며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는 국민들이 바라는 무언가, 그 무언가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야당 지도자를 찾고 있는데, 손 전 고문도 분명히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설로 세간에 오르내리던 천정배 의원 역시 “한국 정치 상황이 워낙 어렵고 특히 야권이 지리멸렬해 있기 때문에 (손 전 고문이) 큰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게 제 솔직한 바람”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행보…
찻잔 속 태풍?

그 와중에 손 전 고문이 음악회 참석으로 공개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손 전 고문의 등장에 야권은 들썩이는 모습을 보일 정도로 당시 그의 주가는 천정부지에 달해 있었다.

야권 재편 논의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자 손 전 고문을 구심점으로 판을 바꿔보려는 인사들이 속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4월 총선서 ‘새정치연합 80석 예상’ 등 참패론이 나오고 있던 시기라 손 전 고문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는 정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본격적으로 그의 정계 복귀 가능성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11월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계 은퇴 선언 후 카자흐스탄서 첫 해외강연 후 뒤 귀국 현장에서 그는 취재진과 만나 “정치가 국민을 분열시키거나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 정치는 국민을 통합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묘한 뉘앙스로 발언했다.

박근혜정부의 현안에 대해서도 이전과 다르게 신랄하게 비판했다. 국정교과서 논란에 대해 “우리 학생들은 편향되지 않은 역사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기성세대는 학생들에게 편향되지 않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담보해줘야 한다”면서 “역사 교과서는 학계 최고 권위자들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집필할 수 있도록 맡겨줘야 하고, 국가는 그런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2년 넘는 칩거기간 동안 정치권과는 거리를 둔 손 전 고문은 이후 11월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때 모습을 보였다. 그는 매일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지켰고, 정치권에선 이를 계기로 그가 정계 복귀에 시동을 걸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조문 정치, 빈소 정치로 불린 손 전 고문의 행보는 그가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 후 강진 토굴로 되돌아가면서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의 이름은 야권 분열, 신당 창당, 제3지대론 등이 나올 때마다 빠짐없이 거론됐다. 지난해 12월, 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첨예하게 대립할 때도 손 전 고문은 ‘대안, 역할, 구심점’ 등 정치권 지각변동의 변수로 언급됐다.

그쯤에는 손 전 고문도 칩거 초반보다 훨씬 더 열린 태도로 정계 복귀에 대해 논했다. 손 전 고문은 “강진의 산이 나보고 ‘아우 더 이상 너는 이제 아주 지겨워서 못 있겠다, 나가 버려라’ 그러면 뭐 그때는…”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부 기자는 만나지 않겠다’ ‘돌아갈 가능성 없다’ 등 단호하게 복귀를 부인했던 때와는 달라진 분위기였다.

야권 유세 거절
복귀 시점 놓쳐

안 전 대표가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새로운 세력을 규합하고 있을 무렵 손 전 고문에 대한 러브콜이 사방팔방에서 이어졌다. 하지만 총선 시기와 맞물려 정동영 의원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기민하게 움직이던 것과는 달리 손 전 고문은 상황을 관망하는 쪽에 가까웠다.

특히 더민주 내 손학규계로 분류됐던 의원들이 야권 재편에 따라 탈당과 잔류 등으로 엇갈린 행보를 보이면서 손 전 고문의 향방을 예측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정치권의 러브콜에도 묵묵부답을 유지하던 손 전 고문은 올해 1월 러시아 극동문제연구소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뒤 귀국한 자리에서 “새판을 짜서 새로운 희망을 주고 우물에 빠진 정치에서 헤어날 수 있는 길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새판짜기’는 손 전 고문이 정계복귀를 전격 선언한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도 중요하게 언급된 단어다.


‘정치권 복귀 의사는 없다’면서도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던 손 전 고문은 총선이 다가오자 자신의 측근들을 측면 지원하기 시작했다. 손 전 고문은 더민주 이찬열, 우원식, 이언주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격려 메시지를 보냈고, 국민의당 최원식·김성식 의원의 개소식 때도 격려사를 전했다.

손 전 고문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찬열 의원은 그가 정계 복귀를 선언한 후 탈당을 발표할 정도로 사이가 가깝다.
 

4월이 되면서 손 전 고문에 대한 SOS는 간절한 수준으로 변했다. 김종인 전 더민주 대표는 총선을 일주일가량 남긴 시점에서 “손 전 고문께 남은 선거기간 동안 유세를 간곡히 요청할 예정”이며 “공식적으로 더민주를 도와달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민주 당적을 유지하고 있던 손 전 고문은 소속 정당 대표의 공식 요청에도 유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정계 은퇴 약속과 원칙을 지킬 것”이라며 결국 다시 토굴로 돌아갔다.

일각에선 손 전 고문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자연스럽게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후 야권이 총선에서 뜻밖의 승리를 거두면서 이 분석은 힘을 얻었다.

슬슬 간보다 이미지만 나빠졌다
기회 많았지만 결국 최악 타이밍

총선 이후 손 전 고문은 4·19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는 등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는 빈도수를 높였다. 또한 총선 당선자들과의 오찬 자리서 “20대 국회에서 근본적인 제도 개선과 제도 혁명을 위한 새판짜기에 나설 수 있도록 모두 마음을 단단히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새판짜기로 대변되는 손 전 고문의 정치적 발언은 무수한 해석을 낳았지만 그는 “(4·19 묘지 참배가) 정치적 의미를 둘 만한 일은 아니다”라며 또 한 번 복귀설에 대해 일축했다.

지난해 11월이 그의 정계 복귀 가능성을 가시화한 시점이라면 올해 5월은 구체화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7월 복귀설, 8월 복귀설, 9월 복귀설 등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 시점이 구체적으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총선 때 국민의당의 약진으로 야권 개편이 이뤄진 상황에서 더민주 김 전 대표가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손 전 고문은 그 대항마로 정계 인사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 사이 손 전 고문은 5·18 시기에 야권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주에 방문했다. 당시 손 전 고문은 “국민이 새 판을 시작하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고 광주의 5월은 그 시작”이라며 또 다시 새판에 대해 언급했다.

일본 게이오대학 강연에선 “대선주자들이 개헌에 대한 각자의 안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다음 대통령이 취임해 개헌을 추진하는 게 효과적 방법”이라며 개헌론을 제기했다. 부쩍 잦아진 손 전 고문의 공개 행보와 발언에 그의 정계 복귀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시기가 문제였을 뿐이다.

해외에 나갔다가 귀국할 때마다 정치적 발언으로 주목받았던 손 전 고문은 일본 방문 뒤에도 “국민적 요구를 담아낼 그릇인 정치에 금이 갔기 때문에 새 그릇이 필요하다”며 새판에 이어 새그릇론을 내놨다. 새판, 새그릇 등은 손 전 고문이 정계 복귀를 위해 쌓는 명분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사실 그의 정계 은퇴 번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손 전 고문은 2008년 통합민주당 대표로 있을 무렵 18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2년여간 강원도 춘천에 칩거했던 적이 있다. 당시에도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손 전 고문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졌다.

하지만 손 전 고문은 “반성이 끝나지 않았다” “필요할 때 역할을 할 것” 등의 말로 복귀설을 부인했다. 이에 손 전 고문이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손 전 고문은 2010 6·2 지방선거서 야권연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화려하게 정계에 복귀했다. 그때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출마 희망자들의 지원 요청이 쇄도했고, 결국 수원 선대위원장을 맡아 이찬열 의원의 당선을 견인하는 등 손 전 고문의 영향력이 확인됐기 때문에 ‘부드럽게’ 정치 복귀가 가능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현재는 그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4월 총선 당시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러브콜을 모두 거절했기 때문이다.

국민 무관심
지지율 3%

게다가 총선이 야권의 승리로 마무리 되면서 손 전 고문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새누리당은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며 “큰 폭발력은 없을 것”이라는 구두 논평을 내놨다. 더민주서도 이찬열 의원 외에 추가 탈당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제3의 길은 가시밭길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최순실 게이트,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 등 대형 이슈가 언론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서 복귀 선언이라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9월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손 전 고문의 지지율은 3%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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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