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한강 소년시신 미스터리4

작은 시체가 떠올랐다 ‘누굴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강에 신원미상의 시신이 떠내려 온 지 일주일이 넘었다. 하지만 1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남자아이의 시신에는 아직도 이름이 없다.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고, 어디에서 흘러왔는지, 가족은 누군지 경찰은 끊임없이 묻고 있지만 죽은 아이는 말이 없다. 아이가 지난 4일, 북한과 인접한 한강 하구에서 발견된 날부터 11일 현재까지 나온 의문점을 짚어봤다.

한강서 1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남자 아이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지난 7일, 해병대가 인양한 신원미상의 시신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군의 신원 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관련 정보가 적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A군의 시신이 처음 발견된 장소, 사인, 신원 등에 대한 뚜렷한 정보가 나오지 않아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의문1> 발견 장소가…

A군의 시신이 처음 발견된 곳은 강화도 교동도 인근이다. 해병대는 지난 4일, 물에 떠있던 A군의 시신을 초병이 관측했지만, 발견 지역이 중립수역이라 인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하구 중립수역은 최근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막기 위해 군·경의 공동작전이 진행되면서 언론에 자주 언급됐다. 지상에는 군사분계선을 가운데 놓고 남북 2㎞씩 비무장지대(DMZ)가 설정돼 있다. 그러나 1953년 정전협정을 체결했을 당시엔 군사분계선이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마우리 일대까지만 설정됐기 때문에 군사분계선 끝 지점에서 강화군 불음도까지 구간을 중립수역 지역으로 선포했다. 물 위의 DMZ, 즉 완충구역이 만들어진 것이다.

한강하구 중립수역은 파주시 탄현면 만우리 인근부터 강화군 서도면 불음도 인근까지 약 67㎞ 구간이다. 가장 폭이 넓은 곳은 강화군 양사면 인화리 인근으로 10㎞에 이르고, 가장 폭이 좁은 곳은 김포시 월곶면 용강리 일대로 900m 정도다.


이 구간은 군사협정위원회의 허가가 없으면 군용선박과 군사위원 무기 탄약을 실은 민용 선박 등의 출입이 통제된다. 해병대가 A군의 시신을 발견했지만 바로 인양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0대 추정 남자 시신 한강 하구서 발견
신원미상 어린이…단서 없어 수사 난항

해병대는 A군의 시신이 관할 지역까지 떠내려 오길 기다렸다가 지난 7일 오전 9시10분경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석탄리 배수펌프장 부근서 인양했다. 해병대에 따르면, 대공 용의점은 특별히 발견되지 않았다. 대공 용의점이란 북한을 상대로 한 작전에 영향이나 관계가 있는지의 여부 등을 말한다. 해병대는 A군에게서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자 시신을 경찰에 넘겼다.

경찰은 “특별한 대공용의점이 없다는 군 관계자의 의견을 들었지만 A군의 발견 장소가 북한과 인접해 있는 곳이라 북한 사람일 가능성도 배제하진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의문2> 왜 죽었나?

A군은 발견 당시 손끝, 발끝 등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고 키는 140cm가량이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기술표준원이 2010년 내놓은 연령별 평균 키에 근거해 10(138.3㎝)∼11세(144.0㎝) 정도의 연령으로 추정된다.

A군은 발견 당시 반소매 티를 입고 있었고, 알파벳 ‘FG’가 새겨진 하의를 착용한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의 시신에서 뼈가 부러졌다거나 피부가 심하게 찢어졌다거나 하는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군의 정확한 사인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지난 11일의 부검결과를 기준으로 한 구두소견에 의하면 외력에 의한 사망, 타살 흔적은 일단 없는 상태다.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지만 범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A군의 사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시신을 처음 발견한 장소가 강이었던 만큼 익사, 사고사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시신 발견 장소부터 인양 지점까지는 인적이 드문 곳이라 목격자의 제보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A군의 사망 경위는 국과수의 부검 결과가 확실히 나온 이후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의문3> 도대체 누구? 

경찰은 현재 A군의 신원 파악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령대가 10대 초반으로 추정되고, 시신의 부패 정도가 상당해 지문 채취 등의 방법은 사용하기 어렵다. 경찰은 강화, 김포, 파주 등 관할 지역에 접수된 실종 및 미귀가 신고를 조사 중이다.

하지만 경찰은 11일 신고 전화나 이전에 접수된 신고 건 중 A군과 관련된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지난 4일 해병대 초병의 관측으로 첫 발견된 이후 11일까지 일주일이 흘렀지만 A군을 찾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말이다.

경찰청 ‘실종아동 신고접수 및 처리 현황’ 자료를 보면 실종아동 수는 2011년 4만3000여명, 2012년 4만2000여명, 2013년 3만8000여명, 2014년 3만7000여명, 2015년 3만6000여명으로 매년 꾸준히 감소 추세에 있다. ‘실종아동 등의 지원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실종아동은 실종신고 당시 18세 미만(2013년 6월4일 공포·시행) 아동과 연령 불문의 지적 자폐성 정신 장애인, 치매 질환자 등으로 규정한다.

1주일 지나도록 찾는 사람 전혀 없어
혹시 사건 연루? 북한 아이 가능성도

자료에 따르면 18세 미만 아동 실종자 가운데 보호자 인계가 이뤄지지 않은 미발견자는 2011년 75명, 2012년 158명, 2013년 227명, 2014년 348년, 2015년 319명이다. 지난해에만 300명이 넘는 아동이 실종됐다가 보호자의 품에 안기지 못했다.

정부는 실종 발생 건수를 줄이기 위해 2012년 2월 실종아동법을 개정하고 ‘지문 등 사전등록제’를 도입했다. 지문 등 사전등록제는 아동의 실종에 대비해 미리 경찰에 지문과 사진, 신상정보를 등록해 실종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발견하기 위한 제도로, 2012년 7월1일부터 시행됐다. 이 제도는 18세 미만 아동의 보호자 가운데 원하는 사람에 한해 아동의 지문, 사진, 보호자 인적사항 등을 경찰서 지구대에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1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A군의 연령이면 당시 사전 등록 대상이었다. 보호자가 사전에 A군의 정보를 등록을 해놨다면 지문이나 사진, 인적 사항 등이 경찰에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A군이 북한에 연고를 뒀을 경우다. 그러면 A군의 신원을 파악하는 게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북한에서 꽃제비로 살았던 것은 아닌지, 어떤 이유로 가족에게서 떨어져 나온 것은 아닌지 등을 추측해볼 뿐이다.

꽃제비는 먹을 것을 찾아 일정한 거주지 없이 떠돌아다니는 북한 어린이들을 지칭하는 은어다. 제비가 따뜻한 곳을 찾아다니는 데 빗대어 만든 말이다.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극심한 식량난과 함께 북한 내부에 확산됐다. 꽃제비들은 극심한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일정한 거처 없이 두만강 인근과 연변에서 구걸이나 소매치기 등으로 하루를 연명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 방송사에서 꽃제비들의 실상을 보도한 방송을 보면 북한 당국의 감시와 열악한 환경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망가진 어린이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온다.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위치한 보호소에 숨어있는 꽃제비들은 밤이면 감시를 피해 산으로 올라가 낙엽만 덮고 자면서 식은 빵 한덩어리를 허겁지겁 먹는 피폐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 가운데 두 명은 동상에 걸렸지만 제때 치료를 하지 못해 손과 발을 절단하기도 했다. 인권 문제에 민감한 북한 정권에서는 이들의 존재 자체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의문4> 앞으로 어떻게?

경찰은 A군의 신원 파악과 관련해 “관할 지역 실종 및 미귀가 신고 접수 건으로 찾지 못한다면 지역 범위를 좀 더 넓힐 것”이라며 “꼭 찾아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끝내 A군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엔 어떻게 될까.

무연고 시신이 있을 경우, 경찰은 담당 검사의 지휘를 받아 해당 시에 행정처리를 요청한다. 시 관계자는 경찰이 무연고자를 안치해둔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가져와 화장한다. 그 후 가족과 보호자를 찾는 공고문을 낸다.

A군의 신원이 마지막까지 밝혀지지 않는다면 이 같은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파주시의 경우는 약수암이라는 곳에 무연고 시신을 모신다. 보통 생전의 이름을 납골함에 붙여두지만 신원이 전혀 밝혀지지 않은 경우엔 ‘미상(未詳)’이라고 써둔다.


무연고 시신 업무를 맡고 있는 파주시청 복지정책과 담당자는 “1년에 많으면 8구, 적으면 5구 정도의 무연고 시신을 모신다”면서 “공고문을 보고 이들을 찾아오는 가족이나 보호자는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대부분의 무연고 시신은 노인이나 40∼50대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담당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0대 어린이가 무연고 시신으로 판명돼 화장을 한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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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