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3대 사업' 중간점검

벌써 위기? 시작도 안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카카오톡은 국내 모바일 메신저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의 국내 이용자수는 2016년 1분기 기준으로 4117만명에 달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구축된 잠재적 고객층을 등에 업고 O2O 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요시사>가 카카오의 3대 사업을 점검해봤다.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증권사의 예측이 나왔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27일, 카카오의 2분기 매출액은 로엔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큰 폭으로 증가하겠지만 영업 이익은 예상에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수익은 언제부터?

정호윤 연구원은 “카카오의 미래 핵심 성장동력원인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 서비스에서 사업 안정화와 관련된 부정적 이슈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면서 “O2O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 근거를 들었다.

이어 정 연구원은 “O2O 서비스의 장기 성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본격적인 수익 창출 시기에 대해서는 다수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속적으로 신규 O2O 서비스들을 선보여 기존 시장의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 종사자의 후생을 최대한 증진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서비스 혁신을 통해 이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보다 편리하게 바꾸는 등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확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택시 블랙 = 카카오는 지난해 11월3일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블랙’을 선보였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카카오택시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카카오가 내놓은 첫 O2O 수익 모델이다. 카카오는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주식회사 하이엔 등과 협력해 벤츠E클래스 등 3000cc급 고급차량 약 100대와 고급택시 전문기사 교육을 수료한 200여명의 기사들을 기반으로 야심차게 시작했다.

하지만 서비스를 시작한지 10개월째로 접어든 8월 현재 카카오택시 블랙에 대한 관심도는 현저하게 낮아진 상태다. 특히 지난 5월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카카오택시 블랙의 증차 및 지역 확대를 위해 지자체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도 카카오택시 블랙 서비스가 제공하는 고급택시는 100여대에 머물러 있다. 고급택시 시장에 뛰어든 우버 블랙과 경쟁도 불가피하다.

카카오 홍보팀 관계자는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차량의 절대적인 숫자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100여대의 고급택시로 23만대에 이르는 일반택시와 경쟁이 쉽지 않아 여러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드라이버 = 지난 5월31일, 카카오가 내놓은 두 번째 O2O 수익모델인 ‘카카오 드라이버’는 기존 업체, 대리기사들과 갈등으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카카오 2분기 실적과 관련한 증권사 분석 자료에서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밑돌 것이라는 분석 근거로 카카오 드라이버를 콕 찍어 지적했을 정도다.

카카오 드라이버는 출시 1년 전부터 대리기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출시 이후에는 대리업계에 대한 낮은 이해도, 요금 체계 등으로 생긴 대리기사와 갈등 그리고 기존 업체의 카카오 드라이버 배척 등으로 진퇴양난의 기로에 빠져있다. 이미 대리업계를 선점하고 있던 몇몇 업체는 카카오의 시장 진출을 두고 대리기사들을 볼모로 삼아 딴죽을 걸고 있다. 기존업체에서 카카오 드라이버를 이용하는 기사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카카오는 기존 업체와의 갈등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대리운전 기사 4인이 각각 대리운전 업체 4곳을 대상으로 서울중앙지법에 낸 ‘카카오 드라이버 이용에 대한 기존 업체의 불공정 행위' 가처분 신청을 지원하고 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검찰 고발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급택시·대리운전·헤어샵
O2O 서비스 공격적으로 진행
아직 초기…장기적으로 접근


카카오는 탄력적 요금제 도입, 기사 회원들을 위한 셔틀버스 도입 시도 등 시장 안착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처음 카카오가 대리운전 업계에 뛰어들 때에는 기본료 1만5000원에 거리와 시간에 따라 1000원 단위로 실시간 계산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하지만 대리운전 요금은 택시나 버스와는 달리 업체별, 지역별로 모두 다르다. 고정 요금 없이 이용자와 대리기사 사이에 최적 가격 산정이 돼야만 배차가 가능하다. 카카오 드라이버는 이 점을 놓치고 있던 셈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시장 내 수요와 공급을 고려해 지금보다 탄력적인 방식으로 요금 체계를 바꾸는 방식을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사 회원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확대해 서비스 성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헤어샵 = 카카오는 지난달 12일 ‘카카오 헤어샵’을 내놓고 뷰티업계에도 발을 들였다. 카카오 헤어샵은 탐색부터 예약, 결제까지 한번에 가능한 모바일 헤어샵 예약 서비스다. 카카오는 출시 당시 1500여개 매장과 1만여명의 디자이너를 확보한 상태에서 시작했다. 올해 안에 4000개까지 매장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출시된 지 3주 정도 지난 상황이라 성패를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지만 카카오 측은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평했다.

카카오 헤어샵은 예약과 동시에 결제가 진행되기 때문에 예약 후 방문하지 않는 노쇼 고객 문제에서 서비스 공급자 측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약 8주간 사전체험서비스에서 노쇼 비율은 0.5% 미만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기존 업계 평균 노쇼 비율인 20%의 40분의 1 수준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찾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단 안정화 우선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O2O 사업이 생각보다 반향이 없는 것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 측은 아직 급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자리를 잡고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게 서비스를 시작하고 5~6년이 지나서였다”면서 “이용자들이 O2O라는 새로운 변화에 익숙해지고, 경험이 쌓이다 보면 앞으로 충분히 성장할 분야라고 본다”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현재는 O2O 서비스를 통한 수익 창출보다는 사업 안정화를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카카오 다음 사업은?

카카오가 고급택시, 대리운전, 헤어샵에 이어 주차, 가사도우미 분야에도 진출한다. 카카오 주차(가칭)는 빈 주차공간과 이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를 모바일에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이동 중 언제라도 모바일 앱을 통해 주차가 가능한 인근 주차장을 추천해주고, 결제까지 앱 내에서 가능한 원스톱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용자-주차장-주차서비스 업체 등 주차장 관련 생태계를 효과적으로 연결해 주차 문제 완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 4월 인수한 파킹스퀘어와 함께 서비스를 진행한다.


가사도우미 중개 서비스인 카카오홈클린(가칭)도 하반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 홈클린은 이용 날짜 선정, 청소 범위 등 예약부터 결제, 서비스 피드백까지 모든 과정을 앱 하나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근무조건과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한 매칭 시스템을 적용해 이용자와 종사자가 서로 원하는 조건에 맞춰 원하는 지역에서 연결된다.

카카오는 카카오홈클린 출시를 위해 서비스 종사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여성 취업기관 제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준비 중에 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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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