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노리는 외곽 4인방 현주소

‘나올까 말까’ 간 보고 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여야에 반기문·문재인 2명의 굵직한 대선주자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시·도지사들의 물밑 각축전이 치열하다. 대선 출마에 대해 아직까지는 함구하고 있지만 대선정국이 오면 바로 뛰어들 태세다. <일요시사>는 대권을 노리는 시·도지사 4인방을 집중 해부했다.

전국의 시·도지사는 모두 17명이다. 17명 중 대선 하마평에 오른 사람은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 모두 4명이다. 이밖에 새누리당 대선레이스 흥행카드로 꼽혔던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6월 일찌감치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오는 2018년까지 도지사 임기를 채울 것을 밝혔다.

야권 쪽이 활발

먼저 야권 후보군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5월13일 광주를 찾아 “뒤로 숨지 않겠다.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서 역사의 부름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하겠다”고 말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당시 발언은 야권 차기 대선 후보로 나서기 위한 초석 다지기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선 6기 2주년 간담회에서도 “그냥 시장 한 번 하려고, 시장 명단에 이름 한 줄 올리려고 시장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광주에서의 발언 보다 한층 구체화된 답변을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의 차기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구의역 사고가 터지면서 대권 주자로서 흠집이 났다는 평가도 있지만 최근에는 정무라인과 비서진을 대폭 교체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나선 모양새다.

박 시장의 대권 행보에 서울시의회 새누리당은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새누리당 황준환 서울시의회 부대표는 지난 14일 “세간에서는 시장의 의지가 이미 ‘단체장’의 행동을 넘어 ‘대권’을 향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최장수 민선시장으로서의 명예에 걸맞도록 남은 임기까지 오직 서울시민 만을 바라보고 시민이 만족할 수 있는 시정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의 시·도지사 중 대권을 노리는 인물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거론되고 있다. 안 지사는 친문계에 속하며 내년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페이스메이커로 불린다. 하지만 다가오는 19대 대선의 가장 큰 이슈가 ‘충청대망론’이란 점을 봤을 때 안 지사가 단순히 페이스메이커로 머물 것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

안 지사는 지난 5월 “문재인 전 대표를 계속 응원해야할지, 아니면 직접 슛을 때리기 위해 뛰어야 할 지 정하겠다”고 말해 대권 출마의지를 내비쳤다. 이후 대선 이야기는 잠시 멈추고 도정에 집중했던 그는 지난 11일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연말께 상황과 형평을 봐가면서 최종 결정하겠다”며 “대선에 도전한다면 그것은 대한민국의 과제와 미래를 향한 신념으로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발언은 현직 도지사로서 명확한 입장표명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안 지사는 여권 ‘충청대망론’ 핵심인 반기문 UN사무총장을 견제할 카드로 꼽힌다. 또한 본격적으로 대선 정국이 열리는 내년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대선 경선 흥행카드 중 한명이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그가 더민주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것 자체로 무게감이 실림과 동시에 문 전 대표의 페이스메이커 역할까지 기대할 수 있다. 더민주가 총선 승리를 발판으로 거물급 대선후보들이 등장하면서 내년 대선에 청신호가 켜진 반면 새누리당은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대선후보로 점쳐졌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13 총선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패해 깊은 내상을 입었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또한 새누리당의 심장 대구에서 김부겸 의원에 일격을 받아 대선 후보로서의 힘을 잃을 상황이다.

게다가 대권 야망을 숨기지 않던 ‘무성대장’ 김무성 전 대표 또한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2선에 물러서 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제외하곤 뚜렷한 대선후보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새누리당 출신 시·도지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일단 여권의 시·도지사들은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도정에 집중하면서도 물 밑으로 세 규합에 나섰다.

‘50대 기수론’의 핵심으로 평가 받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행보에 대해 여권 내에서는 특히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남 지사는 지난 4월 ‘안철수의 멘토’로 불렸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남 지사가 내년 대선 출마를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캠프를 꾸리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왔다.

그의 대권 행보를 두고 경기도의회에서 지적이 잇따랐다. 더민주 양근서 의원은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을 경기도 평생·시민교육 온라인프로그램 단장으로 영입해 경기도정이 조기에 대선 캠프화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받고 있다”며 “이외에도 정치적 해석을 할 수밖에 없는 인사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4명의 시도지사 연일 의미심장 발언
업무에 집중? 실제론 차기 대권행보

남 지사는 “윤 전 장관을 지식인으로 존경한다. 식견에 비해 굉장히 겸손하다”며 “다양한 전문가 인적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윤 전 장관이 적격이라 모셔왔다”고 말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남 지사는 내년 대선 출마와 관련해 최근 한 라디오에서 “내년까지 고민하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며 “목표는 (일단) 경기도 리빌딩”이라고 말해 안 충남지사와 마찬가지로 당분간은 관망할 뜻을 내비쳤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여권에 없어서는 안 될 대선 경선 흥행카드다. 모래시계 검사로 알려진 홍 지사는 전국적 지지도 면에서는 여타의 여권 내 경쟁자에 밀리지 않는다. 하지만 타협 없는 언행으로 각종 구설에 오르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우선 홍 지사가 직면한 악재는 두 가지다. 첫째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 다른 하나는 주민소환 투표다. 현재 도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주민소환 투표청구 서명부 검수 작업이 진행 중이다. 청구인이 유권자의 10%를 넘기면 주민소환 투표가 공고된다. 하지만 홍 지사는 “무상급식 문제가 해결됐다. 주민소환 투표의 원인 행위가 사라졌다”며 정면 돌파를 자신했다.

홍 지사의 대권행보에 긍적적 요인도 분명히 존재한다. 홍 지사는 지난 3년 6개월 동안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1조3488억 원의 부채를 모두 갚아 ‘채무 제로’를 달성했다. 눈에 띄는 성과를 발판으로 대권 행보에 속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홍 지사의 측근은 “광역지자체 최초 채무 제로 달성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천 복원 사업 성과를 훨씬 뛰어넘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대권 도전에 대한 생각을 묻자 “대통령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이란 말로 명확한 답변은 피했다. 다만 홍 지사는 지난달 6일 “대선 출마를 이유로 도정을 등한시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로서로 견제

지역을 돌봐야 할 지자체장들이 ‘대권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비판의 시각도 있다. 지역에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정복 인천시장은 “선출직은 모두 정치인”이라며 “그들의 행보는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장을 역임하는 것은 국가지도자가 되기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꿈틀대는 50대 기수론

20대 총선 이후 정치권에서 ‘50대 기수론’이 꿈틀대고 있다. 50대 기수론은 1970년대 초 고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세운 40대 기수론에 빗대어 나온 말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남경필 의원과 4선에 오른 나경원 의원이 있다. 최근 복당으로 새누리당에 합류한 유승민 의원도 50대 기수론의 중심축이다. 야권을 살펴보면 불모지에서 승리한 김부겸 의원, 안희정 충남도시사가 있다. 일각에서는 더민주 우상호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된 것이 50대 기수론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더민주 내 50대 기수론을 이끌 인물로는 추미애, 박영선, 이인영, 정청래, 송영길 의원들이 거론된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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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