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성향'으로 본 별별 페티시 세계

은밀한 욕망, 누구나 다 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박유천 성폭행 사건. 아직도 관련 루머들이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돼 퍼져나가고 있다. 이 사건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키워드를 뽑아보자면 단연 ‘화장실’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박유천이라는 인기가수와 화장실이라는 공간의 ‘케미’에 사람들은 흥분했다. 과거 박유천의 화장실 발언을 모아 만든 게시물이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져나가기까지 했다. 일각에선 그에게 ‘화장실 페티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특정 물건을 통해 성적 쾌감을 얻는다는 뜻의 페티시. 이번 박유천 사건을 통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룹 JYJ 멤버 박유천(30)이 지난달 4일, 서울 강남구 한 유흥주점 내 화장실에서 여성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고소당했다. 이후 자신도 A씨와 같이 당했다는 여성들이 3명 늘어나 모두 4명의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다.

그곳만 가면
‘찌릿찌릿’

피해자들은 각각 유흥주점 내 화장실과 박유천의 집 화장실, 가라오케 화장실 등에서 사건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박유천이 화장실에 대한 ‘페티시’(특정 물건을 통해 성적 쾌감을 얻는 것)라도 있는 것 아니냐며 각종 희롱과 농담이 쏟아져 나왔다. 방송에서도 박유천의 화장실 페티시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한 게스트는 모 커뮤니티에 올라온 ‘심리 분석가가 보는 박유천에 대한 분석’이라는 글을 예로 들며 화장실 페티시 가능성을 제기했다. 글에는 “박유천이 2008년 해외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당시 뷰티풀 단어에 연상되는 3가지 중 하나로 화장실을 꼽았다. 그리고 그림이 공개됐는데 그 그림에도 자기와 함께 변기가 꼭 그려져 있다”고 쓰여 있었다.

게스트는 “아름다운 '뷰티풀'이라는 단어를 듣고 어떻게 ‘대화’ ‘한숨’ ‘화장실’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있냐”며 “그러니까 화장실이라는 것에 대해서 원래 평소부터 굉장히 집착하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게 왜 생기냐면 어렸을 때 우리가 처음에는 화장실을 아무도 못 가리잖냐. 그런데 화장실을 가리는 과정에서 부모님으로부터 너무 심하게 압박을 받아 트라우마가 남는 경우 화장실 변기를 보거나 만져야만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는 비정상 애착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단순히 웃어넘길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아직 혐의사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나 피해자가 저항하기 힘든 좁은 공간인 화장실에서 이뤄진 범행이라면 그 죄질이 더욱 나쁘다는 견해도 있었다.

성폭행 사건 모두 화장실 발생
특정 장소에 집착 가능성 제기

최근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화장실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등 강력사건의 영향으로 여성들에게 화장실은 공포의 공간이 됐다. 하지만 강력사건은 화장실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박유천 사건을 지나치게 공간에 한정해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한 관계자는 “강력사건이 화장실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집에서도, 등산로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어디서든 여성이 안전한 세상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화장실은 남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은밀한 공간이라는 점 외에 큰 의미가 없다”며 “화장실이 좁고 움직이기 어려운 장소라는 점은 말이 되지만 위험한 물건이 많은 좁은 공간은 그 외에도 많기 때문에 화장실이 여성을 제압하기 쉬운 공간이라는 점은 사후설명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 넘기면…
변태 취급

페티시는 흔히 대물성욕(對物性慾) 또는 배물애(拜物愛) 등으로 번역한다. 하지만 1980년 후반 마광수 교수가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라는 책을 통해 ‘여성의 빨갛고 긴 손톱’에 대한 열광을 고백한 이후 페티시라는 용어는 급속히 대중화돼 따로 번역되지 않고 그대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페티시는 총체적인 이성의 육체나 이미지가 아니라 신체의 특정 부분이나 특별한 물건을 통해 성적 흥분을 느끼는 경향을 말한다. 페티시는 정상적이고 건강한 성욕이 아닌 일종의 변태성욕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어느 정도의 페티시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과학적 정설이다. 우리나라보다 성적으로 개방된 서구의 일부 문화권에서는 페티시가 성기 성욕보다 오히려 탐미적이고 고급스러운 취향인 것처럼 대접받기도 한다. 그런 사회에서는 귀걸이 페티시, 하이힐 페티시, 스타킹 페티시, 스모킹 페티시 정도는 가벼운 취미생활처럼 여겨진다.

여성의 경우 손가락 페티시가 가장 흔하고, 남성의 경우에는 발(또는 발가락) 페티시가 가장 흔한 케이스다. 미국의 한 발 페티시 동호회에서는 샌들 사이로 내비치는 여성의 앙증맞은 발가락을 ‘친견’하고자 매년 여름 해안도로를 자전거로 순회하는 특별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발 페티시만 하더라도 그 세부 취향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여성의 발만 보면 무조건 흥분하는 형, 운동 후 땀에 젖은 여성의 발에만 열광하는 형, 진하게 매니큐어를 바른 발가락에만 집착하는 형, 섹스할 때만 발가락에 열중하는 형 등이다.

침대 위에서 발을 사용하는 것을 특별히 ‘풋잡(Foot Jobs)’이라고 통칭한다. 발을 애무하는 것, 발을 이용해 애무하는 것이 모두 풋잡이다. 은밀한 공간에서의 풋잡은 파트너의 동의만 있다면 오히려 성생활에 활력을 주는 건강한 이벤트가 될 수도 있다.

노골적인 시선 때문에 인간관계가 왜곡된다거나 직장 여직원의 발을 갑자기 만진다거나 하는 식의 무례한 행동으로 발전하지만 않는다면 발 페티시 정도는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이런 페티시 성향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라면 그때부터 문제가 된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집착과 반응의 정도가 강해진다면 그 변화 추이와 현재 상태 등을 스스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몰카 공유 등
범죄로 이어져

이러한 페티시가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행동’ 단계로 발전할 소지도 없는 게 아니다. 집착 정도에 따라 페티시는 유미적이고 은밀한 성적 취향이 아니라 본인과 주변인들에게 매우 위험한 성적 취향이 될 수도 있다. 페티시적 성향을 자각하는 순간부터는 무조건 거부하거나 무조건 합리화하지 말고 스스로를 신중히 바라보는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페티시 성향이 범죄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로 지난해 일어난 ‘페티시 카페’ 사건이 있다. 지난해 10월, 스타킹 신은 여성의 다리나 치마 속 등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어 인터넷에서 공유한 ‘페티시 카페’ 회원 수십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A 페티시 카페 운영자 박모(22)씨와 카페 회원 등 61명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전국 각지에서 휴대전화 카메라 등을 이용해 찍은 여성의 신체 특정 부위 사진을 A 카페에 올려 공유·유포했다. 당시 A 카페에는 이성의 신체 일부나 옷가지 또는 소지품 따위에서 성적 만족을 얻는 페티시즘(fetishism)에 관심이 있는 23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 카페의 ‘직접 찍은 사진 게시판’ 등에는 페티시즘 관련 몰카 사진이 1만8000여장이나 올라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히 페티시즘에 관심이 있는 것은 개인의 성적 취향으로 존중받아야겠지만, 타인의 신체를 성적 목적으로 몰래 촬영하는 행위는 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성적 쾌감’ 종류만 수십가지
동호회서 ‘이벤트’ 열기도

카페 게시판에는 몰카 잘 찍는 법, 범행하다 걸렸을 때 대처법 등 글도 있었다. 조사 결과 이 카페 회원 안모(26)씨 등 2명은 공항과 클럽 등 여자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버려진 스타킹을 모아 카페 게시판에 올린 뒤 원하는 회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카페 운영자 박씨는 회원등급을 군 계급 체계를 따라 훈련병, 부사관, 위관, 영관, 장군, VIP 등으로 분류하고 등급이 높을수록 더 선정적인 사진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카페 회원들은 경찰조사에서 몰카가 잘못된 행위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비공개 카페에서 공유하는 것이라 괜찮을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전 어느 유명가수가 악성루머에 시달린 적이 있다. ‘교복 페티시’를 가지고 있는 그가 차에 여자 교복을 가지고 다니면서 이 여자 저 여자에게 입힌다는 내용의 루머였다. 그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이를 해명했다. 그는 “난 아내와 역할 게임을 자주 한다. 간혹 여고 교복을 입게도 하는데 어느 날 세탁소에 맡기기 위해 자동차 트렁크에 넣어 두었다가 그게 사람들에게 발견된 이후 그런 소문이 났다”면서 “난 결백하다. 그 교복은 내 아내에게만 입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저서에서 “나는 새하얀 침대보만 있으면 변강쇠가 될 수 있다”라고 밝히며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침실은 항상 흰색 침대보만을 고집한다는 어느 유명 심리학과 교수도 있고, 대부분의 남성들이 <스타워즈> 주인공인 레이아공주에 페티시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레이아공주의 헤어스타일로 침실에 들어섰던 어느 드라마의 여주인공도 있다.

이들 모두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자신의 아내 또는 애인과의 보다 나은 관계를 위해 들인 노력들을 아무도 손가락질할 수 없다. 물론 아주 명백히 비정상인 경우도 있다. “16살이라는 특정한 나이만 보면 참을 수가 없어서 단골 룸살롱에 마담이 슬쩍 알려주면 반드시 들른다”고 얘기하던 어느 대기업의 중역.


평소 성욕이 별로지만 지하철만 타면 성욕을 참을 수 없어 더듬지 않을 수 없다는 성추행범, 미성년자에게 페티시가 있다며 범죄는 저지를 수 없으니 아동 포르노 사진을 모은다는 아동성애자, 고통에 찬 비명소리가 좋다며 상대를 합의 없이 구타하는 사디스트. 이건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며 정신병 혹은 범죄에 해당한다.

많이 개선됐으나 아직 페티시에 대한 인식이 좋은 것은 아니다. 페티시는 곧 변태로 통하던 시대보다는 우리나라가 그만큼 성적으로 많이 개방됐으며 성생활의 가치나 기쁨에 더 많은 비중을 두게 됐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성생활에 활력
이벤트 활용도

변태가 되지 않는 선에서 페티시즘을 즐기고 싶다면 항상 현대의 사회적 통념 속에서 기준을 세우면 된다. 한 심리학자는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으며 누구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고 아내 혹은 애인과 쌍방 합의된 조건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자신의 페티시를 찾는다면 더더욱 나은 성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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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