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별 성형수술의 세계

못생긴 발도 예쁘게 고칩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신승훈 기자 = 한국의 성형시장 규모는 7조원에 달한다. 성형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성형 열풍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성형 열풍 속에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성형외과들의 경쟁은 치열해졌고, 이에 다양한 시술들이 계속 생겨나는 추세다. <일요시사>는 신기한 성형수술의 실태를 살펴봤다.

이색 성형 중에는 두상성형이 있다. 두상성형이란 정수리, 뒤통수 부위가 함몰되거나, 납작하거나, 울퉁불퉁하거나, 비대칭이라서 전체 얼굴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에 보형물을 삽입해 두상을 교정하고 얼굴형과 어울릴 수 있도록 교정하는 방법이다.

돈만 있으면
다 뜯어고쳐

시술 방법은 오스테오본드 혹은 메틸본드라고 불리는 보형물을 반죽해 머리의 절개부위에 넣는다. 반죽상태의 보형물을 외부에서 모양을 잡아주는 방법으로 시술이 완료된다. 두상모양이 헤어스타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뒤통수 성형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보조개 성형도 등장했다. 보조개란 말하거나 웃을 때 두 볼에 움푹 들어가는 자국을 의미하는데 보조개는 미소를 돋이게 하고 밋밋한 얼굴에 포인트를 주는 장점이 있다. 보조개는 위치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 눈 아래 위치한 보조개는 인디언 보조개로 웃을 때 광대 옆에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볼가운데 보조개, 긴 보조개, 입꼬리 보조개등이 있다.

개인의 얼굴 형태와 지방량에 따라 보조개 위치와 길이를 정하게 되는데 보조개 수술의 목적은 보조개를 통해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것이다. 수술방법은 가는 실을 넣어 보조개를 만든다. 수술 직후에는 작은 바늘자국이 보이나 시술 후 2∼3주후부터 자연스러운 보조개를 갖게 된다. 보조개 성형은 실로 고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이 피부를 놓치면 풀리게 된다. 강한 물리적 자극을 주의하고 볼에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한주의가 필요하다.


시술비용은 보통 한쪽 기준 30만∼35만원, 양쪽 50만∼60만원대를 형성한다. 보조개 성형같이 부분 시술로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시술로는 입꼬리 성형과 인중축소 성형등이 있다. 입꼬리 성형은 입 꼬리 및 입구석의 방향을 위쪽으로 올려 좋은 얼굴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있다. 강남의 모 성형외과는 입 꼬리 성형에 대해 “미소가 중요한 서비스업계 종사자나 입 꼬리가 선천적으로 처진 경우 혹은 화나거나 슬픈 인상을 주는 경우 입 꼬리 성형을 하면 개선 된다”고 말했다.

입꼬리 성형의 방법은 입꼬리에 있는 경계부분을 절개해 근육과 피부를 재배치함으로써 입꼬리를 자연스럽게 올리고 특수미세봉합으로 마무리한다. 입꼬리 성형과 함께 인중성형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인중성형이란 인중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중확대는 웃을 때 잇몸이 너무 과하게 보이는 잇몸노출증이 있는 경우에 적합하고 인중축소는 선천적으로 인중이 길어 얼굴이 길어보이는 경우나 노화현상에 의해 인중이 입술과 함께 처지는 경우에 시술을 받는다.

지방흡입수술 진화판 등장
갑바·어깨·복근도 생성

보조개, 입꼬리, 인중성형 등은 수술이 간단하고 붓기가 빠지는 시간도 눈, 코, 턱 성형에 비해 적게 든다. 개인들이 얼굴의 세세한 부분까지 성형으로 극복하려는 의지와 성형외과들의 사업성이 맞물리면서 시술영역이 다각도로 확대되고 있다. 남성들 중 미용을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남성을 위한 성형수술에는 어깨성형이 있다.

어깨 성형이란 좁은 어깨, 쳐진 어깨를 가진 남자들을 위해 실리콘 보형물을 어깨 삼각근 부위에 삽입해 볼륨을 증대시키는 것을 말한다. 어깨 성형을 하면 어깨전체가 6∼7cm정도 넓어지고, 자리 잡은 한 달 이후 일상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어깨성형은 500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남성미를 부각하기 위한 수술로는 가슴근육성형과 복근성형이 있다. 가슴근육성형은 갑바 성형이라고도 불리는데 가슴근육을 키우고 싶지만 군살 때문에 가슴근육이 드러나지 않는 남자들을 위한 시술이다.

 

지방흡입과 피하조직제거를 통해서 가슴라인을 만들어준다. 가슴근육성형이라고 하면 인위적인 보형물을 삽입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과거에 행했던 방식이고 요즘은 지방과 피하조직제거를 통한 방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복근성형의 경우도 가슴근육성형과 시술 방법이 유사하다. 또한 복부지방흡입과 일맥상통한다. 복부의 지방을 제거하고 조각술을 통해 복근이 두드러지도록 하는 것이다.


발성형의 경우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특히 북미지역의 여성들이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발볼이 좁은 부츠를 신기 위해 발볼을 좁히거나, 뾰족한 구두를 신기 위해 발가락을 잘라내거나, 굽 높은 신발을 신을 때 충격완화를 위한 발바닥에 실리콘까지 주입하는 시술이 이에 속한다.

보조개 만들고
입꼬리 올려

지 방흡입과 피하조직제거를 통해서 가슴라인을 만들어준다. 가슴근육성형이라고 하면 인위적인 보형물을 삽입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과거에 행했던 방식이고 요즘은 지방과 피하조직제거를 통한 방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복근성형의 경우도 가슴근육성형과 시술 방법이 유사하다. 또한 복부지방흡입과 일맥상통한다. 복부의 지방을 제거하고 조각술을 통해 복근이 두드러지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발가락 성형 방법은 튀어나온 발가락뼈를 잘라내 엄지발가락 길이로 맞춰주는 방법이 있다. 발가락을 발바닥 쪽에서 절개한 이후 주요 혈관이나 인대를 피해 뼈 가운데 부분을 잘라내 와이어를 끼어 고정시키는 방법이다. 보통 2주 후면 뼈가 붙고 미관상 문제도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20대 초반 대학생, 취업준비생, 결혼을 앞둔 신부를 위한 스타일 성형도 등장했다. 새내기성형은 수능이 끝나고 평소 콤플렉스라고 여겼던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은 수험생들을 위한 스타일 성형이다.
 

강남의 A성형외과는 새내기 성형이 필요한 경우에 대해 ‘예뻐진 외모로 설레는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싶은 경우’ ‘작은 눈이 콤플렉스인 경우’ ‘자연스럽게 예뻐지는 효과를 얻고 싶은 사람’ ‘항공운항과, 무용과, 연극영화과, 비서학과, 호텔경영학과 등에 진학한 경우’에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시술 내용은 자연유착쌍꺼풀, 눈 앞트임, 뒤트임, 눈매교정, 3D조각코성형 등 일체를 다룬다. 요즘 트렌드인 자연스러운 느낌의 성형을 특히나 강조한 모습이다. 해당 성형외과에서 추천한 대학교 학과를 살펴보면 대학졸업 후 사회로 나갈 때 사람을 자주 상대하는 서비스 업종이나 외적인 모습이 중시되는 예체능 계열에 대해 성형수술을 강조했다.

새내기·스튜어디스 맞춤형 시술
부부가 함께 고치는 웨딩성형도

새내기들이 대학 입학을 앞두고 성형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성형외과 원장은 “아직 10대인 수험생들은 가격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할인 이벤트를 강조한 병원에 눈길이 가기 쉽다”며 “이러한 선택은 자칫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술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직접 병원을 방문해 상담을 받고 상담을 한 의료진이 직접 수술을 집도하는지 여부 등도 살펴봐야 한다.

A성형외과는 스튜어디스 스타일 성형도 소개했다. 스튜어디스 성형은 올백헤어가 잘 어울리는 반듯하고 예쁜 이마와 단아한 이목구비가 핵심이다. A성형외과는 스튜어디스성형이 필요한 경우에 대해 ‘승무원, 아나운서, 호텔리어, 비서직 준비하시는 분’ ‘승무원 면접에서 떨어지시는 분’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싶으신 분’ ‘부드러운 호감형 인상을 갖고 싶으신 분’으로 소개하고 있다.

성형내용에는 얼굴 지방이식, 볼륨이마성형, 코성형, 쌍꺼풀성형을 두고 있다. 취업난이 날로 심각해지고 외모가 스펙으로 자리 잡은 만큼 취업준비생들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스타일 성형에는 연예인 성형도 있다. 연예인 성형은 연기자 준비생 및 가수 연습생 또는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눈에 띄게 확실하게 예뻐지길 원하는 분들을 위한 맞춤성형이다.

연예인성형은 고양이 스타일과 강아지 스타일로 나뉜다. A성형외과는 고양이 스타일에 대해 “크고 또렸한 쌍꺼풀에 살짝 올라간눈과 오똑하고 화려한 느낌의 코를 원하시는 분들이 대상”이라며 “나렵하고 매끈한 V라인 얼굴형을 만들어 드린다”고 전했다. 강아지 스타일에 대해서는 “적당한 크기의 쌍꺼풀에 부드러운 눈매와 자연스러운 반버선라인의 콧날을 원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한다”며 부드러운 V라인 얼굴형을 강조했다. 결혼을 앞둔 여성과 남성을 위한 웨딩성형도 있다.


새내기·취준생
10대 손님 북적

웨딩성형은 신부의 어깨선을 아름답게 해주는 승모근 보톡스, 가느다란 팔과 몸매를 위한 팔뚝, 복부 지방흡입, 올림머리를 어울리게 해주는 이마 지방 이식, 맑고 투명한 피부를 위한 물광 주사가 있다. 예비 남편을 위한 성형도 있는데 결혼식이 열리기 3개월 전을 기준으로 퀵광대성형, 귀뒤사각턱, 물광주사, 이마보톡스 등이 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별의별 보정속옷의 세계
몸매 자유자재로 ‘키우고 줄인다’

기존에는 '보정속옷' 하면 가슴뽕(패드)이라 불리는 가슴보정속옷 밖에 대중화 되지 않았었다.하지만 지금은 골반뽕, 엉덩이뽕에 이르기까지 점차 다양화 해지고 있다. 보정 속옷의 대표주자는 거들이다. 거들은 아랫배를 누르고 허리를 조임으로써 몸매를 날씬하게 하는 여자의 아랫도리 속옷으로 몸매교정의 기초가 된다. 허리보정 속옷은 코르셋처럼 허리를 받쳐주면서 군살을 잡아준다.

허리보정 속옷을 착용한 한 여성은 “허릿살이 많아 직장에서 여간 신경 쓰였는데 보정속옷을 착용하니 자신감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세교정도 저절로 되는 것도 마음에 든다”며 “앉아있을 때 허리를 바르게 펴고 앉아있어야 해서 좋다”고 말했다. 허리보정 속옷은 허리를 받쳐주고 형틀에 몸을 맞추는 구조이기 때문에 착용하게 되면 허리가 세워지는 효과를 보게 된다. 주목할 점은 보정속옷을 찾는 남성들도 늘어났다는 점이다.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과감히 투자하는 남자들)이 늘어나면서 여성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던 미용 제품들의 남성들의 지갑이 열리고 있다. 특히 남성 전용보정속옷은 주로 가슴과 배 부위의 몸매를 잡아주는 제품으로 결혼, 웨딩사진 촬영, 면접 등에서 급하게 몸매를 보정하고 싶은 남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한 남성들 중에는 지방흡입이나 여유증 수술을 한 후 착용하기 위해 구입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남성보정속옷 매장 관계자는 “남성전문보정속옷을 찾는 연령층은 중년층이 아닌 젊은 층이 대다수”라며 “매장을 찾는 남성손님들 대다수가 저가의 수입 보정속옷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매장을 방문해 꼼꼼하게 품질을 따져보고 착용한 뒤 만족해 한다”고 말했다.

골반·엉덩이뽕 대중화…남성들도 애용
코끝 올리는 코뽕 뒤통수 올리는 헤어뽕

여성들이 착용하는 골반뽕은 일자몸매 때문에 자신이 없는 여성들이 주로 애용한다. 거들 양쪽 골반에 패드가 들어가 있는 형태다. 골반뽕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의 설명에 따르면 ‘볼륨뽕을 넣기만 하면 5초 만에 S라인이 생긴다'는 표현처럼 골반뽕을 착용한 뒤 겉옷을 입으면 감쪽같이 몸매가 보정이 된다. 엉덩이뽕도 여성들이 주로 찾는 아이템이다.

애플힙이라는 신조어가 있을 정도로 엉덩이에 대한 관심도 높다. 엉덩이뽕은 두 가지로 하나는 엉덩이팬티이고 다른 하나는 거들팬티에 엉덩이 뽕을 넣은 것이다. 둘의 외견상 차이는 없지만 일체형이냐 분리형이냐의 차이가 있다. 이 외에도 이색 뽕으로 코뽕이 있다.

코뽕은 엄지손톱 크기에 길다란 타원형의 부목을 말하는데 코에 삽입해 사용한다. 코끝을 올리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뽕을 착용한 한 여성은 “착용한 코와 착용하지 않은 코를 비교하면 확실하게 코끝이 높아진다”며 “수술 없이도 코를 높일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코 모양을 일시적으로 높이려고 했다가 코뽕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코뽕은 막대를 이용해 무리해서 코를 올리기 때문에 접촉 부위에 출혈이나 감염에 따른 염증이 유발될 수 있다. 그리고 아직 코가 성장 중인 청소년들이 사용할 경우 코가 정상적으로 발육하지 못하고 변형된 상태로 자랄 수 있다고 알려진다.

운동 등 격렬한 활동 중에 코뽕을 착용하거나, 착용 후 취침을 하면 위험한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코뽕 이외에 이색 상품으로는 헤어뽕이 있다.

헤어뽕은 일종의 붙임머리와 유사한 효과를 내는 제품이다. 헤어뽕은 뒷머리, 옆머리 등에 부착해 머리에 볼륨을 주는 상품으로 머리카락이 긴 여성들이 사용하기에 유용하다. 헤어뽕 착용방법은 먼저 뒤통수 쪽 머리카락을 잡고 올린 다음 헤어 뿌리쪽에 헤어뽕을 부착한다. 그 다음에 머리카락으로 덮어주면 헤어뽕 착용이 완료된다. 헤어뽕은 바람에 날리는 것을 조심해야하고 착용 후에는 머리를 묶어두는 것이 안전하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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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