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지금…기업 덮친 사정폭풍 내막

대기업 탈탈 털어 정치인 싹 잡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신승훈 기자 = 20대 총선 이후 검찰의 사정바람이 매섭다. 먼저 대형 건설사 4곳과 부영그룹이 검찰의 타깃이 됐다. 올해 박근혜정부가 4년차를 맞이한 가운데 앞으로 검찰의 칼끝이 어디를 향할지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19일 검찰은 ‘철도공사 입찰담합’과 관련해 대형 건설사 4곳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이준식)는 지난 19일 평창올림픽을 위한 원주∼강릉간 철도공사에 참여한 한진중공업과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KCC건설 등 건설업체 4곳에 검사와 수사관 등 60여명을 보내 동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내사 끝내고…
기업 수사선상

검찰 관계자는 “공정위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지 않았다”며 “검찰이 인지수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SK건설 담합 사건 이후 다양한 인지수사를 펼쳐왔고 이번 수사도 그런 활동의 연장”이라며 “검찰이 기계적으로 수사의뢰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인지수사도 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이는 검찰이 대기업 수사에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건설사 4곳의 압수수색을 통해 회계장부, 입찰관련 서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고 이를 분석해 혐의를 입증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전 구간 길이가 58.8km에 달하고 사업비는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철도시설공단은 2013년 초에 발주한 강원도 원주∼강릉 간 철도공사에서 4개 건설사가 입찰을 담합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이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철도시설공단 등에 따르면 4개 건설사가 제출한 입찰금액 사유서는 내용이 서로 완전히 일치했다. 또 각 공구별로 1개 건설사씩 낙찰받을 수 있도록 입찰금액을 저가로 써내는 방법으로 담합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
 


각사가 발주처에 제출한 입찰사유서의 설명 부분과 글자 크기, 띄어쓰기 등 금액을 제외한 문서내용·양식이 완벽하게 일치해 철도공단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입찰금액 사유서를 4개 업체가 제출했는데 내용과 양식이 모두 동일했고 입찰 담합을 의심할만한 투자 패턴이 나타났다”면서 “계약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계약 체결 여부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당시 계약심의위원회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건설사들과 소송이 벌어져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을 염두해 계약을 체결키로 한 것으로 알려진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해당 건설사 임원을 불러 담합 여부에 관해 물었지만 모두 부인했다”면서 “발주처 입장에서는 조사권이 없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에 공정위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선거 끝났다” 칼 빼든 검찰
심상찮은 칼날…비리 정조준

입찰금액 사유서라는 것이 수십 쪽에 달하는 보고서가 아니라 한두 쪽 정도 간단한 내용을 담는 것이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서로 참고한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A건설사는 “사유서를 낼 때 건설사들끼리 서로 어떻게 냈는지 물어보고 대충 맞춰서 낸 것이지 어떤 이익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문제는 부당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인데 글자와 내용이 좀 같다고 담합이라고 하기에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철도공단 측은 “그런 것을 관행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그동안 담합하는 관행이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번 입찰담합 건이 사실로 밝혀져 수천억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받게 되면 실적악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수년전 벌어진 담합 건이다. 수출 외에 내수로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산업이 바로 건설업”이라며 “고용이라는 관점에서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과징금 폭탄을 거두고 규제개혁에 정부가 앞장서는 등 업계 살리기에 동참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20대 총선이 끝난 뒤 검찰발 기업 사정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이와 별도로 공정위는 2005년 한국가스공사가 삼척·평택·통영 LNG저장탱크 건설공사 시공사로 선정한 대림산업,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등 3개 컨소시엄에 대해 입찰담합 혐의를 확인하고 13개 건설사에 심사보고서를 보냈다.

공정위는 상반기 중 전원회의를 열어 위법성 여부와 제재 수준을 결정할 계획이다. 건설사들의 입찰담합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지난해 자정결의대회에서 대국민 사과를 통해 밝힌 삼진아웃제, CEO 무한책임 등을 이행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민간임대주택 1위에 올라있는 부영그룹의 이중근 회장은 수십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가 세무당국의 조사에서 드러나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앞으로 이 회장과 부영그룹 관계자들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국세청은 부영주택이 법인세 수십억원을 포탈한 혐의를 발견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12월 서울청 조사4국을 파견해 부영주택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21일 특수1부에 배당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재계 잔뜩 긴장
사업 차질 예상

특수부에 배당한 배경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공정거래조세조사부에 배당하지 않은 것은 해당 부서의 사건 적체가 심하기 때문”이라며 “우선은 고발사건 위주로 살펴볼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검찰 안팎에서는 사정당국이 부영과 관련한 비리첩보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사정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으며, 국세청의 고발 전에 이미 부영과 관련한 비리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1000억원대 세금부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조세 포탈 혐의뿐 아니라 부영주택의 외국 송금 의혹들도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은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것과 별도로 세무조사 결과 부영주택 등이 캄보디아에 송금한 자금의 흐름에 수상한 점을 적발해 부영 측에 수백억원대의 추징금을 통보할 방침이다. 이에 부영 측은 “일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그간 세금을 충실히 내왔으며 고의적으로 탈세한 일은 없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에 충분히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도 올해 초 전직 부영그룹 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2·3차례 불러 조사하는 등 자체적으로 수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은 국세청 조사내용과 함께 차명계좌를 통한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 국민주택 사업과정에서 부당하게 세금을 감면 받았다는 의혹 등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영그룹은 1983년 3월 설립돼 임대주택 사업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현재 이 회장의 부영에 대한 지분은 93%이상을 차지한다. 부영은 올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진단지정 결과 자산 총액이 20조4000억원으로 재계 순위 21위에 올라 있으며, 부영그룹은 호텔업과 레저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오투리조트를 매입했고 임대사업을 위해 서소문 삼성생명 본관 건물도 함께 사들였다. 경남 진해 글로벌테마파크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가운데, 마산 해양신도시 복합개발 시행자로도 참여해 지방까지 전방위로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번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진행 중인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불어 해외에서 활발하게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온 이 회장의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에도 아프리카 르완다까지 직접 건너가 디지털 피아노와 칠판 등을 기증하는 등 친선활동과 교육지원사업을 벌여왔다.


부영그룹은 이번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추진 중인 대형사업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 중이며 검찰에서 아직 우리 쪽에 따로 통보한 내용은 없다”며 “그동안 고의적으로 탈세한 일은 없다”고 했다.

부영 비자금 추적
건설사 담합 도마

수사선상에 오른 부영은 임대아파트 분양 때 1조6000억원대 폭리를 취했다는 이유로 줄 소송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과 청주지법, 부산고법 등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부영과 계열사 부영주택, 동광주택 등을 상대로 낸 소송을 심리 중이다. 임대아파트 분양 전환가격을 높게 책정해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것이 분쟁의 이유다.

공공임대아파트 분양가를 둘러싼 분쟁은 임대주택 분양 전환가격을 산정하는 기준에 의해 불거졌다. 문제는 건축비는 ‘상한 가격을 국토부가 고시한 표준건축비로 한다’고만 언급돼 있을 뿐 구체적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이로써 임대아파트 사업자들은 관행대로 표준건축비를 건축비로 계산해 분양전환가를 정해 법 테두리 안에서 가장 높게 책정할 수 있는 금액을 적용했다.

대법원은 2011년 LH와 임대주택 입주민 간 소송에서 분양 전환가격의 건설원가는 표준건축비가 아닌 ‘택지비와 건축비의 합’이라고 보고 입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임대아파트 사업자들 대상으로 한 줄 소송이 이어졌다. 부영도 전국적으로 소송을 당했다.
 

부영 측은 공기업으로써 분양 전환가격을 정하는 LH와 달리 민간 사업자인 부영은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잇달아 패소했다. 지난해 7월 청주 상당구 금천동 부영1단지와 부영5단지 아파트 주민 500여명이 낸 소송에서 “부영은 주민 1인당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일부 소송에서만 부영이 승소했을 뿐이다.


검찰의 칼끝은 줄기세포 업체 STC라이프도 겨냥했다. 검찰은 줄기세포 업체 STC라이프의 이계호 회장(57)의 수십억대 조세포탈·혐의도 포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세무당국은 이 회장의 10억원대 조세포탈 정황을 잡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이 회장이 법인자금을 유용한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초로 만능 줄기세포를 만들고, 이를 활용한 화장품을 제조, 판매해 주목받던 STC라이프는 코스닥 상장 20여년 만인 지난 2011년 상장폐지됐다.

이 회장은 2004년 1500억원대 다단계 사기를 벌인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2009년에는 모 종합일간지 회장이 STC라이프 전환사채 60억원을 인수한다는 미공개 정보를 입수한 뒤 지인 명의로 주식 4만9000여주를 산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지난 2014년 만능 줄기세포를 췌장세포로 분화시키는 연구에 성공하는 등 재기를 시도했지만 이번에 다시 검찰에 비리가 포착된 것이다.

진짜 타깃은…
정계 검은고리?

검찰의 연이은 기업 사정 수사에 한 법조계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검찰 내부의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각종 수사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주변에선 총선이 끝난 만큼 물밑에서 진행됐던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도 앞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재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회에 뜬 ‘재벌 저격수’

노회찬, 채이배…대기업 긴장

재계는 제20대 국회에서 활동하게 될 ‘재계 저승사자’들에 주목하고 있다. 원내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영선 의원이 4선에 성공했다. 박 의원은 당내 재별개혁특별위원회를 이끌며 주요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등을 문제 삼아왔다.

야권의 재벌 저격수로 유명한 정의당 심상정, 노회찬 의원이 각각 3선에 성공했다. 대기업 지배구조에 대해 강성기조를 보여온 공인회계사 출신 국민의당 채이배 당선자의 활약도 지켜볼만 하다.

재계 개혁파 대거 입성

채 당선자는 “기업의 일감몰아주기,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 행위”라며 “19대 국회 연장선상에서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려 한다”고 예고했다. ‘대기업 갑질’에 목소리를 높였던 ‘을지로위원회’의 우원식 의원도 3선에 성공해 재계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서영교 당선자도 지난해 8월 ‘대기업 복합쇼핑몰 규제법’을 발의하는 등 재벌 규제 강화에 앞장선 인물로 꼽힌다. 이밖에 박범계·원혜영·이언주 등 19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 상당수가 이번 총선에 대거 당선된 점도 재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재계에서는 ‘여당 내 재계저격수’로 불리는 이혜훈 의원의 국회입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혜훈 전 의원은 여당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특별범죄가중처벌법과 기업지배관련법 을 강조해 왔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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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