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2 11:05
“도대체 누가 이 죽음에 책임이 있는가. 난 할 수 있는 수사에 최선을 다했다.” 그랬을 뿐인데 항명죄가 붙었다. 박정훈 대령은 사실 그대로를 조사해 보고했다. 채수근 일병의 죽음에 사단장의 책임을 묻겠다는 조사 결과가 담겨있었을 뿐이다. 국방부는 ‘사단장의 책임을 묻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여전히 국방부는 은폐·조작을 하겠다는 것인가? 군 수사는 ‘정녕’ 정직할 수 없는 것인가? 아래는 글 싣는 순서다. <편집자 주> ①헛발질의 전환점 ②군사경찰의 고백 ③국회 국방위원 배진교의 직언 ④군판사가 경험한 군사법원 무용론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지휘계통이 있어 하지 말라면 못했다. 아예 사건을 들여다볼 수 없고 이미 그 사건은 끝났다.” 박지훈 변호사가 군판사로 복무하던 중 겪었던 경험이다. 의욕을 갖고 있어도 결국 윗선서 결재해주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팔이 안으로 굽듯이 군대서의 재판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 희생되고 나서야 군대는 뒤늦게 개선책을 내놨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제도가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계급사회라는 특성상 개입 여지는 남아있다. <일요시사>는 전직 군판사 출신인 박지훈 변호사와 전직 군법무관 출신 변호사를 만나 군사법원과 민간법원의 차이, 개선할 점 등을 물었다. 국방부 장관이 군판사 임명 박 변호사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군법무관으로 의무복무 했다. 2001년 15회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했고, 33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육군중앙수사단 검찰관, 법무참모, 육군군사법원서 군판사를 지냈다. 2004년부터 군법무관으로 복무했고, 당시 신설된 국방부 인권담당 대책 법무관으로 복무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군 인권개선을 위한 법 개정 초안에 관여한 인물이기도 하다. 군판사는 법조인이 의무복무 하기 위해 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부분의 사람은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경찰이 도와줄 것이라는 기본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다. 경찰은 공권력의 상징이며 ‘민중의 지팡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문제는 이 믿음이 깨졌을 때 발생한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피해자가 짊어져야 한다. 오는 14일은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이 1주기를 맞는 날이다. 지난해 9월14일 서울교통공사 여직원이 자신의 근무지인 지하철 2‧6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서 동료 직원에게 무참히 살해됐다. 가해자 전주환은 피해자에 대한 불법 촬영과 스토킹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 선고를 앞둔 상태였다. 최후의 보루 신당역 사건은 스토킹 범죄에 경각심을 일깨웠다. 스토킹으로 시작해 살인까지 이어지는 범죄가 신당역 사건 이후에도 끊이지 않으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피해자의 신변을 현행보다 더 강력한 법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변화는 더뎠다. 지난 6월 스토킹 범죄에 대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안이 국회 본회의서 통과됐다. 신당역 사건 이후 9개월 만이다. 당초 스토킹 범죄에는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방사능 노출에 관한 우려도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일부 시민들은 불안한 마음에 방사능 측정기를 구입했다. 오염된 수산물은 피하고 싶은 심정이다. 문제는 측정기의 정확도가 의심스럽다는 점이다. 피복된 생선의 껍질을 벗겨야 정확한 검증이 가능하다. 일본이 오염수 처리 방안으로 제시한 ‘해양 방류’를 결정한 지 2년이 지났다. 인체에 문제가 없을 만큼 희석해 방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오염수 내 유해 핵종을 처리한다는 의미다. 오염수에는 크게 삼중수소, 세슘, 스트론튬, 플루토늄 등이 들어 있다. 이 중에서 삼중수소는 물과 화학적 성질이 같아 분리하기 어렵다. ALPS의 효용성이 의심받고 있어 안전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사람 몸에도? 서균렬 서울대학교 원자력공학과 명예교수는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휴대용 측정기는 잡음까지 측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방사능 측정기기가 오염수와 무관한 자연 감마선까지 잡아낸다는 뜻이다. 애초에 수산물이나 사람 몸에는 칼륨40이라는 방사성 물질이 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최근 식품 ‘위생’ 논란이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위생 인증 마크인 ‘해썹(HACCP)’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대다수의 유통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외치며 회사 이미지를 가꾸고 있지만 위생 문제는 끊이지 않고 계속 일어나고 있다. 실제 작년에만 스타벅스의 샐러드에서 나온 지네, CJ제일제당 만두에서 나온 고무장갑, 던킨 도너츠의 제작 환경 내용이 담긴 영상 공개, 진성푸드의 순대 제조업체의 내부 공정 영상, 홈플러스 쿠키에서 발견된 벌레 등 위생 문제들이 떠올라 논란이 됐다. 식품과 관련된 사업에는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수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위생은 곧 안전이다. 소비자들은 기업의 저명도가 클수록 믿고 식품을 소비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위생 문제가 논란이 되자 이들 기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가 흔히 ‘깨끗하고 안전한 식품을 만드는 곳’이라는 인식을 하게 하는 해썹의 신뢰성에도 금이 가고 있다. 가공식품 중 해썹이라는 인증마크를 많이 볼 수 있다. 해썹은 1995년 도입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으로 위생관리 시스템을 갖춘 기업에 정부가 인증해주는 제도다. 그러나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