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3.03 10:09
최근 서울 강북 지역 한 모텔에서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에 대해 경찰이 신상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번 비공개 결정은 법과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되지만, 과연 이번 판단이 국민의 법 감정과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적잖은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흉악 범죄가 반복되고 있는 현실에서 신상 비공개 방침이 과연 누구를 위한 보호인지, 사회 전체의 안전이라는 더 큰 가치와 충돌하는 지점은 없는지 냉정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현행 제도상 신상 공개 여부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근거해 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범행의 잔혹성, 증거의 명백성, 국민의 알 권리 및 재범 방지 필요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 대상이다. 즉, 신상 공개는 감정적 응징이 아니라 법이 허용하고 있는 제도적 장치다. 그럼에도 이번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에 대해서는 공개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공개 기준이 과연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는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충분히 이뤄졌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중대 강력범죄에 대해 제한적이지만, 신상을 공개해 왔다. 예컨대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나 ‘신림역
올림픽은 전 세계인의 축제다. 국가와 이념, 세대를 넘어 모두가 함께 즐기는 공공재적 성격의 이벤트다. 특히 동계올림픽은 한국에서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피겨 여왕’ 김연아, ‘빙속 여제’ 이상화, ‘빙속 황태자’ 모태범, ‘스켈레톤 금메달 리스트’ 윤성빈, 쇼트트랙 대표팀 등 수많은 영웅들이 탄생하며 국민적 열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번 2026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이하 코르티나올림픽)은 벌써 닷새가 지났으나 과거와 같은 분위기는 좀처럼 감지되지 않고 있다. 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JTBC의 독점 중계 구조다. 물론 독점 중계 자체가 문제의 전부는 아니다. 방송사는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중계권을 확보한다. 시장 논리로 보면 이는 계약의 결과로, 절대 비난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 그러나 올림픽은 단순한 상업 콘텐츠가 아니다. 월드컵과 더불어 가장 공공성이 강한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다. 이처럼 공공적 성격이 짙은 행사를 특정 채널 하나에 묶어두는 것이 과연 국민적 접근성과 관심을 높이는 방식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과거 KBS, MBC,SBS 지상파 3사가 나눠 중계하던 시절을 떠올려보자. 각 방송사들은 각자의 해설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1호’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10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사법부의 중처법 위반 무죄 판결은 단순히 한 기업인의 사법적 판단을 넘어, 한국 사회의 기업 지배구조와 산업재해 책임, 사법 정의의 기준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되묻게 만든다. 재판부는 “형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그 판단이 과연 사회적 상식과 정의의 감각, 그리고 반복돼 온 산업 현장의 비극까지 충분히 고려했는지는 의문이다. 이번 판결에서 가장 큰 쟁점은 ‘알고 있었는가’와 ‘통제할 수 있었는가’였다. 법원은 정 회장이 구체적인 위험 상황을 인지하고도 이를 방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많은 시민들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대기업 집단의 총수는 언제부터 현장의 안전과 무관한 존재였는가? 수천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수십여개의 계열사가 동일한 위험 구조 속에서 운영되는 기업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책임은 어디까지로 축소될 수 있나? “몰랐다”는 말의 면죄부화 한국의 산업재해 판결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논리는 ‘직접 지시·직접 인지의 부재’다. 최고경영자는 보고를 받지 못했고, 현장
6·3 지방선거가 다가오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전현희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화끈한 첫 공약을 제시했다. 바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철거와 그 자리에 대규모 복합시설 ‘서울 돔 아레나’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공약은 정치권과 언론, 여론의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서울시의 대표적 랜드마크 철거를 둘러싼 논쟁을 본격화한 모양새다. 지난 2일, 전 의원은 DDP를 “오세훈 서울시장의 전시성 행정의 대표 사례”라면서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 자리에 K-팝 공연, 야구·축구 경기, e스포츠 등 각종 행사가 가능한 다목적 아레나를 세워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상징적 가치·문화적 의미 무시돼 DDP는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건축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이다. 세계적인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이 건물은 곡선과 흐름으로 이루어진 외관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었고, 서울의 문화·디자인 허브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전 세계 건축 매체에서도 “서울의 현대적 도심 이미지”로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에 따르면 DDP는 10여년간 1000건 이상 전시를 개최했으며, 서울패
부평역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 노선 수직 환기구(장대수직환기구, #6번)의 이전 설치 공사가 시작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해당 환기시설은 앞서 십정3 재개발구역에 설치하기로 했다가 돌연 백운역 인근 백운공원으로 이전 공사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인근 지역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안내나 설명이 동반되지 않은 데 있다. GTX는 수도권 교통난 해소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우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 발생하는 각종 부대시설의 입지 선정 과정에서 언제나 주민 삶의 질과 정면으로 충돌해 왔다. 이번 백운공원 환기시설 설치 논란 역시 ‘왜 하필 인근 전철역의 공원이냐’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백운공원은 단순한 녹지가 아니다. 백운역 일대 주민들에게 이곳은 도심 속에서 숨을 고를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뛰놀고, 어르신들은 산책로를 걸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런 공간 한복판에 대형 환기시설을 설치하겠다는 발상은, 행정 편의가 주민 생활을 얼마나 가볍게 여겨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환기시설은 ‘보이지 않는 시설’이 아니다. 구조물 자체의 규모는 물론이고, 환풍기 소음, 진동, 미세먼지 재비산, 유지·보수
‘민주주의의 꽃’이 선거라면, 그 선거를 통해 탄생한 권력이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지 감시하는 최후의 보루는 인사청문회다. 최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인사청문회 불발 사태는 우리 정치권이 협치라는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채, 얼마나 위험한 독주와 정쟁의 늪에 빠져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공직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결코 시혜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주권자인 국민이 부여한 준엄한 명령이며, 고위 공직자가 갖춰야 할 도덕성과 직무 수행 능력을 확인하는 최소한의 예의다. 그러나 이번 청문회 불발은 여야의 대립 끝에 검증 실종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이는 단순히 한 명의 인사를 임명하느냐 마느냐의 차원을 넘어, 헌법 정신과 의회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태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혜훈 후보자가 국회에서 요구한 검증 자료를 일부만 제출하는 등 충분하지 않다며 진짜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청문회를 반대하고 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증 자료를 일부만 제출한 것에 대한 지적은 가능하지만 검증을 위한 청문회는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이 후보자가 청문회 자리에서 국민에게
정치는 책임의 예술이자 소통의 과정이다. 특히 공당의 결정에 의문이 제기됐을 경우, 성실히 답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증명하는 것은 당원의 기본적 책무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 내에서 벌어지는 장동혁 대표의 ‘재심 소명’ 제안과 한동훈 전 대표의 ‘소명 거부’ 행보는 보수 정당이 지향해야 할 책임 정치의 본령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한쪽은 알량한 절차적 과정으로 본질을 흐리고, 다른 한쪽은 침묵으로 당내 민주주의를 질식시키는 모양새다. 장 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의 제명 처리에 대해 “재심 기간까지 최고위원회 징계 의결을 하지 않겠다”며 공정성 논란을 피했다. 얼핏 보면 한 전 대표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관용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책임 회피를 위한 정교한 알리바이에 불과하다. 재심이 의미를 가지려면 우선 선행된 결정의 근거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어떤 기준에서 미달했는지를 알아야 소명도 가능하다. 앞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 14일, 가족 명의의 조직적인 비방, 여론 왜곡, 증거인멸의 우려 등 당원게시판을 통한 여론조작 및 업무 방해를 이유로 제명을 의결했다. 윤리위는 윤석
지난 13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이 구형됐다는 소식은 한국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던졌다. 이날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은 재판부에 법정 최고형인 사형 선고를 요청하며, 이 사건을 “헌정 질서 파괴의 극단적 사례”라고 규정했다. 한국 형법상 내란죄의 법정형은 사형·무기징역·무기금고로 정해져 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행위가 단순한 권력 남용이나 일탈이 아니라, 헌법적 질서를 근본적으로 뒤흔든 반헌법적 폭거라고 판단했다. 그는 지난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려 한 시도가 헌정 체제를 파괴하려는 시도였다는 혐의로 기소됐으며, 특검은 설계 및 집행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법정 최고형 구형은 단순한 형량 선택을 넘어 사회적·법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은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은 중단된 상태지만, 여전히 사형제를 명문화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실제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법조계는 사형 구형 자체를 극단적 비상 상황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특검의 사형 구형은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 현대사에서 하나의 이정표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전직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 사회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병기 의원 공천 과정에서 금품수수 논란 등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휴먼 에러”라는 표현으로 해명한 것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 정 대표는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저도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생각이 들었는데, 이 외에는 다른 일은 없다고 믿고 있고 없기를 바란다”면서도 “시스템 에러라기보다는 휴먼 에러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의 발언은 공천이라는 민주주의 핵심 절차를 바라보는 집권여당 지도부의 인식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으로 꼽힐만 하다. 정당 공천은 실수가 반복될 수 있는 행정 처리나 기술적 입력 오류가 아닌,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정치의 심장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 무게와 책임을 ‘사람이니까 실수할 수 있다’는 말로 가볍게 덮으려는 태도는, 시민의 선택권과 정당 민주주의를 동시에 경시하는 발상이기도 하다. 게다가 정 대표의 해명은 문제의 본질을 비껴가는 동시에 무책임하게 들릴 수 있다. 김 의원 공천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절차상의 착오가 아니라, 공정성·투명성·책임성이라는 공천의 기본 원칙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커피숍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당연하게 제공되던 일회용컵이 더 이상 ‘공짜’가 아니게 됐다. 정부가 지난 17일부터 환경 보호를 명분으로 커피숍의 일회용컵 무상 제공을 금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일회용컵을 제공받기 위해서는 매장에 100~200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플라스틱 일회용컵 가격을 얼마나 받을지 가가게 자율적으로 정하되, 100~200원 정도는 되도록 생산원가 등을 반영한 ‘최저선’은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후부에 따르면 일회용(플라스틱컵) 시장 가격은 50~100원, 식음료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가격은 100~200원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일부 매장에서는 컵을 유상으로 판매하거나 텀블러 사용을 사실상 강제해야 하는 분위기마저 형성되고 있다. 취지는 이해하나 일회용컵 무상 제공 금지 정책이 과연 환경을 위한 합리적 대안인지, 아니면 또 하나의 행정 편의적 규제이자 소비자 부담 전가에 불과한지는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 정책은 ‘환경 문제의 책임을 지나치게 개인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일회용컵 사용이 늘어난 원인은 소비자의 도덕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휩싸이자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귀국길 공항 기자회견을 자처한 후 해당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고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부인했지만, 정부와 부처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 사의를 선택했다. 장관직 사의가 일견 공직자의 책임 있는 처신으로 받아들여질 수는 있다. 그러나 이 결정은 단순한 개인적 결단을 넘어 정치적, 제도적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다. 이번 사퇴와 관련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비판적 관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무죄추정원칙 뒤흔드는 ‘사퇴 압박’ 혐의를 부인한 상태에서의 사퇴는 법치주의의 핵심 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 전 장관은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반복해 부정하며, 장관직을 내려놓고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같은 선택은 공직자가 혐의를 밝히기 전에 스스로 권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전 장관 본인이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언급한 대목은, 사실상 의혹을 부인하고 있음에도 사퇴를 선택해야 하는 현실을
가짜 뉴스가 사회에 끼치는 해악은 너무도 분명하다. 허위 정보들이 선거판 전체를 흔들고,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며,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는 현실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특히 유명 연예인이나 정치인 또는 특정 단체 등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의혹 제기 형식으로 도배되면서 이들이 받는 고통과 피해는 도를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선 ‘가짜 뉴스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의해 통과됐다. 개정안은 고의 또는 중과실로 불법 또는 허위 조작 정보를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포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법원에서 불법·허위 조작 정보로 판결된 정보를 2회 이상 유통한 경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최대 10억원 범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가짜 뉴스 근절이라는 명분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와 언론 자유의 근간을 뒤흔드는 방향으로 설계돼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우려도 공존한다. 이 법이 향하는 방향은 ‘가짜 뉴스와의 전쟁’이 아닌 ‘권
지난 6일, 배우 조진웅(조원준·49)은 10대 시절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배우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겠다. 지난 과오에 대해 져야 할 마땅한 책임이자 도리”라며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매체 <디스패치>의 ‘소년범’ 보도를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이번 조진웅의 은퇴 선언은 그의 팬들은 물론, 국내 영화 업계에게도 충격이 상당했다. 수십년 전의 과거라 할지라도 그가 대중 앞에 다시 등장할 때마다 피해자나 당시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또 다른 고통과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결단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단순한 ‘과거사 폭로→민낯 고백→은퇴’의 공식으로만 끝나기엔 너무 많은 의미를 남긴다. 왜냐하면 이 논란은 우리 사회가 미성년 시절 저지른 중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한 연예인, 또는 공인의 재기 가능성에 대해 어떤 잣대를 들이대 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즉, 이 사건은 단지 개인 한 명의 인생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의 ‘소년범’ 인식, 사법제도
최근 자택에 침입한 강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가해진 애프터스쿨 출신의 배우 나나(임진아)의 대응이 정당방위 결정으로 나오자 의아해하는 반응이 뜨겁다. 구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6시쯤, 30대 남성 A씨는 흉기를 든 채 나나 자택에 침입했고 이를 막기 위해 나나와 모친이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흉기에 의한 턱 부위 열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침해가 있었고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심각한 상해를 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피해자들의 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표면적으로는 시민의 안전권을 보호한 합리적 판단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연한 결과’라는 호응과 함께 ▲정당방위의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점 ▲자력방어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 ▲안전의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구조적 문제 등 여러 불편한 질문을 남겼다. 형법 제21조(정당방위) 1항에 따르면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해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2항에는 방위행위가 그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던 제46회 청룡영화상이 현빈·손예진 부부의 남·여우주연상 시상으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날 남우주연상은 <하얼빈>(감독 우민호)에 주연(안중근 의사역)으로 출연했던 현빈이, 여우주연상은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에서 ‘미리’를 연기했던 손예진이 각각 수상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솔직히 어제 청룡 여우주연상은 박지현 줬어야 하는 거 아니야?” “다 그들만의 리그라…” “손예진 영화가 뭐가 있었죠?” “손예진, 현빈이 주연상을 받았다고요? 이해가 안 가네요” 등의 비토 목소리가 나왔다. 이렇듯 올해 청룡영화상 시상식을 두고 “한국 영화의 축제”라고 자신 있게 말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화려한 조명 뒤에서 드러난 것은 한국 최고 시상식이라는 간판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스타 이벤트 중심의 이해할 수 없는 결과물이었다. 이번 시상식은 특히 손예진·현빈 부부의 ‘첫 동반 주연상 수상’이라는 기록으로 모든 장면을 덮어버렸다. 역사에 남긴다며 포장하겠지만, 많은 관객과 영화 관계자들에게 이번 사건은 우연이 아니라 의도된 장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이들의 수상이 전혀 납득되지 않는
최근 유통업계가 쿠팡의 새벽 배송을 사실상 금지해야 한다는 일부 노동단체의 주장으로 들끓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등은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초심야시간 배송 제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새벽 배송이 전면 금지는 아니”라면서도 “건강권을 고려해 조기 출근조와 오후 출근조로 나눠 주간으로 배송하자는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부 노조에서 ‘건강권’을 이유로 민간 기업의 택배 시스템에 ‘배 내놔라 감 내놔라’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양대 노총인 한국노총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새벽 배송 전면 금지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단계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택배기사들의 건강권 확보’라는 새벽 배송 금지 취지는 다소 그럴듯해 보인다. 노동자의 휴식권을 보장하고, 심야 물류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책은 명분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현실을 무시한 채 이뤄지는 행정은 결국 소비자 불편, 일자리 감소,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역효과를 낳기 마련이다. 이번 금지
검찰의 최고 책임자는 단지 형식적 직위가 아닌, 공정과 정의의 상징이다. 그런데 최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항소 포기 결정 이후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사법연수원 29기‧대검찰청 차장)이 휴가를 내고 사퇴 압박 속에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검찰 내부 구성원은 물론 국민의힘 등 정치권까지 “책임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항소 포기 사태는 단순히 한 개인의 거취 문제를 넘어 검찰 조직의 신뢰성과 수사·기소 시스템의 작동 방식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던진다. 우선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가운데 권한대행이 핵심 결정을 주도한 모양새가 문제다. 검찰은 지난 7일 이 사건에 대해 항소를 포기했다. 이 같은 결정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법리 검토, 선고 결과, 책임자 판단 등 항소 포기의 근거가 투명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것도 명확하지 않다. 노 권한대행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박재억 수원지검장을 비롯한 다수의 검사장들이 내부망을 통해 “항소해야 한다고 판단했으면 누구든 각오하고 서명했어야 한다” 등의 공개 비판은 한번쯤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항소 포기 이후 조직 내부에서 거취 표명이 요구되는 것은, 단순히 ‘결정 실수’가 아닌 ‘검찰 권
4일, ‘국정 대토론의 장’이 돼야 할 국회 시정연설 자리가 거대한 공백으로 점철됐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도 새해예산안과 민생·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을 찾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국회 제1야당인 이들은 ‘야당 탄압’이라는 명분 아래, 보이콧이라는 극단적 조치를 선택한 것이다. 이 같은 선택이 과연 국민을 위한 야당의 책임 있는 모습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태의 출발점은 국민의힘이 전날 의원총회를 통해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린 데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 마스크와 손팻말을 들고 ‘야당 탄압’ ‘불법 특검’ 등 구호를 외쳤다. 물론 그런 식의 행동이 그들 나름대로의 저항 방식일 수는 있다. 그러나 대통령 시정연설이라는 국가 의사소통 채널을 스스로 거부한 선택은 여러 면에서 정치적 자해이자 직무유기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정부예산안 시정연설은 정부가 앞으로 1년간의 국정 방향을 국민과 국회에 설명하고, 입법 및 예산 논의를 촉발하는 중요한 제도적 절차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불참함으로써 그 절차적 의미가 반쪽으로 왜곡되고 말았다. 실제 연설장 뒷자리가 텅 비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
공직자의 가족 경사(慶事)는 분명 축복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 경사의 과정에서 공적인 책임과 사적인 영역이 뒤섞일 때, 우리는 ‘축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불편한 권력의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이번에 불거진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 딸 결혼식 축의금 논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딸 결혼식 때 일부 기업·언론사 관계자 등이 일정 금액의 축의금을 최 과방위원장에게 전달했는데, 본회의 도중 보좌진에게 이름과 금액이 적힌 명단을 텔레그램 메시지로 보내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최 과방위원장 측은 “상임위원회 관련 기관·기업으로부터 들어온 축의금과 평소 친분임에도 관례 이상의 액수가 들어온 부분을 즉시 반환하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보좌진을 시켜 사적 일을 시켰다” “축의금은 돌려줘도 뇌물일 수 있다”는 등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번 축의금 사안을 통해 우리는 단순히 ‘한번의 결혼식에서 발생한 축의금’이라는 수준을 넘어, 공직자 가족 경사의 주변에서 벌어질 수 있는 권력의 일탈, 책임의 흐트러짐 및 관련 제도의 빈틈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축의금이라는 경조사 비용이 왜 문제되는가
금융감독원장은 금융 시장과 금융기관들을 감독·감독하는 수장이다. 국민의 자산 보호, 금융권의 건전성 유지, 소비자의 신뢰 확보 등의 핵심 과제를 떠앉는 자리다. 이 같은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이찬진 금감원장이 서울 강남 우면동의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이번 아파트 2채 보유 문제는 단순히 개인 재산의 문제가 아니다. 감독기관을 이끄는 수장이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공적 책임’과 ‘사적인 이해’ 간에 괴리가 있음을 드러내는 상징적 장면이다. 물론, 금융 감독기관의 기관장이 아파트 2채를 소유하지 말라는 법은 그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국민 정서나 눈높이는 현실과 다르다. 게다가 최근 이재명정부는 서울 전역과 과천·성남 등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허래허가구역’으로 묶는 이른바 ‘삼중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정부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것으로 “부동산으로의 자금 쏠림을 막아야 한다” “가계대출이 위험을 부추긴다”라는 메시지가 반영된 결과였다. 이 금감원장도 취임 당시 이 같은 언급을 했던 바 있다.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