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평역 GTX-B 환기구 백운공원 설치, 가당키나 한가?

부평역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 노선 수직 환기구(장대수직환기구, #6번)의 이전 설치 공사가 시작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해당 환기시설은 앞서 십정3 재개발구역에 설치하기로 했다가 돌연 백운역 인근 백운공원으로 이전 공사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인근 지역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안내나 설명이 동반되지 않은 데 있다. 

GTX는 수도권 교통난 해소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우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 발생하는 각종 부대시설의 입지 선정 과정에서 언제나 주민 삶의 질과 정면으로 충돌해 왔다.

이번 백운공원 환기시설 설치 논란 역시 ‘왜 하필 인근 전철역의 공원이냐’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백운공원은 단순한 녹지가 아니다. 백운역 일대 주민들에게 이곳은 도심 속에서 숨을 고를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뛰놀고, 어르신들은 산책로를 걸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런 공간 한복판에 대형 환기시설을 설치하겠다는 발상은, 행정 편의가 주민 생활을 얼마나 가볍게 여겨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환기시설은 ‘보이지 않는 시설’이 아니다. 구조물 자체의 규모는 물론이고, 환풍기 소음, 진동, 미세먼지 재비산, 유지·보수 차량의 출입까지 수반된다. GTX가 고속으로 운행되는 만큼 터널 내 공기 흐름을 관리하는 환기시설은 상시 가동이 불가피하다.

행정 당국은 기준치 이내의 소음과 미세먼지가 배출된다고 설명하지만, 기준치라는 숫자가 주민 체감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수많은 철도·도로 시설 분쟁이 이미 증명했다.

더 큰 문제는 입지 선정 과정의 불투명성이다. ▲왜 GTX-B 노선 프리미엄을 직접적으로 누리게 될 부평역 인근의 부평공원이 아닌 백운공원인가? ▲이전에 따른 대안 부지는 충분히 검토됐는가? ▲주민 의견수렴 과정은 형식에 그치지 않았는가에 대한 속시원한 설명도 생략됐다.

인천시는 관련 입장을 묻는 질의에 “담당자가 휴무라서 다음 주에나 답변이 가능하다”고 밝혀왔다.

GTX 사업이 국가 단위의 대형 프로젝트라는 이유로, 세부 시설에 대한 결정이 ‘이미 정해진 것’처럼 통보되는 경우는 GTX-B #16번 환기구 설치 사례서도 확인된다.

당초 #16번 환기구 설치는 서울 성동구 소재의 꽃재어린이공원에 설치될 예정이었으나 교육환경보호법(대기오염배출시설, 교육환경보호구역)에 따라 결국 1.3km 떨어진 용두공원으로 이전이 확정됐다.

이번 사안 역시 이전 설치 공사를 시작한 후에야 주민들이 해당 내용을 인지하게 됐다는 점에서 절차적 정당성에 심각한 의문부호가 붙는다.

<인천투데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인천시는 지난 2023년 8월 실시설계 당시부터 GTX-B 노선 부평역의 환기구 공사 위치를 애초 십정3 재개발구역에서 백운공원으로 이전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후 3개월 후와 이듬해 1월 개최된 주민설명회에선 십정3 재개발구역이라고 설명했다. 그해 7월 실시계획 승인 후에는 더 이상 주민 대상 설명회는 열리지 않았고 지난해 12월22일, 벌목 등의 대공사가 시작되면서 인근 지역주민이 환기시설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 것이다.

황은철 힐스테이트 부평 입주자대표회장은 “(인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이해와 설득 과정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시공사 측은 최근 개최된 주민설명회에서도 매니저를 앞세워 양해를 구하기는커녕 다른 날짜를 정해 달라고 통보했다.

특성상 공원은 한번 훼손되면 되돌리기 쉽지 않다.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내고 콘크리트를 들이붓는 순간, 그 공간은 더 이상 같은 공원이 아니다. 대체 녹지를 조성하겠다는 약속은 흔히 제시되지만, 기존 공원이 지닌 접근성과 정서적 가치를 동일하게 대체한 사례는 드물다.

특히 백운공원처럼 생활권 중심에 위치한 공원은 ‘면적 보상’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공공재다.

행정은 종종 ‘공익’의 뒤에 숨는다. GTX가 가져올 시간 절약과 경제적 효과는 분명 공익적 요소다. 그러나 공익은 단일한 값이 아니다. 광역 교통 편익과 지역주민의 생활 환경 보호는 동시에 고려돼야 할 더 소중한 공익이다. 그 균형을 포기한 채 한쪽만을 강조하는 것은 공익이 아니라 편의의 강요에 가깝다.

기술적 대안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 환기구 분산 배치, 지하화, 산업·상업 지역 활용, 기존 철도 부지와의 연계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음에도, 가장 저항이 적을 것으로 보이는 공원을 선택했다면 이는 명백한 행정의 안일함이다.

비용 절감이나 공기 단축을 이유로 주민의 일상을 희생시키는 방식은 더 이상 용납되기 어렵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하나의 환기시설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수도권 곳곳에서 반복돼 온 ‘혐오시설의 공원 입지’라는 오래된 패턴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공원은 개발의 여지가 남아 있는 빈 땅이 아니라, 이미 시민의 삶으로 채워진 공간이다. 이를 개발 여지로만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뀌어야 한다.

지자체와 사업 주체는 지금이라도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형식적인 설명회가 아니라, 실질적인 주민 참여와 대안 비교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백운공원 환기시설 계획을 철회하거나 최소한 다른 입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는다면, 이는 행정에 대한 불신과 갈등만 키울 뿐이다.

빠른 이동을 위한 GTX가 지역 공동체를 갈라놓는 장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교통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그 미래를 살아갈 주민의 현재를 외면한다면 그 사업은 성공할 수 없다. 이번 백운공원 환기시설 설치 논란은 행정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다시 묻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개발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답은 명확하다.

<kangjoom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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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