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김지혜 작가의 개인전 ‘BETWEEN THE LINES’가 LG유플러스 갤러리C서 열린다. 김지혜는 왜곡과 변형의 변주로 현실에선 볼 수 없는 공간을 제시해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 내지는 파라다이스를 표현해왔다. 작금은 이미지가 지닌 본질적 가치와 진정성에 대한 물음조차 빠르게 희석돼가는 디지털 시대다. 김지혜는 도시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이 드러나는 일요일 오전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서곤 했다. 상상력 도시 속 찰나의 시간을 채집해 사진 속 픽셀을 물감의 입자로 생각해 색을 섞고 그리며, 이질적인 조각을 끼워 맞췄다. 도시인의 복합적인 관계성을 수많은 레이어로 표현하고 이를 압축해 이색적인 공간을 구현하는 작업이다. 붓 대신 컴퓨터 마우스를 들어 사진에서의 회화적 세계를 구축했다. 김지혜의 작품 속 선은 유동적인 기하학적 배열과 함께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긴장감 가득하게 도시의 표정을 드러낸다. 김지혜는 서울 가수로길과 서촌의 옥탑부터 이국적인 런던의 거리까지 다양한 도시 속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 문 닫힌 상점만 즐비한 고요한 거리서도 낯선 도시라는 사실만으로 설렘을 느끼는 관광객의 발걸음을 포착하거나 간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이 작가 이승애의 개인전 ‘서 있는 사람(The Wanderer)’을 준비했다. 이승애는 20여년간 한국과 런던을 기반으로 국내외 미술관과 갤러리, 그리고 비엔날레 등을 통해 왕성한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승애의 개인전 ‘서 있는 사람’은 최근 광주비엔날레서 선보인 작품 ‘서 있는 사람’을 비롯해 불빛과 영혼 등의 주제가 맞물린 이합집산의 전시다. 이승애는 이번 전시서 드로잉 애니메이션 신작 ‘서 있는 사람Ⅰ, Ⅱ’를 포함해 비물질적 요소를 흑연의 물성으로 표현한 콜라주 드로잉 ‘디스턴트 룸’ 등 총 11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씻김굿 이승애는 작품의 개념을 고정된 하나의 화면이나 단위로 수렴하기보다 초월적인 경험과 기억을 전달하는 과정과 연결해 시공간을 가진 유동적이고 연장된 차원으로 획득한다. 특히, 얼마 전 팬데믹으로 모든 것이 봉쇄된 상황서 실재의 삶을 오로지 온라인으로 감각했던 시공간의 경험이 배경이 됐다. 비슷한 시기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며 느꼈던 부재, 그리고 상실감에 대한 감각을 토대로 현실 너머의 차원을 표상했다. 즉 명료하지 못한 경계에 관한 이해와 해석, 그리고 이와 동행하는 작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마포구 소재 갤러리 스페이스 소에서 기획전 ‘땅에서 솟아나 공중으로’를 준비했다. 김한샘·정지은·최수앙·함진·홍정욱 작가가 참여했다. 빚고 깎으며 자신의 세계관을 짓는 작가의 소조와 조각, 구상과 추상, 회화와 조각을 넘나들고 공간 속에 펼쳐져 설치 형식의 작업으로 확장되는 조각을 만나는 전시가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 소에서 개최되는 ‘땅에서 솟아나 공중으로’ 전시는 주제보다 조각이라는 특정 장르를 앞세웠다. 이번 전시는 김한샘·정지은·최수앙·함진·홍정욱 등 작가 5명의 신작과 최근작 50여점으로 구성됐다. 관심 높지만 최근 2~3년 새 조각을 소재로 하는 전시와 기사, 다양한 프로젝트가 미술계서 회자됐다. 조각과 설치 작품은 타 장르에 비해 시각·전시적 효과로 주목도가 높다. 문제는 관람객의 감탄과 탄성을 자아내는 작품이 휴대폰 사진첩에만 저장된다는 점이다. 누군가의 공간이나 일상에 자리 잡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조각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전시는 재미있고 작품은 좋지만 소장은 주저하게 된다는 인식을 조금이나마 변화시키려는 의도가 읽힌다. 조각 수집의 관점과 의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 송은서 권혜원 작가의 개인전 ‘행성 극장’을 개최했다. 권혜연은 제19회 송은미술대상 수상자다. 그는 특정 장소가 내재한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서사 형식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미디어 이론가 마셜 매클루언은 1957년 발사한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언급하며 스푸트니크 이후에 지구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것으로 변했으며 관객 없이 모두가 배우인 ‘Global Theater’가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자연 이는 지구 밖의 시점, 그리고 기계 장치의 관점서 바라봤을 때 우리 자신을 포함한 지구라는 환경 자체에 대한 시각과 태도가 전환된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관점서 권혜원의 ‘행성 극장’은 아주 작은 센서부터 카메라, 인공지능까지 자연을 들여다보는 장치에 관해 탐구하는 프로젝트다. ‘행성 극장’은 인간과 산업의 목적에 종속된 환경 기술이 아닌 인간 중심적인 인식을 넘어 지역 생태계서의 공존을 목표로 하는 기계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를 질문하며 생태계와 인간 기술의 권력이 역전된 미래의 가능성을 상상한다. 송은미술대상자 수상전 역사를 서사로 재구성 권혜원은 역사의 기술 방식이나 고정된 과거 인식서 벗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중구에 위치한 아라리오갤러리서 박웅규 작가의 개인전 ‘의례를 위한 창자’를 준비했다. 박웅규는 양가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을 소재로 정-부정의 상징적인 조형 질서를 만들며 동양화의 회화적 가능성을 살펴보는 작업을 제시해왔다. 박웅규의 ‘의례를 위한 창자’는 아라리오서울서 진행하는 그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작업세계의 중심에 있는 ‘더미(Dummy)’ 연작과 그 연장선에 있는 신작 및 구작으로 이뤄진 작품 14점으로 구성됐다. 괴물과 신 동양화를 전공한 박웅규는 한국과 일본의 고전 불화에 대한 조형적 감응을 토대로 양가적 특성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를 화면에 담아냈다. 특히 의태, 구도, 형태, 질감, 변용, 응용으로 이뤄진 동양화의 화육법을 참고삼아 부정한 것, 부정한 상황, 그리고 부정한 감정 등 ‘부정성’으로부터 촉발한 모호한 감정과 감각을 그림의 형식에 개입시켰다. 이번 전시는 먹기 좋은 음식이지만 죽은 동물의 창자가 주재료인 ‘순대’를 소재로 하고 있다. 박웅규의 사적인 기억과 정서, 그리고 미학적 태도의 얼개를 더한다. 특히 가장자리를 여백으로 해 화면 중앙에 점, 선, 도형 등의 요소를 활용해 밀도 있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현대가 정상화 작가의 개인전 ‘무한한 숨결’을 준비했다. ‘무한한 숨결’은 정상화와 갤러리현대가 함께하는 9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정상화의 독보적인 표현 양식을 살펴볼 수 있는 1970년대 작품부터 근작까지 40여점을 소개한다. 갤러리현대는 프랑스 파리서 활동하던 정상화의 예술성에 반해 1983년 첫 개인전을 진행했다. 이후 현재까지 40여년간 그의 예술 세계를 국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뜯어내기 정상화의 개인전 ‘무한한 숨결’은 2014년 이후 10여년 만에 갤러리현대서 열리는 전시다. 1970년대 이후 전개된 독창적 그리드의 다양성을 주목하고 매체 실험을 통한 조형적 탐구정신을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정상화는 ‘뜯어내기’와 ‘메우기’라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프로세스로 새로운 차원의 평면성을 탐구하는 시적인 작품을 발표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전시 제목 ‘무한한 숨결’은 작가의 숨결이 닿은 캔버스 화면이 화폭 너머의 무한한 시공간으로 확장되길 바라는 세계관을 은유한다. 정상화는 신체·정신적 노동이 집약된 방법을 통해 2차원 평면을 숨결이 존재하는 공간으로 확장했다. 매순간 엄청난 집중력으로 화면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두산갤러리서 김영나 작가의 개인전 ‘TESTER’를 준비했다. 김영나는 그래픽 디자인을 중심으로 작업을 이어나가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카이브 193점과 신작이 소개된다. 김영나는 두산갤러리와 인연이 깊다. 2013년 제4회 두산연강예술상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개인전 ‘선택표본’을 두산갤러리 서울서 진행했다. 2015년 하반기 두산레지던시 뉴욕의 입주작가로 지내며 개인전 ‘SET’을 두산갤러리 뉴욕서 열었다. 생산자 두산갤러리 측은 “2007년 설립 이후 젊은 예술가를 꾸준히 지원해왔다”며 “김영나의 개인전 ‘TESTER’는 초기 작가를 재조명해 그들의 활동을 격려하고 긴 호흡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밝혔다. 김영나는 그래픽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작가이면서 전시와 프로그램, 각종 출판물 디자인의 협업자다. 이번 전시서 소개되는 적지 않은 분량의 아카이브는 그의 ‘SET’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선별된 포스터, 전시 아이덴티티, 도록, 이미지 등으로 구성됐다. 김영나는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는 방법서 벗어나 ‘SET’서의 형태와 컬러, 의미와 사용이 어떻게 반복되고 얽히며 변화되고 확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페리지갤러리에서 이병호 작가의 개인전 ‘PIECE’를 준비했다. 전시제목인 PIECE는 조각, 부분을 의미한다. 하나의 부분은 온전한 하나로, 온전한 하나는 다시 부분으로 순환하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 이병호는 조각이라는 매체의 기본적인 성질인 덩어리, 무게, 실존, 고정됨, 완전함 같은 단어서 벗어나 가볍고, 변화 가능성이 충만하고, 특정한 의미에 고정되지 않은 조각에 다다르고자 했다. 복제 이병호는 초기 작업부터 인체를 대상으로 삼아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동적인 조각을 추구하고 있다. 그가 천착하는 주제는 인체의 형태를 다양한 조각적 방법론 안에서 분석하고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병호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토르소의 양감 있는 몸과 더불어 분리돼버린 머리, 팔, 다리다. 지속적으로 작품의 제목으로 삼고 있는 ‘Eccentric Abattis’서 아바티(Abattis)는 프랑스어로 가금류의 몸을 제외한 날개, 다리, 내장과 같은 자투리 부위를 말한다. 요리서 선택받지 못한 부분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병호는 이 아바티를 의미없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재조합돼 온전한 무엇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부산 해운대구 소재 갤러리 소울아트스페이스가 이정록 작가의 개인전 ‘흰 사슴, 루카: White Deer, LUCA’를 준비했다. 이정록은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를 가시화하기 위해 수많은 도전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독창적인 작업방식을 구축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를 찾아다니며 사전답사와 테스트, 실제 촬영에 이르기까지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한 이정록의 여정은 지난하다. ‘흰 사슴, 루카: White Deer, LUCA’전에서는 남도의 풍경 속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익숙한 공간에 흰 사슴과 빛으로 경이로운 에너지를 형상화한 루카 시리즈 신작 15점을 처음 공개한다. 능동적 이정록은 20년 넘게 원시적이고 근원적인 풍경과 나무를 배경으로 비범한 에너지를 담아왔다. 대표작인 ‘생명나무’ 연작을 통해 자연의 신비로운 장면을 기록했다. 이번 전시서 공개되는 신작은 제주 한라산 백록담의 전설에 등장하는 신선이 타고 다니던 흰 사슴, 백록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루카는 1859년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모든 생물의 마지막 공통 조상(Last Universa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사회가 발전할수록 함께 사는 삶, ‘공생’에 대한 바람은 커져간다. 작가 남지형은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찾고 있다. LG유플러스 갤러리C에서 남지형의 개인전 ‘Life Bowl: 공생’을 준비했다. 남지형은 인간과 우리 곁에서 공생하는 모든 생명체의 균형적 관계성 탐구에 몰두해왔다. 개인전 ‘Life Bowl: 공생’서 그는 멸종위기 동물과 자신의 반려동물을 모티프로 한 신작을 준비했다. 경계 허물고 남지형의 작업은 우리 옆에서 함께 체온을 나누며 살아가는 동물을 포함해 인간과 더불어 존재하는 생명 유기체 전반의 교감을 주목한다. 물고기, 나비, 식물, 그리고 동물을 작품마다 상징적으로 등장시켜 관람객에게 이들이 인간과 항상 맞닿아 있으며 우리는 그들과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상기시킨다. 극사실주의적인 묘사와 정교한 붓질이 돋보이는 남지형의 작품은 동물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Fishbowl’ 시리즈는 남지형이 어린 시절 수족관서 경험한 추억을 투영한 작업이다. 동물권 침해와 생태계 파괴에 맞서 인간에게 필요한 자세가 무엇인지에 대해 강렬한 질문을 던지는 ‘Symbiosis’ 시리즈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구 중구 소재 갤러리 봉산문화회관에서 ‘2023 유리상자-아트스타Ⅱ’ 작가로 최원규를 선정했다. 개인전 ‘망각의 각인’은 최인규가 8개월 동안 길 위에서 노인의 이야기를 듣고 그중 일부의 장판을 교체해주며 얻은 재료를 시각언어로 각인한 설치작품으로 구성됐다. 봉산문화회관은 전시공간 밖에서 관람객이 작품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유리상자를 운영하고 있다. 설치된 작품을 입체적으로 관람하기 용이한 점 때문에 시민이 쉽게 찾고 즐길 수 있는 생활 속 예술공간으로 소개되고 있다. 민낯의 흔적 봉산문화회관은 올해 유리상자 전시공모 선정작 두 번째 전시로 최원규 작가의 ‘망각의 각인’을 선보인다. 지난해 9월 최원규는 주변부 삶에 대한 연민을 드러내고 공유하는 작업인 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치작품을 공모했다. 당시 심사위원은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사회서 평범한 삶의 이야기를 듣고 전달하고자 한 행위와 예술적 태도의 진정성을 높이 평가했다. 낮에는 지난한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민낯의 장판으로, 밤에는 유리상자 안 조명에 빛나게 각인된 물질의 언어로 최원규의 작품은 이중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현대사회의 큰 흐름 속에 묻힌 주변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갤러리마리에서 이애리 작가의 개인전 ‘작은 열매, 큰 세상’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애리가 지난 3월 독일 갤러리 클로제의 전속작가가 된 이후 국내서 처음으로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애리는 개인전 ‘작은 열매 큰 세상’서 소재 이상의 다층적 함의를 품은 ‘Good luck in 꽈리’ 신작을 소개한다. 이애리의 시그니처인 주묵(붉은 먹)과 함께 녹색의 전통안료를 사용한 작업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관람객은 이전보다 더욱 풍부한 색채와 미감을 담은 작품을 만나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조화와 화합 이애리의 모든 작업에는 꽈리가 있다. 꽈리는 작가에게 화수분처럼 마르지 않는 영감을 주는 소재다. 둥근 열매와 씨앗을 소재로 작업하던 이애리는 어느 날 주황색 꽈리를 발견했다. 이후 주묵을 사용해 함축된 선과 색으로 꽈리를 표현하면서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주제로 삼았다. 여름에는 하얗고 작은 꽃이 피고 가을이 되면 붉은 주황빛 주머니 안에 작고 단단한 빨간 열매가 달리는 꽈리는 놀잇감이 부족하던 시절 아이들이 입으로 불며 갖고 놀던 피리였다. 독일 갤러리 전속작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오에이오에이갤러리에서 김민수 작가의 개인전 ‘익숙하고 낯선’을 준비했다. 김민수는 오랜 시간 관계를 맺으며 지내온 대상, 늘 주변에 있는 일상의 것, 경험의 축적이 만들어낸 생경한 순간의 기억을 화면에 담아낸다. 오에이오에이(oaoa)는 ordinary art original art의 머리글자를 딴 이름이다. 감상자의 평범한 보통의 일상과 작품 안에 내재된 작가 개인의 경험, 예술적 정신이 자연스러운 공감의 지점을 만드는 작품을 소개한다. 기억의 시간 작가의 내적 세계가 직관적으로 표현돼있고, 보는 이가 자신의 내면을 대입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작품에 주목한다. 일상에 스며드는 예술적 영향력의 가치를 전하고 작품과 개인 사이의 친밀하고 지속적인 상호작용, 감상의 여정을 안내하고자 한다. 반짝이는 빛이 새어나오는 어느 집의 창문, 자주 다니는 산책로에서 눈이 마주친 오리, 햇살을 받아 유난히 눈에 띄는 청소기… 김민수는 작업의 시작을 시각적 인상에 두면서도 이를 최대한 배제하고 피부에 닿는 공기의 결, 내음, 스치며 지나간 움직임 등 공감각을 통해 지속적으로 경험한 인상과 삶의 요소를 그려낸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성북구 소재 갤러리 아트노이드178에서 이은미 작가의 개인전 ’도착할 시간‘을 준비했다. 이은미는 구석진 공간이나 모서리,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수평선처럼 경계를 맞대고 있는 공간의 미묘한 빛이나 공기의 흐름을 포착하는 방식으로 사물과의 관계 문제를 탐구해왔다. 이은미는 이번 전시 ’도착할 시간‘을 통해 한 단계 도약했다. 대상과 그것의 현상학적 순간을 향한 이분법적 구조를 탈피하고자 했다. 이 같은 새로운 시도는 바람이 외부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시작됐다. 찬란한 순간 어느 여름날 햇살 내린 들판을 지난 바람, 녹음이 우거진 나무 사이를 스치고 간 신선한 바람, 빛이 들어오지 않을 만큼 빽빽한 숲속 나무둥치에 머물렀던 축축한 바람, 담 아래 피었던 연분홍 꽃을 살랑이던 늦여름의 서늘한 바람 등 이은미는 모든 바람의 감촉에 주목했다. 결코 되돌아 올 수 없는 시간처럼 바람은 그렇게 스쳐 지나가 버린다. 그러나 바람은 떠나갔다가도 어느새 다시 다가온다. 이은미는 피부에 와닿는 바람을 인지하고 감각하고 사유하는 일련의 과정에 집중했다. 바람이 어떻게 감각을 통해 드러나는지 그것이 화폭에 어떻게 펼쳐지는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 소재 갤러리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윤종석 작가의 개인전 ‘창백한 푸른 점’을 준비했다. 개인전 ‘표면의 깊이’ 이후 2년 만에 다시 호리아트스페이스로 돌아와 신작을 발표했다. 윤종석은 ‘주사기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 제작기법은 쉽고 편해 보이지만 완성까진 고된 수행의 과정에 비견될 정도로 힘겹다. 주사기 통에 아크릴 물감을 넣고 짜내는 방식으로 1~2㎜의 작은 점을 화면에 수만 번, 혹은 수십만 번을 찍는 행위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깨알 같은 전시제목인 창백한 푸른 점은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저서 <창백한 푸른 점>에서 따왔다. 이 점은 1990년 2월14일 보이저1호가 촬영한 0.12화소에 불과한 작은 점의 지구 사진을 비유한 것이다. 칼 세이건은 저서 <코스모스>에서 “멀리 떨어져서 보면 지구는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인류에게는 다르다. 저 점을 다시 생각해보자. 저 점이 우리가 있는 이곳이다. 저곳이 우리의 집이자 우리 자신이다. 세상에 존재했던 모든 사람이 바로 저 작은 점 위에서 일생을 살았다. 이 사진은 우리가 서로를 더 배려해야 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김순기 작가의 개인전 ‘침묵의 소리’를 준비했다. 김순기는 한국 현대 실험미술의 선구자로 1960년대 후반 철학, 예술, 테크놀로지가 어우러지는 실험적 작업을 비디오, 멀티미디어, 사운드, 퍼포먼스, 사진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선보였다. 김순기는 이번 전시 ‘침묵의 소리’서 시간과 빛,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철학과 미학이 담긴 신작을 선보인다. 멀티미디어 영상과 바늘구멍 카메라로 담은 ‘바보 사진’도 소개된다. 김순기의 작품은 갤러리 지하1층과 1층, 3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바늘 구멍 김순기는 1971년부터 프랑스서 미학과 기호학을 연구했다. 동서양의 철학을 넘나드는 작업을 하며 작가로 활동했다. 비움, 열림 등 동양철학에 기반한 사유와 시선을 서양 사회와 문화 속에 적용하면서 김순기만의 새로운 동시대적 예술을 탐구했다. 가장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탐구하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자유롭게 두는 것에 대한 사유다. 이번 전시서 김순기의 사유를 대표하는 바보 사진 시리즈가 다수 소개될 예정이다. 바보 사진 시리즈는 바늘구멍 카메라를 사용해 장시간 빛에 노출해 주변 사물과 풍경을 담아 1990년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더 트리니티 갤러리가 캐쥬얼 프렌치 다이닝 ‘리빗 한남’과 전시회를 준비했다. 손수민 작가의 ‘REVEATHARSIS(리빗타르시스)’. 이번 전시는 다음달 2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손수민 작가의 개인전 REVEATHARSIS(리빗타르시스)는 ‘REVEAT’와 ‘CATHARSIS’의 합성어다. ‘CATHARSIS’(정화)는 손수민이 최근 발표한 작품 연작으로 고통을 극복한 인간의 완고한 성숙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REVEAT 손수민의 CATHARSIS 연작은 엄격한 수동 프로세스를 통해 완성됐다. 캔버스에 젯소를 10회 이상 레이어링해 매끈해진 캔버스에 유화 물감을 여러 번 올리는 작업으로 배경색을 표현했다. 이후 구멍 뚫린 시트지를 사용해 한 글자, 한 글자 색을 채우는 방식으로 텍스트와 그래픽 코드를 만들어낸다. 부조화된 이미지에 깨알 같은 텍스트를 배경으로 하는 그것은 추상과 구상 사이의 대립을 뒤섞어 상호의존성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마지막 단계로 레진을 사용해 붉거나 푸른 입체 인장을 만든다. 그 내부에 ‘LOVE’ ‘HOPE’ ‘STAR’ ‘HEART’ ‘TIME’ 등의 단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갤러리마리에서 박상혁 작가의 개인전 ‘소우주 Microcomos’를 준비했다. 박상혁은 캐릭터 ‘네모나네’를 모티브로 회화와 조각, 디지털아트 작업과 풍경을 재해석한 ‘엣지 시리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의 외연을 확장해왔다. 박상혁의 ‘소우주’ 전시는 그의 10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박상혁과 오랜 시간 함께한 ‘네모나네’의 여정과 2018년부터 시작된 엣지 시리즈 작업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 60여점으로 구성됐다. 정체성 박상혁은 2003년 짧은 애니메이션을 위한 스케치 과정에서 네모나네를 처음 만들었다. 별다른 계획 없이 네모난 얼굴에 네모난 눈, 단순한 형태의 몸통을 연필로 그린 것이 시작이었다. 이 사소하고 우연한 스케치를 지금까지 다듬으며 작업을 지속했다. 네모나네 캐릭터로 진행하는 일련의 작업은 작가 개인으로부터 자원을 가져온다. 박상형은 내면의 복합적인 감정과 세계관을 반영하며 네모나네를 통해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네모나네가 작가 박상혁을 말해주는 셈이다. 2003년부터 함께 한 캐릭터 자라지 않는 소년의 모습으로 단순한 스케치서 출발한 네모나네는 회화와 드로잉, 영상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두산갤러리에서 이은희의 개인전 ‘피로의 한계’를 준비했다. 이은희는 동시대 기술 환경, 기계와 인간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로 만들어지는 사회의 풍경을 탐구해오고 있다. 이은희가 다뤄온 소재는 기술의 발전과 결부돼있다. 하지만 이은희는 이 소재를 새로움이나 호기심의 대상으로 소비하고 탐닉하는 것이 아닌 사회의 정치, 경제적 체계를 인식하고 그로 인해 형성된 우리 삶의 모습을 성찰하게 하는 구체적 매체로 등장시켜왔다. 훼손되기 이번 개인전 ‘피로의 한계’에서 신뢰성 시험과 발파 현장을 보여준다. 대상과 사물이 외부의 힘으로 버틸 수 있는 최대치를 측정하고 파악하는 공학을 사용하는 산업 분야다. 신뢰성 시험은 제품의 수명과 고장률을 계산하기 위해 제품이 겪을 수 있는 외부 자극을 분류화하고 시뮬레이션하는 엔지니어링 산업이다. 제품을 극도로 높거나 낮은 온도에 노출시키고 지속적으로 진동이나 전류를 주고 반복적으로 충격을 주는 등 환경적 스트레스를 가하며 얼마 동안 파괴되거나 결함의 상태로 가지 않고 견딜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제품의 평균수명이 정해지며 그에 따라 기업의 이윤을 고려한 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서초구 소재 페리지갤러리에서 박선민 작가의 개인전 ‘메아리와 서리의 도서관’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은 커다랗고 비정형적인 책상의 위아래에 놓인 여러 조형물과 장치를 마주하게 된다. 책상 위에는 여러 형태의 얼음덩어리가 놓여 있다. 자연스럽게 녹았다가 얼기를 반복하면서 만들어진 반질반질하거나 울퉁불퉁한 표면을 관찰할 수 있다. 얼음 사이에는 책을 엎어놓은 것 같기도 하고 A형 텐트 같기도 한 형태의 유리판이 놓여 있다. 이질적인 것 각기 다른 곳에 그어진 중첩된 직선은 박선민이 읽은 책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문장이나 단어에 밑줄을 그은 뒤 글을 제외하고 선만 옮겨온 것이다. 책상 여기저기에는 관람객이 두고 간 커피잔과 커피를 흘린 흔적이 남아있다. 책상 아래 드리워진 커튼 안쪽에는 누울 수 있는 자리와 헤드폰이 준비돼있다. 헤드폰을 쓰고 누우면 무엇인가 타는 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 열대우림의 소리 같은 것이 음악에 뒤섞여 들린다. 냉각장치서 나오는 소리와 진동, 약간의 온기, 바람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은 위와 아래, 수평과 수직, 그리고 곡선의 서로 다른 형태와 리듬을 가진 시공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