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22 16:30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어느 덧 한국 영화계에서 정통 멜로는 죽은 장르가 됐다. 이제는 쉽게 볼 수도 없다.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소재와 빠른 속도감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느린 전개를 바탕으로 절절한 감정을 내세우는 정통 멜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기도 어려워졌다. 멜로 계보가 끊겨가는 가운데 한 우물만 파고 있는 김종관 감독이 출사표를 냈다. 배우 한지민과 기대주 남주혁과 함께 만든 <조제>다. 일본 원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리메이크했다. 정통 멜로의 계보를 이어가는 유일한 감독이라는 점과 영화 <미쓰백> 이후 강력한 연기력을 장착한 한지민, 수려한 외모에 이어 다수의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는 남주혁의 만남은 기대를 모았다. 지난 2일 언론시사회가 진행되며 베일을 벗은 <조제>의 결과물은 아쉽게도 기대 이하다. 원작의 묘미를 살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기본적인 스토리의 개연성이 어긋난 모양새다. 배우들의 열연이 영화의 작품성을 높이는 기능을 하는데는 실패했다. 영석(남주혁 분)은 우연히 쓰러져 있는 조제(한지민 분)을 발견한다. 다리를 쓰지 못하는 조제가 휠체어에서 떨어진 것을 보고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걸그룹은 우아한 백조라고 한다. 물 위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발은 쉼 없이 움직이고 있는 백조처럼 카메라 앞에서는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땀 흘리며 연습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각종 스트레스에 몸부림치기 때문이다. ‘가요계의 백조’를 꿈꾸며 열심히 달리지만, 스타 반열에 오르는 이는 손에 꼽는다. 수백개의 팀이 이름도 없이 사라지며, 비록 이름은 알렸다 해도 활동을 지속하지 못하고 가수의 꿈을 접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 <프로듀스 101> 조작 사태의 주범인 김용범 CP와 안준영 PD의 항소심을 통해 <프로듀스 101> 모든 시리즈에서 조작이 있었다는 게 밝혀졌다. 그간 있었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재판부는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연습생의 명단은 공개했지만, 제작진의 조작으로 수혜를 입은 연습생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 역시 피해자이고,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혜를 입은 아이돌은 전 세계에서 공연을 하며 단숨에 스타로 거듭났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연습생 중 일부는 각 소속사에서 새로운 그룹으로 데뷔하기도 했지만, 일부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수도권 일대 신종 코로나19 환자 수가 연일 수백명에 육박하면서 연예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방영 중이거나 첫 방송을 앞두고 있던 드라마는 줄줄이 촬영이 중단됐고, 연말 콘서트는 취소됐다. 겨울 대목을 앞두고 개봉일을 정한 영화는 재정비를 고심하고 있으며, 관련 행사들도 모두 취소되고 있다. 움츠러든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들어 연예계가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했다. 최근 수도권에서만 4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전국적으로는 일일 평균 신규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섰다. 버티기 정부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 유행 때는 신천지‧이태원‧광화문 집회 참석자 등을 중심으로 한 주요 집단군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소규모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예방과 추적이 힘들다는 관측이다. 방송가에서는 드라마 관계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공포에 떨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촬영이 중단된 드라마는 총 10편이다. 현재 방영 중인 SBS <펜트하우스>와 MBC <나를 사랑한 스파이>를 비롯해 오는 12월 방영 예정인 J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스포츠 선수에게 ‘인생 2모작’의 길이 열린 것일까. 스포츠 선수 시절 이름값을 날린 스타들이 속속 방송가에 침투하고 있다. 원조 격인 강호동을 시작으로 서장훈, 안정환, 김동현, 허재를 이어 수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방송인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야말로 ‘스포테이너’ 시대가 열렸다. 대중과 방송가에서 천하장사 출신 예능인 강호동을 바라보는 시선은 경이로움이었다. 씨름계에서 최고의 위치를 점했던 그가 전혀 다른 분야인 방송·예능에서도 최고가 됐기 때문이다. 두 분야에서 전설급 활약을 한 강호동의 성과는 분명 유의미하다. 이모작 독보적이었던 강호동을 위협하는 스포츠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축구의 안정환, 농구의 서장훈과 허재, UFC의 김동현을 비롯해 박세리와 박찬호, 이영표, 이동국, 김연경, 현주엽, 한유미 등 각 분야의 스포츠 전설들이 방송가로 모여들고 있다. 이른바 스포테이너(스포츠+엔터테이너) 전성시대다. MBC <아빠 어디가!>를 시작으로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뭉쳐야 찬다>까지, 등장하는 작품마다 흥행으로 이끈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초등학교 2학년 아홉 살, 정신없이 놀 나이에 카메라 앞에 선 아이가 있다. 2011년 채널A <총각네 야채가게>로 시작해 영화와 드라마를 가리지 않았다. 2016년 개봉한 영화 <탐정 홍길동>에서는 아역 배우 수준을 뛰어넘는 절제된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유망한 이미지였지만, 검증된 것은 없었던 19살의 배우 노정의는 오디션을 통해 욕심이 나는 영화를 만났다. 박지완 감독 주연의 <내가 죽던 날>이다. <내가 죽던 날> 속 아버지는 마약 밀매범, 오빠는 마약 중독자라는 사실도 모른채 학교 생활을 하던 세진이 노정의가 맡은 역할이다. 너무 큰 사건의 핵심 증언자로 떠오른 10대 소녀는 경찰로 인해 외딴 섬에 방치된다. 잘못은 하나도 없는데, 책임은 무한하게 지어야 하는 상황에서 세진은 극도의 외로움을 느낀다. 노정의는 소용돌이에 휘말린 세진의 인생을 완벽에 가깝게 표현했다. 세진이 겪고 있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아픔과 세상에 대한 경멸을 보여주는 한편, 타인에게 의존하며 살아보려는 힘을 내는 것과 함께 10대의 풋풋한 인간미와 후반부 진한 감정 연기까지, 노정의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발라드의 계절이 돌아온 것일까. 11월 가요계에는 감성 가수들이 속속 신곡을 발표하고 있다. ‘믿고 듣는 뮤지션’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이적과 이승기, 악동뮤지션 등이다. 앞서 그룹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대다수 아이돌이 연말 출사표를 던지면서, 가요계 겨울 접전이 예고됐다. 후크송을 중심으로 한 아이돌 음악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트로트가 확장되면서, 음원 인기의 중심이었던 발라드가 다소 뒤처진 인상이었다. 접전 음원 구매력이 가장 높은 연령대인 10대들의 경우 인트로가 긴 노래를 피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인트로를 줄이다 못해 거세하는 풍토도 생겨나 기존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보인 일부 가수들은 신곡 발매를 머뭇거리기도 했다. 아울러 ‘사재기 논란’에 휩싸인 대다수가 발라드를 부른 가수들이었다는 점도 발라드계를 위축시켰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최고의 가수들이 신곡을 발매했다. 이른바 ‘감성 장인’으로 불리는 스타들이다. 저마다의 색깔을 내세우며 음악 리스너들의 마음을 붙잡고 있다. 지난 2013년 ‘고독의 의미’ 이후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출연하는 작품 중 대다수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해 ‘천만 요정’이라 불렸다. 영화 내에서 대체로 유머를 이끄는 대표적인 감초 배우이기도 했다. 배우 오달수 얘기다. 그런 그가 약 3년이나 대중을 떠났다. 사실상 쫓겨난 것이다. 2018년 불거진 ‘미투 사건’ 때문이었다. 본의 아니게 ‘귀향 생활’을 했던 그가 새 영화 <이웃사촌>으로 다시 대중 앞에 섰다. 2018년 새해가 밝자마자 ‘미투 열풍’이 불었다. 법조계, 정치계, 문화계, 스포츠계 할 것 없이 여기저기서 성폭행 관련 고발이 이어졌다. 각 업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고발의 대상이었다. 거론된 인물들 대다수의 미투 폭로가 사실로 밝혀졌다. 사회적인 충격이 컸다. “사형 선고나 다름 없었다” 배우 오달수도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 중 하나였다. 무려 두 명이 그에게 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오달수로부터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들은 얼굴을 공개하고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당시 두 건의 고발은 오달수 배우 인생에 사형선고를 내렸다. 그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국내에는 상업영화 흥행공식처럼 따라다니는 것들이 있다. 먼저 이야기의 전개 속도가 빨라야 하며, 카체이싱처럼 화려한 볼거리가 동반되면 더 좋다. 인물 간의 갈등은 자극적인 소재일 때 더욱 끌리고, 배우들이 연기할 때 감정선도 진폭이 클수록 관심을 받는다. 엔딩은 힐링이나 위로보다 복수로 마무리돼야 더 짜릿하다. 이런 부분에 충실했을 때 흥행 요소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신작 <내가 죽던 날>은 앞서 언급한 흥행 요소를 철저히 피해갔다. 느린 속도감에 화려한 장면은 거의 없다. 충분히 자극적인 요소를 앞세울만한 소재도 깔아놓았는데, 활용하지 않는다. 배우들의 감정선도 전반적으로 절제돼있다. 주인공의 눈을 따라 사건으로 들어가는데, 도착점은 인물들의 깊은 감정이다. 새로운 화법의 이 영화가 강조하는 메시지는 위로다. 흥행 요소를 비껴간 <내가 죽던 날>은 엄청난 여운을 남긴다. 사건 중심에서 인물 중심으로 변주하는 화법이나 인류애가 느껴지는 메시지, 배우들의 절제되고 차분한 연기, 존중과 배려가 담긴 연출자의 배려심이 영화에서 전달된다. 혹자는 지난해 국내 영화계를 강타한 <벌새>의 그것과 비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화려한 조명을 받는 연예인들이 ‘마음의 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유 없이 급작스럽게 찾아오는 고통에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자신의 증세를 카메라 앞에서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경우도 있는 반면, 모든 활동을 중단하는 예도 있다. 지난 2일 개그우먼 박지선의 비보가 들렸다. 갑작스러운 사건에 연예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오랜 피부병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피부병은 일상생활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박지선의 경우 증세가 매우 심각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마음의 병 박지선의 비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예능인 정형돈이 불안장애로 인한 스트레스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정형돈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정형돈은 오래전부터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최근 다시 심각해짐을 느꼈으나 방송 활동을 지속하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속사 측에서 정형돈의 건강 상태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본인과 충분히 상의 한 끝에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 앞서 정형돈은 지난 2015년 11월 건강상의 이유로 모든 활동을 중단한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1986년, 10대에 데뷔한 김혜수는 날아다니는 나비였다. 화려한 조명과 의상, 김혜수만의 멋있는 외형에 단단한 내공까지 겸비했다. 김혜수를 두고 ‘충무로 여제’라 부르는 이유는 그가 증명한 결과가 수없이 많아서다. 그런 김혜수가 연약함을 표현했다. 인간 김혜수가 여러 고통으로 인해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있을 때 만난 영화 <내가 죽던 날>을 통해서다. 우울감을 기저에 깔고 마음의 병에 고통스러워하는 인물을 완벽에 가깝게 그려낸 김혜수를 만나 소회를 들어봤다. 언제나 웃는 얼굴이었고 늘 밝았다. 목소리도 크고, 당당했다. 연예인 사이에서도 연예인이었고, 어디를 가도 누구를 만나도 주목받았다. 배우 김혜수에게는 그런 특별함이 있었다. 화려한 조명 미친 존재감 화려한 스튜어디스(<짝>)였으며, 화투판의 꽃(<타짜>)이기도 했다. 도둑들 사이에서도 두려움을 주는 ‘어마어마한 썅년’(<도둑들>)이었고, 기에서 밀리지 않는 당돌한 계약직(<직장의 신>)이었다. 또 남자들의 세계에서 당당히 생존한 변호사(<하이에나>)였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MBC <황금어장 - 무릎팍도사>에 기생하듯 5분짜리 토크쇼로 출발한 <라디오스타>. 숙주보다 더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며 14년째 수요일 밤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장수 프로그램으로서 여전히 브랜드 가치를 증명하는 수치를 보이지만, 최근 들어 본연의 색감을 잃고 구태의연한 토크쇼로 변모해가는 모습이다. 국내 예능 장르의 한 주축이었던 토크쇼는 오랜 기간에 걸쳐 명맥이 끊겼다. 다양한 인물을 섭외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어보는 토크쇼가 사라진 배경으로는 게스트의 홍보의 장 또는 해명의 장으로서 존재했다는 점과 뻔한 가십거리에 기대는 모습에서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연예인에 대한 신비주의를 잃어가는 상황에서 각 연예인들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입맛을 맞추지 못하며 종영의 아픔을 겪었다. 티키타카 실종 수많은 토크쇼가 사라지는 과정에서도 <라디오스타>(이하 <라스>)는 가치를 증명했다. 비슷한 포맷의 KBS2 <해피투게더>마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라스>는 수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다. 매회 방송이 끝나면 목요일 오전엔 <라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최근 연예계에 크고 작은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11월 괴담’이라는 말이 생겼다. 11월만 되면 연예계에서는 유독 더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감돈다. 11월에는 유명 스타들이 갑작스레 생을 마감한 경우가 많았으며, 마약과 도박을 비롯해 프로포폴과 ‘빚투’ 등 충격적인 사건 사고도 적지 않았다. 올해에도 개그우먼 박지선이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하면서, 11월의 괴담은 맞아 들었다. 11월이 오기 전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점차 서늘해지던 10월, 고요했던 연예계에 두 개의 폭탄이 떨어졌다. 그 주인공 중 한 명은 레드벨벳의 아이린, 다른 한 명은 엑소의 찬열이었다. 갑질, 바람 진실게임으로 절정의 미모를 과시하던 아이린은 때 아닌 ‘갑질 의혹’에 휘말렸다. 한 잡지사의 에디터가 아이린의 갑질을 폭로한 것. 에디터 A씨는 지난달 23일 “오늘 내가 ‘을’의 위치에서 한 사람에게 철저하게 밟히고 당하는 경험을 했다. 의자에 앉아 서 있는 내 면전에 대고 핸드폰을 손에 끼고 삿대질하며 말을 쏟아냈다”고 털어놨다. A씨는 해당 글에서 대상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psycho’ ‘monster’라는 해시태그를 달았고, 네티즌들은 아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마음이 아플 때가 있다. 이유는 각자 다르겠지만, 심각한 심적 고통에 휩싸일 때가 있다. 너무 큰 고통에 휩싸여,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곤 한다. 용기를 주는 말도 응원을 하는 말도 귓가에 맴돌 뿐이다. 너무 힘들기 때문에 주위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은 누구나 겪어보기도 했고, 겪을 수 있다. 영화 <내가 죽던 날의> 현수(김혜수 분)는 딱 그런 상태다. ‘나 정도면 괜찮게 사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남편은 오랫동안 바람을 폈다. 그런데 적반하장이다. 위자료 때문에 싸울 준비를 한다. 오랜 사랑의 결과는 배신이다. 그 아픈 상처가 생활조차 버겁게 만든다. 시기심이 많은 경찰서 동료들은 현수를 험담한다. 현수의 마음도 모른 채 ‘꼴 좋다’는 어투다. 마음이 못된 동료들이 있지만, 사건 처리 중 문제가 생겨 잠시 휴직 중이던 현수는 복직에 집착한다. 일이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것 같기 때문이다. 복직 과정에서 선배로부터 하나의 제안을 받는다. 미완성된 사건의 보고서를 쓰라는 것. 현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차라리 좋았다. 한 여고생 세진(노정의
개그맨 박지선(37)씨가 모친과 함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박씨는 2일 오후 1시44분께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의 부친은 이날 “아내와 딸이 연락되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이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은 오후 2시15분께 서울 마포구 박씨 자택 현관문을 강제 개방하고 들어갔지만, 박씨와 박씨 모친은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의 모친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성 메모를 발견했으나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며 “시신에는 겉으로 다친 상처가 없었다”고 밝혔다. 박씨는 평소 앓던 질환으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씨의 모친은 서울로 올라와 박씨와 함께 지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 부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주변인들을 상대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오랜 기간 방송과 인연을 끊었던 신정환이 복귀의 신호탄을 쐈다. “마음 속으로 많은 것이 정리됐다”는 그가 향한 곳은 유튜브다. 꾸밈없고 톡톡 튀는 멘트가 장기인 신정환에게 있어 유튜브는 더할 나위 없는 놀이터로 보인다. 다양한 인플루언서를 만나는 콘텐츠에서 ‘애드립 황제’다운 장기가 발휘되고 있다. 과거 ‘방송 천재’ 신정환의 향수가 묻어난다. “신정환의 예능감을 보면 지구인이 아니라 외계인인 것 같다.”(신동엽) “대본을 보지 않고 순발력으로만 방송하는데, 저렇게 웃긴다.”(이경규) “누군가를 비하하지 않으면서, 건강한 웃음을 창조한다.”(백지영) “신정환보다 방송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탁재훈) 방송 천재 국내 내로라하는 스타들은 신정환에 대해 이같이 평가한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드립을 내놓으면서도, 누구 하나 기분 나쁘지 않게 선을 지킨다. 그가 던지는 멘트는 군더더기가 없고, 타이밍은 적재적소다. 이상한 춤으로 시청자들을 홀리기도 하며, 바보 같은 표정을 띠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영화의 종착지가 극장이라는 공식은 이제 깨진 듯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장기화되면서 극장으로 향하는 발길이 뚝 끊긴 가운데, 영화계는 넷플릭스나 웨이브(Wavve)와 같은 OTT 서비스에 작품을 넘기고 있다. 일각에선 영화계의 숨통을 틔우는 탈출구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울며 겨자 먹기’식 거래라는 회의적인 주장도 나온다. 지난 2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 19)이 발발한 후 영화계는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CGV와 롯데, 메가박스 등 대형 멀티플렉스는 이례적인 영업손실을 겪고 있다. 작년과 달라 지난 9월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298만8684명으로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또 9월 관객 수는 전월 대비 66.2%(585만 명↓)가 감소했고, 전년 동월 대비 79.7%(1174만 명)가 줄었다. 올해 추석 연휴가 꽤 길었을 뿐 아니라, 국내 여름·겨울 시장과 함께 대목으로 불리는 점을 감안하면 충격에 가까운 결과다. 제작사와 배급사는 신작을 내놓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코로나19 발발 후 개봉한 국내 영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사건과 사건 사이에 떨어지는 개연성, 출생의 비밀과 불륜 등 자극적인 소재,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비상식적 윤리의식을 가진 캐릭터, 왜곡된 인간관계 등의 문제점을 노출한 드라마를 두고 흔히 ‘막장 드라마’라고 한다. 막장 드라마의 범주 안에서 문제점을 적잖이 보완하고,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끈 3대 작가가 있다. ‘막장 트로이카’로 불리는 김순옥, 임성한, 문영남 작가다. ‘막장 대모’로도 불리는 이들이 안방을 찾는다. 드라마를 볼 때 ‘욕하면서 본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너나 할 것 없이 극도로 이기적이며 감정적이고 때론 폭력적이다. 현실에서 보기 힘든 출생의 비밀이 한 작품에만 여럿 나오기도 하며, 지인의 아내 혹은 남편과의 불륜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드라마가 아무리 상상력이 가미된 매체라고 하지만,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장면이 너무 많았다. 김순옥 작가와 임성한 작가, 문영남 작가의 드라마 구조는 이렇게 설명된다. 불륜 세 작가는 결이 조금씩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피로감을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피로감은 시청률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별일 아닌 다툼도 소리를 지르고 싸우면 큰일이 났나 싶어 쳐다보게 되는 것과 같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흔히 ‘100세 시대’라고 한다. 장수한 것을 축복한다는 의미로 환갑잔치를 하던 문화는 옛것이 됐다. 시니어로 분류되는 60세가 넘어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예도 적지 않다. 방송가에서도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모델이 되고, 새로운 사랑을 찾기 위해 소개팅도 마다하지 않는다. 배우 하정우의 아버지로도 잘 알려진 배우 김용건은 ‘컴퓨터 미인’으로 불린 황신혜와 연애를 시작했다.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3>를 통해서다. 황신혜와 커플이 된 후 삶 자체가 신선해졌다며 밝게 웃는다. 연륜·내공 김용건은 자신보다 17세나 어리고 세련된 황신혜를 시종일관 즐겁게 만드는 유머를 가지고 있다. 1946년생으로, 6·25사변이 발발하기 전에 태어난 그는 75세의 나이에 찾아온 새로운 삶을 즐기고 있다. 그들은 캠핑카를 타고 국내 곳곳을 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간 외로웠던 시절의 아픔을 서로 위로한다. 김용건은 황신혜가 음식을 하느라 땀을 흘리자 선풍기 바람을 쐬게 해주기도 하고 “사람들이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깨끗한 피부에 순수한 외모, 다소 느린 말투는 배우 박혜수의 시그니처다. 눈웃음으로 무장한 강력한 귀여운 매력의 소유자다. 그런 박혜수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다소 촌스럽고 평범한 스타일링으로 변신했다. 뚜껑을 쓴 듯한 헤어스타일에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쓰고, 늘 편안한 점퍼에 다리까지 내려오는 원피스를 고수하는 심보람이다. 신작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박혜수가 연기한 심보람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많이 닮아있다. 좋아하는 건 모르지만, 싫어하는 건 분명히 아는 20대 직장인, 자기 주장이 뚜렷하다기보다 남의 감정에 자신을 이입하는 게 더 빠른 성품이다. 누가봐도 착한 이 아이를 박혜수가 연기했다. 시그니처 올림피아드 수학 경시대회 우승자지만, 현실은 상고 출신의 가짜 영수증을 조작하는 게 그의 주업무다. 예쁜 얼굴을 가렸다. 기존의 귀여움 대신 촌스러움으로 변모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수도 있지만, 박혜수는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아성 언니나 솜 언니는 멋스럽고 개성 있게 스타일링을 했는데, 저는 코트도 잘 안 갈아입기로 했어요. 가방도 투박하고, 제일 작은데도 신발도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제목부터 독특하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포스터에는 배우 고아성·이솜·박혜수를 중심으로 다양한 여성들이 등장한다. 코미디의 향기가 짙은 이 영화는 1995년 차별이 일상화되던 시절 기업의 문제를 여성들의 내부고발로 풀어내는 경제 우화다. 참신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극장가를 녹일만한 작품성이다. 그 중심에 있던 고아성을 만났다. 영화 <괴물>에서 송강호의 손을 놓치고 괴물에 끌려간 게 벌써 14년 전이다. 시간이 벌써 얼마나 흐른 걸까. 중학생으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고아성은 내년이면 서른이 된다. 성장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시작으로 14년 동안 매번 눈부신 연기를 보여왔다. 연기력이 좋은 배우들에게 어려운 캐릭터가 주어지는 건 숙명 같은 일이다. 고아성에게 주어진 숙제는 언제나 고초를 겪어 깊은 내공을 소유한 인물들이었다. ‘대한민국만세’를 외친 뒤 꽃다운 나이에 감옥에서 일생을 바친 유관순(<항거:유관순 이야기>)이었고, 스무 살에 아이를 낳고 권력가의 집에서 비리를 알아챈 여고생(<풍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