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물의 유혹 ‘온천워터파크’ 열전

쌀쌀한 날씨 물 좋은 곳서 열나게 즐겨봐!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동양 4대 온천으로 유황 온천수 사용
덕산 스파캐슬…게르마늄 함유 류머티즘 및 피부 미용에 효능
테르메덴…세계적 규모의 바데풀 자랑 독일식 온천
워터월드…한라산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탕 인기

완연한 가을이다. 아침·저녁 바람이 제법 차갑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따뜻한 천연온천이 생각나는 때다. 목욕은 한 첩의 보약보다 좋다고 한다. 의학이 발달되기 전 온천은 중요한 치료의 수단이기도 했다. 저절로 몸이 움츠러드는 계절에 새로운 활력을 찾는 여행이라면 온천여행 만한 것이 없다. 요즘 온천의 추세는 워터파크다.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시원한 물안마도 받으며 다양한 이벤트탕에서 색다른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물의 놀이공원이다. 올 가을 가족이 건강과 재미를 함께 챙길 수 있는 온천워터파크를 안내한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흔히 온천하면 충남 아산을 꼽는다. 동양 4대 온천을 자랑하는 명소가 있어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다. 중국 리산의 ‘화칭 온천’과 일본 ‘벳부온천’, 그리고 인도의 ‘라자그라하 온천’과 함께 가고 싶은 온천 명소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크기가 자그만치 2만4621.92m²(약 7500평)에 육박한다. 유황온천에다 스파를 즐길 수 있고,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탕이 많아 인기다. ‘가족 휴양지’로 딱이다. 지하 300m에서 뽑아 올린 섭씨 35도의 약 알칼리성 유황 온천수를 사용하는 이 곳은 신라시대부터 왕실의 요양지로 각광 받았다. 또한 다리에 상처입은 학이 이곳 온천수로 치유했다는 ‘학 다리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유황온천은 물 1kg당 유황성분이 1mg이상 포함된 온천을 말하는데, 이곳은 1kg당 260.9mg으로 최상급 수준을 자랑한다. 이런 성분은 몸 안의 냉기를 몰아내 부족한 양기를 채워주고, 해독이나 정화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고 호르몬 분비를 왕성하게 해 피부 미백과 주름개선, 탈모개선 등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온천대욕장은 물론 물살의 강약과 움직임으로 마사지 및 지압효과가 있는 바데풀과 나무향이 진해 삼림욕을 느끼게 하는 편백나무탕이 이용객을 기다린다. 게다가 꽃을 테마로 한 이벤트 탕도 건강과 즐거움을 선사해 주기에 충분하다. 봄에는 허브, 여름에는 과일, 가을에는 꽃, 겨울에는 한방 약제 등 계절마다 색다른 입욕제로 변신하는 11종의 이벤트 스파는 이 곳 자랑거리 중 하나.
먹거리도 있다. 한·중·일 등 다양한 음식으로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푸드코트와 독특한 디자인 및 메뉴로 이용객을 사로잡는 델리숍, 그리고 환상적인 공연과 함께 바비큐·맥주를 즐길 수 있는 비어가든 등이 있다.
인근에는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영인산 자연휴양림도 있어 가을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영인산 정상에서 바라다보이는 서해 바다와 삽교천, 그리고 아산만방조제 풍광이 시선을 붙든다. (041)537-7100

■설악 워터피아
강원 속초시 장사동 한화리조트 내에 있는 실내 3500평, 실외 5000평의 대규모 온천 테마파크로 28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하루에 3000여 톤 씩 채수해 공급되는 섭씨 49도 온천수는 중성탄산 나트륨 계열로, 정신피로와 불면증, 고혈압 회복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은 크게 온천사우나, 물놀이시설, 옥외 레저스파로 구분된다. 온천사우나에는 침탕, 원목탕, 초음파탕 등이 있고, 특히 노천탕에서 눈덮인 설악산을 바라보며 즐기는 온천욕이 일품이다. 물놀이시설은 파도풀과 100m×70m 슬라이더, 유스풀, 액션스파 등이 갖춰져 있다.
워터피아의 옥외 레저스파는 이용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마사지탕·히노끼탕·반신욕탕·연인탕 등 4개 이벤트탕은 겨울 온천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연인탕은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수중에 조명을 설치해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033)635-7700

■덕산 스파캐슬
충남 예산군 덕산 온천지구에 위치해 있다. 섭씨49도의 온천수가 공급되는 6300평의 실내스파와 노천스파에 ‘천천향’이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덕산온천은 수온이 높고 수량이 풍부하며 게르마늄이 함유돼 있어 류머티스 및 피부 미용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스파의 중심에 11가지 26종의 수압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바데풀이 있고 그 주위에 유스풀과 키디풀이 마련돼 있다. 노천스파로 나오면 물레방아탕, 가야금탕 등의 각종 이벤트탕에서 찬 겨울바람과 뜨거운 온천물이 빚어내는 오묘한 조화를 느낄 수 있다. 스파캐슬의 가장 큰 특징은 온천수로 각종 물놀이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는 것. 급류 파도타기와 위로도 올라가는 신개념 슬라이더로 짜릿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야간 온천으로 운영되는 ‘로맨틱 나이트 스파’는 조명과 음악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이 곳은 대체의학 개념을 접목한 헬스스파 ‘웰루스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041)330-8000

■아산 스파비스
서울 기준 경부-서해안 고속도로에서 모두 진입이 수월하다. 충남 아산시 음봉면 아산온천 관광단지 내에 2001년 4월 동양 최대 건강보양 테마온천을 모토로 문을 열었다. 1987년 처음 개발돼 1991년 관광지구로 지정된 아산온천은 알칼리성 중탄산 나트륨 온천으로 분류되며 혈액순환과 성인병, 당뇨병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파비스는 목욕 위주의 온천문화에 물놀이 개념을 일찌감치 도입한 곳으로 유명하다. 35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하 700m 암반에서 분출되는 섭씨 38도의 온천수를 사용한다. 650평 규모의 바데풀에서 수압과 기포를 이용한 전신 마사지와 수중운동이 가능하다. 남녀 대온천장에는 옥탕, 침탕 등 20여개의 이벤트탕과 노천탕이 마련돼 있어 다양한 온천욕을 경험할 수 있다. 동굴탕, 가족탕, 슬라이드 등을 갖춘 25m 야외 온천풀은 사계절 따뜻한 온천수가 공급돼 겨울철 야외 수영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인근에 위치한 외암리 민속마을, 봉곡사 솔숲길, 세계꽃식물원, 삽교호 함상공원도 연계해 찾을 만하다. (041)539-2080

 

■이천 스파플러스
경기도 이천시 안흥동에 소재한 미란다 호텔의 가족형 온천 리조트이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온천인 이천온천은 나트륨을 다량 함유한 알칼리성으로 피부 보습효과가 뛰어나 피부 미용과 신경통, 부인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하 3~46.2m에서 올라오는 용출수 온도는 섭씨 36도.
동시에 6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온천탕 내에는 녹차·인삼·산수유 등의 한약재를 넣은 각종 기능탕이 있는데, 여기서 즐기는 ‘약수 목욕’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겨울철 눈을 맞으며 즐기는 남녀 노천탕과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 레저탕에서는 색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스파플러스의 최고 명소는 수영과 온천욕의 효과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실내 온천 수영장. 이 곳에선 137m짜리 슬라이더의 짜릿함도 맛볼 수 있다. 또한 참숯방, 토굴방 등이 있는 ‘건강 존’에서 피로에 지친 몸을 지지며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테르메덴
온천물에 몸을 담가 몸과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것을 탕치(湯治)라 한다. 조선시대 세종대왕과 세조 임금이 즐겨 찾았다는 경기도 이천 온천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3만여 평의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이천 테르메덴은 세계적 규모의 바데풀을 자랑하는 독일식 온천. 양질의 나트륨 알칼리성 온천수가 하루 1500t씩 솟아난다. 기능성 시설 10종이 설치된 바데풀과 다양한 아이템탕이 특징이다. 또 닥터피시탕도 도입, 인기를 끌고 있다. 돌솥에 지어주는 따끈한 이천쌀밥을 맛보고 주변 도요지에서 도자기체험도 가능하다. (031)645-2000


■문경온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오렌지빛 온천수가 자랑이다. 문경온천은 두 가지 온천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지하 900m 화강암층과 석회암층 사이에서 분출되는 온천수는 섭씨 31.3도의 약산성 칼슘 중탄산천으로 알레르기성 피부염, 통풍, 신장병, 갱년기장애, 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지하 750m의 화강암층에서 솟아나는 알칼리성 온천탕은 맑고 뜨거운 온천수로 만성 피로와 상처 회복에 효과가 있다. 한꺼번에 2500명이 들어가는 대형 온천탕도 특징이며, 맥반석 찜질방과 맥반석 사우나, 증기 사우나, 황토 사우나, 노천탕 등 부대시설도 다양하다. 문경새재 트레킹과 연계해 즐길 만하다. (054)571-2002

■경주조선온천호텔
경주에서 이른바 ‘물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지하 450m에서 끌어올린 약알칼리성 광염온천수가 관절염, 신경통은 물론 피부미용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호텔의 특징은 아름드리 솔숲. 호텔 마당에 들어서면 기분좋은 숲내음이 먼저 반긴다. 특히 물놀이 시설인 서머랜드는 깊은 숲속에 푹 싸여 있고 테마형 사우나와 찜질방도 이어져 있어 가족단위 원스톱 놀이공간이 된다. (054)740-9600

■덕구온천 
동해안 제일의 온천 휴양지로 꼽한다. 울진군 북면 응봉산 자락의 덕구온천은 깊은 산속에 자리한 호젓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특히 국내 최대의 자연 용출수를 자랑한다. 적지 않은 온천이 원수를 데워 사용하고 있는데 비해 이곳 만큼은 섭씨 42도의 뜨거운 온천수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온천수는 칼륨, 칼슘, 철, 염소 등이 함유된 약알칼리성으로 신경통, 류머티즘성 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 기포욕, 플로링, 보디 마사지, 넥 샤워 등을 할 수 있는 테라쿠아와 침탕, 스파탕, 에스테탕 등 다양한 테마를 갖추고 있다. 망양정, 월송정 등 관동팔경에 속하는 옛 정자에서의 해맞이, 겨울 별미 대게 맛도 볼 수 있다. (054)782-0677

워터월드
제주도 최초의 물놀이 테마파크로 현지인은 물론 제주관광객들의 인기 나들이 명소이다. 서귀포월드컵경기장내에 자리하고 있으며 파도풀, 유수풀, 튜브 슬라이더는 물론 어린이를 위한 키즈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라산을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탕과 선탠장이 인기다. 허브탕이나 인삼탕, 솔잎탕, 석류탕 등 7가지 종류의 노천 스파에 몸을 담글 수 있다. 피부에 좋다는 화산 분출물(화산재)인 ‘송이’ 사우나탕도 갖추고 있다. (064)739-1930

■비발디파크 오션월드
이집트를 테마로 삼아 사막의 오아시스를 연상케 하는 최첨단 물놀이 시설이다. 홍천 팔봉산 자락 비발디파크 내에 문을 연 비발디파크 오션월드는 실내 4000평, 실외 7000평, 그리고 호수공원 1만5000평 등 총 3만여평 규모로 1만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물놀이 시설이다. 대표적 물놀이 시설은 래프팅을 하듯 300m 길이의 급류를 타고 내려오는 익스트림 리버와 수평형-대각선형-다이아몬드형 등 변화무쌍한 파도를 만들어내는 실내 파도풀. 스키, 눈썰매 등과 연계해 여정을 꾸릴 수 있다. (033)430-7540

■캐리비안 베이
국내 물놀이 시설의 대명사격이다. 바데풀은 강한 물살을 이용해 마사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수중 피트니스 시설로, 수심 0.9m의 풀에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을 채워 물속에 오래 있어도 힘들거나 피곤하지 않도록 했다. 가족 휴식공간인 스파 빌리지는 스파 시설이 구비된 독립 가옥 형태로 숲속에 만들어졌다.
 (031)320-5000


Tip - ‘온천 이용’ 이렇게

▶온천욕은 음식물이 소화된 식후 1시간이 가장 좋다. 입욕 전 생수 한잔은 노폐물을 잘 배출시키고 탈수현상도 막아준다.
▶입욕 전 샤워를 먼저 해 노폐물을 제거하고 온천욕을 즐기는 게 좋다. 온천수에는 피부에 유익한 성분이 많아 온천욕을 마친 뒤에는 물기를 자연상태에서 말리는 것이 낫다.
▶냉-온탕욕을 번갈아 하는 게 좋다. 냉탕에 들어가면 몸은 산성으로, 온탕으로 들어가면 알칼리성으로 변해 냉-온욕을 거듭하면 체액이 중성 내지는 약알칼리성으로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냉탕은 1~2분, 온탕은 10~15분 이내가 좋다.
▶온천욕을 하며 억지로 때를 밀 필요는 없다. 온천수로 목욕하면 피부가 매끈거릴 뿐 때가 잘 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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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