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물의 유혹 ‘온천워터파크’ 열전

쌀쌀한 날씨 물 좋은 곳서 열나게 즐겨봐!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동양 4대 온천으로 유황 온천수 사용
덕산 스파캐슬…게르마늄 함유 류머티즘 및 피부 미용에 효능
테르메덴…세계적 규모의 바데풀 자랑 독일식 온천
워터월드…한라산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탕 인기

완연한 가을이다. 아침·저녁 바람이 제법 차갑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따뜻한 천연온천이 생각나는 때다. 목욕은 한 첩의 보약보다 좋다고 한다. 의학이 발달되기 전 온천은 중요한 치료의 수단이기도 했다. 저절로 몸이 움츠러드는 계절에 새로운 활력을 찾는 여행이라면 온천여행 만한 것이 없다. 요즘 온천의 추세는 워터파크다.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시원한 물안마도 받으며 다양한 이벤트탕에서 색다른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물의 놀이공원이다. 올 가을 가족이 건강과 재미를 함께 챙길 수 있는 온천워터파크를 안내한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흔히 온천하면 충남 아산을 꼽는다. 동양 4대 온천을 자랑하는 명소가 있어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다. 중국 리산의 ‘화칭 온천’과 일본 ‘벳부온천’, 그리고 인도의 ‘라자그라하 온천’과 함께 가고 싶은 온천 명소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크기가 자그만치 2만4621.92m²(약 7500평)에 육박한다. 유황온천에다 스파를 즐길 수 있고,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탕이 많아 인기다. ‘가족 휴양지’로 딱이다. 지하 300m에서 뽑아 올린 섭씨 35도의 약 알칼리성 유황 온천수를 사용하는 이 곳은 신라시대부터 왕실의 요양지로 각광 받았다. 또한 다리에 상처입은 학이 이곳 온천수로 치유했다는 ‘학 다리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유황온천은 물 1kg당 유황성분이 1mg이상 포함된 온천을 말하는데, 이곳은 1kg당 260.9mg으로 최상급 수준을 자랑한다. 이런 성분은 몸 안의 냉기를 몰아내 부족한 양기를 채워주고, 해독이나 정화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고 호르몬 분비를 왕성하게 해 피부 미백과 주름개선, 탈모개선 등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온천대욕장은 물론 물살의 강약과 움직임으로 마사지 및 지압효과가 있는 바데풀과 나무향이 진해 삼림욕을 느끼게 하는 편백나무탕이 이용객을 기다린다. 게다가 꽃을 테마로 한 이벤트 탕도 건강과 즐거움을 선사해 주기에 충분하다. 봄에는 허브, 여름에는 과일, 가을에는 꽃, 겨울에는 한방 약제 등 계절마다 색다른 입욕제로 변신하는 11종의 이벤트 스파는 이 곳 자랑거리 중 하나.
먹거리도 있다. 한·중·일 등 다양한 음식으로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푸드코트와 독특한 디자인 및 메뉴로 이용객을 사로잡는 델리숍, 그리고 환상적인 공연과 함께 바비큐·맥주를 즐길 수 있는 비어가든 등이 있다.
인근에는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영인산 자연휴양림도 있어 가을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영인산 정상에서 바라다보이는 서해 바다와 삽교천, 그리고 아산만방조제 풍광이 시선을 붙든다. (041)537-7100

■설악 워터피아
강원 속초시 장사동 한화리조트 내에 있는 실내 3500평, 실외 5000평의 대규모 온천 테마파크로 28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하루에 3000여 톤 씩 채수해 공급되는 섭씨 49도 온천수는 중성탄산 나트륨 계열로, 정신피로와 불면증, 고혈압 회복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은 크게 온천사우나, 물놀이시설, 옥외 레저스파로 구분된다. 온천사우나에는 침탕, 원목탕, 초음파탕 등이 있고, 특히 노천탕에서 눈덮인 설악산을 바라보며 즐기는 온천욕이 일품이다. 물놀이시설은 파도풀과 100m×70m 슬라이더, 유스풀, 액션스파 등이 갖춰져 있다.
워터피아의 옥외 레저스파는 이용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마사지탕·히노끼탕·반신욕탕·연인탕 등 4개 이벤트탕은 겨울 온천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연인탕은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수중에 조명을 설치해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033)635-7700

■덕산 스파캐슬
충남 예산군 덕산 온천지구에 위치해 있다. 섭씨49도의 온천수가 공급되는 6300평의 실내스파와 노천스파에 ‘천천향’이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덕산온천은 수온이 높고 수량이 풍부하며 게르마늄이 함유돼 있어 류머티스 및 피부 미용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스파의 중심에 11가지 26종의 수압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바데풀이 있고 그 주위에 유스풀과 키디풀이 마련돼 있다. 노천스파로 나오면 물레방아탕, 가야금탕 등의 각종 이벤트탕에서 찬 겨울바람과 뜨거운 온천물이 빚어내는 오묘한 조화를 느낄 수 있다. 스파캐슬의 가장 큰 특징은 온천수로 각종 물놀이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는 것. 급류 파도타기와 위로도 올라가는 신개념 슬라이더로 짜릿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야간 온천으로 운영되는 ‘로맨틱 나이트 스파’는 조명과 음악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이 곳은 대체의학 개념을 접목한 헬스스파 ‘웰루스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041)330-8000

■아산 스파비스
서울 기준 경부-서해안 고속도로에서 모두 진입이 수월하다. 충남 아산시 음봉면 아산온천 관광단지 내에 2001년 4월 동양 최대 건강보양 테마온천을 모토로 문을 열었다. 1987년 처음 개발돼 1991년 관광지구로 지정된 아산온천은 알칼리성 중탄산 나트륨 온천으로 분류되며 혈액순환과 성인병, 당뇨병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파비스는 목욕 위주의 온천문화에 물놀이 개념을 일찌감치 도입한 곳으로 유명하다. 35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하 700m 암반에서 분출되는 섭씨 38도의 온천수를 사용한다. 650평 규모의 바데풀에서 수압과 기포를 이용한 전신 마사지와 수중운동이 가능하다. 남녀 대온천장에는 옥탕, 침탕 등 20여개의 이벤트탕과 노천탕이 마련돼 있어 다양한 온천욕을 경험할 수 있다. 동굴탕, 가족탕, 슬라이드 등을 갖춘 25m 야외 온천풀은 사계절 따뜻한 온천수가 공급돼 겨울철 야외 수영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인근에 위치한 외암리 민속마을, 봉곡사 솔숲길, 세계꽃식물원, 삽교호 함상공원도 연계해 찾을 만하다. (041)539-2080

 

■이천 스파플러스
경기도 이천시 안흥동에 소재한 미란다 호텔의 가족형 온천 리조트이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온천인 이천온천은 나트륨을 다량 함유한 알칼리성으로 피부 보습효과가 뛰어나 피부 미용과 신경통, 부인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하 3~46.2m에서 올라오는 용출수 온도는 섭씨 36도.
동시에 6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온천탕 내에는 녹차·인삼·산수유 등의 한약재를 넣은 각종 기능탕이 있는데, 여기서 즐기는 ‘약수 목욕’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겨울철 눈을 맞으며 즐기는 남녀 노천탕과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 레저탕에서는 색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스파플러스의 최고 명소는 수영과 온천욕의 효과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실내 온천 수영장. 이 곳에선 137m짜리 슬라이더의 짜릿함도 맛볼 수 있다. 또한 참숯방, 토굴방 등이 있는 ‘건강 존’에서 피로에 지친 몸을 지지며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테르메덴
온천물에 몸을 담가 몸과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것을 탕치(湯治)라 한다. 조선시대 세종대왕과 세조 임금이 즐겨 찾았다는 경기도 이천 온천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3만여 평의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이천 테르메덴은 세계적 규모의 바데풀을 자랑하는 독일식 온천. 양질의 나트륨 알칼리성 온천수가 하루 1500t씩 솟아난다. 기능성 시설 10종이 설치된 바데풀과 다양한 아이템탕이 특징이다. 또 닥터피시탕도 도입, 인기를 끌고 있다. 돌솥에 지어주는 따끈한 이천쌀밥을 맛보고 주변 도요지에서 도자기체험도 가능하다. (031)645-2000


■문경온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오렌지빛 온천수가 자랑이다. 문경온천은 두 가지 온천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지하 900m 화강암층과 석회암층 사이에서 분출되는 온천수는 섭씨 31.3도의 약산성 칼슘 중탄산천으로 알레르기성 피부염, 통풍, 신장병, 갱년기장애, 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지하 750m의 화강암층에서 솟아나는 알칼리성 온천탕은 맑고 뜨거운 온천수로 만성 피로와 상처 회복에 효과가 있다. 한꺼번에 2500명이 들어가는 대형 온천탕도 특징이며, 맥반석 찜질방과 맥반석 사우나, 증기 사우나, 황토 사우나, 노천탕 등 부대시설도 다양하다. 문경새재 트레킹과 연계해 즐길 만하다. (054)571-2002

■경주조선온천호텔
경주에서 이른바 ‘물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지하 450m에서 끌어올린 약알칼리성 광염온천수가 관절염, 신경통은 물론 피부미용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호텔의 특징은 아름드리 솔숲. 호텔 마당에 들어서면 기분좋은 숲내음이 먼저 반긴다. 특히 물놀이 시설인 서머랜드는 깊은 숲속에 푹 싸여 있고 테마형 사우나와 찜질방도 이어져 있어 가족단위 원스톱 놀이공간이 된다. (054)740-9600

■덕구온천 
동해안 제일의 온천 휴양지로 꼽한다. 울진군 북면 응봉산 자락의 덕구온천은 깊은 산속에 자리한 호젓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특히 국내 최대의 자연 용출수를 자랑한다. 적지 않은 온천이 원수를 데워 사용하고 있는데 비해 이곳 만큼은 섭씨 42도의 뜨거운 온천수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온천수는 칼륨, 칼슘, 철, 염소 등이 함유된 약알칼리성으로 신경통, 류머티즘성 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 기포욕, 플로링, 보디 마사지, 넥 샤워 등을 할 수 있는 테라쿠아와 침탕, 스파탕, 에스테탕 등 다양한 테마를 갖추고 있다. 망양정, 월송정 등 관동팔경에 속하는 옛 정자에서의 해맞이, 겨울 별미 대게 맛도 볼 수 있다. (054)782-0677

워터월드
제주도 최초의 물놀이 테마파크로 현지인은 물론 제주관광객들의 인기 나들이 명소이다. 서귀포월드컵경기장내에 자리하고 있으며 파도풀, 유수풀, 튜브 슬라이더는 물론 어린이를 위한 키즈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라산을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탕과 선탠장이 인기다. 허브탕이나 인삼탕, 솔잎탕, 석류탕 등 7가지 종류의 노천 스파에 몸을 담글 수 있다. 피부에 좋다는 화산 분출물(화산재)인 ‘송이’ 사우나탕도 갖추고 있다. (064)739-1930

■비발디파크 오션월드
이집트를 테마로 삼아 사막의 오아시스를 연상케 하는 최첨단 물놀이 시설이다. 홍천 팔봉산 자락 비발디파크 내에 문을 연 비발디파크 오션월드는 실내 4000평, 실외 7000평, 그리고 호수공원 1만5000평 등 총 3만여평 규모로 1만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물놀이 시설이다. 대표적 물놀이 시설은 래프팅을 하듯 300m 길이의 급류를 타고 내려오는 익스트림 리버와 수평형-대각선형-다이아몬드형 등 변화무쌍한 파도를 만들어내는 실내 파도풀. 스키, 눈썰매 등과 연계해 여정을 꾸릴 수 있다. (033)430-7540

■캐리비안 베이
국내 물놀이 시설의 대명사격이다. 바데풀은 강한 물살을 이용해 마사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수중 피트니스 시설로, 수심 0.9m의 풀에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을 채워 물속에 오래 있어도 힘들거나 피곤하지 않도록 했다. 가족 휴식공간인 스파 빌리지는 스파 시설이 구비된 독립 가옥 형태로 숲속에 만들어졌다.
 (031)320-5000


Tip - ‘온천 이용’ 이렇게

▶온천욕은 음식물이 소화된 식후 1시간이 가장 좋다. 입욕 전 생수 한잔은 노폐물을 잘 배출시키고 탈수현상도 막아준다.
▶입욕 전 샤워를 먼저 해 노폐물을 제거하고 온천욕을 즐기는 게 좋다. 온천수에는 피부에 유익한 성분이 많아 온천욕을 마친 뒤에는 물기를 자연상태에서 말리는 것이 낫다.
▶냉-온탕욕을 번갈아 하는 게 좋다. 냉탕에 들어가면 몸은 산성으로, 온탕으로 들어가면 알칼리성으로 변해 냉-온욕을 거듭하면 체액이 중성 내지는 약알칼리성으로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냉탕은 1~2분, 온탕은 10~15분 이내가 좋다.
▶온천욕을 하며 억지로 때를 밀 필요는 없다. 온천수로 목욕하면 피부가 매끈거릴 뿐 때가 잘 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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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