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여행’ 농어촌 명소 마을을 찾아(2)

‘오감 만족’ 찾아 골라골라 떠나자!

충남 외암 민속마을…과거 시간 속 걷는 것처럼 신비로운 곳
경북 선비촌…옛 선비들의 당시 생활상 통해 전통문화 직접 체험
한드미 마을…몸으로 즐기는 자연 놀이터
대진 마을…바다와 해변과 어부의 일상을 낚는 고장 


그동안 볼거리, 즐길거리로만 여겼던 여행에 삶의 여유와 건강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웰빙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빨리빨리’ 문화가 만연해지면서 숨가쁘게 살아가는 세상에서 벗어나 자연을 즐기고 웰빙음식도 맛볼 수 있는 여행지가 곳곳에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한 농어촌 명소 마을 20곳을 두 번에 나눠 소개한다.

충남 외암 민속마을
충남 아산의 외암 민속마을은 중요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돼 500년 전 모습이 온전히 보존된 곳이다.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과거의 시간 속을 걷는 것처럼 신비로운 곳이다. 외암
민속마을을 둘러본 뒤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연인산 휴양림을 찾으면 된다. 수목이 울창하게 우거진 숲길이 완만해 삼림욕에 적합하며 전망대, 등산로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천연 황토 흙으로 티셔츠나 손수건을 물들이는 천연 염색 체험이나 농촌에서 집단 노동 때 흥을 돋우고자 연주되는 풍물을 배워보는 것도 좋다.  마을의 먹거리로는 무엿과 꿀편, 파전, 도토리묵, 묵밥, 어죽, 민속주(두견주ㆍ백일주ㆍ연엽주) 등을 꼽을 수 있다.

전주 한옥 마을
시간을 넘어 우리에게 닿은 조상들의 일상이 전주 한옥 마을에 있다. 그 안에 들어서면 우리 조상들이 즐겼던 어느 한가한 날의 오후를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 한지의 수도라 불리는 전주 한옥 마을에서는 부채, 한지 조명, 꽃 접시 등 한지를 이용한 공예품을 만드는 체험도 가능하다. 전주 한옥 마을의 먹거리로는 전주비빔밥, 전주콩나물밥, 전주 한정식, 전주 돌솥밥 등이 유명하다. 한옥의 고장, 한옥 마을로 떠난 만큼 한옥 숙박 체험을 권한다. 한옥 마을 내에는 한옥 생활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관이 9개관 73실에 걸쳐 있다.

경북 개실 마을
경북 고령 개실 마을은 고대 국가 대가야의 숨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고령읍에 있는 대가야 박물관은 대가야의 역사를 중심으로 고령지역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구석기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유물을 전시해 놓았다. 왕릉 전시관은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대규모 순장무덤인 지산동고분군 제44호분의 내부를 원래의 모습대로 재현한 곳이다. 대가야 역사 테마 관광지는 4D 영상관과 같은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대가야 체험관, 대가야탐방숲길 등의 볼거리가 있다. 또 딸기가 많이 나는 마을답게 딸기를 직접 따서 딸기잼을 담그는 과정을 체험할 수도 있다.

경북 선비촌
경북 영주에 가면 선비들이 살던 마을 한복판을 걸을 수 있다. 선비를 구경하는 것도 직접 선비가 되어보는 것도 모두 당신의 선택이다. 영주 일대의 고가 12채를 원형대로 재현했다. 이 중 해우당과 두암 고택이 문화재로 지정된 선비촌은 옛 선비들의 당시 생활상을 통해 잊혀져 가는 수준 높은 전통문화를 직접 느껴볼 수 있다. 조선시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민속 테마 마을답게 옛 선비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풍부하다. 그 중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화선지에 그리는 사군자 그리기와 붓글씨 쓰기, 선비들이 공부했던 사자소학과 천자문을 배우는 서당 체험 등은 대표적인 선비 체험 프로그램이다. 또 선비촌 내의 열 두 고택에서는 혼례복인 사모관대를 입은 후 족두리와 연지곤지 등을 찍고 한국 전통 혼례를 경험할 수 있다.

제주 혼인지 마을
전설을 찾아가는 여행은 흥미롭다. 혼인지로 행하는 여행은 내가 전설의 주인공이 돼 그 속으로 들어서는 여행이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최초의 국제결혼이 탄생되는 탐라국 삼신인과 벽랑국 세 공주의 결혼 전설. 제주 혼인지 마을에서 만날 수 있다. 표선면 성읍리에 있는 성읍민속마을은 유형·무형의 여러 문화재와 옛 생활의 자취를 많이 간직하고 있다. 해안 절경과 흐드러지게 핀 노란 유채꽃밭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섭지코지도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감귤 따기, 옥수수 심기, 유채나물수확, 감귤 주스 만들기, 해녀와의 기념촬영 등 다양한 행사도 체험할 수 있다.

바람의 마을 의야지
바람의 마을 의야지는 양들의 울음소리와 바람 소리가 산책을 맞이하는 곳으로 대관령 꼭대기가 만든 장소다. 이곳에 오르면 대관령에서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이 목덜미를 감싸 안는다. 바람 마을의 대표적인 음식 체험 프로그램은 치즈 만들기다. 이 마을의 치즈는 몸에 좋은 한해살이 풀, 함초와 신선한 대관령 목장 우유를 원료로 만들어 바로 먹을 수 있는 웰빙 식품이다. 또 시골길의 울퉁불퉁한 길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는 4륜 오토바이, ATV 타기도 흥미로운 체험거리 중 하나다. 짧게는 동네 한 바퀴에서 길게는 대관령 목장까지, 비포장도로를 스릴있게 달려볼 수 있다. 더불어 양털 깎기, 스노봅슬레이, 스노모빌 래프팅, 풀 썰매·눈썰매·전통스키 타기, 양털 공예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양 목장이 있는 마을답게 양고기 생 구이, 양 생 갈비, 양고기 주물럭, 양 곰탕 등의 색다른 메뉴도 즐길 수 있다.



한드미 마을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만나는 자연. 단양 한드미 마을은 산과 들판, 계곡과 동굴이 한데 어우러지고 그 곳에서 아이보다 어른들이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들이 펼쳐진다. 특히 이 마을의 삼굿구이는 옛 조상들이 긴 삼을 굽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으로, 한드미 마을에서 수확한 옥수수, 고구마, 유정란 등의 농산물을 익힌 후 먹어볼 수 있어 각광 받는 마을의 대표 체험 프로그램이다. 목 공예품을 만들며 소소한 농촌의 일상을 체험하거나 잘 여문 옥수수와 감자 등의 농작물을 거두면서 수확의 기쁨을 함께 할 수도 있다. 한드미 마을 부녀회가 직접 운영하는 부녀회 식당에서는 친환경 농산물을 식품재료로 사용한 토종닭백숙, 버섯닭볶음, 민물 매운탕, 청국장 백반, 산채 비빔밥 등의 다양한 웰빙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합구 마을
합구 마을은 한국 8경의 하나로 꼽히는 변산을 경치 삼아 갯벌을 걸으며 백합을 캘 수 있는 곳이다. 합구 마을에는 70년대부터 마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대규모 백합 양식장이 있다. 이곳은 전북 부안에서 백합을 직접 캐볼 수 있는 유일한 갯벌인데 갈고리나 호미로 모래 갯벌을 파헤쳐 묻혀 있던 백합을 캐낸 후 가져가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2009년 개장한 곤충·파충류 생태 체험장도 있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수많은 곤충과 파충류를 전시하고 있으며 나무 곤충 만들기, 찰흙으로 생물 만들기, 갯벌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2010년 4월, 19년 만에 완성된 바다 위의 만리장성이라 불리는 세계 최장의 새만금 방조제도 만날 수 있다. 서해안의 3대 해수욕장 중 하나로 희고 고운 모래로 된 긴 해안에 푸른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최고의 해변을 즐길 수 있다.

달마지 마을
달마지 마을은 전라남도의 끝자락에서 산과 들을 배경 삼아 한국 중세미술을 대표하는 고려청자를 생산하던 강진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 녹차밭이 이색적인 풍광을 자아내며 집집마다 형형색색의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시골스런 인심이 가득 스며 있는 남도의 끝에서 한국의 전형적인 시골마을을 만날 수 있다.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월출산 자락에 대단위로 조성된 차밭으로, 부드러운 곡선의 구릉을 따라 넓고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달마지 마을의 재래식 유기농 콩나물 체험은 PET 병에 볏짚을 태운 재를 넣고, 콩을 넣고 물을 준 후 다시 콩을 넣는 작업을 반복해 3층 정도 되도록 만들어서 집으로 가져가는 프로그램이다. 3~4일 후에는 싹이 올라오며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자라난 콩나물을 먹을 수도 있다. 특히 달마지 마을의 경우 마을 내의 14개 농가가 돌아가면서 민박 손님을 받고 있다. 1박을 할 경우 민박 농가에서 직접 만든 아침과 저녁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대진 마을
동해안의 상징과도 같은 눈부신 백사장을 산책하고 한가롭게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 바로 대진 마을이다. 대진 마을에서는 해변과 낚시를 한 곳에서 즐기고 스킨스쿠버까지 체험할 수 있다. 대진 마을에서는 어선을 이용한 바다낚시를 연중 즐길 수 있다. 특히 많이 잡히는 어종으로 가자미, 문어, 오징어 등이 있는데 금방 낚아 올린 가자미를 즉석에서 먹어볼 수 있다. 스킨스쿠버 체험, 보트 다이빙, 수중 테마공원 체험 다이빙, 승선 체험 및 선상 낚시, 경비행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또한 고래불해수욕장은 주위가 울창한 송림에 에워싸여 있고 깨끗한 바닷물과 몸에 달라붙지 않는 백사장 모래로 찜질을 하면 그만이다. 마을 부근 식당에서는 송천강 재첩으로 끊인 재첩국, 재첩 수제비, 재첩파전 등을 맛볼 수 있다. 또 마을 앞 청정해역에서 잡아 올린 멍게를 잘게 썰어 야채와 함께 비벼 먹는 멍게비빔밥집도 가보면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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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