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인터뷰> 새누리당 정해걸 실버세대위원장

“정치인들, 공천 기득권 내려놔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지난 20년간 지방분권을 위해 동분서주한 사람이 있다. 새누리당 정해걸 실버세대위원장은 군수로서 지방행정을 책임지다 제18대국회 때 여의도에 입성, 당시 개헌특위에 소속돼 혁신에 앞장섰다. 제19대국회가 1년여도 남지 않은 지금, 정 위원장은 다시 한 번 개헌특위 구성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여·야에서는 선거제도와 관련해 잡음이 많다. 여권이 내놓은 오픈프라이머리와 야권이 주장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두고 당내에서도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득권을 내려놓기 위한 제도들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여·야는 자신의 기득권을 강화하기 위해 이 제도들을 활용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정가의 큰형님으로 통하는 새누리당 정해걸 실버세대위원장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정당공천 폐지 등 누구보다 새누리당의 혁신에 앞장 선 정 위원장의 입을 통해 최근 정치판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요시사>와의 일문일답.

-지방분권을 위해 줄곧 힘 써오셨는데.
▲지방분권운동을 20년 이상 해왔다. 이유는 대한민국의 지방자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지방분권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991년부터 지방의회가 생겼지만, 그동안 시·군정 자문위원회 역할밖에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지방분권에 대한 내용이 헌법에 보장되어야 한다. 헌법에 보장 안 된 지방분권은 이루어질 수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1995년에 무소속으로 민선 군수에 당선됐다. 그때를 전후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지방분권운동을 같이 했다. 그땐 노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기 전이다. 당선된 후에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대통령 자문위원을 맡아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내가 아는 범주 속에서는 역대 대통령 중 그래도 지방분권에 대해선 가장 성과가 있었던 분이다. 선분권 후분산을 주장했음에도 선분권은 못하고 후분산만 했다는 점은 아쉽지만, 그래도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분권에 관심이 많으셨다.


-예상 밖의 대답이다. 노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는 여당인사를 만나기 힘든 게 현실인지라.
▲잘한 것은 잘했다고 솔직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를 했다 해도 고속도로 만들고 제철소 세운 건 그 사람이다. 그때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은 반대시위를 했다. 그런 의미에서 10년 앞을 내다본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분권운동도 마찬가지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 되기 전부터 우리와 함께 분권운동을 했다. 이건 선견지명이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방분권에 획을 그은 사람은 노 전 대통령이다. 제일 분권운동을 많이 했던 분이다.

-정당공천 폐지 또한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대표회장이 되고나서 정당공천 폐지 운동을 많이 했다. 정당공천은 국회의원들이 공천권을 주는 것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비리가 발생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공천권을 줘야 되는데 ‘정’으로 주는 경우가 생긴다. 심지어 타락한 ‘돈’으로 공천권을 사고파는 일이 생겼다. 조선시대 매관매직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김무성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다. 정당인으로서 어떻게 보나.
▲18대 국회 때 여의도에 입성했지만 원래는 국회의원을 할 생각이 없었다. 나도 국민들처럼 ‘국회의원들은 다 도둑놈’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들어가 보니 좋은 사람도 많더라. 정확히 말할 순 없지만 40~50명 정도는 좋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여당도 좋은 사람 있지만 야당에도 좋은 사람이 많다는 걸 느낀다. 겪어보니 그렇더라.

“분권 없는 혁신 불가능, 개헌특위 열어야”
“정당공천 폐지, 오픈 프라이머리가 해답”

-일각에서는 국회의원 정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나?
▲세비를 줄여서 국회의원 수를 늘여야 한다는 주장이 야당 쪽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래선 안 되고, 지금 국회의원 수를 절반이나 3분의1을 줄여서 다른 나라의 상원제도와 같이 운영해야 된다고 본다. 그래야 우리나라도 향토를 발전시키고 향토문화를 지킬 수 있다.
 

-개헌특위 구성 가능성은 어떻게 보고 계시나.
▲가능성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된다. 지난 18대 국회 때 개헌특위에 참여했었는데, 개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분권운동 부분이 빠져 아쉬웠다. 19대 국회 때는 해야 된다. 미뤄지면 또 못한다.


-개헌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생각이 다 달라 의견 수렴이 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가장 큰 괴리는 국회의원이 생각하는 개헌과 우리가 생각하는 개헌은 다르다는 점이다. 국회의원이 생각하는 개헌은 자신의 밥그릇, 기득권을 강화하기 위한 개헌이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것과 다르다. 반면 우리는 분권운동이나 정당공천 폐지를 위한 개헌을 주장하는 것이다.

-지켜보는 심경이 어떤가.
▲안타깝다. 정계·학계 할 것 없이 사회가 뜻을 합쳐 개헌특위를 구성해야 되는데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고 있다. 그러면 특위가 구성된다 해도 개헌이 안 될 것이다. 그렇게 또 유야무야 넘어가게 될까 우려스럽다.

-마지막으로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오늘의 우리 사회가 제대로 자리 잡으려고 한다면, 정치인들의 사고방식부터 바뀌어야하지만 국민의 의식 변화도 중요하다. 아직 우리 국민의 의식은 공중도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수준이다. 군수생활을 오래하면서 느낀 점은 ‘나’보단 ‘우리’라는 것이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국민이 되어야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런 말씀드리고 싶다.

 

<chm@ilyosisa.co.kr>


[정해걸 위원장 프로필]

▲경북 의성 출생
▲대구대학교 사회개발대학원 행정학 석사
▲경상북도 의성군 군수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제18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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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