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경제2팀] 박호민 기자 = 대한민국 간판 소설가 신경숙 작가가 표절시비에 휘말렸다. 1996년 발표한 단편 ‘전설’의 한 대목이 일본 작가 미시아 유키오의 ‘우국’과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소설가 겸 시인인 이응준 작가는 지난 16일, 한 온라인 매체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창작과 비평이 출간한 신 작가의 <오래 전 집을 떠날 때> 가운데 수록된 단편 <전설>의 한 부분이(240∼241쪽)이 유키오 작품의 구절을 그대로 따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경숙 작가는 “오래 전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우국’)은 알지 못한다”고 전하며 표절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 “이런 소란을 겪게 해 내 독자분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 뿐이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은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표절 시비 휘말려 곤욕
일본 작품과 유사 지적
<전설>의 출판사 창비도 표절 논란과 관련 ‘표절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창비는 “문제가 된 장면 묘사는 일상적인 소재인데다가 작품 전체를 좌우할 독창적인 묘사도 아니다”라며 “이를 근거로 표절 운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인용 장면들은 두 작품 공히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며 “해당 장면의 몇몇 문장에서 유사성이 있더라도 이를 근거로 표절 운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표절 의혹을 제기한 시인 겸 소설가 이응준씨에 대해 “소설의 개정판 제목을 표절 시비와 연관지어 문제삼는 건 억측”이라고 지적했다.
신 작가가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 작가가 지난 1999년 발표한 소설 <딸기밭>은 안승준의 유고집 <살아있는 것이>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일었었고, 장편 <기차는 7시에 떠나네>와 단편 <작별인사> 등 작품들도 각각 프랑스 작가 파트릭 모디아노와 일본 작가 마루야마겐지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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