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 6월의 가볼 만한 곳

‘금강산도 식후경’ 맛난 주전부리 여행 떠나요

전통이 빚어낸 맛있는 인사동 여행…서울 종로
줄서서 먹는 병천순대와 명물 호두과자…충남 천안
27년 지켜온 추억의 맛…인천 신포닭강정
경주 여행필수 영양 간식…황남빵과 찰보리빵


한국 관광공사가 ‘지역의 명물, 주전부리 맛보기 여행’을 주제로 6월의 가볼 만한 곳, 4곳을 발표했다. 서울 인사동, 충남 천안, 인천 신포시장, 경북 경주 등 익히 잘 알려진 4곳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주전부리를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하기는 처음이다.

서울 인사동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지인 인사동에는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다. 서울을 찾은 외국인들의 향수를 달래줄 수 있는 고향음식부터 불고기, 비빔밥 등 그들이 좋아하는 우리음식까지 모두 모여 있다. 흔히 볼 수 없는 우리음식도 있다. 경사스런 날이면 어김없이 상에 오르는 오색의 떡, 임금의 무병장수를 빌며 만들었다는 꿀타래, 오곡으로 만드는 강정, 산 속 깊은 곳에서 채취한 토종꿀 등 주전부리이자 건강에도 좋은 우리음식들이다.

종로2가 쪽 남인사마당에서 인사동 길로 들어서서 제일처음 찾아갈 주전부리 맛집은 ‘질시루’이다. TV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악기상점을 찾은 서현과 용화가 궁중떡볶이를 먹던 곳이 바로 질시루이다. 이곳에서 경기미와 천연재료를 사용해 만든 오색의 떡을 맛볼 수 있다.

인사동을 걷다보면 작은 상점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사람들이 열심히 구경하는 장면을 심심찮게 만난다. 그들의 웃음 너머로 들리는 말은 한국어, 중국어, 영어, 일어 등 다양하다. 하지만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은 단 하나, 꿀타래이다. 꿀타래는 임금이 오래 살기를 바라는 신하들이 장수를 상징하는 실을 닮은 과자를 만들어 올린 것에서 시작되었다 한다. 재료도 건강에 도움을 주는 꿀과 땅콩을 사용한다고. 지금은 꿀과 엿기름을 섞어 일주일간 숙성시켜 만든 꿀덩어리로 만든다. 인사동에는 꿀타래 만드는 상점이 4곳이나 된다. 그중 한 곳은 용수염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꿀타래를 이르는 중국식 명칭이라고. 어느 것이 되었든 사용하는 재료와 맛은 대동소이하다.

인사동 맛 여행의 마지막 장소는 쌈지길이다. 쌈지길 1층 왼쪽에 자리한 ‘이남설강정’과 ‘똥빵 딸기빵’ ‘토종벌의 꿈’이 그 곳. 이남설강정은 쌈지길이 시작되면서부터 자리한 5년차의 주전부리 맛집이다. 강정의 맛을 기억하고 찾는 마니아들이 있을 만큼 맛도 좋다. 그 비결은 좋은 재료에 있다고.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호박씨를 제외한 땅콩, 현미, 참깨, 흑임자, 들깨, 해바라기씨 등 강정의 모든 재료는 국내산을 사용한다. 제철이 아니어서 품질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재료를 구입하지 않는다고. 설탕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현장에서 직접 강정 만드는 과정도 볼 수 있다.

이남설강정 옆에는 쌈지의 캐릭터인 똥치미와 딸기에서 비롯된 똥빵과 딸기빵을 만날 수 있다. 주전부리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붕어빵과 비슷하지만 좀 더 부드럽고 납작한 것이 특징이다. 쌈지마당 작은 통나무집에 자리한 토종벌의 꿈은 어른들의 전유물처럼 느꼈던 벌꿀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소이다. 종로구청 문화공보과. (02)731-1161



충남 천안

소풍처럼 가볍게 나들이도 즐기고 천안의 별미 병천 순댓국도 맛볼 수 있는 여행지다. 물론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는 덤으로 맛볼 수 있다. 수많은 주전부리와 맛 골목이 있지만 반드시 먹어봐야 할 주전부리를 손꼽으라면 순대를 들 수 있다. 천안 병천의 순대 골목에서 맛집을 고르라면 머뭇거리기 마련이지만, 휴일마다 줄을 서서 먹는 천안의 순대는 별미 중의 별미다.  한국의 토속적인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주전부리 순대와 더불어 고소하고 담백한 호두과자를 찾아 떠난다.

돼지의 큰창자를 쓰는 함경도 아바이 순대와 달리, 병천 순대는 작은창자를 써서 돼지 특유의 누린내가 적다. 잘 손질한 소창에 배추, 양배추, 당면 등을 정성껏 넣어 만든 야채순대는 담백하고 쫄깃한 맛으로 수십 년 전부터 아우내 장터를 찾는 사람들의 단골 메뉴가 되었다. 북녘에 함경도 아바이 순대가 있다면, 남녘에는 병천 순대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양배추, 마늘, 양파 등 20여 가지 야채와 새우젓 등의 양념을 선지와 함께 비벼낸 것이 천안의 명물 전통 병천 순대다. 뽀얀 국물 속 담백한 순대가 가득한 순대국밥은 시골이나 도시를 막론하고 어느 장터에서나 허기진 장꾼들의 저렴한 한 끼 식사로 사랑 받아온 메뉴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유관순 열사가 독립 만세를 외치던 아우내 장터에는 수십 곳의 순대 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병천순대를 먹은 후에는 이웃 동네에 있는 유관순 열사 사적지도 둘러보면 좋다. 목천IC 인근에 있는 독립기념관도 볼거리다. 독립기념관은 가족단위 소풍지로 인기가 좋다. 4륜 자전거, 자전거, 범퍼카 등 놀이기구가 많고 독립기념관 안쪽의 서곡야영장은 수돗가, 취사장 등이 잘 갖춰진 캠핑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호두과자는 대한민국이 원조다. 틀에 밀가루 반죽과 속으로 호두와 팥 앙금을 넣어서 구운 빵의 일종이고, 충청남도 천안의 호두과자가 유명하다. 광덕사 호두나무가 있어 이곳이 천안의 명물 호두의 원산지임을 알려주고 있다. 광덕면 일대에는 약 25만8000여 그루의 호두나무가 재배되고 있고, 호두모양을 본떠 만든 호두과자와 호두는 천안의 가장 대표적인 주전부리로 유명하다. 천안시청 문화관광과. (041)521-5158

인천 신포시장
신포시장은 신포닭강정이 유명하다. 신포시장은 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동에 위치해 있는 재래시장이다. 7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이곳 시장은 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에서 걸어도 1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기도 어렵지 않다. 동인천역 2번 출구에서 우현로를 따라 답동사거리 방향으로 계속 내려가면 도로변으로 시장 입구가 보인다.

닭강정은 양념치킨과 많이 닮았다. 겉모습만으로는 구분이 힘들 정도로 똑같다.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특이한 점은 발견하기 어렵다. 아무리 눈을 씻고 들여 다 봐도 닭강정만의 특징이라고 할 만한 것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럼 과연 맛은? 닭강정과 양념치킨의 차이는 바로 맛에 있다. 무엇보다 식감이 확연히 다르다. 닭강정은 양념소스에 버무렸음에도 후라이드치킨만큼 입 안에서 바삭거린다.

바삭거리는 식감과 함께 신포닭강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매운 맛이다. 신포닭강정의 매운 맛은 소스에 들어가는 청양고추 때문이다. 하지만 매운 맛이 입안에 오래 남지 않고, 뒷맛이 개운해 손부채질을 하면서도, 혀를 내두르면서도 자꾸 손이 가게 된다. 고추장 대신 고추기름을 사용해 텁텁함을 없애고, 땅콩가루를 넣어 고소함을 더한 것도 신포닭강정의 맛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다음은 넘치도록 담아주는 양이다. 신포닭강정을 지금처럼 유명하게 만든 게 바로 푸짐한 양이다. 대자가 됐든 중자가 됐든, 주문을 하면 큰 접시 위에 탑을 쌓듯 닭강정을 차곡차곡 올려 내온다. 쌓아 올린 모습도 모습이지만 하나하나 조각들이 무척이나 큼직큼직하다. 재료로 사용하는 닭 자체가 실하다는 얘기다. 이곳에선 대자 하나면 장정 넷이 넉넉히 먹을 만하다.

신포닭강정을 맛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정도는 미리 알아두고 찾아가는 게 좋다. 하나는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는 최소 30분 이상은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과 줄을 잘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급한 마음에 아무 줄에나 냉큼 섰다간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다. 포장해 가기 위한 줄과 홀에서 먹고 가기 위한 줄이 각각 따로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가게 입구에 각각 ‘포장 대기 줄’과 ‘홀에서 드시는 줄’이라는 푯말이 친절하게 걸려있다는 점이다.

신포시장에서 차로 15분 정도만 가면 인천의 대표 관광지인 월미도 문화의 거리와 월미도 공원이 나온다. 이곳에서 탁 트인 바다를 보며 닭강정 맛을 즐겨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듯싶다. 여유가 된다면 월미도 문화의 거리 끄트머리에 있는 한국이민사박물관과 월미도 공원 정상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 인천항과 인천대교를 한눈에 담아보는 것도 좋겠다. 인천시청 관광행정팀. (032)440-4042, 인천중구청 관광진흥팀 (032)760-7820

경북 경주
경주는 ‘황남빵’이라 부르는 팥빵이 명물이다. 경주에 가서 반드시 들러야할 곳이 불국사와 석굴암이라면 반드시 먹어보아야 할 것으로 황남빵을 꼽을 정도다.

황남빵은 ‘황남동에서 만들어 파는 빵’이라 해서 빵을 사러오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 ‘황남빵’이 되었다.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옹골진 황남빵에는 고집스런 경영철학이 자리하고 있으니 ‘빵값은 깎아주지 않는다’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수작업으로만 빵을 만든다’는 것이다.  

황남빵의 주재료는 국내산 붉은 팥이다. 인공감미료나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고 찌거나 삶지도 않으며 구워내기 때문에 팥의 고유의 향이 살아있으며 싱겁지도 끈적이지도 않는 적당한 당도가 특징이다. 황남빵의 구성은 팥소와 반죽인데 약 70%를 팥소가 차지한다. 팥은 소변에 이롭고 염증을 없애주며 주독을 풀어준다. 몸이 비대한 사람이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신경을 많이 쓰는 정신 근로자나 수험생에게 좋다.

또 신장병, 당뇨병 등에도 유효하다. 나머지 30%를 차지하는 반죽은 계란, 설탕, 소다를 넣어 충분히 잘 섞은 후 밀가루를 넣고 반죽한다. 깍두기 모양으로 썬 반죽 속에 팥소를 가득 넣고 감싸듯이 빚어 국화모양의 문양을 빵 중앙에 찍어 계란 물을 살짝 바른다. 오븐에 넣어 5분간 구워내면 황남빵이 완성되는데 이 모든 과정은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빵은 따뜻한 우유나 차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
황남빵의 아성에 도전하는 경주의 또 다른 먹을거리가 있으니 바로 찰보리빵이다. 경주역을 나와 길게 늘어서 있는 찰보리빵 가게들을 보노라면 최근 들어 경주 대표 간식거리 중 하나로 찰보리빵이 맹위를 떨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어떤 맛일까’ 하는 호기심에 찰보리빵을 한번 먹어본 뒤 찹쌀과 팥의 담백한 조화에 반해 찰보리빵 마니아가 되는 사람이 많다. 황남빵이 겉의 차진 느낌과 부드러운 팥과의 조화로 달달한 맛을 준다고 하면 찰보리빵은 핫케이크처럼 쫄깃한 느낌에 소량의 팥 앙금이 촉촉하고 담백해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 여행객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

초여름 푸르름이 가득한 경주에서는 다양한 공연을 보고 듣고 즐기는 즐거움 또한 가득하다. 지난 5월22일부터 시작된 안압지 상설공연이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20시에 개최되어 안압지의 멋진 야경과 함께 전통음악공연, 가요음악회, 퓨전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문무왕 때 지어진 궁 안에 있던 연못 안압지와 연회를 열던 전각들은 화려했던 신라 문화처럼 밤이 되면 더욱 빛을 발해 멋진 야경을 선사한다. 더불어 주말마다 보문단지에서도 야외국악공연이 펼쳐진다. 공연과 관련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재)경주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살펴볼 수 있다.

시원한 대나무 산책길과 포근하게 능들이 펼쳐져 있는 대릉원에서는 천마총에 들러 금관, 요패, 환두대도(換頭大刀) 등 신라인의 솜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월성 옆에 위치한 최부잣집은 300년 동안 12대에 걸쳐 만석꾼을 배출한 명문 부자 가문으로 사회 환원에 앞장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대명사로 꼽히고 있다. 신라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의 능을 찾아가는 낭산 길이 고즈넉하고 김유신 장군묘가 웅장하며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문무대왕의 얼이 느껴지는 감포 바닷가도 꼭 들러 볼 만한 곳이다.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054)779-6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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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