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단체 IS, 실체 해부

인정사정 없는 공공의 적 "이제 딴 나라 얘기 아니다"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지난 10,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IS가 트위터 계정 해킹을 통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가족을 위협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3년 기한의 무력사용권을 의회로 승인받아 과거 이라크 전쟁에 투입됐던 미국 육군 제3 전투여단 소속 군인 4000여명을 쿠웨이트로 파병 보냈다. 최근 우리나라의 김모군이 IS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지며 추가 가담 인원에 대한 염려가 높은 가운데 IS의 정체를 밝힌다.

 
세계 3대 종교 중 하나인 이슬람교는 다양한 분파가 존재한다. 그 중 IS의 기원이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분파가 바로 수니파와 시아파다. 이슬람교는 초기에 4명의 정통 칼리파(모든 종파에서 인정하는 초대 이슬람 최고지도자)가 있다.
 
IS의 단체의 기원
 
세계 이슬람교도의 85~90%를 차지하는 수니파는 4명의 정통 칼리파를 합법적 후계자로 인정한 반면, 세계 이슬람교도의 10~15%를 차지하는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사위이자 4대 칼리프인 알리 이븐 아비 탈리브(이하 알리)만을 유일한 후계자로 인정한다. 지난 656년 우스만 이븐 아판이 암살되자 우스만의 6촌인 다마스쿠스 총독은 알리를 범인으로 몰아세운다. 이로써 수니파와 시아파의 끝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2001911테러를 비롯한 각종 테러 사건에 휘말린 미국의 조지 부시 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아프가니스탄 전쟁(2001), 이라크 전쟁(2003) 등을 일으킨다. 이에 부시 정부는 사담 후세인이 장기 독재하고 있던 후세인 정부를 무너트리고 시아파 정권을 내세워 수니파를 하루아침에 몰락시킨다.
 
이에 분노한 수니파는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레반트(ISIL; Islamic State of Iraq and the Levant)를 내세워 시아파를 상대로 지속적인 테러를 저지르게 되고 지난 2012년 이라크 시리아 이슬람국가(ISIS; 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로 개명한다. 이후 지난해 629일 단체명을 이슬람국가(IS; Islamic State)로 바꾼다. IS는 분열된 이슬람 세계를 하나로 통일하고 칼리프(이슬람 제국의 주권자의 칭호)의 지배하에 이슬람법으로 통치되는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는 게 최종 목표다.
 

자금 어디서?
IS의 최고지도자(칼리파)1972년 바그다드 북부 사마라에서 태어난 교사 출신의 성직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다. 그는 조직원들에게 연설할 때도 복면을 해 얼굴 없는 리더로 통한다. 2011년 미국은 알바그다디를 체포하거나 사살하는 데 현상금 1000만달러를 걸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IS는 어디서 돈을 얻는가(Where Islamic State gets its money)’라는 기사를 게재해 IS의 자금줄에 대해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정확한 수치는 추정하기 어려우나 최대 자금줄은 원유 사업이라고 밝혔다. 한때 IS는 원유 사업으로 하루에 200만달러를 조달했지만 최근 유가 하락 및 미국의 유전, 정유소 공습 등으로 수익 규모가 눈에 띄게 준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한 IS
대원 절반이 스스로 자원한 외국인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IS가 유물 밀매로 얻은 수익이 1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IS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제국 때 대도시였던 팔리마에서 기원전 4세기에 제작된 헤라클레스 석상과 금귀걸이, 금박 부적 등을 약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IS는 인질 협상금으로 그동안 2000만달러를 거둬들였다. UN은 지난 12IS의 자금줄을 막기 위해 IS와 원유유물 등을 거래한 개인이나 기업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 경고했다.
 
IS 군사 위력은?
 
현재 IS는 군사력 강화에 월 4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미국 CIA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IS 병사 규모는 31000여명으로 추정된다. 이들 대부분은 전세계 90여개국에서 자원한 외국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IS의 병사 규모를 두고 러시아는 7만명, 시리아인권관측소는 10만명, 이라크 쿠르드족은 2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라크군으로부터 탈취한 M16 소총이 IS 대원 1인당 3정씩 소유할 만큼의 다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라크군이 보유한 M1 Abrams 전차 146대 중 1~2대를 IS에 빼앗긴 상황이며, T-72전차 10, T-55전차 30, 군용차량 험비 1500, 곡사포 M198 howitzer 50~52문을 소유하고 있다.
 
미 정부는 부인하고 있으나 IS가 미군으로부터 빼앗은 미군전투기 Bell-IA-407Black Hawk UH60 helicopters를 인터넷에 공개해 미군전투기 몇 대도 소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접수된 IS로 인한 공식 사망자는 202000여명이며, 380만여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얼마나?
 
미국 정보당국은 IS 가담 외국인이 2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3400여 명은 서방국 출신이며 미국인도 15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말레이시아언론은 중국인 300여명이 중국 중앙정부의 분리 독립에 투쟁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통해 IS에 가담한 사실을 지난달 22일 보도한 바 있다. 또한 호주 외무부 줄리 비숍 장관은 지난달 21“180여명의 호주인이 IS에 가담해 싸우거나 호주에서 그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달 10일 터키 킬리스 지역에서 실종된 김모(17)군의 IS 가담 사실이 밝혀져 추가 가담자 발생 위험에 노출돼 있다.
 
미국국가대테러센터 니컬러스 라스무센 소장은 알카에다 핵심부에 비해 뉴미디어(SNS)를 다루거나 폭넓은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데에 훨씬 능숙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IS는 인터넷 및 SNS를 통해 사회성이 결여된 이들과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IS 가담 유혹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유혹 대상자를 전사라 칭하며 영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심리전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1000달러 제공, 미녀와 결혼 주선, 숙식 무료 제공 등을 어필해 IS 가담을 권유하고 있다.
프랑스는 현재까지 IS에 가담했다가 돌아온 150여명을 구속했으며, 독일은 IS 가담 후 귀국한 180여명 중 30여명을 위험인물로 분류해 감시하고 있다.
 
피납인 어디에?
 
영국 BBC 방송을 통해 IS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한 여성이 성노예로 팔려간 지 몇 시간 만에 30번 이상을 성폭행 당했다심지어 화장실을 가거나 점심도 먹지 못하고 강간을 당해야 했다고 증언했다. IS여성을 납치해 성노예로 만드는 것은 이슬람 율법에 따른 일이다여성을 노예로 만들어 첩으로 삼는 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최근 한 언론을 통해 밝혀진 IS 대원의 조건은 결혼을 한 무슬림이었다. IS는 세력 확장을 위해 IS 대원의 자녀를 임신할 젊은 여성을 필요로 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지난 5일 공개된 IS 여성부대 알칸사 여단의 선언문 일부에는 ‘9세가 되면 합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다’, ‘여자의 존재 이유는 후대를 생산하고 양육하는 데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지난해 IS는 이라크 북부 신자르산에 사는 야지디족 여성 2500여명을 납치해 이 여성을 노예 거래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IS는 인근 국가에서 어린 아이들을 납치해 자살 폭탄 테러 전사로 육성시키고 있는 추가 사실도 밝혀졌다. 전투복을 입은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해 온 IS는 살해 현장 속의 어린 아이에게 이러한 행위가 아무렇지 않다는 세뇌 교육을 시켜온 것으로 조사됐다.
 
인질 살해 노림수?
 
지난해 8월 시리아군 포로 250명을 집단 공개 처형한 IS의 인질 무작위 살해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4일 일본인 유카와씨가 살해된 지 8일만에 일본 프리랜서 기자 고토 겐지씨의 참수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IS는 영문 홍보잡지 다비크 7호에서 일본인 인질 두 명의 몸값은 애초부터 원하지 않았다. IS와의 전쟁을 위해 2억 달러를 지원한다고 한 아베 신조 총리가 기대한 것은 무엇인가.
 
이에 우리는 즉시 같은 금액인 2억 달러를 요구했다. 같은 금액을 요구함으로써 2차 세계대전 후 서방의 노예가 된 일본 정부를 모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며 살해 행위에 대한 책임을 회피했다. 이틀 후 IS는 생포된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의 화형 동영상을 전세계인들 앞에 공개했다. 이에 IS그의 폭격으로 무슬림 형제가 불에 타 죽었다. 받은 대로 되갚아야 한다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군사력강화에 월 400만달러 투자
원유 및 유물매매, 협상금으로 충당
 

이어 미국인 여성 인질 케일라 진 뮬러의 사망 사실도 CNN 방송을 통해 지난 10일 확인됐다. 이 여성은 시리아 난민을 돕고자 지난 2012년 터키 인도주의 구호단체 서포트투라이프에 가입해 자원봉사를 해오다 20138월 시리아 알레포에서 IS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에는 IS십자가의 국가에 보내는 피로 새긴 메시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이집트 콥트교 신자 21명을 참수 살해했다. IS는 시리아군 포로 살해 이후 현재(216)까지 이집트인 21명을 포함해 미국인 4, 영국인 2, 일본인 2, 프랑스인 1, 요르단인 1명 등 300여명의 인질을 살해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최정예부대 투입
 
IS가 지난 10일 미군 해병대원의 부인 트위터 계정을 해킹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가족을 위협했다. 이들은 당신의 대통령과 남편이 시리아와 이라크, 아프간에서 우리 형제들을 죽이는 동안 우리는 당신들을 찾아갈 것’, ‘당신들은 안전하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이미 IS는 이곳에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IS는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를 향해 유혈이 낭자한 발렌타인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선전했으며 발렌타인데이의 다음날인 지난 15일 이집트 콥트교 신자 21명을 참수 살해함으로써 IS의 잔인성을 과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1일 미국 의회에 3년 기한의 무력사용권 승인을 공식 요청했고, 미 의회는 13년만에 전쟁 권한 법안을 심의·표결했다. 이로써 미군은 오는 4월 이라크군과의 합동 작전으로 현지 지상군을 활용할 예정이며 미국 육군 4000여명이 쿠웨이트로 추가 파병된다. 미군 특수부대는 인질 구출작전과 IS 수뇌부 제거 작전에 제한적으로 투입될 전망이다.
 
미국의 소극적 대응, 왜?
 
현재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의 병력 수는 2600여 명이며, 최근 쿠웨이트에 투입된 미군 4000여 명을 합산하면 6600여명의 미군이 IS 제압을 위해 투입됐다. 미국은 지난 10년간 북한과 이라크에 6600조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밝혀져 국가적 낭비라는 여론이 거세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절대 우리는 장기전이나 이런 데 끌려들어가지 않겠다. 미국의 국익, 안보에 맞는 전쟁이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전쟁은 없다. 다만 돕는다, 이런 의미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무력사용권 승인 기한이 3년인 점에 대해서는 남은 대통령 임기 2년과 차기 대통령의 임기 초에 현 태세 가능한지를 고려해 보라는 의미로 읽혀진다. 현재 IS 격퇴를 위해 아랍국가를 포함한 전세계 60여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 나섰다.
 
미군 중부사령부가 발표한 집계(201481~201524)를 살펴보면 IS 지상 목표 4817곳을 공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자주 공격받은 목표는 IS 전투원의 지상 진지 752곳었고 물자 저장용 건물 693, 기타 건물이 621곳이다. 무기 장착 민간 차량 396, 기타 차량 461, 전차 62, 장갑차 64, 야포 44대의 군사 장비 공격도 이뤄졌다.
 
또한 석유 관련 시설 130, IS가 통제하는 교량 및 도로 69, IS 훈련소 21곳에 대한 공격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이라크 정부군이나 쿠르드군의 지상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지상 진지 및 건물에 대한 공격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김모군의 IS 가담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추가 청소년 가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모군의 가담 사실 보도와 함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IS 가담 경로를 문의한 청소년들이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IS 모집 관련 게시글을 모두 삭제 및 차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허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0일 한국일보 특별취재팀은 청소년들이 IS에 가담할 수 있는 지를 직접 실험해보고 이를 보도했다. 취재팀은 SNS 트위터 계정을 신설한 후 6차례에 걸쳐 IS 가입 방법을 문의했다. 일주일 후 한 남성으로부터 “Do you really want to join ISIS?"라는 대화가 걸려왔다고 한다.
 
한국은 안전한가?
 
이어 비밀 메신저 슈어스폿으로 대화를 옮긴 후 대화를 이어갔다고 한다. IS 가입 동기 및 이슬람 성전 낭독 등을 요구한 후 여권번호와 돈을 입금할 통장 개설을 위한 핸드폰 번호, 출신학교, 부모 성명 등을 요청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IS는 취재팀을 유혹하기 위해 당신은 진정한 전사다’, ‘시리아에 오면 다양한 국적의 원하는 여자를 고를 수 있다등의 유혹 문구를 서슴지 않았으며, 대화에 대한 답을 하지 않을 때는 당장 답장하지 않으면 당신을 찾아 죽이겠다고 경고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인터넷이나 SNS 경로를 이용해 청소년의 IS 가담을 유혹해온 IS가 온라인게임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IS에 가입하면 무료로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선물해주는 방식으로 청소년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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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