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의 덫’ 협동조합 주의보

수상한 조합의 이상한 사업

[일요시사 경제2팀] 최현목 기자 = 퇴직금은 회사의 발전을 위해 인생을 투자한 직장인들이 받는 합당한 보상이다. 또한 한평생 자식에게 모든 걸 바친 부모들이 노후를 위해 남겨 둔 마지막 보루와 같다. 어느 부모님이 나이가 들어 자식에게 손 벌리고 싶겠는가. 그러나 최근 이러한 퇴직금을 노리고 접근하는 파렴치한 사람들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마치 세계 최고의 투자가처럼 퇴직금을 불려주겠다고 유혹하는 그들의 수상한 실태를 알아보자.

한국 전래동화 중 <요술항아리>라는 작품이 있다. 이 동화는 평소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한 농부가 밭을 갈던 중 어떤 것을 넣든 두 배로 늘어나게 해주는 요술항아리를 발굴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동화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다음과 같다. ‘성실하게 땀 흘려 일하는 사람에게는 언젠가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퇴직금만 맡기면 요술항아리처럼 두 배, 아니 그 이상으로 불려주겠다고 자처하는 조합들이 있다.

수천만원 날려

서울의 한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일하는 운전기사 A씨는 돈을 불려주겠다는 OOOO협동조합의 말을 듣고 약 4000만원 정도 되는 금액을 투자했다. 큰 돈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원금 이상의 돈을 배당으로 받게 된다는 말만 믿고 금융권에서 대출까지 받았다. 처음 몇 개월 동안은 돈이 들어왔다. 그러나 서서히 입금 시기가 늦어지는가 하면 배당금액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A씨는 해당 협동조합에 전화해 상황을 설명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관계자는 나중에 돌려주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차일피일 미루기 일쑤였다. 결국 A씨는 투자금의 3분의 1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회사에서 퇴직한 B씨는 지인을 통해 △△조합을 알게 됐다. 이 조합은 B씨에게 골드바와 렌터카 등 해당 조합에서 취급하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면 회원 등급에 따라 적게는 몇만원에서 많게는 몇십만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민한 끝에 조합에 가입한 B씨는 퇴직금을 투자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배당금이 처음에는 몇 번 들어오더니 어느 순간 지급이 되지 않았다. 실망한 B씨는 더이상의 활동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매월 어떤 남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활동하지 않으면 투자한 모든 금액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고 B씨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결국 B씨는 해당 조합에 1억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했지만 돌려받은 금액은 3000만원이 채 되지 못했다.

불법 다단계 영업에 대한 조사를 맡고 있는 서울시청 민생경제과에 따르면 현재 무등록 불법 다단계 및 유사 수신 행위를 하는 업체의 수는 서울에서만 약 3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로 인해 발생한 전체 예상 피해액은 몇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피해자의 수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협동조합은 법의 맹점을 파고든다. 금융·보험업을 제외하고 5명 이상만 모이면 설립이 가능한 협동조합법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실체는 불법 다단계 판매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시작한 한 협동조합은 현재 3만명이 넘는 회원 수를 자랑할 정도로 성장한 경우도 있다. 이들은 불법이라는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정관을 만들어 조합원들을 안심시킨다. 그러나 그들 조합은 이에 반하는 영업행위를 하기 일쑤다.

이들이 하는 영업행위는 결코 하위 조합원에게 수익이 분배될 수 없는 구조다. 그들은 물건을 판매할 때 시장에 나와 있는 것 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데 이를 테면 인터넷에서 8만원 주면 구매할 수 있는 주방조리기기가 이곳에서는 6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골드바부터 렌터카까지…피라미드 영업
주로 노인들 타깃 “직장인 퇴직금 노려”

굳이 경제원리를 따져보지 않아도 이렇게 시중가보다 높은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구매할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결국 같은 조합원이나 그 주변인들이 간혹 구매하지만 재구매력이 발생하지 않게 되고 물건 판매 실적은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간다. 말 그대로 밑 빠진 독에 계속 물을 붓고 있는 것이다.

피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계자를 처벌하거나 투자한 금액을 돌려받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이유는 우선 피해를 본 사람들이 자신들의 존재가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이다.

신분을 드러내면 다단계 사업을 한 사람으로 자신의 가족이나 지인에게 낙인 찍히게 됨은 물론이고 조합으로부터 협박을 받을 수도 있다. 조합을 상대로 고소를 해봐도 피해를 입증하기 힘들고 만약 조합원 관계자가 잠적해 버리기라도 한다면 자신이 투자한 금액은 고스란히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망설이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법 협동조합에 대한 단속이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민원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시청 민생경제과 관계자에 따르면 “불법 다단계 협동조합에 대한 피해 전화는 계속 걸려오지만 정작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라며 “영장발부를 위해 진술을 약속한 참고인도 단속 당일에 맘을 바꾸는 등 참고인 확보가 힘든 상황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피해자의 소극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구제는 더욱더 힘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인터넷 상에서는 해당 불법·사기 아이템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 또는 그와 유사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활동하는 카페가 있다. 취지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2012년 이곳을 만든 카페 설립자는 그동안 수많은 협박과 언어폭력에 시달려야 했다.


그가 카페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다단계 종사자로 보이는 한 사람이 “조심히 다녀라. 너 노리는 사람들 많이 있다”며 “칼침 맞겠다”는 섬뜩한 메시지를 설립자에게 보낸 바 있다. 그리곤 “세상이 다 다단계구조란다”라는 궤변을 늘어놓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지금도 이와 유사한 협박전화와 문자가 온다고 한다.

칼침 협박까지

국가가 협동조합 설립을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협동조합법. 그러나 허술한 법망과 사후관리의 부재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이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다단계 업체가 공제 조합에 가입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공제 조합은 다단계 판매업자가 청약을 철회하거나 환불을 거부했을 때 판매원이나 소비자의 피해를 보상해주는 곳으로 이 조합과 계약이 해지된 업체와 거래를 하면 피해를 입어도 보상을 받을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신종 다단계 수법

지난해 12월 여행객을 모아오면 공짜로 해외여행을 보내준다고 속여 수십억을 가로챈 부녀사기단이 경찰에 의해 잡혔다. 김양(28)은 여행사 직원을 사칭해 여행객 15명을 모아오면 공짜 여행을 보내준다고 유혹해 돈을 빼돌렸고 아버지(60)는 그 자금의 관리를 맡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으로 피해자는 800명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되며 피해액은 12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행객의 항의를 하면 그녀는 간이 계약서를 보여주거나 현지 기후 사정이 나빠 비행이 어렵다는 등의 말로 피해자를 안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경찰은 사기 혐의가 있는 딸을 구속처리하고 이를 방관하다 못해 돈을 관리한 아버지는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피해액 12억3000만원 중 김양이 돌려막기로 쓴 7억1000만원을 뺀 5억2000만원을 찾아내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고 밝혔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