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놀이 ‘100배 즐기기’ - 경북 영주·청송·포항·칠곡

“자~떠나자! 화사한 봄꽃의 향연으로”

영주소백산철쭉제…철쭉꽃길 걷기·산상음악회·마당놀이 등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왕버드나무는 영화촬영의 단골배경
포항 이팝나무 군락지…수천 섬의 흰쌀밥을 가득 담아놓은 것 같은 착각
칠곡 아카시아나무 꽃…한겨울 설원 연상케 할 정도 환상적인 경관 연출


따사로운 기운이 여름인지 착각하게 하는 계절이다. 곳곳에 만발한 알록달록 봄꽃이 행락객들을 유혹한다. 약간의 발품을 팔면 누구보다 멋진 봄꽃들의 향연에 취할 수 있다. 경북지역 지방자치단체 등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꽃을 소재로 축제를 마련, 행락객들의 옷소매 잡기에 나섰다.

새색시 볼처럼 수줍은 ‘영주 철쭉꽃’

영주시 소백산국립공원의 철쭉은 76만5000㎡에 걸쳐 서식하고 있다. 해발 1300m 이상 연화봉~비로봉~국망봉에 이르는 능선 77㎞구간에서 군락을 이룬다. 5월20일쯤 연분홍색으로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며 20여 일 동안 핀다.
영주시는 5월30일부터 3일 동안 영주소백산철쭉제를 마련한다. 죽령장승깎기대회, 철쭉꽃길 걷기, 죽령옛길걷기, 산상음악회, 마당놀이 등 다양하다. 
익히 알려져 있는 부석사와 소수서원, 선비촌을 비롯해 국내 최대 인삼시장인 풍기인삼장터도 볼거리다. 풍기인삼은 930여 농가에서 463㏊에 걸쳐 재배한다. 인삼은 조선 중종(1541년)때 주세붕 선생이 영주 풍기군수로 부임한뒤 풍기지방의 토양과 기후가 재배지로 가장 적합한 곳임을 알고 심은 것이 국내 최초로 알려지고 있다 .
▲가는길=중앙고속도로 풍기IC~소백산~부석사~소수서원~선비촌~풍기인삼시장
▲먹을거리=산채정식, 인삼불고기, 전통묵밥, 풍기인삼갈비. 영주시 문화관광과(054)639-6062

붉게 피어난 전설 ‘청송 수달래꽃’

깍아지른 절벽과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은 사계절 아름답다. 그 중 봄철에는 맑은 계곡을 따라 피는 수달래(산철쭉)를 덤으로 만난다. 4월 말부터 5월 초순이 절정이다.
수달래는 공원 매표소에서 제3폭포사이 주방천을 따라 진홍빛으로 처연히 물든다. 가는 길 행락객들의 발길을 부여잡고 사연도 풀어놓는다. 중국 당나라때 왕이 되려던 ‘주도’라는 사람이 당나라 군사에게 쫓겨 이곳으로 도망을 왔다가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이때 흘린 피가 주방천을 붉게 물들였으며 이 넋을 기리기 위해 피어난 것이 수달래라는 것이다.
수달래는 진달래와 비슷하지만 꽃잎에 20여개의 붉은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5월1일과 2일 양일간 주왕산 수달래축제가 열린다. 공원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청송군 부동면에는 ‘주산지’라는 저수지가 있다. 반쯤 물에 잠긴 왕버드나무는 영화촬영의 단골배경이다.
▲가는길=중앙고속도로 남안동 IC~안동~청송~주왕산국립공원~주산지
▲먹을거리=약수닭백숙, 닭낡개구이, 닭불고기, 산채정식. 문화관광과(054)870-6240

흩뿌려놓은 흰쌀밥 ‘포항 이팝나무꽃’

포항시 흥해읍 옥성리 향교산일대 이팝나무 군락지는 5월초부터 한달동안 하얀꽃들로 장관을 이룬다. 50여 그루. 수령은 대략 500~600년생이다.
하얀색 꽃들이 일제히 터지면 마치 수천 섬의 흰쌀밥을 가득 담아놓은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650여 년 전 고려말 충숙왕때 이곳 향교산에 향교를 건립하면서 기념 식수한 이팝나무가 번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북도기념물 제21호다.
해마다 5월이면 이팝나무축제가 열린다. 마을 청년들로 구성된 이팝청년회(회장 김경민)가 1991년부터 열고있다. 청년회는 이 축제를 경로잔치와 함께 연다. 소규모지만 각종 공연도 마련돼 흥겹다.
포항시 북구 죽장면 경북도수목원과 남구 대보면 호미곶해맞이광장도 들를 만하다. 특히 이팝나무군락지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경북도수목원은 3222ha의 면적에 1522종, 18만1000본의 수목이 심겨져 있다. 5월이면 멸종위기종인 노랑무늬붓꽃 등 100여종의 꽃들이 만발한다.
▲가는길=대구포항간 고속도로~대보면 호미곶해맞이광장~대보면 청보리밭~죽도시장~흥해읍 이팝나무군락지~경북도수목원
▲먹을 거리=포항물회, 해물탕, 아귀탕, 피데기오징어. 포항시 문화관광과(054)270-2373
 
벌꿀처럼 달콤한 ‘칠곡 아카시아나무꽃’

칠곡군 지천면 ‘신동재’라는 고개 주변에는 국내 대표적인 아카시아나무 군락지가 형성돼 있다. 수령 40~50년의 아카시아나무가 330만㎡에 걸쳐 퍼져있다. 아카시아나무 꽃이 절정을 이루면 한겨울 설원을 연상케 할 정도로 환상적인 경관을 연출한다. 신동재 일대 5㎞ 구간의 아카시아나무 숲 터널은 가족, 연인끼리 추억만들기에 제격이다.
4월 말부터 피기 시작한다. 이맘때면 양봉업자들의 벌꿀 채취도 한창이다. 올해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해마다 5월 초순에 열던 ‘아카시아 벌꿀축제’가 취소됐다는 점이다.
칠곡군 가산면에 있는 조선시대 산성인 가산산성과 동명면 송림사도 아카시아나무 군락지 근처에 있다. 가산산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뒤 왜침에 대비해 축성된 요새다. 송림사는 신라 내물왕 14년(369)에 창건된 사찰로 보물 제 189호다.
▲가는길=중앙고속도로 칠곡 IC~왜관(국도4호선)~신동재~송림사~가산산성
▲먹을거리=아카시아벌꿀돈가스, 한우육개장, 송이버섯전골. 새마을과(054)979-6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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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