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동화약품 리베이트 백태

회사 어려워도 ‘뒷돈 팍팍’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국내 최장수 제약사로 ‘부채표’, 특히 ‘까스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이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처벌법규 시행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인 50억원 상당의 의약품 리베이트를 의사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리경영을 외치던 100년 전통기업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지난 7일, 서울서부지검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은 전국 923개 병의원 의사 923명에게 자사 의약품 처방 대가로 현금 등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동화약품 법인과 영업본부장 이모(49)씨, 동화약품의 의뢰를 받아 리베이트 제공 업무를 대행한 영업대행업자 2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2010년 초부터 2011년 중순까지 자사 의약품 처방 대가로 1회에 5만원에서 1100만원까지 총 40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비용은 소비자 부담
 
나머지 10억여원 상당의 리베이트는 신규로 자사 의약품을 처방한 의사에게 건네는 ▲랜딩비(landing) ▲처방유지·증대를 위한 선후지원금 ▲회사 영업사원을 통해 병의원 의사에게 현금·상품권 제공 등 고전적인 방법이 이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시장조사를 빙자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그 대가로 의사들에게 뒷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자사제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계약한 대행사 3곳에 통해 병의원 의사들에게 설문지를 제공하고 설문 참가비 명목으로 300만∼3000만원씩 제공했다.
 
동화약품 영업본부는 사전에 리베이트를 건넬 의사와 제품별 리베이트 금액이 적힌 명단을 대행사에 전달했다. 대행사는 영업사원들을 명단에 적힌 의사들에게 보내 형식적으로 설문조사서를 제출하도록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일정 규모 이상 의약품을 처방해준 의사들에게 명품 지갑을 선물했다. 경기도 평택시의 한 의사에게는 월세 40만원을 대납해주기도 했다. 일부 영업사원은 고가의 골프채나 TV선물을 제안하기도 했다. 

판촉 대상 제품은 일반의약품과 달리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고 대중매체 광고가 불가능한 전문의약품(ETC)이 대부분이었다. 이처럼 금품을 받은 혐의가 확인된 병의원만 전국 923곳에 달한다.
 
사상 최고액 50억원 의사들에 제공
명품 선물에 월세 대납…923명 관리
 
검찰은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가운데 3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155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으며 해외로 출국한 3명은 기소 중지했다. 또한 기소된 동화약품과 의사를 포함해 300만원 미만 리베이트를 받은 나머지 의사 모두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판매업무정지와 면허정지 등 행정 처분을 의뢰했다. 또 현행법상 ‘2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인 리베이트 제공 및 수수자에 대한 법정형이 지나치게 낮다고 판단, 관련 법령 개정을 건의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 진행됐다. 적발된 50억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는 처벌 법규가 처음 시행된 2008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1월 적발된 동아제약의 48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전국 병의원에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동화약품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8억98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동화약품은 대행사가 알아서 불법 리베이트를 줬다고 발뺌하고자 이들을 고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동화약품의 전문의약품 매출이 연간 800억∼900억원 수준으로 리베이트 비용이 들어가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검찰에서 통보한 리베이트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 대상자 행정처분과 관련 의약품의 상한금액 인하 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료인의 경우 위반 시점과 수수액, 법원 판결 결과 등에 따라 자격정리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지게 된다. 아울러 유통질서 문란행위에 해당하는 의약품은 부당금액에 따라 약제 상한금액이 최대 20% 인하된다.
 

설문지 O표에 300만원
몇자 적으면 3000만원
 
지난 7월부터는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2번 이상 적발되면 급여목록에서 영구퇴출되는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도입됐는데 이번 사건은 그 전인 2010년부터 2012년 사이에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투아웃제의 적용을 받지는 않았다.
 
사실 동화약품은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태다. 앞서 정장제 시장으로도 한 번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동화약품은 프랑스 락테올사의 원료 변경 사실을 알고도 지난 8년간 의도적으로 숨기고 락테올을 제조·판매하다 식약처로부터 잠정판매중단 처분을 받았다. 식약처는 락테올캡슐 및 제네릭의약품 등 46개 유산균제제를 판매 중단시켰는데, 이 제품들은 국내에서 1988년 최초 허가된 균종과 이후 제조된 제품의 균종이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에 따라 시장 1위를 고수하던 정장제 락테올이 판매금지됐다.
 
 
동화약품은 대체 정장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 번에 46개 품목이 판매 중단으로 이어지면서 그 여파가 상당했다. 여기에 리베이트 문제까지 불거져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 이번 리베이트 사건은 단순히 동화약품만의 문제는 아니다. 관련 업계에는 불똥이 튈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 리베이트는 관행처럼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이 정도일 줄…
 
제약업계 리베이트에는 꼼수가 난무한다. 법의 테두리를 피해 음성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조사 대상을 대행사로 확대하자 업계와 상관없는 회사와의 거래를 통하기도 한다. 경영진의 지인을 동원해 불법 사례금을 건네는 창구를 찾는 것이 대표적이다. 당국의 추적이 어려운 영업직원 가족과 친구를 동원하기도 한다. 이들의 카드로 고가의 접대 물품을 구입해 전달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학회나 재단을 만들고 회의비와 저술료, 강연료 명목을 부담하는 방식은 늘어나고 있다. 리베이트로 인한 비용부담은 소비자가 그대로 껴안게 되는 현실이다. 제약계의 자성이 요구된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제약사 리베이트 잔혹사
 
동화약품 이전에 가장 많은 리베이트를 제공했던 제약사는 동아제약(현 동아 ST)으로 48억원이었다. 지난 2012년 동아제약은 의사들에게 동영상 강의를 부탁한 뒤 이를 빌미로 리베이트를 했다. 당시 동아제약의 동영상 강의 리베이트는 1심에 이어 지난달 27일 항소심에서도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동아제약에는 벌금 3000만원, 임직원 4명 징역 1년6개월부터 2년, 집행유예 1년부터 3년의 처분이 내려졌다.
 
지난해 10월 대웅제약은 자사 의약품 위주의 처방을 대가로 의료기관 홈페이지 구축비용을 지원하는 형태로 리베이트를 했다. 대웅제약은 홈페이지 구축비용을 지불하는 형태로 100억원대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또한 CJ제약사업부는 의사 수백명에게 법인카드를 주는 수법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경찰 수사망에 걸리기도 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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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동해 석유’ 막전막후

뜬금없는 ‘동해 석유’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20%대 지지율로 고전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동해 석유 매장’ 가능성을 직접 발표했다. 여권에선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석유가 발견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으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선 ‘국면 전환용’이라고 꼬집었다. 개발 성공률 20%에 5000억원이 넘는 시추 비용을 베팅한 윤 대통령의 속내는 무엇일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서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이 사실을 보고드리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정희 시즌2 사업성 논란 동해 인근 석유·가스 도출 지역을 표기한 대형 스크린까지 동원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칭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 발표한 석유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두고 극명한 평가가 이어진다. 윤 대통령은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확언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쯤 윤곽이 나올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을 통해 직접 현안을 설명한 것은 취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했던 안 장관은 “최대 매장 가능성 140억배럴은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삼성전자 시총의 5배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약 453조원으로, 영일만 앞바다에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석유·가스의 가치가 약 2260조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해당 소식에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원내대책회의 직후 윤 대통령의 발표 내용에 대해 “확률이나 가능성에 관해선 아직 정확히 얘기하기 어렵지만, 상당히 기대를 갖고 볼 수 있는 좋은 소식”이라고 첫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 기관이 앞으로 순차적으로 여러 과정을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반면 야권은 ‘지지율 전환용’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브리핑을 통해 “석유·가스 매장량이나 사업성을 확인하기도 전에 대통령이 매장 추정치를 발표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물리탐사만으로는 정확한 매장량을 추정할 수 없고, 상업성을 확보한 ‘확인 매장량’ 규모가 실제 얼마나 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첫 탐사부터 생산까지 약 7년서 10년이 소요된다”고 꼬집었다. 조국혁신당의 김보협 수석대변인도 논평서 “윤 대통령은 보고를 듣자마자 바닥 수준인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로 보였느냐”고 지격했다. ‘1호 영업사원’ 대통령 그림은? 2260조원 잭팟? 관심 끌기용? 앞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4·10 총선 이후 지금까지 ‘20~30%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지난달 10일 발표한 ‘취임 2주년’ 지지율서도 24%를 기록해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 중 ‘최저치’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당시 국민의힘의 윤상현 의원 등도 지난달 7일 진행된 ‘정부 2주년 평가’ 세미나를 통해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는 기조를 대통령이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남은 3년이 달렸다”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가장 최근 발표된 대통령 지지율 성적은 더 비참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21%를 기록했다. 대통령실은 물론 여당 내부의 위기감이 상승한 분위기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지지율을 1%라도 올릴 수 있는 것이라면 다 해야 한다는 위기감과 함께, 전통적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서 ‘동해 석유’ 카드는 국민 여론을 반전시킬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오는 6~7일 공휴일 관계로 한국갤럽과 NBS(전국지표조사) 등 주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용산에선 지지율을 만회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여권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유승민 전 의원의 말대로 용산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면 당까지 같이 타격을 입게 된다. 당정 모두 한숨을 돌린 셈”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포항 영일만’ 일대는 박정희정부 때에도 시추를 착수했던 곳이다. 그러나 1975년 당시 시추공서 흘러나온 시커먼 액체가 ‘원유’라는 명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석유 발견 해프닝’으로 끝났다. 일각에선 ‘석유 매장’ 기대감이 단순 헤프닝에 그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역풍을 맞이할 것으로 예측했다. 통상 석유의 실제 매장량을 알기 위해선 최소 5개(1개당 1000억원 소요)의 시추공을 뚫어봐야 한다. 이처럼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놓고 결과물이 없다면 국민적 반감은 지금보다 더욱 심각해지는 셈이다. 앞서 박정희 전 대통령도 1976년 1월 기자회견서 “포항서 석유가 난다”고 발표했으나 결국 원유가 아닌 정제된 경유로 드러났다. 장밋빛 미래? 국면 전환용?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지난 3일 <시사인>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인’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포항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해서 발칵 뒤집혔었는데 사실이 아니었다”며 “윤 대통령이 말한 대로 유전과 가스가 매장된 게 사실로 나오면 얼마나 좋겠나. ‘박정희 시즌2’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박 의원은 “역대 어떤 대통령도 집권 2년 만에 이렇게 바닥을 친 적은 없다”며 “오죽 급했으면 포항에 유전 가능성을 (윤 대통령이) 얘기했겠나”라고 말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역시 이날 <조갑제닷컴>에 “윤석열의 포항 앞바다 유전 가능성 발표와 박정희의 포항 석유 대소동이 겹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 전 대표는 당시 <국제신문> 기자로 근무하며 ‘포항 석유 경제성 없다’ 등의 기사를 통해 포항에 원유가 매장돼있더라도 극소수이거나 경제성이 없다고 특종 보도한 바 있다. 조 전 대표는 글에서 “박정희는 정유를 원유로 오인, 포항서 양질의 석유가 나왔다고 발표했다”며 “윤 대통령이 포항 앞바다에 대유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표를 하는 걸 보고 1976년의 일이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전 발견은 물리탐사가 아니라 시추로 확인되는 것인데 물리탐사에만 의존해 꿈 같은 발표를 하는 윤 대통령은 박정희의 실패 사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전 대표는 이튿날인 4일에도 글을 올려 “140억배럴 초대형 유전 발견이라는 목표에 맞추기 위해 앞으로 엄청난 무리가 행해질 것이고 윤 대통령의 지도력은 희화화될 가능성이 대유전 발견 가능성보다 훨씬 높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포항 영일만 일대는 약 반세기 전 경제성이 낮다고 포기한 지역인데, 원유 매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 것은 탐사기술 개발의 진전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현재로선 추정만 있을 뿐, 시추로 확인된 것은 아닌 만큼 차분하게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서 물리탐사 자료의 심층분석을 수행한 ‘액트지오’(Act-Geo) 사에 대해서도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액트지오 텍사스에 위치한 에너지 컨설턴트 회사로 엑손모빌, 토탈 등 주요 석유기업과도 협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명시돼있다. 액트지오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지도를 보면 이들이 의뢰를 수행한 지역 중 한국의 동해 부분이 표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액트지오는 빅터 아브레우(Victor Abreu) 박사가 설립한 ‘아브레우 컨설팅’이 그 모체다. ‘액트지오’ 무슨 회사? 액트지오의 설립자 빅터 아브레우 박사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엑슨모빌서 탐사팀의 리더로 근무하며 남미 가이아나 지역의 리자-1 유정 외에도 카스피해, 가나 지역서 석유탐사를 주도했다. 또 텍사스 휴스턴에 위치한 라이스대학교의 겸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국제퇴적학회의(IAS) 의장과 퇴적지질학회(SEPM) 회장 등 지질학 관련 학술 단체의 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 5일 방한한 아브레우 박사는 윤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 일대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있다는 발표가 나온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동해안 심해 탐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브레우 박사가 당시 대표로 있던 분석업체 액트지오에 석유 매장 가능성 검증을 맡겼다. 액트지오는 자체분석을 거쳐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석유공사에 전달했다.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대표는 지난 4일 국내 매체와 인터뷰서 “(액트지오는)이 분야의 세계 최고 회사 중 하나”라고 밝혔다. 아브레우 대표는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상태서 <연합뉴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를 통해 진행한 인터뷰서 “한국의 SNS 등에서 액트지오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우리는 이 업계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며 “고객사로 엑손모빌, 토탈과 같은 거대 기업과 아파치, 헤스, CNOOC(중국해양석유), 포스코, YPF(아르헨티나 국영 에너지 기업), 플러스페트롤, 툴로우 등 성공적인 기업들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액트지오에 대해 “전 세계 심해 저류층 탐사에 특화된 ‘니치’(niche·틈새 시장) 회사”라며 “전통적인 컨설팅 회사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의 사업전략은 작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라며 “건물을 소유하거나 여러명의 부사장을 두는 방식이 아니라 수평적 구조서 일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액트지오가 주로 심해의 석유 구조 존재를 확인하고 품질을 평가하는 일을 수행한다. 핵심 분야서 인정받는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업 방식에 대해 “능력을 갖춘 석유 관련 지구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많이 있는데, 여러 국가를 원격으로 연결해 같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에 이런 이점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희도 침 흘린 영일만 또 천공 그림자가 보인다 윤 대통령이 ‘포항 석유 매장 가능성’을 깜짝 발표한 것을 두고 야권에선 “천공의 그림자가 보인다”는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4일 당 원내대책회의서 “(어제)예정에도 없는 일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갑자기 브리핑을 했다”며 “천공의 그림자가 보인다고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우연의 일치이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날 발표 뒤 누리꾼들 사이에선 윤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역술인 천공이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고 주장한 유튜브 영상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로 천공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 올라온 영상 ‘금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지’라는 제목의 영상 강연서 “우리는 산유국이 안 될 것 같냐. 앞으로 (산유국이)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나라 밑에 가스고 석유고 많다”며 “예전에는 손댈 수 있는 기술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다 있다”고도 주장했다. 천공은 “(과거에는)거기 손댈 수 있는 만큼의 기술도 없었고 척도도 안 됐고, 지금은 그런 척도가 다 일어나”라며 “대한민국 밑에는 아주 보물 덩어리로 대한민국은 이 한반도는, 인류서 최고 보물이 여기 다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석유 개발 발표에 지난 4일 오전 석유·가스개발과 관련된 종목들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며 급등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가스공사는 25% 급등하며 4만8000원대에 진입했다.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가스가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 1㎞ 심해에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다. 실제 매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부와 석유공사는 올해 말 첫 시추를 추진하며 2026년까지는 지속적으로 시추공을 뚫게 된다. 시추선은 이미 확보된 상태며, 첫 시추 결과는 내년 3~4월에 나올 전망이다. 이정환 전남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비유하자면 현재는 병원서 초음파 검사만 한 상황이다. 의사가 혹을 발견했는데 암인지 물혹인지는 조직검사(시추)를 해봐야 안다”며 “시추 성공률은 10%를 밑돌기도 한다. 탐사 결과가 좋게 나와도 시추는 실패할 수 있기에 성공 확률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성공 확률이)20%가 맞다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면서도 “지난해 영국서 시추 계획을 승인한 게 100건이 넘는데 그 가운데 상업화까지 갈 유전은 10%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엇갈리는 각계 반응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들은 모두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10일 발표 조사(지난달 7∼9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의 응답률은 11.2%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였다. 그후 31일 발표 조사(같은 달 28~30일 전국 유권자 1001명 대상)의 응답률은 11.1%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