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안철수 “국민건강? 여당은 세수증진에만 혈안”
“여당은 세수 증진에만 집착하고 있고, 국민에게는 솔직하지 않다.”(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
“담뱃세 인상 이외에 흡연율을 낮출 수 있는 정책이 과연 무엇이 있느냐.”(새누리당 신경림 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601호실에서 열린 담배 정책 관련 공청회에서 나온 얘기다.
여야 복지위원들은 기존에 나왔던 이야기들만 반복할 뿐 이렇다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고 뚜렷한 대책을 찾는 것 역시 찾는 데 실패했다.
게다가 담배 제조사나 관련 협회 등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업계 관계자는 철저히 배제된 채 열려 현장의 목소리를 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사단법인 한국담배소비자협회(KSA)가 공청회 방청을 요청했으나 원천적으로 거부당하기도 했다. 참석한 국회 원들도 야당 측 의원들보다 여당 측 의원이 더 많이 참석해 공정한 토론이 이뤄지기엔 다소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공청회에는 김유찬 홍익대학교 세무대학원 교수,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정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생활습관병연구센터장, 조홍준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등이 진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 공청회의 핵심 쟁점은 ‘담뱃값 인상이 저소득층의 담배 소비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국민 건강 증진과 사회적 비용의 감소로 이어질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세금만 늘어나 국민의 가계 부담만 늘어날 것인가’였다.
여당 측은 “담뱃값 인상은 건강 문제 유발 요인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주장한 반면 야당 측은 “기존의 담뱃세 인상 정책이 저소득층의 담배 소비는 줄이지 못한 채 세 부담만 늘리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김유찬 교수는 “담뱃값 인상을 통한 국민 건강 증진효과는 회의적이다. 흡연율 감소는 국민의 건강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기인한 것이지 담배소비세 인상효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지금까지 담뱃세 인상에서 모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담배와 술은 돈과 시간이 부족한 저소득계층에게 있어 생활의 시름과 고통을 달래주는 대체될 수 없는 위안품”이라면서 “높은 담배소비세의 부담 때문에 담배를 줄이면 건강의 불평등이 해소된다는 논리는 허울만 좋을 뿐”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도 “해외에서도 오로지 가격 정책만 가지고 국민 건강을 증진하겠다는 사례는 없다. 가격 인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금연 정책 없이 가격만 올리겠다고 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영호 센터장은 담배 가격 인상에 따른 흡연자 감소 효과에 대해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맞섰다.
정 센터장은 “한국의 담배 가격 수준은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단순한 가격뿐 아니라 소득 대비 가격도 물론이고 시간당 최저임금 대비 가격 수준에서도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홍준 교수 역시 담뱃세 인상은 가장 효율적으로 흡연율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담배로 인한 사망은 우리나라 전체 사망의 21%를 차지해 사망에 기여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한국담배소비자협회는 이날 공청회에 대해 “국회가 전문가 4명의 진술만을 가지고 1000만명 담배소비자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은 생색내기용 가짜 공청회다. 인터넷을 통해 공청회를 시청하라고 하는 것은 정부 정책의 반대하는 목소리에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 입을 막겠다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그러면서 탁상공론을 멈추고 흡연자, 비흡연자는 물론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함께 논할 수 있는 범국민 담배정책관련 공청회를 열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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