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새정치연합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

"이번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혁신 기회"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이 지난 13일 취임 50일을 맞이했다. 원 위원장은 표류하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마지막 희망이다. 취임 후 많은 성과를 냈지만 아직도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기에는 갈 길이 멀다. 원 위원장은 과연 표류하고 있는 새정치연합을 구해낼 수 있을까?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싸늘하다. 지난 7월 아산정책연구원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한민국 주요기관 11곳 중 국회가 신뢰도 꼴찌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여론조사에서 신뢰도 꼴찌를 차지했던 국회는 올해 신뢰도가 0.46점이나 더 떨어져 10점 만점에 2.85점을 얻는 데 그쳤다.

그런데 새정치연합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 2012년 총선부터 지금까지 치러지는 선거마다 연전연패 중이다. 내부의 자중지란까지 겹치면서 당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 기록을 연거푸 갈아치웠다. 뭐 하나 잘한 것 없는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연이은 자살골로 손쉽게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새정치연합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원 위원장도 자신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원 위원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다음은 원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정치혁신실천위원장 취임 50일을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어떤 성과를 얻으셨습니까?
▲ 무엇보다 제1야당 몫의 국회도서관장 지명권이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회도서관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한 것이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혁신위를 통해 이러한 기득권을 내려놓게 되면서 국회도서관장 자리에 정치권 인사가 아닌 정말 실력 있는 사람이 임명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이미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등 학계 전문가 6명이 참여해 국회도서관장추천위원회를 구성했고 올해 말까지 우리나라의 최고 지성을 국회도서관장으로 모셔올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새정치 혁신위는 비례대표 공천 및 전략공천 혁신, 현 출판기념회 제도가 개선 될 때까지 출판기념회 개최 금지, 세비조정위원회 및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독립적인 외부기관으로 설치, 부정부패로 재보궐 선거 원인을 제공한 정당의 공천금지 등을 당론으로 결정하는 성과를 얻어냈습니다.

- 지난 11일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이 발표한 9개의 혁신안이 당내 의총에서 퇴짜를 맞았습니다. 어떻게 보셨는지요?
▲ 말로만 혁신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왔습니다. 그런 혁신은 국민들이 더 이상 믿지 않을 것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 그래서 우리 당의 혁신위는 이름부터 혁신‘실천’위원회로 정한 것입니다. 새누리당의 혁신안은 ‘일단 막 질러보고 아니면 말고 식’입니다. 그래서 당내 반발에 직면하게 된 것 같습니다. 반면에 우리 당은 작지만 혁신안들을 하나하나 신중하게 결정하고 실천해 나가고 있습니다.

- 하지만 김문수 위원장은 매일같이 뉴스에 나오는 반면 새정치연합 혁신위는 언론 노출 빈도가 너무 낮은 것 같습니다. 새정치연합도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강력한 혁신안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새누리당의 혁신안은 일단 막 질러보고 아니면 말고 식입니다. 언론의 관심을 끌기는 참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발표한 혁신안이 의원총회에서 거부당해 국민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혁신과 기득권 내려놓기가 이목 끌기용이나 인기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되어서는 안 됩니다. 말의 성찬이 아니라, 실천으로 옮겨질 때 의미가 있고 그래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원 수 감축과 세비 삭감은 혁신 아냐"
"새누리당 혁신안은 '아니면 말고' 전략"

- 정치혁신 과제 중 상당수는 여당과 함께 합의해야 성사될 수 있는 것들인데 여야 간 의견차가 상당히 큰 것 같습니다.
▲ 맞습니다. 특히 선거제도를 바꾸는 문제는 여야의 합의 없이는 성사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여야가 함께 모여 정치 개혁을 논의할 수 있는 국회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발족을 새누리당에 제안해 놓은 상태입니다. 모든 문제는 만나야 풀립니다. 야권에선 이미 이에 대한 합의가 끝난 만큼 김문수 위원장께서 답할 차례입니다.

-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1곳의 주요 사회 기관 중 국회의 신뢰도가 ‘최하위’ 평가를 받았습니다.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무척 죄송하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여야 간 대결적 갈등구조와 소통 부재가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막말, 방탄국회, 게리맨더링(기형적이고 불공평한 선거구획정) 등 낡은 기득권 구조와 도덕성 문제도 불신의 원인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국회가 국민들에게 수많은 약속을 하고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 위원장께서는 한 언론인터뷰에서 ‘의원 수 감축’과 ‘세비삭감’은 정치혁신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혁신은 의원 수 감축이나 세비삭감 같은 것들입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혁신과 시각차가 너무 큰 거 같습니다.
▲ 의원 수를 줄이고 세비를 삭감하는 것은 당장 국민들의 화풀이는 되겠지만 정치 혁신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의원 수를 줄이면 거대한 행정부를 제대로 감시 할 수 없게 되고, 세비를 삭감하자는 것은 돈 있는 사람만 정치하라는 뜻입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국민들이 보기에 정말 믿을 수 있고, 국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 진짜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반 국민들은 1억이 넘는 연봉을 받는 국회의원들이 왜 세비가 부족하다고 하는지 이해를 못합니다. 세비를 인상하기보단 저효율 고비용의 선거제도, 지역구 사무실 운영 경비 등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 저효율 고비용 선거제도나 지역구 사무실 운영 경비 등의 문제는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세밀하게 다뤄야 할 사항입니다. 그보다 먼저 세비 문제의 본질은 국회의원이 자신의 세비를 직접 결정하는 현재 시스템에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외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세비산정위원회’를 설치해 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세비가 결정되도록 할 것입니다.

- 지난 10일 열린 혁신위의 ‘선거구 획정과 선거제도 혁신안’ 토론회에서 박수현 의원이 의원정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의원정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따가운데 새정치연합이 국민감정을 무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과 다양한 의견도 수렴되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의원정수를 줄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헌재의 선거구 헌법 불일치 결정을 계기로 달라진 사회 환경과 시대변화 등을 고려해 정치와 선거제도 전반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때입니다.

-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새누리당 지지율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인데 전반적으로 혁신에 대한 절박함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 절박함이 부족하다는 것은 오해입니다. 저는 이번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혁신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기득권으로 보이는 것들은 모두 내려놓고,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실천하겠습니다. 우리 당의 지지율이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기득권에 안주해 혁신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선거마다 연패를 거듭했지만 변화의 몸부림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 것도 바꾸지 않고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했던 것 자체가 오만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소한 부분이지만 정치혁신과 관련해 국회의원들이 각종 회의에서 자리를 너무 많이 비운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의원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국민들이 보기엔 일 안하고 노는 것 같습니다. 당장 당 차원에서 소속 의원들의 출석을 관리할 수는 없습니까?
▲ 회의출석은 국회의원의 가장 기본적이고 당연한 의무입니다. 그래서 새정치연합은 지난 18대 국회부터 본회의 출석률 등을 공천심사 때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 이미 국회법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회의에 불출석 할 경우 세비를 삭감하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그 액수가 1회에 3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아 패널티로서 효과가 전혀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혁신위에서는 현행 청가서 허가 및 결석계 제출 요건을 강화하고 회기 중 한 차례라도 정당한 사유 없이 회의에 불참하면 특별활동비 전액을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임기 내 계파청산만큼은 반드시 달성"
"국민 눈높이에서 기득권 모두 버려야"

- 현재 새정치연합에서는 비례대표의 숫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비례대표 제도는 공천헌금, 낙하산 공천 등의 수많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과거 한 때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 밀실공천, 자기사람 심기, 나눠먹기 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습니다. 결국은 어떻게 운영하는가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우선, 세대와 계층을 대표하는 비례대표는 투표를 통해 선출하는 개혁안을 제시했습니다. 또 전문가 비례대표의 경우에는 과거처럼 지도부가 밀실에서 뽑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만들 예정입니다. 비례대표 선출과정에서 누가 보더라도 납득하고 인정할 수 있는 절차적 공정성과 민주성을 확보할 것입니다.

- 혁신위 과제에 개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국회 내에 개헌에 대해 공감하는 의원들은 많지만 구체적인 개헌방식에 대한 의견은 천차만별입니다. 김 위원장께서는 어떤 방식의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개인적으로 대통령은 직선으로 선출하되, 내각은 국회 다수의 지지를 받는 사람으로 구성해 권력을 나누고 상호 협력하면서 견제하는 분권형 권력구조가 가장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새정치연합 내 계파청산도 중요한 정치혁신 과제입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계파청산을 수도 없이 선언했지만 잘 안됐습니다. 계파청산보다는 차라리 계파갈등을 줄일 수 있는 차선책을 찾아보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아닌지요?
▲ 계파 청산은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계파가 형성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공천’입니다. 특정계파가 당권을 잡게 되면 전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 계파에 가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권력이 제도 위에 있지 못하도록 당 운영시스템을 개혁할 생각입니다. 누가 당권을 잡더라도 전횡을 일삼거나 쉽게 뜯어고치지 못하도록 당 시스템에 권위와 독립성을 부여하겠습니다. 공천을 비롯해 당이 민주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겠습니다.

- 새정치연합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하 민정연)’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꾸준히 나옵니다. 현재 민정연은 당권이 교체되면 말단 직원까지 교체될 정도로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아 중장기 정책 발굴이 어렵고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과 비교해 정책 개발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솔직히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국민들의 소중한 혈세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동안 연구소의 인력과 예산이 연구 활동에 제대로 사용되지 못했습니다. 현재 민정연은 인사권과 예산권이 중앙당에 예속돼있어 연구의 자율성 및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고,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연구위원도 부재한 상태입니다.

사실상 싱크탱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민정연을 아예 대한민국 진보진영의 싱크탱크로 발전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민정연 개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사와 예산의 독립성을 확보해 상시적으로 정책 개발을 하고, 중장기 선거 전략수립 및 데이터의 축적 등으로 민정연이 제대로 된 싱크탱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혁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정치혁신위원장 임기 내 반드시 마무리하고자 하는 과제는 무엇입니까?
▲ 앞서도 언급한 계파청산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천 제도를 혁신해야 됩니다. 지금은 당권을 가진 사람이 공천도 자기 마음대로 하다보니까 계파가 생기고 계파 간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공천 제도를 공정하고 예측 가능하게 확립해서 정치혁신위원장 임기 내에 반드시 계파청산만큼은 마무리하고 물러나겠습니다.

 

<mi737@ilyosisa.co.kr>


<원혜영 위원장 프로필>

▲ 풀무원식품 창업자
▲ 민선 제2, 3대 부천시장
▲ 제14, 17, 18, 19대 국회의원
▲ 열린우리당 사무총장
▲ 민주당 원내대표
▲ 민주통합당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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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