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스토리> 강북 초등생 의문의 죽음 전말

12세 아이가 골목서 스스로 목숨을?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서울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학생의 목에는 가느다란 인터넷 케이블선이, 발에는 낯선 신발이 신겨져 있었다. 경찰은 부검을 진행한 결과를 토대로 자살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타살로 의심되는 단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뭔가 석연치 않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강북구 주택가 골목에서 초등학생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7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6일 오전 8시20분께 서울 강북구 번동의 한 골목길에서 A(12)군이 인터넷 케이블선으로 목을 맨 채 숨져 있는 것을 A군의 아버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5일 오후 보습학원을 나와 태권도학원으로 이동하는 사이에 소식이 끊겼다. A군의 가족들은 같은 날 오후 10시께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했지만 A군을 찾지 못했다.

목에 케이블선
 
다음날 A군의 아버지가 직접 A군을 찾으러 나섰다 숨진 아들을 발견했다. A군이 발견된 장소는 두 학원 사이의 한 골목길로 학교에서 100m, 집에서 500m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골목길 담벼락에는 A군의 자전거가 놓여 있었다. A군은 발견 당시 자신의 새 운동화가 아닌 인근 동네주민의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경찰은 동네주민이 신지 않는 운동화를 대문 위에 올려놓은 것을 A군이 신고 자신의 운동화는 벗어놓은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또래보다 체격이 크기 때문에 학교 폭력에 시달리지 않았고, 누군가 고의적으로 목을 매게 하려면 최소한의 저항 흔적이 있어야 한다”며 “타살로 볼 수 있는 정황이 없어 A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A군이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은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는 “부모를 졸라 1주일 전 새 농구화를 산 A군이 새 신발을 아낀 나머지 벗어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군은 평소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반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평범한 학생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상담 내용도 없고 교우 문제도 원만했다.
 
A군의 자택에서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A군의 일기장에도 특별한 내용은 언급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사인을 밝히기 위해 CCTV 확보에 주력한 결과 전날 행적도 상당 부분 밝혀졌다. A군은 5일 오후 5시40분께 학원을 마친 후 근처 편의점에서 친구와 삼각김밥을 나눠 먹었다. 오후 6시께 자전거로 이동해 6시8분께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서 200m 떨어진 골목의 CCTV에 마지막으로 포착됐다. 
 
경찰은 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와 수사 내용을 근거로 숨진 A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부검 결과 시신에서 타살을 의심할 만한 징후가 나오지 않았고, 주변 CCTV 영상 분석에서도 A군이 시신 발견 장소까지 혼자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과수의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번 사건을 자살로 결론짓고 종결할 계획이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A군이 사망하기 2시간 전쯤 음식을 먹은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지만 국과수는 사망 후에도 음식물 소화가 진행되고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변수가 많아 정확한 추정은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주택가서 6학년 학생 숨진 채 발견
자살 결론…끊이지 않는 타살 의혹
 
지난 10일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강북구 초등학생 사망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표 소장은 “현재 나온 증거 정황만으로 본다면 다른 추가 증거나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 한 자살로 처리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우선 국과수 부검 결과에서는 전혀 타인의 힘이 작용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폭행 흔적, 본인의 저항 흔적이 전혀 없었다. 골목길 CCTV에도 어린이 혼자 걸어가는 모습만 촬영됐다”고 말했다. 표 소장은 강북구 초등학생 사망사건의 원인을 분석하며 사회적 아동학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표 소장은 “강한 충격이 아니더라도 작은 괴로움과 불만족, 작은 우울감 등이 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 소장은 “OECD국가 중에 우리 대한민국 아동들의 만족도, 행복도가 꼴지였다”면서 “학교 폭력, 인터넷 중독, 부모의 방임 그리고 사이버 폭력, 이런 부분들의 적어도 하나 이상이 아무래도 이 어린이를 괴롭히지 않았을까. 거기다가 관련된 조사에서, 12세 이상 아동 중에서 3.6%는 지난 1년간 심각하게 스스로 목숨 끊는 것을 생각해본 일이 있다. 그러면 강북구 어린이도 3.6% 중 한 명인데 다른 학생들은, 어린이들은 그런 생각을 했다가도 뭐 다른 요인들 때문에 그만 뒀겠지만, 이 어린이는 실제로 했다, 이렇게 볼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표 소장은 “결코 이 어린이의 주변에 계신 부모님이나 지인들이 죄책감, 책임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며 “우리 사회가 잘못되어있다, 이건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한민국 아동의 삶의 만족도는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고, 아동결핍지수는 가장 높다. 지난 4일 보건복지부는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4007가구를 대상으로 ‘2013 한국 아동종합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아동 삶의 만족도는 전체아동의 경우 100점 만점에서 61.5점, OECD 비교기준으로 측정한 점수는 60.3점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였다. 학업 스트레스, 학교폭력, 인터넷 중독, 방임, 사이버 폭력 등이 삶의 만족도를 낮추는데 영향을 미쳤다.
 
아동결핍지수도 53.3%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아동결핍지수는 아동의 성장과정에서 주요하게 고려돼야 할 소유상태, 서비스 및 각종 기회 충족여부를 14항목으로 구분해 측정한 지표로 유니세프에서 개발했다.

발엔 낯선 신발
 
항목별로는 음악, 스포츠, 동아리 활동 등 정기적 취미활동을 하지 않는 아동이 52.8%로 결핍률이 가장 높았으며, 자전거 등 야외활동 미보유 26.1%, 생일잔치·가족행사 등 이벤트 불참 22.4%, 친구초대 기회 없음 21.1%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결핍률을 보였다. 소득별로는 빈곤가구 아동의 아동결핍지수가 85% 이상, 가구형태별로는 한부모 및 조손가구의 결핍지수가 75.9%로 높게 나타났다.
 
아동의 자살 행동에 대한 조사에서는 9∼17세 아동의 3.6%가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중 25.9%가 실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응답이 나오는 사회적 원인을 분석함과 동시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3일에 1명’ 미성년자 자살 현황
 
최근 약 5년간 전국 16개 시도 초·중·고 학생 63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에 1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난달 8일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10년∼2014년 9월) 전국 16개 시도 초·중·고 학생 자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
 

배 의원실에 따르면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은 ▲가정문제(35%) ▲우울증(17%) ▲성적+진로(12%) ▲이성문제(6%) ▲원인불명(20%) 등의 순이었다. 일부 지역은 학교폭력, 교우관계문제, 질병, 충동·모방 자살자 등도 있었다. 목숨을 끊은 630명 가운데 고등학생이 409명(65%), 중학생이 204명(32%), 초등학생이 17명(3%)였다.
 
배 의원은 “3일에 1명 꼴로 학생들이 생명을 잃지만 학교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며 “교육부는 일선 학교에서 생명존중·자살예방 교육 등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고 자살예방교육만 실시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평소 정신건강을 살피고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광>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