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연구가’ 이영기씨의 별난 인생

 
섹스는 만인의 공통 관심사다. 결혼 유무에 관계없이 남녀노소, 직업, 계층을 불문하고 성인이라면 누구나 ‘변강쇠’와 ‘옹녀’의 캐릭터를 동경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켜켜이 쌓이는 이불 속 트러블은 그냥 묵힐 수밖에 없는 실정. 어디 한군데 솔직한 심정을 토로할 분출구가 없다. ‘이렇게 하면 된다, 저렇게 하면 안 된다’ ‘이건 좋고, 저건 나쁘다’등 성 관련 정보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헷갈린다. “누구 말이, 무슨 보고서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 일쑤다. 온·오프라인에서 닉네임 ‘잠자리 연구가’로 불리며 성생활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이영기씨의 별난 인생을 통해 현대인들의 이불 속 고민을 엿들어 봤다.

이불 속 트러블 “대화가 필요해”

지난 20년 동안 ‘밤일’만 파헤친 연구가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이영기씨. KBS 개그콘서트 코너인 ‘달인’같은 얘기지만, 그는 오로지 ‘행복한 잠자리’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 결과 그는 요즘 케이블방송 섭외 1순위로 화제를 몰고 다닌다. 일부 언론에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그동안 잠자리 문화가 왜곡돼 왔습니다. 잘못된 상식을 바로 잡고 싶은 마음으로 연구를 시작했죠. ‘무슨 그런 연구를 하냐’는 비아냥과 성 도착증 환자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실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 아닙니까. 단순한 번식 수단이 아닌 가정의 행복을 위한 절대적인 조건이자 중요한 수단이지요.”

올해 39세인 이씨는 자칭타칭 국내 유일의 섹스 실전 테크닉 연구가다. 20대 초반 대학에 입학하면서 ‘본게임’인 테크닉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성적 쾌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각종 체위와 만족도 등의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그의 연구는 이제야 비로소 성과를 내고 있다.

“침대 본게임은 어디서도 배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열정을 갖고 스스로 개척하기 시작했죠.”

대학 2학년 때 학교를 중퇴하고 서대문 일대 철거촌에서 “철거 반대”를 외치며 빈민운동에 뛰어들었지만, 테크닉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 없었다. 이후 만화책 출력소에 취직해 10여년간 기계를 만지는 동안에도 그의 테크닉 연구는 계속됐다.

“성과 관련된 책이란 책은 모조리 사서 독파했습니다. 월급을 타면 책값으로 다 나갈 정도였죠. 그동안 본 책만 3천권이 넘어요.”


지난해 말 수작업에서 디지털화로 인력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퇴직을 결심한 이씨는 아예 이 길로 나섰다. 각종 서적들을 뒤졌고, 각종 사이트와 카페 등에도 가입해 자문을 구했다.

20세부터 20년간 실전 테크닉 등 성생활 연구  
전문서적만 3천권 독파…영문 의서도 ‘술술’

그러나 웬만한 서적은 일반인이 이해하기엔 역부족. 기대를 걸었던 성 관련 사이트와 카페들은 외설적이거나 대부분 상업적으로 운영됐다. 그나마 정보들은 왜곡된 부분이 수두룩했다. 거의 광고로 도배된 얌체 상술도 판을 쳤다.

“모임다운 모임이나, 정보다운 정보가 없었습니다. 성 관련 사이트와 카페들이 성인용품 장사에만 혈안이었지요.”

상업성에 염증을 느낀 이씨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심정으로 올초 직접 블로그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성에 대한 진실을 알리기 위한 ‘남성테크닉연구소’(blog.naver.com/fairan2)가 그것이다.

그저 몇몇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는 이씨의 바램은 어느덧 방문객 20만명이 넘는 인기 블로그로 올라섰다. 지금까지 방문객만 20만명. 1일 평균 5백∼7백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 지난 7월 블로그 글의 내용이 다소 선정적이란 이유로 잠시 폐쇄되기도 했지만, 수위 조절로 곧 제자리를 찾았다.

물론 상담은 무료다. 성인이라면 아무나 참여할 수 있다. 주로 방문자가 고민 등을 털어놓으면 이씨가 조언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답글도 줄을 잇는다. 자연히 이 과정에서 방문객들은 이씨는 물론 각자의 노하우를 배운다.

카페엔 하루 2∼3개의 질문들이 꾸준히 올라온다. 이씨는 글 한 줄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중복되고 반복되는 질문에도 거부는 없다. 1백%의 답변율을 자랑한다. 이씨 자신이 그들의 절박한 심정을 알고 있는 이유에서다.

최근엔 상담자가 이씨를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생활이 안정적인 중년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대비해 이씨는 테크닉 교습도 병행하고 있다. 그의 사무실은 따로 없다. 서울 노량진의 작은 자취집이 그의 숙소이자 연구실이다. 실전 교습도 여기서 이뤄진다. 그의 방 한켠엔 인체에 관한 두꺼운 전문 서적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그중 깨알 같은 영어로 써진 의학서적도 눈에 띈다. 이씨가 영어사전을 끼고 사는 까닭이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죠. 기초 서적부터 차근차근 읽다보니까 이제 웬만한 의학서적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담을 요청하는 이들의 연령대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노인도 많고, 미혼 남녀도 많다. 특히 여성의 상담이 늘고 있다는 게 이씨의 전언. 비율은 남성이 95%, 여성이 5% 정도다. 최근 차마 꺼내놓지 못했던 고백들을 당당하게 털어놓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이씨는 전했다.

“비정상적인 성생활로 고생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처음엔 속사정을 털어놓는데 소극적이었지만 요즘은 성문제를 얘기하는데 전혀 어색함과 주저함이 없습니다. 저 또한 당황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능숙하게 고민을 들어주고 있죠.”

가장 많은 질문은 ‘어떻게 해야 서로 즐거운 성생활을 할 수 있냐’는 것. 보통 젊은층은 ‘강한 남자 비법’을, 중년층 이상은 ‘체력 소모 관리법’등을 묻는다. 여성은 기술적 테크닉보다 단련법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가끔씩 불륜 상담도 들어오지만, 그는 정중히 거절한다. 이씨는 갈수록 이런 상담이 늘어 그야말로 ‘불륜 공화국’이란 말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가로막는 요인들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남성은 발기부전이나 조루 등의 문제를, 여성은 성교통과 오르가즘 등을 토로하는 사례가 주죠. 무엇보다 이들의 공통된 고민은 바로 ‘잠자리 테크닉’입니다. 힘만으론 부족한 2%를 코치 받기 원하는 이들이 조언을 구합니다.”

이씨가 제시하는 테크닉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서로의 몸을 알고, 골고루 자극하는 것이다. 결과보다 천천히 오래 지속하는 전 과정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다만 기질적인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성기능 장애라면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는 것이 필수다. 이를 위해선 커플간 솔직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그는 충고했다.

“남성들은 여성에 대해 너무 모릅니다. 여성 또한 마찬가지죠. 이런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본능적으로 관계를 맺지요. 당연히 권태기가 올 수밖에 없습니다. 침묵과 단절이 가장 큰 요인입니다. 대화가 필요합니다. 성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숨기지 말고 부부간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야 합니다. 만약 대화가 쉽지 않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상담을 통해 자신감 회복 등의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이씨는 철저한 독신주의자다. 결혼할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다. 이성에 특별한 감정을 갖지 않는다. 그는 “테크닉 연구에 인생을 바치렵니다. 그냥 이 연구를 계속하고 싶어요. 결혼하면 연구도 끝이 아닐까요”라고 잘라 말했다.

이씨의 최종목적지는 ‘달인’의 경지다. 성과 관련 남성들의 고민을 코믹스럽게 다룬 2002년 개봉된 영화 ‘마법의 성’에서 주인공 구본승씨에게 테크닉을 가르치는 홍록기씨가 맡았던 역이 그의 모델이다.

이보다 우선 이씨에겐 소박하지만 소중한, 작지만 큰 소원이 있다.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이면 한적한 제주도쯤에 연구소를 운영하는 것이다. 당장 테크닉 전문 사이트를 따로 만들고, 전문 서적을 내는 것도 그의 소망이다.

“잘못된 성생활 정보를 바로 잡고 싶습니다. 또 빠져 있는 부분도 보완하고 싶고요. 원활한 잠자리는 분명히 생활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합니다. 퇴폐적이거나 음성적이 아닌 건강한 성생활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겁니다.”


슈퍼히어로 최고 섹스파트너는?
“도와줘요∼배트맨!”
퍼히어로 중 최고의 섹스파트너는 누구일까. 바로 배트맨이다.


여성포털 젝시인러브가 1천2백46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슈퍼히어로 중 최고의 섹스파트너’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40%(5백명)의 선택을 받은 ‘배트맨’이 1위에 올랐다. 이어 핸콕(3백37명·27%), 아이언맨(2백45명·20%), 헐크(1백64·13%) 등의 순이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배트맨·핸콕·아이언맨·헐크 등의 영화 속 캐릭터와 특징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배트맨은 ‘우수에 젖은 백만장자가 선사하는 럭셔리한 밤’, 핸콕은 ‘예측불허, 천방지축! 아주 색다른 밤’, 아이언맨은 ‘많은 여자를 거친 천재 바람둥이의 노련한 밤’, 헐크는 ‘남자는 뭐니뭐니 해도 힘! 힘이 넘치는 밤’ 식이다.

젝시인러브 측은 “배트맨이 1위에 오르고, 헐크가 꼴찌를 기록한 것은 여성들이 단순히 힘만 있는 남성을 섹스파트너로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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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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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