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김무성 저격수'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친박이 김무성 견제? 못한 것 못했다 말했을 뿐"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김무성 대표의 갑작스런 개헌 언급과 사과, 김태호 최고위원의 사퇴 선언, 친박계의 난데없는 반기문 띄우기까지 최근 새누리당 내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일련의 사태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박근혜 대통령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몇 안 되는 측근이라는 '친박 핵심'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을 만나봤다.

새누리당 내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김무성 대표가 방중 기간 난데없이 ‘개헌 봇물론’을 터뜨리자 청와대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김 대표가 사과까지 했지만 친박계는 김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이른바 ‘반기문 띄우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처럼 청와대와 김 대표 간에 긴장 기류가 흐르자 ‘친박 핵심’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김무성 저격수’로 변신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홍 의원이 쏟아낸 발언들을 살펴보자. “김무성 개헌론으로 국정감사 실종되다시피 했다.” “김무성 개헌론 사과, 알맹이 없는 사과다.” “조강특위 잡음, 김 대표가 당을 처음 맡아서 잘 모르는 것 같다.”
하나 같이 김 대표가 듣기에는 뼈아팠을 발언들이다. 하지만 홍 의원은 ‘김무성 저격수’라는 평가에 대해 절대 사실이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가진 시점도 김 대표와 청와대가 화해 제스처를 취하던 때라 김 대표에 대한 홍 의원의 평가는 이전보다 많이 너그러워져 있었다. 일련의 사태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박근혜 대통령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몇 안 되는 측근이라는 홍 의원을 만나봤다.
다음은 홍 의원과의 일문일답.

- 최근 개헌 논란과 김무성 대표의 사과, 김태호 최고위원의 사퇴 선언까지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 여야 대표가 대표 연설을 통해서도 이야기 했습니다만, 지금은 개헌보다 경제문제가 더 심각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여야 대표 모두 공감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국회에서 개헌이나 세월호 문제 등 정치적인 문제들이 많이 불거졌지만 앞으로는 정치적 문제보다는 경제 살리기와 관련된 문제가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집권 3년차에는 유력 대선후보가 떠올라 개헌 논의가 힘들어진다”며 또 다시 개헌 논의에 불을 지폈습니다.
▲ 야당은 개헌을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에 (김무성 대표의 개헌 발언은)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준 격입니다. 개헌이라는 것은 야당으로서는 호재입니다. ‘개헌론을 붙들고 정치적 주도권을 잡아야 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제 살리기가 시급한데) 그건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습니다.

-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당에서도 공감하고 있지 않습니까?
▲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의원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아직은 이르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민생 살리기가 더 급하기 때문에 민생문제에 먼저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제살리기에 집중하기 위해) 개헌론은 일단 수면 밑으로 가라앉히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친박이 반기문 띄운다? 지나친 예단"
"경제 어려운데 개헌 논의 늦춰야"


- 개헌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김무성 대표의 발언 때문입니다. 김 대표가 무리한 대권행보를 하면서 당내 계파갈등이 커지고, 당청 간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김 대표가 개헌론 발언으로 청와대와 잠시 마찰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일단은 청와대와 조율이 잘됐습니다. 김 대표가 대통령을 위해서 공무원 연금 개혁을 비롯해서 모든 일을 앞장서서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실제로 그런 행동들을 하고 계십니다. 제가 보기엔 앞으로 당청간의 문제는 별 탈 없이 잘 진행되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 대표가 개헌을 언급하면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콕 찍어 말했습니다. 오스트리아식 개헌은 총리의 권한이 대통령보다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김 대표가 대통령보다 총리직을 더 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 이원집정부제는 계파 간에 돌아가면서 권력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계파 지분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제도일 수도 있습니다. 개헌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런 나름대로의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국방과 내치를 따로 분리해 통치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냐, 또 얼마만큼 의미가 있느냐 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 대표가 취임 이후 실시한 각종 당직 인선 결과를 보면 친이계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이에 대한 친박계의 불만은 없습니까? 정권을 잡은 것은 친박계인데 친이계가 목에 힘을 주고 다니는 상황입니다.
▲ 현재 새누리당 내에는 친박, 친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당권파냐, 비당권파냐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친이계의 약진에 대해서는 별로 비판하고 싶지 않습니다.

- 새누리당은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지만 정작 새누리당 대권후보들은 새정치연합 후보군들에 비해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그동안 새누리당에는 박근혜라는 걸출한 리더가 있어서 박근혜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전심전력을 다하다 보니까 주변인물들이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고, 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치라는 게 형님이 없어지면 작은형이 자연스럽게 큰형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음 대선까지는 아직도 3년이나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 차기 대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처음 재보선에 출마했을 때는 지지율이 고작 5% 아니었습니까? 지금 당장의 지지율은 별로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직후 친박계 의원들이 모여서 차기 대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부제가 ‘반기문 사무총장 출마 가능성 등 여러 가지 변수를 중심으로’였습니다. 이를 두고 친박계가 반 총장을 차기 대권주자로 옹립하려 한다는 설이 파다합니다.
▲ 그것은 지나친 예단입니다. 아직 대통령 임기가 1년 7개월밖에 안 지났는데 차기 대통령에 관해서 자꾸 이야기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새누리당은 민생 살리기에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 그렇다면 왜 벌써부터 차기 대선에 관한 세미나를 연 것입니까? 국회 외통위원장을 지낸 친박 인사인 안홍준 의원은 “당내 인사로 정권 창출이 어렵다면 대안으로 반 총장을 생각할 수 있다”고까지 말했습니다.
▲ 그날 세미나를 연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국회의원 연구단체로서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다보니 선거와 관련된 내용도 자연스럽게 주제로 선정된 것입니다. 안 의원의 발언도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는 과정에서 나온 사견일 뿐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에 확대해석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무성 대표 취임 후 대대적인 당무감사가 실시됐습니다. 정치권에선 김 대표가 당무감사와 조직강화특위(이하 조강특위)를 통해 친박계 당협위원장을 대거 쳐내려 한다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 당 지도부가 조강특위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곳인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당원들 목을 자르고, 위원장 목 자르고 새로운 사람을 심고 하는 게 조강특위라고 생각하면 잘못된 것입니다. 조강특위는 원래 있던 분들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10여곳 정도 비어 있는 당협위원장을 새로 모시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마치 자신들이 전지전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 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에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여야가 오픈프라이머리를 동시에 할 수 있다면 찬성하고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오픈프라이머리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의문입니다. 또 오픈프라이머리는 자칫 경쟁력 있는 후보가 선출되기보단 지역의 유지들만 대거 선출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어 우려가 됩니다. 제도적인 보완만 이뤄진다면 기본적으로는 오픈프라이머리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 요즘 정치권에선 홍 의원님을 ‘김무성 저격수’로 부릅니다. 여러 인터뷰에서 김 대표를 향해 무척 강한 발언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발언에 매우 신중하신 것 같습니다. 김 대표와 청와대가 화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기 때문입니까?
▲ 제가 김무성 저격수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저는 그저 김 대표가 잘한 것은 잘했다고 했고, 못한 것은 못했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제가 할 일이 없어서 김무성 저격수를 하겠습니까? 말이 안 됩니다. 국가와 당, 국민과 당원을 위하는 마음은 김무성 대표와 저 모두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 주가하락, 사이버검열 때문 아냐"
"단통법 일단 지켜봐야, 폐지는 반대"

- 내년 원내대표 출마설이 들립니다. 출마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 지금 미방위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정치인은 뭐든지 가능성이 있는 거지만 위원장직을 맡고 있어 부담이 됩니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데 벌써부터 내년에 무엇을 하겠다고 미리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현재 미방위 위원장이십니다. 미방위와 관련해서는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단통법 때문에 국회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단통법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생각이십니까?
▲ 저는 단통법을 개정할 수는 있지만 아예 폐지하자는 것은 반대입니다. 시장에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개정을 하더라도 일단은 경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단통법이 시장에서 조금씩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합니다. 미방위에서는 시장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 하면서 보완할 점에 대해 검토하고 있습니다. 결과를 보지도 않고 여론에 떠밀려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새누리당에서도 벌써부터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들이 있지만 저는 조금 더 지켜보고 나서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만 하더라도 ‘규제개혁’을 무척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정작 정부와 여당이 사이버 검열, 게임산업 규제, 단통법 등 신규 규제를 쏟아 내면서 잘 나가던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 어떤 회사에 맞춰서 규제를 하고, 어떤 회사에 맞춰서 규제를 풀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일례로 카카오톡의 경우는 사이버 검열 때문에 주가가 떨어졌다고 하는데 이전부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많이 발견됐기 때문이지 그것 때문에 주식이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정부와 여당은 전체적인 큰 그림에서 규제를 풀자는 것이 대원칙입니다. 하지만 법안들을 실제로 시행해보면 현실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정부여당이 만들어 낸 법안들이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것인지, 기업의 발전을 돕는 것인지는 긴 호흡을 가지고 두고 봐야 합니다.

 

<mi737@ilyosisa.co.kr>


<홍문종 의원 프로필>

▲ 시민일보 회장
▲ 제15대, 16대 19대 국회의원
▲ 경민대학교 이사장
▲ 새누리당 사무총장
▲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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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