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톱프로들 훈련 돌입 ‘새해 겨울은 뜨거웠네!’


국내 남녀 프로골퍼들이 동면을 끝내고 새해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요즘 달콤한 휴식을 뒤로하고 새로운 야망을 위해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하며 지난 1월부터 저마다 장소에서 독하게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


개막전 코앞… 남은 건 오로지 연습!
배상문 텍사스서 훈련 몰입

서둘러 새 시즌 준비를 시작한 주인공은 남자 프로들. 지난해 11월1일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BS 동부화재 프로미배 군산CC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2009년 시즌을 마친 남자 선수들은 연말연시 분위기를 뒤로한 채 속속 코스로 복귀해 올 시즌을 벼르고 있다.

베테랑 강욱순
훈련 스타트

가장 먼저 시작을 한 선수는 ‘베테랑’ 강욱순(43·타이틀리스트). 지난 시즌 1승(토마토저축은행오픈)을 거두며 건재를 과시했던 강욱순은 12월 초 샌디에이고의 타이틀리스트 퍼포먼스센터를 찾아 클럽 피팅을 받은 데 이어 뉴질랜드로 날아가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시즌 KPGA 투어에서 2승을 거뒀던 이승호(23·토마토저축은행)는 12월23일 캐나다로 출국해 동계훈련에 들어갔다.

이승호는 전담트레이너와 함께 한 달 정도 몸을 만든 이후 다시 미국 팜스프링스로 건너가 스윙과 쇼트게임을 가다듬으며 새 시즌에 대비할 계획이다. 지난 9월 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20일 동갑내기 신부 한유화씨와 결혼식을 올리며 행복한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된 ‘품절남’ 류현우(28·토마토저축은행)는 크리스마스인 지난 12월25일 신부와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오는 2월 말까지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 근처에 캠프를 차리게 되는 류현우는 아내의 내조를 받으며 평균 275야드 정도인 드라이버 샷 비거리를 300야드까지 늘리고 100야드 안쪽의 쇼트게임을 집중적으로 보완한다는 각오다. 류현우는 “신혼여행을 따로 가기도 그렇고 해서 아내와 함께 전지훈련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훈련이 잘될지 모르겠지만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KPGA 투어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을 휩쓸며 ‘국내 지존’으로 등극한 배상문(23·키움증권)은 지난 12월26일 미국 텍사스로 날아갔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퀄리파잉(Q)스쿨에 참가하고서 12월 중순 귀국, 국내에 짧게 머무는 동안 시상식과 인터뷰, 행사 등으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던 배상문은 한 해의 영광을 뒤로하고 이른 시즌 준비에 들어간 셈이다.

2월 중순까지 전지훈련을 마친 배상문은 약점인 퍼팅과 함께 체력보완에 주안점을 두면서 올 시즌 미국 무대 진출을 앞두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배상문은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인근에 머물면서 선배 최경주를 찾아 조언도 듣고 이름난 스윙코치를 영입해 약간의 스윙 교정도 마쳤다. 2년 연속 KPGA 투어 정상에 올랐지만  외국 무대에서만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던 꼬리표를 떼도록 더 많은 땀을 흘린 것이다.

특히 자기 해(호랑이 띠)를 맞이한 이승호는 최경주(38),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에 이어 미국 무대를 밟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미 12월 캐나다 벤쿠버로 전지훈련을 떠난 이승호는 피트니스 전담트레이너, 스윙코치와 함께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가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며 2010년 호랑이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호랑이띠 이승호
미국무대 밟겠다!

이승호는 “남들에게 지고는  못산다. 보스 스타일의 호랑이띠 영향이 있는 듯하다. 부모님의 열성적인 지원도 있었겠지만 다른 선후배들보다는 스스로 골프에 대한 강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최고가 되고자 노력을 해왔다”며 “올해 목표는 상금왕이다. 그 다음 미 PGA 투어 진출까지 노려볼 생각이다. 김경태, 배상문 등 뛰어난 경쟁자들이 있지만 최고의 자리는 양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KPGA 투어에 데뷔해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만끽했던 맹동섭(22·토마토저축은행)은 지난 12월 30일 코치인 고덕호 프로와 함께 하와이로 출국, 2월 말까지 구슬땀을 흘렸다. 맹동섭은 “국내에 있다가 보니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생각처럼 운동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되는 것 같다”며 “빨리 떠나 차분하게 새 시즌을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형태는 별도의 전지훈련 계획 없이 국내에서 휴식과 체력 훈련만으로 올 시즌을 대비한다. 1년 내내 대회에 출전하느라 지친 몸을 추스르는데는 휴식만큼 좋은 보약이 없다. 김형태는 “겨울 동안 체력 위주로 훈련할 생각이다. 그 밖의 다른 훈련 일정은 없다. 아내가 해주는 밥이 최고의 보약”이라며 자신만의 특별한 훈련법을 소개했다.

황인춘도 “지난해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골프 외적인 문제들이 많아 집중력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느낌이 좋다. 마인드 컨트롤에 보다 신경을 쓸 것이고 상금왕을 목표로 할 것이다. 또한, 선수로서나 가장으로서 좀 더 멋진 남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동계훈련은 박도규(39·투어스테이지) 선배와 함께 태국으로 간다. 그곳에서 훈련을 한 뒤 아시안투어 개막전에 참가하고 나서 귀국할 예정이다. 일단 개막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남녀 기대주들
국내외서 담금질

지난 시즌을 성공리에 마치고 귀국했던 해외파 선수들도 국내에서의 짧은 휴식을 뒤로한 채 속속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가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부상과 재활 치료를 반복하며 시즌을 일찍 접었던 장정(29·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초 일찌감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올 시즌 스윙교정으로 침묵의 한 해를 보냈던 이지영(24)은 지난 12월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집으로 돌아가 이른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12월30일 출발한 서희경은 2개월 정도 훈련하고 호주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대회까지 출전한 다음 3월 중순쯤 귀국하는 강행군을 소화할 예정이다. 서희경은 “새해에도 정상을 지키려면 이 정도 일정은 소화해야 할 것 같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지난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상금순위 6위에 올라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최나연(22·SK텔레콤)과 상금순위 11위에 올랐던 김송희(21)는 지난해 12월26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나란히 출국, 동계훈련에 들어갔다.

이승호 올해 목표는 상금왕
강욱순 베이스캠프 차리고 구슬땀


신지애(21·미래에셋)와 유소연(19·하이마트), 김현지(21·LIG) 등은 호주에서 새해 시즌 담금질을 계속하고 있다. 신지애는 ‘2010 세계랭킹 1위’ 도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훈련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체력 보강을 시작으로 새로 교체할 클럽 적응과 스윙 점검까지 차례로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시즌 잦은 병치레로 시즌 막판 몇 개 대회에 불참하는 등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여 체력 보강이 절실하다.

지난 1월3일 골드코스트에 여장을 푼 신지애는 “시즌이 끝나고서 한 달 넘게 골프채를 잡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호주에서 약 6주 정도 훈련하면서 개막전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소연은 작년부터 호흡을 맞춘 호주의 유명 코치 이안 트릭을 다시 만났다. 하이마트 골프단은 중국 심천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합숙을 하면서 올 시즌 목표 달성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JLPGA 투어 신인왕에 오르는 등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송보배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좋은 성적 올리도록 노력하겠다. 호랑이해를 맞이해 뜻깊은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송보배는 “내가 느끼기에 호랑이띠는 기가 참 센 편인데 나도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본여자오픈은 꼭 한번 우승을 해보고 싶었던 대회였는데 지난해 우승을 하게 되어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올해는 특정 대회보다는 더 많은 승수를 쌓도록 매 경기에 전력을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보배는 태국에서 체력훈련과 쇼트게임 연습 위주로 훈련을 진행했고, 떠나기 전에 “태국은 굉장히 오랜만에 가는 것이라 기대가 된다. 2월 말쯤에 일본으로 들어가 2010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지난해 US 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지은희(24) 또한 호랑이해를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 호주로 동계훈련을 떠난 지은희는 “6주가량 쇼트게임 위주로 많은 연습을 하겠다. 미국에서 200 8년 1승, 지난해 메이저대회 우승을 했으니, 올해는 더 많은 승수를 쌓고 싶다”고 말했다.

지은희는 이어 “LPGA 상금순위 1위를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은희는 “지금까지 많은 응원 해주셨는데 새해에도 많은 응원 부탁한다. 그 응원에 힘입어 나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호주 훈련 떠난 지은희
“더 많은 승수 쌓고 파”

홍란(24·MU 스포츠) 또한 올해를 보내는 각오가 남다르다. 2007년 2승을 거둔 뒤 승수를 쌓지 못한 홍란은 새 후원사와 계약까지 마쳐 가벼운 마음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지난해에 우승이 없어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올해는 반드시 우승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와이로 동계훈련을 간 홍란은 “큰 그림도 그려야 하겠지만 쇼트게임이 부족해서 많은 연습을 할 예정이다”라며 “내년 목표는 3승이다.

올해 우승하지 못한 것까지 내년에 모두 이루겠다는 각오다. 훈련이 끝나고 귀국하면 곧바로 호주로 이동해 ANZ 마스터스에 출전해 실전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고 일정을 밝혔다. 2009시즌 데뷔 3년 만에 생애 첫승(대신증권 토마토투어 레이디스 마스터스)을 거둔 김현지(21·LIG)만이 12월 23일 말레이시아로 떠났을 뿐 대부분은 새해를 집에서 맞았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다승왕에 오른 서희경(23·하이트)은 절친한 친구 홍란과 함께 1월 하와이로 출국했다. 2010년 KLPGA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유소연(19·하이마트)은 국내에서 트레이닝을 통해 체력을 기르고 나서 1월 말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한편 지난 11월 말 2009년 시즌 마지막 대회(ADT캡스 챔피언십)에 이어 지난 12월19일 중국에서 2010년 시즌 이른 개막전(차이나 레이디스오픈)을 치르며 쉴 틈이 없었던 여자 프로들은 대부분 새해 1월 초∼중순 사이에 전지훈련지로 떠났으며 저마다 목표를 정해놓고 막바지 동계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경인년 새해에도 어김없이 국내외 그린에서 실력을 검증받을 남녀 스타선수들의 이번 겨울 훈련 성적표가 벌써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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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조국 딸 스캔들 오버랩

심우정-조국 딸 스캔들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심우정 검찰총장이 ‘딸 특혜 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자격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외교부에 최종 합격했다. 외교부가 오직 심 총장의 딸을 위해 전형까지 엎었다는 게 골자다. 외교부는 특혜가 아니라던 입장을 뒤집고, 심 총장 지녀 채용을 보류했다. 정치권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사안처럼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며 맹공을 펼치고 나섰다.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 심모씨는 ‘아빠 찬스’로 취업에 성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과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에 합격할 수 없었다. 지원 자격 자체가 미달 수준이었다. 일각에서는 입시 비리 혐의를 받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사안보다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수사기관이 심씨를 즉각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아빠 찬스? 수상한 합격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서 심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 문제는 지난해 9월 심 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서 언급됐었다. 당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심 총장의 장녀가 11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됐는데, 심 후보자가 이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시 “후보자 장녀가 최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며 “후보자 자녀는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됐다. (장녀가)서울대 국제대학원 1학년 때 박철희 교수에게 수업을 받았다”며 “박 교수는 현직 주일대사고, 후보자 본인 장녀가 입사할 당시 국립외교원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나카소네 야스히로상 수상자”라며 “제1회(수상자) 박철희 주일대사고, 윤석열정부서 ‘중요한 건 일본 마음’이라고 말한 김태효 차장이 제5회 장려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심 총장이 “문제가 없다”고 답변하자, 박 의원은 “그러면 채용 서류를 내라.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전부터 채용서류 전체를 내라고 하는 것”이라며 “의원실서 계속 요구하지만 후보자 동의가 없어서 (외교원이) 내질 않고 있다”고 따져 물었다. 외교부의 지난 1월 1차 공무직 연구원 채용 공고에는 ‘경제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가 응시 자격이었다. 그런데 한 달 뒤인 2차 공고는 갑자기 심씨가 전공한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됐다. 외교부는 응시 가능 대상을 확대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변경 전에 응시했던 이들은 2차 공고 때는 응시조차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공정채용 가이드라인 등에 따르면, 채용공고를 변경할 때는 채용 관련 심의기구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외교부는 인사기획관실과 서면 협의만 거쳤다. 심의기구를 통한 공정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채용 공고를 변경한 셈이다. 채용 경력을 두고도 외교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심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지적도 거세다. 채용 공고에는 해당 분야 실무 경력 2년 이상이 응시 자격이었다. 그러나 심씨의 경력은 국립외교원 연구원 8개월, 서울대 국제대학원 연구보조원 22개월, UN 경제사회국 인턴 6개월로 실제 경력은 8개월에 불과했다. 경력 1년도 안 되는데 스펙 과대 포장해 지원 외교부 전형까지 뒤집어…기존 면접자는 탈락 외교부는 학창 시절의 경험도 경력으로 인정한다고 해명했지만, 외교부 산하 기관서 2022년과 2023년에 낸 채용공고엔 인턴이나, 교육생, 학위 취득에 소요되는 행정조교 등은 경력서 제외한다고 적시돼있다. 심씨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산하 EU센터서 연구보조원으로 근무했다고 실무 경력에 적었다. 하지만 서울대 국제학연구소가 발간한 2023년 연례보고서에는 심씨가 연구 보조원이 아닌 EU센터 ‘석사 연구생’으로 적혀 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심씨의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진상조사단을 출범했다. 조사단에는 한 의원을 포함해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영배·홍기원·이재강 의원,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기표·박희승 의원,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홍배·이용우 의원,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이정문 의원,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성회 의원,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백승아 의원 등 총 12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심 총장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 고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외교부는 지난 1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면접까지 통과해 현재 신원 조사 절차만 남겨둔 심씨의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 채용은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유보됐다. 공익감사는 감사 대상 기관이 자체 감사기구서 직접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 윤재관 대변인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은 검찰의 2중대 역할을 자처해 왔다.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며 “감사원을 동원해 면죄부를 받으려는 시도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사단은 심 총장 자녀 관련 ‘권력형 비리’ 의혹과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규명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심 총장 딸의 외교부 특혜 채용 비리 의혹 및 서민금융 대출 논란, 심 총장 아들의 장학금 수령 특혜 의혹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외교원 연구원 채용 공고상 자격 요건에 ‘해당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자 중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 경험자’라고 돼있지만 심 총장 딸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특혜 채용 의혹을 주장한 바 있다. 급 바뀐 채용공고 심 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검찰총장의 자녀는 대한민국의 다른 모든 청년들과 같이 본인의 노력으로 채용 절차에 임했다. 국회에 자료 제출을 위한 외교부의 개인정보 제공 요청에도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최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심씨 특혜 채용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 박장호 외교부 외교정보기획국장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박장호 외교부 외교정보기획국장은)윤석열정권 출범 직후 2022년 7월 정도에 대통령실 외교비서관실로 들어갔다가 2024년 1월에 외교부로 복귀해 5월 말, 한반도 평화교섭본부를 없애고 새롭게 신설한 외교전략정보본부 외교정보기획국장으로 보직받아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2023년 외교부 연구직 채용 1차 공고 당시 직접 면접에 참여한 박 국장은 지원자 A씨를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탈락시켰다. 하지만 A씨는 한국서 나고 자라 학위까지 받은 인물로 언어능력을 문제 삼을 만한 근거는 부족했다. A씨의 탈락 이후 외교부는 2차 공고를 내며 채용 자격을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에서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했다. 이때 국제협력 분야를 전공한 심씨가 합격하게 된 것이다. 한 의원은 박 국장의 대통령실 근무 경험이 심씨의 채용 과정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채용 실무가 인사기획관실이 아닌 외교정보기획국 산하 외교정보1과서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는 “아무래도 용산에 파견 나가 있으면 조금 더 넓게 여러 부처와 관련된 사람들을 접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과정서 어떤 방식이든지 어떤 접점이 이뤄지지 않았겠냐라고 하는 것은 있는데 그 부분은 저희가 조금 더 깊이 파봐야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 먹잇감 심 총장과 갈등을 빚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심씨의 사건은 좋은 먹잇감이다. 지난 3일 공수처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이 심 총장과 조태열 장관을 직권남용,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수사3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해 고발당한 심 총장 사건도 수사 중이다. 사세행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수장인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을 뇌물성 채용한 행위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감사원이 공익감사 청구를 각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익감사 청구는 6개월 이내 결과를 내놔야 하되 기한은 자체 판단으로 늘릴 수 있는데, 그전에 감사에 착수할지 여부부터 감사위원회의 판단을 거쳐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감사 청구를 각하하는 이유는 통상 이미 같은 사안에 대한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가 많다. 공수처 수사가 각하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법상 감사원이 거부할 수 없는 국회 요구 감사의 경우에도 수사나 재판을 이유로 ‘사실상 각하’했던 최근 사례도 있다. 감사원은 지난달 25일 국회가 요구한 방송통신위원회 2인 구조 등 감사를 두고, 같은 사안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위법성 여부를 감사원이 결론 내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매듭지은 보고서를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심씨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입시 비리 논란을 일으켰던 조 전 장관 부부가 받았던 수사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면 검찰의 이중적 잣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조 전 장관이 받았던 검찰 수사를 보면 입시 비리 혐의만으로도 압수수색 등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같은 혐의를 받는 심 총장 딸의 경우 멀쩡하게 살고 있다는 걸 국민 눈높이서 봤을 때 형평성 논란이 일 것”이라며 “이건 상식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조민은 집유 “강도 높게 수사해야” 용산 파견 키맨 박장호 국장 뒷배? 여당인 국민의힘도 조용하다. 지난달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을 두고 “제2의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를 넘어 제2의 조국 사태”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공수처가 심 총장과 심씨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력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고발 사건이 이어지면서 수사 지연은 불가피하다. 지난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인사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3명 등 4명의 검사 임명을 대통령실에 제청했지만 두 달이 넘도록 임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는 인사위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9월에도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 등 3명의 검사를 추천했지만 대통령실은 반 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답이 없는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될 때까지 이들을 임명하지 않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송창진 수사2부장의 면직을 재가하면서도 신규 검사 임명은 하지 않았다. 한 총리의 뒤를 이은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찰청 등 부처 인사는 진행하면서도 공수처 검사는 임명하지 않았다. 신규 검사 임명이 늦어지면서 고질적인 공수처 인력난도 지속되고 있다. 공수처 검사 정원은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25명이지만 현재 검사 인원은 휴직자 1명을 포함해 14명에 불과하다. 정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신규 검사 7명을 임명해도 정원보다 4명이 부족하다. 공수처 내부에서는 과부하 상태라는 우려가 나온다. 12·3 비상계엄 수사와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비위 의혹 수사 등 기존 수사에 인력이 집중돼있어 타 수사를 들여다볼 여력이 없다는 토로도 상당하다. 수사? 미지수 공수처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고발 사건이 이어지고 있지만 배당받은 사건을 전부 들여다보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통령실이 하루빨리 검사 임명을 해줘야 타 사건도 들여다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반박에 반박 나선 외교부 외교부가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입장을 재반박하는 장문의 입장문을 내놨다. 외교부는 “관점에 따라 제도 운영 과정서 미흡했던 부분이 지적될 수는 있겠지만, 이를 특정 인물에 대한 특혜로 연결 짓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 후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자’를 대상으로 채용 공고한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에 석사 취득 예정 상태였던 심씨가 채용된 것에 대해 심씨만 특별히 배려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학위 취득 예정서를 공식 증명서로 증빙하면 자격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했던 사례가 2021~2025년까지 총 8건 더 있었다”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올 초 외교부 정책조사 연구원 채용 과정서 이미 최종 면접까지 마친 응시자가 불합격 처리되고, 심씨를 위한 ‘맞춤형’으로 응시 자격을 바꿔 재공고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1차 공고를 냈을 때 응시 인원이 6명에 불과했고, 그 중 유일하게 경제 관련 석사학위를 소지한 응시자 1명에 대해 외부 인사 2명과 내부 인사 1명으로 구성된 면접위원회가 최종 면접을 했으나 채용 부적격 판정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1차 채용 공고문에 ‘응시자 중 적격자가 없을 경우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사전에 공지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2차 공고에선 응시 가능 대상을 넓히기 위해 자격 요건을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했고, 그 결과 19명의 지원자가 응시해 심씨를 포함한 5명이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처럼 1차 공고 후 적격자가 없어 전공·자격증 분야 등 응시 자격 요건을 변경해 재공고한 사례는 타 부처는 물론 외교부 내에서도 과거 전례가 있다면서 “(심씨가)유일하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앞서 외교부의 이 같은 설명에 대해 “응모한 사람이 적더라도 (같은) 채용 공고 사이트를 보면 재공고를 해서라도 기한을 연장해 해당 분야 사람을 찾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심씨가 또 다른 응시 요건인 ‘실무 경력 2년 이상’을 충족했는지도 논란이 큰 쟁점이다. 외교부는 심씨의 실무 경력을 국립외교원 경력 8개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연구보조원, 유엔 산하 기구 인턴 등을 포함해 총 35개월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인턴, 조교 등은 통상 실무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경험과 경력은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