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TK 라인 강신명 경찰청장 내정자

이번에도 또 정권 꼭두각시 노릇할라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50)이 박근혜정부 두 번째 경찰청장으로 임명됐다. 경찰대 출신이 경찰 총수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대 1기를 제치고 2기인 강 내정자가 임명된 배경은 무엇일까. 앞으로 강 내정자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부실수사로 신뢰를 잃은 경찰 조직을 어떻게 추스를지 주목된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부실수사 논란과 관련해 사퇴한 이성한 전 경찰청장 후임으로 강신명(50)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지난 6일 내정됐다. 경찰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 안전행정부의 추천을 받아 강 서울청장을 면접하고 ‘경찰청장 임명 제청안’에 동의했다.
 
강 내정자는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경찰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찰의 신뢰가 위기를 맞이했다”며 “업무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해 하루빨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강 내정자는 “안전과 질서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나날이 추락하는 경찰의 위상을 조속히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경찰청장직을 맡게 된 것이다.

역대 최연소
경찰대 출신
 
이날 오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4대 악을 근절하고 법질서를 확립하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수사 등으로 실추된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적임으로 판단돼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 대변인은 “강 내정자는 치안 전문가로 현장 감각과 정책기획 능력을 겸비했으며 업무 열정이 뛰어나고 일선 지휘관 시절 각종 행사나 사건 사고를 무난히 처리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발탁배경을 설명했다.
 
강 내정자는 “경찰의 신뢰가 위기를 맞이했다”며 “업무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해 하루빨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강 내정자는 “안전과 질서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장 후보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안행부 장관의 제청을 거친 뒤 대통령이 임명한다. 강 내정자가 예상대로 이성한 전 경찰청장 후임으로 확정되면 앞서 만 50세 8개월로 역대 최연소였던 4대 김화남 청장보다 5개월 더 젊어 50세 3개월로 최연소 경찰청장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동시에 사상 첫 경찰대 출신 경찰수장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된다.
 
1981년 경찰개혁을 주창하며 문을 연 경찰대는 그동안 간부후보생이 요직을 장악한 탓에 경찰청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강 내정자가 청장으로 최종 임명되면 개교 33년 만에 경찰 수장을 배출하게 된다. 앞으로 ‘경찰대 계보’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경찰대 출신으로 처음 경찰청장에 발탁된 그가 안팎에서 제기되는 견제론을 뚫고 조직의 화합과 검찰과의 관계 개선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고위직 독식 논란 끝에 경찰대 정원이 축소되는 등 내부 알력이 표면화되고 있는 경찰 조직을 아울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끄럽지 못한 수사체계도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검·경 갈등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신임 경찰청장 내정으로 인해 경찰 내부, 특히 수뇌부의 대폭 물갈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경찰청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4명의 거취가 어떻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경찰청장 후보에 올랐다가 낙마한 치안정감의 경우 대부분 용퇴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강 내정자가 경찰청장이 되면 나머지 치안정감의 거취에 따라 치안정감 자리는 최대 5개가 생기게 된다. 이 경우 현직 치안감을 비롯해 경무관급의 승진 인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치안감은 전국에 모두 27명이다. 경찰 관계자들은 큰 폭의 수뇌부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신임 청장 후보는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 최동해(54) 경기청장, 이인선(53) 경찰청 차장, 안재경(56) 경찰대학장, 이금형(여·56) 부산청장 등이었다. 그런데 강 내정자가 자신보다 윗 기수인 경찰대 1기 선배들을 제치고 경찰청장 타이틀을 거머쥔 배경은 무엇일까.
 
사실 청장 후보 0순위는 이인선 경찰청 차장(1기) 등 경찰대 1기생들이었다. 이들이 경찰 여러 보직에 포진해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후배인 강 내정자가 이를 뛰어넘고 졸업생 중 첫 경찰청장에 오른 것에 대해 경찰 일각에서는 1기생들의 그간 행보에 정부가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경찰대 1기 출신들은 그동안 최초 졸업생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열정으로 경찰 내 주요 요직을 뚫었고,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이 일각에서는 강경파로 비춰졌다고 전해진다.

청와대 몸담은
정치경찰 꼬리표
 
이들에게 이러한 이미지가 굳어진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이 검찰로부터 수사권 독립문제를 제기했던 것이었다. 이를 주도한 것이 경찰대 1기였기 때문이다. 1기 출신 황운하(52) 경무관의 경우 ‘경찰 수사권 독립’의 선봉장 역할을 맡아, 대전중부서장이던 2006년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경찰 측 태도가 미온적이라고 비판하는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2007년에는 이택순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불거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논란을 수사했던 이세민 당시 경찰청 수사기획관도 황 경무관과 동기인 1기 졸업생이다. 그러나 범죄 사안과 별개로, 경찰이 일부러 검찰 고위 간부에 수사의 칼날을 겨눴다는 측면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었다. 이 여파로 당시 경찰청장 임명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던 또 다른 경찰대 1기 출신 감경량 전 경기청장이 비 경찰대 출신 이성한 경찰청장에 자리를 내줬다는 해석이 나왔다.
 
첫 경찰대 출신…1기 출신 제치고 낙점
최연소 타이틀 “인사 후폭풍 거셀 듯”
 
정치권 안팎에서는 경찰대 1기생을 청장으로 임명하지 않은 정부의 태도가 ‘부담’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경찰대 1기생들의 그간 활동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서, 정부가 세월호 사고와 윤일병 사건 등 첨예한 사회적 이슈가 산적히 쌓여 있는 상황에서 여러 이슈로 주목을 받아온 1기생을 청장으로 임명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관측이다. 1기생들에게 기존에 형성된 이미지 등으로 인해 자칫 부담을 안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저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라는 것.
 
그러나 강 내정자가 임명되면 김진태 검찰총장(경남 사천), 황찬현 감사원장(경남 마산),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임환수 국세청장 후보자(경북 의성)에 이어 경찰청장까지 4대 사정기관을 영남 인사가 독식하게 돼 지역 편중인사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환수 국세청장과 강 내정자는 각각 대구고와 대구 청구고를 졸업했다. 주요 사정기관에 자기 사람을 심어 권력을 장악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강 내정자는 다른 경찰에 비해 고속 승진했다. 그가 남들에 비해 빠른 속도로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청와대가 있다. 강 내정자는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와 경찰을 조율하는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지낸 바 있다. 또 파견 나갔던 정부조직 비서관들이 복귀하는 것과 다르게 경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에 임명됐다. 이후 청와대를 나오면서 초고속 승진을 맛보게 된다. 2013년 12월 경찰 정례인사에서 서울지방경찰청장에 임명됐고, 1년도 채우지 않은, 불과 8개월 만에 경찰청장에 내정됐다.
 
전국의 모든 경찰들이 한 번쯤은 꿈꾸는 경찰청장에 그가 내정된 배경에는 이명박정권과 박근혜정권에 이르기까지 그가 보여준 활약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경찰의 모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강 내정자는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에서 “정치권 줄서기에 능하다”는 혹평을 받아 왔다. 불편한 오명이 계속 그를 따라다녔다.
 
지난해 12월 말 서울경찰청장에 임명되자마자 철도 민영화를 반대하는 철도노조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해 벌였던 민주노총·경향신문사 강제진입 사건은 강 내정자의 업무 스타일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강 내정자는 당시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해, 민주노총 본부가 있는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 강제진입 작전을 무리하게 강행했다. 6∼7명을 체포하기 위해 5000명 이상의 경찰력을 투입했지만, 작전은 한 명도 잡지 못한 채 허무하게 실패로 끝났다.

부실 수사는
교체가 능사?
 
강 내정자의 강경기조는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4월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5~6월 서울 도심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집회에 나온 수십만명의 시민을 토끼몰이식으로 진압해 비판을 받았다. 청와대 인근에서는 추모의 뜻으로 노란리본을 단 시민을 불심검문하기도 했다. 당시 시민들은 경찰의 해산명령에 따라 인도로 올라서거나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돌아섰다. 하지만 경찰은 도로의 앞뒤를 모두 막고는 ‘모두 연행하라’며 시민들을 강제로 연행했다. 박근혜정부 초기부터 박 대통령이 강조한 불법 집회·시위 엄단 기조를 선두에서 충실히 수행한 셈이다.
 
강 내정자는 서울경찰청 시절부터 집회시위에 관해 일관적으로 강경책을 고수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집회 현장의 불법 행위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그의 명령으로 인해 그간 많은 집회와 시위가 철저하게 가로 막혔다. 경찰은 올해 집회시위 등에서 소음유지 명령을 80회에서 96회로 20% 늘렸다. 확성기 사용중지 명령도 10회에서 34회로 240% 늘렸고, 집회참가자에 대한 사법조치 의뢰도 9회에서 34회로 278% 증가했다.
 
선배들 거취 관심
조직 장악력 관건 
 
반면 강 내정자는 서울청장 재임 8개월 간 112신고 신속 출동을 위한 15개 세부과제를 마련해 관할지역 칸막이를 없애면서 현장 검거율이 60% 증가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특수판매공제조합 이사장 낙하산 인사 관행을 수사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는 등 뚝심 있는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강 내정자는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대구 청구고와 경찰대를 2기로 졸업했다. 서울 송파경찰서장과 경찰청 수사국장 정보국장, 서울경찰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경찰 내 엘리트로 꼽힌다.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많은 경찰들이 경찰청장 자리를 꿈꾸지만, 지금의 경찰청장 자리는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정권의 꼭두각시다. 청와대의 명령을 충실히 따라야 하는 운명에 놓여 있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이 자리가 곧 정권의 방패막이 인 셈이라는 것. 15대 강희락 청장과 16대 조현오 청장을 보면 강 청장은 개인비리로 구속됐고, 조 청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두 사람은 재임 기간 중 “욕 먹는 경찰이 되지 말자”거나 “원칙을 지키자”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가장 경찰을 욕 먹이고, 원칙을 무시한 사람들로 남았다.

경찰 이미지
회복 가능할까
 
한편, 강 내정자가 석사학위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7일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에 따르면 강 내정자는 지난 2008년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에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간 치안사무 협약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석사 논문을 제출했다. 진 의원은 이 논문 중일부가 2007년 최종술 동의대 법·경찰행정학부 교수가 발표한 ‘국가·자치경찰간 협약에 관한 연구’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강 내정자의 논문 103쪽부터 106쪽을 보면 자치경찰 사무의 성격을 자치사무, 위임사무, 공동사무 등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최 교수의 보고서 19쪽부터 33쪽에 걸쳐 기술된 내용과 상당부분 일치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24쪽부터 34쪽까지 ‘우리나라 행정상의 협약 활용 사례’라는 소제목으로 작성된 부분은 최 교수의 보고서 99쪽부터 122쪽까지와 내용이 거의 일치한다고 진 의원은 강조했다. 다만 강 내정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문에 주석을 달아 최 교수의 보고서를 참고했음을 명시했다.
 
진 의원은 “후보자가 석사학위를 받은 시기는 이미 논문표절 문제로 공직후보자들이 수차례 낙마한 이후”라며 “그럼에도 표절을 했다는 것은 심각한 공직윤리문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내정자 측은 해명자료를 내고 자치경찰 사무 성격을 설명하는 부분이 일치한다는 의혹과 관련, “자치경찰 사무 중 위임사무와 공동사무 등은 보편적인 정의 개념으로 특정인의 주장이나 견해가 아니기에 특정 논문의 인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khlee@ilyosisa.co.kr>

 
[강신명은?]
 
▲ 경남 합천
▲ 대구 청구고 졸업
▲ 경찰대 2기·연세대 법무대학원 석사
▲ 경기경찰청 정보2과장
▲ 서울 송파경찰서장
▲ 안전행정부 치안정책관
▲ 서울경찰청 경무부장
▲ 경찰청 수사·정보국장
▲ 경북경찰청장
▲ 대통령 사회안전비서관
▲ 서울지방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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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