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거함 새누리호 키 잡은 김무성 대표

그가 누른 건 서청원이 아닌 박근혜였다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양강구도였던 새누리당 당권경쟁에서 비주류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5선의 김무성(63) 의원이 압도적인 표차로 서청원 후보를 꺾고 새누리당 대표로 선출됐다. 김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고 공언했다. ‘새누리호’ 선장이 된 김 대표가 앞으로 어떤 항해를 보일지 주목된다.

 
지난 14일 새누리당 신임 대표에 당내 비주류 대표격인 5선의 김무성 의원이 선출됐다. 김 대표와 함께 서청원 의원, 김태호 의원, 이인제 의원 순으로 득표해 새누리당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게 됐다. 여성 최고위원 몫으로는 김을동 의원이 지도부에 입성했다. 

압도적 승리
당 혁신 강조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제3차 전당대회를 열고 대표 최고위원을 비롯해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했다. 임기 2년의 이번 지도부는 2016년 7월까지 집권당을 이끌면서 위태로운 박근혜정부 후반기를 뒷받침하게 된다. 또한 정부와 함께 세월호 참사 이후 국정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국가혁신 작업을 추진해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원내대표 등을 역임한 김 대표는 일반·책임당원, 대의원, 청년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70%)와 여론조사(30%) 결과를 합산한 결과 총 12만4757표의 유효표 가운데 5만270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대표 자리를 놓고 김 대표와 치열하게 경쟁해 온 서청원 의원은 3만8293표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태호 의원이 2만 5330표로 3위, 이인제 의원이 2만 782표로 4위를 각각 차지했다. 
 
김을동 의원은 득표에서는 1만4590표로 6위에 그쳤지만 5위 득표자 가운데 여성이 없을 경우 남성 5위 후보 대신 여성후보자 중 최다득표자를 최고위원으로 선출하는 여성 배려 조항에 따라 홍문종 의원 (1만6629표) 대신 선출직 최고위원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하는 행운을 얻었다.
 
홍 의원을 비롯해 김상민 의원(3535표), 박창달 전 의원(3293표), 김영우 의원(3067표)은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직전 황우여 대표 체제의 새누리당 지도부가 친박계 일색의 ‘박근혜 대통령 친정체제’였던 데 반해 이날 선출된 지도부에서는 대표를 비롯해 김태호 의원 등 당 외각에 머물던 비주류의 약진이 두드러져 향후 새로운 당청관계의 수립이 시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청원 의원과 함께 출마한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마저 탈락해 친박 주류로서는 서 의원 홀로 지도부에 포진한 셈이 됐다. 선출직 최고위원과 함께 지도부를 구성하는 이완구 원내대표도 지난 5월 친박 주류의 지원에 힘입어 당선됐지만 친박 핵심과는 다소 거리가 있고, 이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인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친이계 출신이다. 지역별로는 김무성 대표와 김태호 의원이 PK출신이고, 서청원·김을동 의원은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인제 의원은 충청권 대표주자다.

정치 30년
드디어 대장
 
김 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오늘의 영광을 무거운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약속대로 제 온몸을 던지겠다”며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저의 온 몸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강한 새누리당과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그렇게 해서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며 “존경하는 서청원 선배님을 포함해 이번 전대에 나오신 모든 후보님들이 힘을 모아 주셔야 가능한 일”이라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취임 첫날 “친박·비박은 없다”고 선언했다. 스스로 머슴이라 칭하며 몸도 한껏 낮췄다. 김 대표는 16일 취임 후 국회에서 당 회의를 처음 주재하면서 소통을 강조하며 여야지도부와 자주 만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혁신’을 위해 여당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출신인 김 대표는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기업인의 길을 걸었다. 김 대표는 1976년 동해제강 상무가 되었다가 전무로, 82년에는 삼동산업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이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해 김영삼의 측근으로 민주화추진협의회에 참여했다. 그는 85년, 민주화추진협의회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인됐고 86년에는 민족문제연구소의 이사로도 재직했다.
 
이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 문제를 연구한 고 임종국의 유지를 기리는 민족문제연구소와는 다른 곳이다. 후자는 91년 반민족문제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어 후에 같은 이름으로 개명했다. 김 대표는 85년 통일민주당 창당 발기인의 한 사람으로 참여해 정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친박→탈박→복박→비박’정치역정 주목
‘위풍당당’여의도 정가 핵심인물로 부상
 
87년 통일민주당 13대 대통령 선거대책본부 재정국장이 되었으나 후보단일화 실패로 인해 김영삼은 2위로 낙선했다. 그 밖의 경력으로는 87년 통일민주당 총무국장, 당 기획조정실 차장, 89년 국회행정실장 등을 지냈고 90년 3당 합당으로 민주자유당이 출범하자 김영삼, 김덕룡 등을 따라 민주자유당으로 건너와 민자당 의사국장, 의원국장 등을 지냈다.
 
92년에는 민주자유당 김영삼 대통령후보 추대대책위원회 총괄국장을 맡아 김영삼 경선후보의 옆을 지켰다. 이후 93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행정실장,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 등을 지내고 94년 제48대 내무부 차관을 지냈다.
 
이렇게 김영삼 정부에서 요직을 거친 김 대표는 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으로 출사표를 던져 부산 남구을에서 당선됐다. 15대 국회 당시 그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행정자치위원회 위원, 건설교통위원회 위원,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당내 직위로는 한나라당 원내 수석부총무와 한나라당 총재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2000년에는 제16대 국회의원에 재선되고 한나라당 출범에 참여했다. 2004년에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 그리고 그해 17대 국회의원에 재선됐다. 2005년에는 민주화추진협의회 회장이 되었다가 후일 민추협동지회 회장으로도 추대됐다. 같은 해 한나라당 사무총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2004년 박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사무총장에 발탁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김 대표는 2007년 17대 대선 경선 당시 박 대통령을 도왔다. 이때부터 김 대표는 당내에서 ‘친박 좌장’으로 통했다. 그러나 김 대표의 정치인생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김 대표는 친박계 핵심으로 낙인찍혀 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부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친박 돌풍’을 일으키며 4선에 성공한 뒤 복당했다.

주가 오른
차기 대선주자
 
2009년에는 당 주류인 친이계가 ‘화합’을 내세우며 김 대표를 원내대표로 추대하려 했으나 당시 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이 반대했다. 이어 김 의원이 2009년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하면서 원안을 고수하던 박 대통령과 사실상 결별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김 의원을 향해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릴 정도였다. 결국 김 의원은 친박계가 주도한 19대 총선 공천에서 탈박 인사로 몰려 낙천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전격적으로 ‘백의종군’을 택함으로써 낙천자들의 탈당 행렬을 막아 총선 승리에 기여했다.
 
이를 기점으로 김 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복원, 2012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귀환했다. 당시에도 그는 자신의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깔고 숙식을 해결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행보로 대선 승리 일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 대표는 2013년 4·24 재보궐 선거에서 부산 영도에 출마해 5선 의원으로 국회로 돌아왔다. 이때부터 김 대표는 유력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됐다. 같은 해 10·30 재보궐 선거를 통해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 의원이 복귀한 뒤 김 대표는 비박계 대표주자로 서 의원과 ‘친박 대 비박’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친박 몰락…뻔한 당청 불협화음
7·30 재보선 후 대탕평 예고
소외 받았던 인사들 기용 예상
 
치열한 경쟁 끝에 김 대표는 7·14 전당대회에서 서 의원을 압도적으로 꺾고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무대(김무성 대장)’라는 별명처럼 특유의 리더십과 카리스마로 당을 힘 있게 이끌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특히 김 대표가 ‘할 말을 하는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수평적 당청관계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새누리당의 새로운 지도자로 당선되며 여권 내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까지 거론되는 김 대표의 집안 내력이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선친에 이은 정치권 내 대표적인 부자 정치인인 데다 그의 가계는 정계 뿐 아니라 재계와 학계에까지 뻗어 있다.
 
김 대표의 부친인 김용주는 전남방직그룹 창업자이자 회장으로 해방 직후 신한제분을 운영하고 대한해운공사 사장과 주 일본공사관 공사를 지냈다. 김 전 회장은 이승만 정권 시절 제5대 총선에서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김 전 회장은 민주당 원내총무(현재 원내대표)에까지 올랐다가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났다.
 
김 대표 역시 아버지처럼 2010년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지내며 아버지의 뒤를 이었다. 김 대표의 형은 김창성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전남방직 명예회장을 지냈다. 김 대표보다 20살 연상인 누나는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이다. 김 이사장의 남편이 현영원 전 현대상선 회장이고 딸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다. 현 회장이 김 대표의 외조카인 것이다.
 
김 대표의 자녀들도 유별나다. 김 대표는 부인 최양옥씨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김 대표의 딸 김현정씨는 최연소로 수원대 전임교수로 채용된 인물로, 최근 수원대 채용과정에 김 대표가 모종의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다. 당시 수원대는 사학비리 혐의를 받고 있어 총장의 국정감사 증인채택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국정감사를 한달 앞둔 작년 9월 수원대의 최연소 전임교수로 당시 만 30세였던 김씨가 임용됐다.

하청 정당 탈피
우선 과제 제시
 
이러한 점 때문에 수원대가 총장의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막기 위해 김 대표의 딸을 특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에 김 대표는 딸이 정상적인 공모에 응모해 임용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결원이 생기기도 전에 미리 교수를 채용하고 새롭게 채용한 교수와 기존의 교수가 1년 가까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지속됐다. 수원대 교수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해명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9일 전당대회 출마선언에서 딸 특혜의혹과 관련한 질문에 “딸이 영어 강의 능력이 있어 강사 생활을 충실히 했다. 채용은 학교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김 대표의 아들 김종민씨는 ‘고윤’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배우로 드라마 ‘아이리스2’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김 대표가 지난해 4·24 재보궐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아들과 함께 선거유세를 하며 더욱 유명세를 탔다. 김 대표의 장인은 최치환 전 국회의원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 비서관 출신인 최 전 의원은 제5·6·7대 국회의원으로 민주공화당 원내부총무, 대한축구협회장 등을 지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 회사인 리얼미터가 지난 17일 밝힌 결과에 따르면 김 대표는 새누리당 내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14.5%의 지지율을 얻어 1위를 기록했다. 김 대표에 이어 2위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12.9%)가 차지했고 3위 정몽준 전 의원(8.7%), 4위 오세훈 전 서울시장(6.7%), 5위 남경필 경기도지사(6,1%)순이었다.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도 포함시킨 조사에서도 김 대표는 11.3%를 기록해 3위에 올랐다. 박원순 서울시장(18.5%),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11.5%)에 이은 것이다.
 
<khlee@ilyosisa.co.kr>
 

[김무성은?] 
 
▲부산 출생
▲서울 중동고 졸업
▲한양대 경제학과 학사
▲고려대 정책대학원 최고위정책과정 수료
▲부경대 정치학 명예박사
▲동해제강 전무
▲삼동산업 대표
▲민주화추진협의회 창립 멤버(1984)
▲통일민주당 창당발기인·총무국장·기획조정실 부실장·국회행정실장
▲민주자유당 의사국장·의원국장
▲김영삼 대통령 후보 추대위 총괄국장(1992)
▲제14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행정실장
▲대통령 민정시서관·사정비서관
▲내무부 차관(1994)
▲제18대 대선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
▲제15∼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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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