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경제1팀] 김성수 기자 = 기업들이 24시간 인터넷을 주시하는 것은 더 이상 생소한 풍경이 아니다. 혹시 이상한 내용이 올라 돌이킬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을지 걱정에서다. 대기업은 더하다.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사이버 도마'에 오르면 이미지에 치명적인 탓이다. 그런데도 사고는 늘 엉뚱한 곳에서 터진다.
모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충격적인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고 있어서다. 해당 기업 사명과 함께 달린 '여직원 불륜'이란 제목의 동영상엔 두 남녀의 뜨거운 밀애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회사 직원들의 부적절한 관계가 들통 난 것이다.
동영상엔 남녀의 얼굴은 물론 은밀한 신체부위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몰카 형식으로 촬영된 동영상은 처음 인터넷 한 성인사이트에 올랐다. 이후 모바일 메신저 등을 타고 빠르게 확산된 동영상은 인터넷에도 돌기 시작했고, 어느새 등장 인물들의 신상이 추가됐다. 증명사진과 이름, 나이, 직급 등이 붙었다. 둘의 관계에 대한 설명도 포함됐다.
밀애장면 담겨
주인공은 모 대기업 본사에서 근무하는 장모씨와 역시 같은 회사에서 근무 중인 여직원 정모씨. 장씨는 유부남 신분이라 문제가 됐다. 정씨도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고 한다.
불똥은 회사로 튀었다. 각 포털사이트에 해당 기업명을 치면 여직원 불륜 등 동영상 관련 단어들이 연관검색어로 채워졌다. 회사로선 당연히 좌불안석. 혹시나 회사 명예나 이미지에 먹칠을 할까 전전긍긍했다.
공식적으론 대수롭지 않은 투다. 홍보실 직원은 "그런 동영상이 있냐"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직원 여부와 징계 등에 대해서도 "모른다. 개인 사생활이라 알고 있지도, 알 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직원의 말은 달랐다. 그는 "인터넷 등에 돌고 있는 내용이 모두 맞다. 동영상 주인공 가운데 남직원은 잠적한 상태고, 여직원은 사표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인터넷과 메신저 등을 통해 '대기업 ○○녀'란 제목의 낯 뜨거운 동영상이 심심찮게 돌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불륜 영상이 자주 돌아 더욱 그렇다. 이는 자칫 회사 명예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어 노심초사다.
불황이 짙게 깔린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기업으로선 소소한 입방아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기업들은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자체 정보망을 확대하는 등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하느라 혈안이다.
모 기업도 얼마 전 SNS에 퍼진 한편의 '성관계 영상'으로 발칵 뒤집혔다. '○○사 이쁜이'란 제목의 동영상은 포털사이트와 모바일을 통해 퍼졌다. 해당 영상은 총 3편에 걸친 시리즈물로, 남녀의 침대 위 장면이 담겼다.
메신저 통해 '미스○' 섹스 영상 돌아
사진·이름·직급 노출…회사는 초비상
네티즌들은 열광(?)했다. 화면 속 여성의 빼어난 얼굴과 몸매 때문이다. 청순한 이미지와 군살 없는 각선미, 그리고 톱스타를 닮은 외모는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상은 남성의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 역시 촬영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성의 실명과 직장, 부서 등 신상이 공개됐다는 점이다. 확인 결과 동영상 주인공은 얼마 전까지 모 기업 홍보팀에 근무한 직원 J씨로 드러났다. J씨는 지난해 기간제 사무직으로 입사해 올초 홍보팀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사내에서 J씨를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유명하다. 뛰어난 미모 덕분에 기업의 얼굴인 홍보팀으로 옮길 수 있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해당 기업 측은 여직원 구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건 수습과 더불어 선긋기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여성은 이미 퇴사했다"면서도 "(여성이) 인력 파견업체 소속인데 동영상 제목에 자사 회사명이 붙어 손해가 막심하다"고 토로했다.
업무 특성상 여직원이 유독 많은 두 기업도 불륜 동영상 때문에 시끄러웠다. 각각 남녀 직원이 거론돼서다. 한때 기자들의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으로 홍보실 전화통에 불이 날 지경이었다고 한다.
동영상 사건의 내용은 이랬다. 일단 주인공은 서로 다른 동종업체에 다니는 유부남 A씨와 미혼녀 B씨. 둘이 출연(?)한 영상은 모 기업 불륜녀란 제목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올해 26세로 이제 갓 회사에 입사한 여성과 7년 연상의 남성이 사랑을 나누는 영상으로, 얼핏 보통 연인의 애정행각 쯤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엄연한 불륜으로, 남성이 유부남인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우연히 만났고 뜨거운 관계로 발전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남성은 부인이 집을 비운 사이 여성을 집으로 불렀고, 엘리베이터에서 껴안고 키스하는 애정신(?)을 연출했는데 이게 화근이었다. 평소 남편의 외도를 의심한 부인은 엘리베이터 CCTV 영상을 확보해 불륜녀의 직장 홈페이지에 올렸고, 영상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유부남과 정사
그런데도 남성 측 기업은 상대적으로 느긋했다. 영상에 대해 묻자 회사 측은 "증거 있냐"고 되물었다. 반대로 여성 측 기업은 사건 진화에 안간힘을 썼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안 된다"고 사정했다. 동영상 속 불륜남은 사복인 반면 불륜녀는 회사 유니폼을 입고 있었는데, 이를 우려해 안절부절못하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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