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슈퍼고졸’ 강남구 아이엔지스토리 대표

“스펙의 시대는 갔다 이젠 스토리가 경쟁력”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고졸신화’ 강남구(25) (주)아이엔지스토리(ingstory) 대표는 스펙보다 ‘꿈’을 지향한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창업에 뛰어들어 오로지 ‘열정’ 하나로 능력을 인정받아 ‘억대연봉’을 받기도 했다. 강 대표는 과거 소셜커머스 ‘영업짱’에서 현재는 ‘청년 CEO’ 그리고 작가, 강사, 방송인까지 겸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강 대표는 당당한 어조로 “동종업계에 경쟁상대가 없다”고 말했다. 생생한 스토리로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아이엔지스토리는 스토리강연계의 ‘플랫폼’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강 대표는 스토리 강연이 기존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내다본다. 단순한 스토리 강연을 넘어 취업과 연계도 계획 중이다.
 
“경쟁상대가 없다”
 
고졸 타이틀을 갖고 있는 강 대표는 대한민국 ‘슈퍼 고졸’로 통한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인이 된 지 오래. 젊은 나이에 성공가도를 달려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그는 어떻게 고졸학력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랐을까.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반장 등 리더의 자리를 놓친 적이 없어요. 누가 시켜서 한 건 아니었어요. 자발적으로 리더의 자리를 도맡았죠. 대학에 진학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을 때 부모님이 흔쾌히 허락해주신 건, 저에 대한 ‘신뢰’ 때문이었어요.”
 
강 대표가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이유는 공부를 못해서가 아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심화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했다. 하나같이 성적에 맞춰 대학 전공을 선택하려 했던 것. 이때부터 ‘나는 왜 공부할까’라는 회의감에 휩싸였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열심히 했었던 건 ‘대학진학’ 보단 ‘자존심’때문이었어요.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선거에 나가지 말라고 했어요. 성적이 떨어져 타의 모범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였죠. 저는 복수의 심정으로 공부를 했던 거지 대학진학을 위해 공부하지 않았어요. 그만큼 리더의 자리가 적성에 맞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대신 창업 선택
산전수전 다 겪고 마침내 능력 인정받아
 
대학진학 일변도에 회의감을 느낀 강 대표는 졸업과 동시에 창업에 뛰어들었다. 맨땅에 헤딩이었다. 고등학교 때 배운 지식이 전부였기 때문에 ‘몸뚱아리’를 불살랐다.
 
“그땐 가진 게 ‘몸뚱아리’뿐이었어요. 그래서 영업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었죠. ‘고졸’ 타이틀 때문에 무시를 당한 경험도 많았어요. 그리고 어리니까 모른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었죠. 사업가가 되고 싶어서 CEO들을 찾아가면 “열심히 하면 돼”라는 말만 돌아왔고, 별로 반겨주지도 않았어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열심히’라는 말이 최선이었던 것 같아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 강 대표는 창업했던 회사가 망하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지만 곧 기회가 찾아 왔다. 한 소셜커머스 회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인턴생활을 시작한 것.
 
이후 그는 인센티브 1등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폭발적인 성과를 과시했다. 인턴 첫 달부터 회사의 전설이 됐고, 업계 최연소 임원은 물론 억애 연봉과 무제한 법인카드 등을 거머쥐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사람들은 제가 인맥이 좋아서 성과가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땐 인맥이 없었어요. 당시 친구들은 대부분 대학생이었고, 무엇보다도 회사 서비스 자체가 지인영업을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죠. 밀어 붙이는 영업이 최선이었어요.”
 
1등은 단순히 누가 던져준 타이틀이 아닌, 땀의 대가였다. 그도 초반에는 많이 힘들었다. 당시만 해도 한 군데 계약하는데 50∼100번을 찾아가는 열정이 필요했다. 괜히 ‘영업짱’으로 불린 게 아니었다. 강 대표의 이례적인 성과 덕분에 회사는 급성장했고, 젊은 나이에 ‘고액연봉’을 받게 됐다. 
 
“회사의 성장이 있어야 나의 성장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억대연봉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저 열심히 한 만큼 주어지는 돈이라고 생각했죠. 일에 집중할 땐 연애도 못하고 친구도 못 만나고 가족과의 시간도 못 보내니까 당연한 대가죠.”
 
소셜커머스 성공 신화
다시 새로운 영역 구축
 
소셜커머스계의 전설이 된 그는, 회사를 나와 자신만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했다. 진로직업멘토링 사업인 (주)아이엔지스토리(ingstory)를 탄생시킨 것이다. 아이엔지스토리는 눅눅한 스펙보다 바삭바삭한 스토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 강 대표는 ‘맞다’ ‘아니다’가 아니라 직업 자체의 다양한 면면을 전달하고자 한다.
 
“세상이 말하는 스펙보다는 타인의 스토리를 통해서 당장 행동할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해요.”
 
강 대표는 강연시장의 ‘플랫폼’을 꿈꾼다. 현재 아이엔지스토리에는 프리랜서 강사가 100명 정도 있다. 학교에서 각기 다른 직업군의 강사를 섭외해 달라고 요청하면, 다양한 스토리를 갖고 있는 직업인 강사들을 데리고 학교로 간다. 가령 30개 반에 30명의 강사가 투입되는 시스템이다. 강 대표는 시공간적 행동제한을 받지 않는 회사를 구축 중이다. 앞으로는 특화된 커리큘럼으로 아이들의 취업까지 연결시킬 계획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강사보다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는 강사를 필요로 해요. ‘스펙’ 보다 ‘스토리’를 강조하죠. 현재 경기도 성남시 45개 중학교 중 42개 중학교가 저희와 손잡았고, 고등학교도 계약을 늘리고 있는 중이죠. ‘스토리 강연’ 프로젝트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해요.”
 
2016년부터 ‘자유학기제’가 도입될 예정이다. 공교육의 유연화는 ‘멘토’의 중요성을 부각시킬 것이고, 일반 강사들의 기회가 넘쳐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음으로 일해
 
“현재 동종업계에는 경쟁상대가 없어요. 저희는 ‘돈’이 아닌 ‘마음’으로 일하기 때문이죠. 교육은 ‘평등’해야 해요. 저희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절대 돈을 받지 않아요. 일종의 ‘재능기부’죠. 저희가 추구하는 ‘스토리 교육’을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꿈을 갖고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하루 평균 4시간을 자면서 일에 몰두하는 강 대표는 ‘대체 불가능성’인 환경을 만들어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그는 또 다른 ‘슈퍼고졸’이 탄생하길 기대하고 있다.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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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뒤통수로 다시 꼬인 한·미·일

트럼프 뒤통수로 다시 꼬인 한·미·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불확실성의 시대에 가장 확실하다고 굳게 믿었던 관계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초기부터 보이기 시작한 적신호가 이제 눈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모습이다. 어디서부터 균열이 시작된 걸까? 우리나라 외교는 한미동맹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 외교를 꾀한 때도 있지만 대체로 한·미 혹은 한·미·일 관계가 우선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와 미국이 삐걱거리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상수였는데 변수됐나 지난 12일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16명이 귀국했다. 이번에 구금된 한국인은 총 317명으로 남성 307명, 여성 10명이다. 이 가운데 1명은 잔류를 택했다. 지난 4일, 미국 이민 당국의 불법체류 및 고용 전격 단속에서 체포돼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 억류된 지 8일 만이다. 이들은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중에 체포·구금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급히 방문했다. 당초 이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각)에 전세기를 타고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 사정’으로 지연됐다. 외교부는 이번에 체포·구금된 한국인이 향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미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에게 이들이 신체적 속박 없이 신속히 귀국하고 향후 미국에 재입국하는 데 불이익이 없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미국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을 받았다고 한다. 체포·구금된 한국인이 미국을 떠나는 방식을 두고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이견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자진 출국’을, 미국은 ‘추방’을 언급한 것이다. 자진 출국 방식으로 귀국하면 향후 ‘5년 입국 제한’ 등의 불이익이 없다. 반면 추방 명령으로 미국을 떠나면 영구적으로 기록이 남아 최대 10년간 미국에 들어갈 수 없다. 지난 8일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법대로 하고 있다. 그들은 추방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출국 형태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다행히 미국 측과 조율이 이뤄지면서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도 이재명 대통령과 도출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고, 이 사안에 대한 한국인의 민감성을 이해하고 있다. 특히 미국 경제·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국의 투자와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 야 “700조원 줬는데도?”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한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의 노력으로 상황이 봉합되는 모양새지만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의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인 체포·구금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 이민 당국의 모습을 두고 동맹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미국 측은 한국인 체포 과정에서 수갑을 채웠고, 이들을 환경이 열악한 수용소에 구금했다. 야권에서 ‘외교 참사’가 일어났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6일,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 이후 내놓은 논평에서 “이재명정부는 700조원 선물 보따리를 미국에 안겼지만 회담은 공동성명조차 발표하지 못한 채 끝났다”며 “그 결과가 고스란히 현대차-LG 합작 공장 단속 사태로 돌아왔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국민 사이에서는 실컷 투자해 주고 뒤통수 맞은 것 아니냐는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70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해 놓고도 국민의 안전도, 기업 경쟁력 확보도 실패한 것이 이재명정부의 실용 외교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는 관세 협상,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미국에 5000억달러(약 70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수갑 채우고 수용소 넣고 장 대표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불법체류자 단속을 넘어 앞으로 미국 내 한국 기업 현장과 교민 사회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수많은 한국 기업이 미국 전역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무더기로 체포되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국가적 차원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미국 측과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태의 재발 방지책과 대미 투자 한국 기업 관계자들의 비자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안 논의를 위한 ‘한미 외교부-국무부 워킹그룹’ 신설을 제의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한미 관계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미 관계가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관세 등을 무기로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동맹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삐걱거림’은 이정부 출범 초기부터 감지됐다. 미국 백악관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처음 내놓은 메시지에서 중국을 언급해 ‘이례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백악관은 지난 6월3일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면서도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메시지를 두고 이정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 견제, 실용 외교를 표방하는 이 대통령이 중국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압박 등 다양한 해석이 이어졌다. 당시 미국은 중국과 관세를 두고 이른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었다. 시간이 가면서 다소 소강상태가 되긴 했지만 갈등의 골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분위기만 화기애애? 관세 협상이나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도 여전히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 시한으로 정한 날짜를 하루 앞두고 미국과 타결을 이뤄냈다. 당초 한미FTA로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의 관세는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0’이었기에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을 통해 언급한 상호 관세 25%를 15%로 낮추는 데는 합의했지만 과정은 난항을 거듭했다. 루비오 장관의 방한이 취소되는가 하면 ‘한미 2+2 통상 협의’를 앞두고 미국 측의 취소로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길을 돌리는 일도 벌어졌다. 일본이 먼저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기준이 생기고 시간에 쫓기는 등 여의치 않은 상황이 지속됐다. 결국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에서 정리됐고 동시에 천문학적인 수준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때도 관세 협상 결과를 두고 이견이 나타났다. 우리 정부 측은 쌀, 소고기 등 농산물 개방은 없다고 주장했던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 개방을 말했다. 또 대미 투자의 방식에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보였다. 이견은 한미 정상회담을 거치고도 조율되지 않은 모양새다. 미국 측은 관세 협상 타결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대통령의 방미를 언급했고 실제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앞에 두고 면박을 주는 등의 돌발 행동을 보인 바 있어 우려가 제기됐지만 무난하게 마무리됐다는 평을 받았다. 문제는 명문화된 결과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달 25일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지만 공동합의문은 발표하지 않았다.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동맹의 성과와 협력 의제를 문서화해 왔다. 당선 메시지에 중국 언급 정상회담 합의문도 없어 당시 공동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될 정도였다. 정상회담에서 각종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지만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결과였다. 특히 자동차 관세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업계는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으로 타결했지만 문서로 명시되지 않은 것이다. 안보 문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인 지난달 2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동발표문이 항상 있는 것은 아니”라며 “정상 간 논의 내용은 상당 부분 생중계됐고 나머지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양국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위 안보실장은 “문건을 만들어내기까지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많은 공감대가 있었다. 그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가 협의를 하면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온 조 장관의 발언은 조금 더 구체적이었다. 그는 “투자 부문에서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수용하지 않았다”며 공동합의문이 발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말했다. 이어 “미일 간 합의문 내용을 보면 왜 우리가 협상을 지연해 가면서까지 안을 만들고 있는지 이해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본은 관세 협상에서 제조업·항공우주·농업·에너지·자동차 등 분야에서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고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내용의 합의를 진행했다. 또 합의 불이행 시 미국이 관세를 재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굴욕 협상’이라는 말도 나왔다. 조 장관은 “일본의 타결 협상안을 보면 우리가 비슷한 협상안을 받아들인다고 할 때 여러 문제점이 많다”며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분명히 하며 협상을 강하게 하다 보니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품목 관세가 부과될 때 최혜국 대우가 불확실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인정했다. 불확실성 해소될까?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 자리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타국을 대하는 방식은 이제 변수를 넘어 상수가 되는 모양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한미 관계를 더 흔들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