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새정치민주연합 김효석 최고위원

"무공천 결정, 선거 유불리 따진 것 아니다"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10일 6.4지방선거에서 무공천 방침을 철회하고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를 공천하기로 최종결정했다. 이로써 무공천에 따른 혼란은 해소됐지만 당 일부에서는 국민적 요구인 무공천 철회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갑작스러운 이번 결정에는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안철수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새정치민주연합 김효석 최고위원을 만나 저간의 사정을 들어봤다. 



- 안철수 대표는 그동안 기초선거 무공천을 강하게 밀어붙여왔다. 그래서 갑작스러운 이번 철회 결정에 놀란 분들이 많다. 숨겨진 이유나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 우선 무공천 '철회'라기보다는 '유보'가 맞다. 무공천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게 된 것이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모든 후보가 무공천을 약속했었다. 그래서 국민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기초선거 공천을 안 하겠구나 모두가 기대를 했다. 그런데 갑자기 새누리당이 뒤집어 버린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압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새누리당이 무공천 공약을 철회했다. 한쪽은 공천을 안 하고 다른 쪽은 공천을 하면 민심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그 결과로 약속을 안 지킨 사람들이 어부지리를 얻는 결과도 예상됐다. 새누리당이 국가권력도 독점하고 있고, 의회권력도 독점하고 있는데 지방권력까지 싹쓸이 하는 결과는 막아야 했다. 결국 당원과 국민의 뜻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특별한 계기나 숨겨진 이유는 없었다.

-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기초선거 공천을 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무공천을 강행하면 불리하다는 것도 예상됐던 일이다. 그래서 안철수 대표가 "잠시 죽더라도 영원히 사는 길을 택하겠다"고 말한 것 아닌가?
▲ 새누리당은 지난 대선 무공천 공약을 했고 지난해 4월 재보선에서는 실제로 기초선거 공천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국민들은 지방선거도 공천을 하지 않겠구나 믿었던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믿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마디 사과도 없이 바꿔버린 것이다.

- 안철수 대표는 본인이 무공천을 선언하면 새누리당도 따라 올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인가?
▲ 그렇다.

- 보수언론들에서는 문재인 의원의 무공천 재검토 발언 이후 갑자기 입장이 바뀌었다며 이번 결정에 친노진영의 압박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 이런 시각 자체가 너무 정치공학적으로 보는 것이다. 안 대표가 당내 여러 분들의 의견을 들었다. 그런데 무공천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었다. 문재인 의원뿐만이 아니다. 특정한 사람 때문에 입장이 바뀌었다는 것은 전혀 맞지가 않는 말이다.

-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언론이 약속을 안 지킨 사람은 욕하지 않고 약속을 지키려했던 사람만 욕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기초선거 무공천은 새누리당의 핵심공약은 아니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무공천을 명분으로 합당까지 했고, 몇 달간이나 무공천을 주요이슈로 다뤘다.
▲ 무공천은 대선기간 박근혜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강조한 공약이다. 또 지난해 4월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은 실제 무공천을 했다. 무공천이 핵심공약이 아니었다고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합당하면서 무공천을 대표적으로 내걸기는 했지만 새정치 정신에 동의해서 한 것이다. 기본 정신은 거기에 있는 것이다. 약속을 못 지킨 것은 무척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대표가 국민들에게 직접 사과까지 했다.


- 무공천 결정과 관련해 여론조사 설문 문구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애초부터 무공천 결정을 철회할 목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는데.
▲ 처음부터 무공천을 목적으로 한 것 같으면 안 대표가 "나는 지금도 무공천이 소신"이라는 이야기를 안 했을 것이다. 어떤 결과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은 조금도 없었다. 설문 문구는 현재 상황을 그대로 설명한 것이다. 오히려 무공천으로 결정됐다면 안 대표의 체면은 훨씬 더 섰을 것이다. 설문 문구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문구가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 합당 후 민주당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비례대표 지역구 출마 금지' '최고위원제 폐지' '정강정책 수정' 등의 개혁안이 사사건건 발목이 잡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민주당과 달라진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대표적인 것이 정강정책이다. 정강정책에서 우리는 안보에 상당히 무게를 뒀고, 경제정책에 있어서도 기존의 민주당과 비교해 성장에 좀 더 무게를 뒀다. 성장 없는 복지는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복지국가로 가되 포퓰리즘 복지정책을 경계한다는 부분 등은 민주당이 과거엔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지만 이번에 우리 의견을 상당부분 받아들였다. 앞으로 민주당을 얼마나 달라지게 만드느냐는 이런 부분들을 얼마나 실천해나가느냐 하는 문제다.

- 지방선거 공천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그런데 기초단체장 평가항목이 광역단체장 후보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이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 등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 광역단체장에 대한 심사는 이미 끝나 있었다. 이미 다 결정을 한 부분이다. 다만 기초단체의 경우 (무공천 철회 결정으로) 공천을 하게 되니까 새롭게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 그렇다면 7월 재보선에서는 이번에 마련한 공천가이드라인이 적용되는 것인가?
▲ 그건 또 그때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약속 대 거짓' 프레임 여전히 유효
새누리당 지방권력 싹쓸이는 막아야

- 최근 정청래 의원의 북한 무인기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민감한 시기에 왜 자꾸 자책골을 넣는 것이냐며 답답해하는 분들도 많다. 당 차원에서 종북 논란과 선을 그어야 하는 것 아닌가?
▲ 정청래 의원의 발언은 결과적으로는 적절치 못했다고 본다. 더구나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점이었다. 새누리당에서는 그런 것을 종북 프레임으로 몰고 가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데 빌미를 제공해준 꼴이다. 설사 이의제기가 옳다고 할지라도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각자 헌법기관인데 미리 단속을 하거나 징계를 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다만 국회의원 개개인이 심사숙고해서 발언을 해줬으면 좋겠다. (※ 이후 김한길 대표는 정청래 의원에게 구두 경고를 했다.)


- 새누리당은 자꾸 종북 프레임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을 흔들고 있는데 종북 프레임을 차단할 전략은 무엇인가?
▲ 그러니까 우리가 거기에 걸려들지 않아야 한다. 한마디로 낚이면 안 된다. 종북 공격을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지만 그런 부분들이 먹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까 우리 스스로도 발언과 행동에 상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이제 새정치민주연합도 기초선거 공천을 실시해야 하는데 시간이 촉박한 만큼 부실공천의 우려도 있다.
▲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은 틀림이 없지만 밤을 새워서라도 심사를 잘 해서 개혁 공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개혁 공천으로 기초단체 정치인들이 중앙정치에 예속된다든지, 기존 국회의원들이 공천과정에서 기득권을 행사하려고 한다든지 이런 부분을 철저히 막도록 하겠다. 늦긴 했지만 공천과정을 개혁하기 위한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 이번 결정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이 내세워왔던 '약속 대 거짓'의 프레임이 깨졌다는 지적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새롭게 내세울 선거 전략이 있다면?
▲ 저는 약속 대 거짓의 프레임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본다. 우리는 약속을 지키려고 해왔던 것이고 불가피하게 약속을 유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수많은 약속을 어겼다. 경제민주화부터해서 총리에게 장관 제청권을 다 주겠다든지, 장관들에게 산하기관장에 대한 인사권을 다 넘겨주겠다든지, 또 여야 구분 없이 좋은 인재를 골라서 탕평인사를 하겠다든지 하는 여러 가지 좋은 공약이 많았다.

그런데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을 포함해서 아무것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복지 공약은 재원 때문에 속도조절을 한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돈이 들어가지 않는 공약들은 왜 지키지 않는 것인가? 우리 당은 약속을 지키려 했는데 새누리당이 동참하지 않아 못한 것이다. 그런데 너희랑 나랑 똑같다고 물타기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나는 아직도 약속 대 거짓의 프레임은 유효하다고 본다.

- 약속 대 거짓의 프레임을 꺼내들 때마다 보수진영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민주당은 왜 세비 30% 삭감 대선공약을 지키지 않느냐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리면 지킬 수 있는 것인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것 아닌가?
▲ 제가 기억하기엔 박지원 당시 원내대표가 꺼낸 이야기지 대선 공약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 민주당은 지난 2012년 12월1일 문재인 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특별의총을 열고 세비를 30% 삭감하는 정치혁신안을 통과시켰다.)

- 문재인 의원이 최근 '박근혜정부 심판론'를 제기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심판론이 제대로 먹히겠느냐는 비관론도 있다.
▲ 지방선거는 두 가지 성격이 있다. 하나는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로 생활정책 아젠다로 승부해야 하고, 또 하나는 현 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지방선거는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현 정부에 대한 심판에 대해서 다들 꺼려한다. 현재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기 때문에 잘못 건드리면 우리에게 불리한 것 아니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박근혜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부분이나 국정원 문제라든지, 안보무능이 심각한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 야당이 국민들에게 알리고 여기에 대해 견제할 힘을 달라고 읍소해야 된다. 이렇게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것도 이런 부분들을 언론이나 야당들이 제대로 지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무공천 철회 결정이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기초선거 몇 석은 더 건질지 몰라도 광역단체장 선거에는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 무공천 철회 결정을 하면서 선거에 유리할 것인가 불리할 것인가 하는 점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다만 이제 국민들이 느끼기에 "너희들의 마음을 알겠다. 하지만 이렇게 불공정하게 가면 안 되지 않느냐 너희들도 1:1로 제대로 싸워봐라" 이런 요구로 받아들인 것이지 유불리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래도 어쨌든 간에 기호 2번을 달고 당당히 싸울 수 있다는 점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mi737@ilyosisa.co.kr>


<김효석 최고위원 프로필>

▲ 제11회 행정고시 합격
▲ 중앙대학교 경영대학 학장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 제16,17,18대 민주당 국회의원
▲ 민주당 원내대표
▲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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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