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야구감독 9인9색 출사표

돌아온 야구의 계절…"우승 향한 담금질 마쳤다"

[일요시사=사회팀] 드디어 야구의 계절이 왔다. 2014년 프로야구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프로야구 9개 구단은 시범경기를 거치고 7개월간의 대항해를 시작한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컵은 어느 팀이 차지할 것인가. 각 팀은 어떤 전략으로 우승을 노리고 있을까.

[삼성 류중일]
“이 없으면 잇몸으로”

다수의 야구 전문가들은 삼성을 우승 0순위로 꼽는다. 삼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를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은 ‘돈성’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2011년 이후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유망주 육성에 주력하면서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만끽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조금 다르다.

에이스 오승환과 최고 출루율 배영섭이 각각 일본과 군대로 떠났다.

외국인 투수 제이디 마틴의 부상도 악재로 꼽히는 상황. 류중일 감독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싸워야 하지 않겠느냐”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삼성은 지난 20일 오후 목동구장에서 펼쳐진 넥센과의 시범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8-8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삼성은 올 시범경기 첫 무승부를 기록했고 넥센은 3연패(2무)를 이어갔다. 이날 선발 장원삼이 6이닝 동안 8피안타(2홈런) 2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부진했지만, 마지막까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웠다는 점이 돋보였다. 경기 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장원삼이 비록 홈런 2개를 맞기는 했지만, 지난번 등판보다 공끝이 좋아진 것 같아 고무적”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한 이승엽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올해 이승엽의 홈런을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두산 송일수]
“즐기면서 소신대로”

사실상 올 시즌 전력으로 따지면 두산만큼 누수가 심한 곳도 없다. FA로 이종욱·손시헌(NC), 최준석(롯데)을 한꺼번에 잃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혜천·임재철·김상현·서동환·정혁진도 팀을 떠났다. 코치직 제안을 거절하고 LG로 둥지를 튼 베테랑 김선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절호의 기회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 근거는 무엇일까.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와 타자 호르헤 칸투 때문이다. 이들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크게 주목받았던 실력파 선수들이다. 지난 20일 잠실에서 두산은 한화를 5-2로 꺽었다. 송일수 감독은 “선발로 나온 유희관이 끈기있게 잘 던졌다.

출루를 많이 허용했지만 실점하지 않은 게 긍정적이다. 중간으로 나온 오현택과 정대현이 잘 던졌다. 특히 현택이가 좋아지고 있는 게 보여서 다행이다. 이용찬이 9회에 나와서 실점을 했는데 8회말 타선이 2점을 추가하면서 긴장이 풀렸을 수도 있다. 던지는 걸 봤을 땐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송 감독은 “타선에선 고영민이 좋은 타격을 했다. 2볼에서 노림수가 좋았다.

어제와 오늘 상대 실수로 득점을 했는데 우리도 실수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송 감독은 경기 전 2군에 있을 때보다 승리와 선수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송 감독 부임 이후 두산이 첫 연승을 달리자 65세 노감독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LG 김기태]
“선수들에 만족”

LG는 FA 시장 최대 큰손이다. LG는 전력 보강을 위해 2012년 100억을 투자했다. 그리하여 지난해 11년 만에 정규 시즌 2위로 도약했다. 그러나 올해는 외부 영입 소식이 없다. FA 이병규·권용관과 재계약을 한 게 전부다. 대신 LG는 1선발이던 레다메스 리즈와 재계약하고, 새 외국인 투수로 코리 리오단, 타자론 3루수 조쉬 벨의 입단을 성사시키면서 투수와 타자 보강에 힘썼다.


야구계는 LG에게 호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변수가 있다. 부상으로 재활 중이던 리즈가 LG를 떠나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한 것이다. 다행히도 조쉬 벨이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하고 있다. LG는 지난 2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시범경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결과로 LG는 시범경기 전적 4승 1무 2패를 기록, 공동선두에서 단독 선두로 올랐다. 

이날 전까지 공동 선두였던 롯데가 KIA에게 패한 것. 5회까지 상대 선발 윤희상에게 묶인 LG는 6회 1점을 만회한 뒤 1-3에서 8회 이진영의 내야 땅볼과 조쉬 벨의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 후 김기태 감독은 “원정 9연전을 치르느라 선수들이 고생이 많다”고 밝힌 뒤 “남은 일정을 컨디션 조절 잘하면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김 감독은 올 시즌 3루에서 1루로 포지션을 변경한 정성훈과 내외야를 겸업하게 된 문선재에 대한 만족감을 전했다.

9개 팀 7개월간 대장정 ‘준비 완료’
2014 한국시리즈 ‘우승컵’어느 팀이?

[넥센 염경엽]
“시즌 초반에 승부”

넥센은 올 시즌 전력 보강에 가장 성공한 팀으로 꼽힌다. 이유는 2차 드래프트에서 LG 유망주 강지광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야구계는 올 시즌엔 강지광이 넥센의 최대 히트 상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로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넥센은 지난 19일 대전구장에서 한화와 시범경기 2차전을 펼쳤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판도를 예측하며 ‘9중’이라고 밝혔다. 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늘어나 구단마다 외국인 타자들을 영입했다.

한마디로 전력이 평균화됐다는 것. 염 감독은 “이번 스토브리그 때 전체적으로 전력 보강이 잘 됐다. 그만큼 전력이 평준화됐기 때문에 4~5월에 처지면 위로 올라가기 힘들다. 그때 흔들리는 팀이 꼴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전체적으로 시즌을 잘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초반이 조금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넥센은 이날 경기 포함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안타깝게도 강정호는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강정호는 왼손 약지 염좌로 18일 한화전부터 시범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부상이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염 감독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 29일 정규리그 개막전까지 강정호를 아낄 생각이다. 염 감독은 이미 선발진을 꾸려놓았다. 1선발 나이트를 시작으로 밴헤켄-오재영-문성현으로 이어진다.

금민철과 강윤구는 경쟁을 통해 5, 6선발을 맡을 공산이 크다. 넥센은 시즌 초반엔 6선발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 김시진]
“실험은 끝났다”

롯데는 중심 타선을 보강했다. 최준석 영입에 성공하면서 막강한 4강 후보로 올랐다. 선발진이 훨씬 좋아졌다. 경찰청에서 제대한 장원준과 그간 부상으로 침체했던 정대현이 부활했기 때문이다. 또한 손아섭-최준석-루이스 히메네스-강민호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다른 팀과 견줘 모자람이 없을 정도다.


승리의 열쇠는 외국인 선수들이 쥐고 있다. 히메네스는 선구안이 좋아 타율 2할8푼에 30홈런 이상이 기대되나 한국 투수들의 제구와 다양한 변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다. 롯데는 지난 20일 KIA전에 낯선 인물을 1번 타자로 내보냈다.

팀에서 가장 뛰어난 타격 솜씨를 지닌 손아섭이 1번으로 출전했다. 김 감독은 “여러 가지 실험을 하는 중이다. 결국은 가장 출루율이 좋은 타자가 1번을 맡아야 한다. 손아섭도 1번을 할 수 있다. 가고시마 캠프에서부터 고려했던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29일 사직구장에서 한화와 이번 시즌 개막 2연전을 갖는다. 김시진 감독은 “아직 1,2,3,4선발 순서를 정하지 못했다. 조만간 확정하겠지만 KBO에 통보할 시점 전에는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시진 감독은 “미리 개막전 선발을 발표하고 난 후 컨디션이 유지되지 않아 곤란한 경우가 있다. 좀더 신중하게 고려해서 개막전 선발과 선발 로테이션 순서를 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 선발 투수 4명은 이미 확정됐다. 유먼, 옥스프링, 송승준, 장원준이다. 김 감독은 컨디션, 한화와의 상대 성적, 개막전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개막전 선발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SK 이만수]
“겨울부터 준비했다”

SK는 FA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그러나 SK의 전력은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SK를 우승 후보로 꼽는 전문가가 많다. 부상한 선수들의 회복과 예비 FA가 8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특히 에이스 김광현은 4년 만에 처음으로 부상 없이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외국인 투수 조조 레이예스의 올 시즌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지난 20일 SK는 LG와의 경기에서 선발 윤희상이 호투했지만 박정배가 부진하며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결과로 SK는 시범경기 전적 3승 1무 4패가 됐다. 이 감독은 경기에 앞서 “레이예스가 겨울부터 준비를 잘했다. 특히 커브와 체인지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

미국에서 자신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크리스 세든이 잘 됐으니 거기에 대한 자극도 받았을 것이다”고 전했다. 레이예스는 2013시즌 중반부터 고전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감독은 레이예스의 커브와 체인지업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이 감독은 “직구 슬라이더와 구속 차이가 많이 난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부진했던 이유는 커브와 체인지업의 제구를 잡기 위해 볼넷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제구가 잘 된다. 시즌 때 이렇게 가면 된다”고 만족했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 막판 포지션 경쟁을 두고 김광현과 박희수 외에 자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 전에 머릿속에 구상은 해뒀는데 남은 시범경기를 통해 구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오고…가고…승패 관건은 ‘영입 인물’
전력 최적화 위한 각고 노력 ‘기대감’

[NC 김경문]
“노련+패기=승리”

NC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다. 외국인 투수가 무려 3명이다. 선발진 절반 이상을 외국인 투수로 채운 것인데, 모두 다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FA 외야수 이종욱, 내야수 손시헌을 영입하며 내·외야진, 테이블세터진, 하위 타선 강화에 성공한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NC는 지난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과의 경기에서 5-13으로 패배했다. 이날 NC는 실책 4개를 범하는 한편 사사구 8개를 내주는 아쉬움을 보였다. 마운드는 5선발 후보들이 나란히 부진했다. 이날 NC 선발투수 이태양은 3피안타 5실점 3자책점을 남겼다.

투수들의 제구와 내, 외야 수비에서 동시에 문제가 발생한 탓이었다. 앞으로 손민한, 박명환, 이혜천 등 올드보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문제다. 김 감독은 어느 정도 우려하는 부분도 있지만, 고참은 고참으로서 예우하고 신예에게는 그에 맞게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적절한 안배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련한 선수와 패기 있는 선수의 장단점을 잫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KIA 선동열]
“비상체제 유지”

현재 기아는 어지럽다. 에이스 윤석민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며 투수진에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중견수 이용규가 한화로 떠난 것도 큰 손실이다.

그러나 기아가 영입한 외국인 선수 3명과 ‘이용규 대체 외야수’ 이대형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야구계는 기아 성적은 외부 영입 요원 4명의 활약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선동열 감독은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 시범경기에 앞서 “오늘부터 사흘간 5선발 후보들의 마지막 경연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수 데니스 홀튼과 좌완 양현종, 우완 김진우 송은범으로 선발진을 꾸린 기아는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세 명의 투수가 경쟁 중이다. 불펜이 약하다는 점도 신경쓰이는 부분인데, 확실히 치고 나오는 투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선 감독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선 감독은 “한승혁 박준표 등 불펜 필승조에 들어가야 할 투수들이 오키나와 연습경기 때보다 훨씬 안 좋은 공을 시범경기에서 뿌리고 있다. 정규시즌 때 구위를 회복해야 하는데 걱정”이라면서 “불펜진이 경험이 적기 때문에 선발투수들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줘야 한다. 다른 네 명의 투수들은 큰 걱정없어, 남은 한자리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김응용]
“두 번 망신은 없다”

한화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용병 최고액인 80만 달러(이적료 제외)를 투자해 앤드류 앨버스에게 한화 유니폼을 입혔다. 또한 팀내 FA 선수들과 모두 계약했고, FA 최대어였던 정근우·이용규를 한꺼번에 영입했다.

김응용 감독은 “기존 선수들만 각성한다면 올 시즌은 한번쯤 승부수를 던져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 20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서 2-5로 패배했다.

한화로선 선발 송창현이 4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기록하는 등 5이닝 2피안타 2탈삼진 1볼넷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점점 성장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게 고무적이다.

다만 타선에선 잔루가 13개나 쏟아졌고 수비에서도 실책 4개가 쏟아지며 아쉬운 모습을 남겼다. 경기 후 김응용 감독은 “송창현이 잘 던졌다. 비록 홈런을 맞았지만 선발로서 준비를 잘 해나가고 있다”라고 했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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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