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여야 예비후보 맞장인터뷰> ①새누리당 원유철 의원

"드라마의 묘미는 반전…경기드라마는 이제 시작"

[일요시사=정치팀] 경기도는 이번 6·4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인구가 전국에서 가장 많고(약 1250만명), 지역총생산도 250.9조원으로 서울에 이어 2위를 달리는 요지인 데 반해 김문수 경기지사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빈집의 새 주인이 되기 위해 도전장을 낸 여야 후보군 면면도 화려하다. 여권에서는 원유철·정병국(4선)·남경필(5선) 의원과 김영선 전 의원(4선)이 출마를 선언했고, 야권에서는 원혜영(4선)·김진표(3선) 의원과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 중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여야 예비후보를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편집자 주>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51)은 지난 1월5일 여권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차기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화했다. 최연소 경기도의원(만28세)으로 정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딘 후 경기도 정무부지사, 새누리당 경기도당위원장까지 역임하며 8년간 경기도민과 호흡한 경험을 바탕으로 무주공산 경기에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원 의원은 지방정치뿐 아니라 4선 국회의원으로(경기 평택갑) 중앙에서의 정치경험도 상당히 풍부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경기도정을 즉시 맡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원 의원을 <일요시사>가 직접 만나봤다.
다음은 원 의원과의 일문일답.
 
-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지난 2일 통합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 국민들이 '안철수 정치'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만들어지지도 않은 안철수신당(새정치연합)에 높은 지지를 보내줬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순히 이기기 위해 정치철학이 다른 두 정당이 합당을 결정해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또 다시 실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 그간 출마를 저울질하던 야권의 유력후보 김상곤 경기교육감도 민주당-새정치연합 통합을 계기로 출마를 선언했다.
▲ 저는 경기도의원, 경기도 정무부지사, 새누리당 경기도당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8년간을 경기도민과 함께 호흡하며 현장행정과 의정활동을 경험했다. 그에 반해 김상곤 교육감은 교육분야에서만 8년간 일했다. 이러한 점이 분명 대비가 될 것이다. 물론 김 교육감은 훌륭하고 멋진 경쟁자다. 경기도정 발전을 위해 함께 좋은 경쟁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 여권의 경기 '중진차출론'의 대상으로 거론됐던 남경필 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는데.
▲ 남경필 의원의 출마 선언을 환영한다. 경기도는 1250만명의 인구와 서울의 17배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을 갖고 있다. 그래서 경기를 동서남북 4개의 권역으로 나눠 당내 후보군들과 '순회 경선'을 하고, 단순히 후보를 뽑는 것을 넘어선 경기도민의 숙원사업과 애로사항을 담아내는 '정치콘서트'도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당내 후보들과 멋진 경선, 아름다운 경선을 펼쳐 경기도민들에게 새 희망을 만들어줄 것이다.

-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여권후보 중 남경필 의원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 '경기드라마'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드라마의 묘미는 반전이다. 제가 또 역전의 명수다(웃음). 저는 셀프 차출을 하며 이미 뜨거운 열정으로 뜨겁게 경기를 데우겠다고 결심했다. 두고 보면 차이를 알게 될 것이다.

- 미래를 위해선 과거의 과오를 짚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현 지사인 김문수 경기지사의 도정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 한마디로 성공적이라고 본다. 지난 8년간 김문수 지사는 오직 도민만 바라보고 열정적으로 일했고, 최근 각종 여론조사 지표가 보여주듯 경기도민들도 전폭적 지지를 보내주셨다. 저는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새누리당 경기도당위원장으로서 선대위원장을 맡아 김 지사를 도왔고, 2006년부터 2년여 간 경기도 정무부지사로 도정을 함께 살피기도 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일자리 창출, GTX(수도권 광역 급행철도) 건설, 찾아가는 행정서비스 등 김 지사의 업적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민주당-새정치연합 통합 결정은 선거 겨냥한 야합"
"멋진 '순회 경선'으로 경기도민에게 새 희망 될 것"

- 현재 경기도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과 해법은 무엇인지?
▲ 교통, 주택 문제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많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자리' 문제라고 생각한다. 경기도는 인구는 전국 1위, 지역총생산은 2위(1위 서울)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첩된 수도권 규제와 산업, 교통 등에서의 취약한 자족기능 때문에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풍부한 인적자원, 글로벌 대기업의 생산 기지본부가 있는 만큼 창조경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저는 '경기창조밸리'를 조성해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동력 창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자 한다.   

- 지방선거 전략으로 내세운 'GO-프로젝트'를 간략히 설명한다면?
▲ GO는 '경기 OK'의 약자다. 즉 '경기도민이 OK 할 때까지'라는 뜻을 담고 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경제, 통일, 복지, 교통, 주택, 교육 등 6가지와 권역별 공약 등 총 7가지 주제로 엮어 만든 프로젝트다. 저는 특히 경제와 일자리, 통일이라는 커다란 두 가지 분야에 초점을 두고 (선거에) 임하고자 한다. 

- 기초선거가 무공천(통합신당) 대 공천(새누리당) 구도로 펼쳐질 전망이다. 무공천은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공약이기도 했는데?
▲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정당은 불임정당이다. 현대 민주주의 정치체제는 정당정치로 운영되고 있다. 정당이 책임있게 공천하고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은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필요하다. 저는 처음부터 책임정치로 가야한다는 입장 하에 상향식 국민공천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최근 당에서 상향식 공천이 확정됐는데 경기도에서 상향식 공천의 멋진 롤모델을 보여줄 것이다.

- 끝으로 덧붙일 말이 있다면?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서 국가경쟁력과 지방경쟁력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박근혜정부가 성공한 정부로 가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물론 집권2년차에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정권심판론은 어불성설이고 지방정부 심판론으로 선거가 치러질 것이다. 국민들이 성공한 박근혜정부가 되기 위해 새누리당 후보들에게 힘을 좀 실어주셨으면 좋겠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원유철 의원 프로필>


▲새누리당 북핵안보전략특위원장
▲국회 국방위원장
▲새누리당 경기도당위원장
▲경기도 정무부지사
▲4선 국회의원(15·16·18·19대)
▲최연소(만28세) 경기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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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