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Ball Collection

“내게 맞는 볼을 사용하자”

골프를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볼을 구멍(홀)에 넣는 경기다. 또 볼을 날리는 데 막대(클럽)를 사용한다. 이런 시각으로 보자면 골프를 구성하는 요소 세 가지 중 하나가 바로 골프볼이다. 클럽만큼이나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골프볼인데도 사람들은 골프볼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골프볼에 대해 알아보고 내게 맞는 골프볼을 찾아보자.

실력 쌓고 나서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골프볼’
골프볼에는 물리학과 유체역학의 법칙 숨어 있어


골프볼 역사의 시작에는 깃털을 거위 가죽에 넣어 만들었던 페더리 볼(Feathery Ball)과 고무나무의 수액으로 만들었던 구타 페르차 볼(Gutta Percha Ball)이 있다. 또 구티 볼(Gutty Ball)이 있으며 투피스 볼의 시초랄 수 있을 와운드 볼(Wound Ball)이 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이 같은 이름들 대신 볼을 이루는 구조에 따라 1, 2, 3, 4피스로 구분하게 됐다.

골프볼은 가운데 위치할 코어(Core, 볼 한가운데의 핵)를 먼저 만들고 그 핵을 중심으로 반발력과 탄성이 다른 물질(Cover) 한 쌍을 씌워 만든다. 핵을 포함해서 몇 가지로 구성됐느냐에 따라 2피스, 3피스, 4피스로 불린다.

구조에 따른 분류
1, 2, 3, 4피스 구분

원피스 볼도 있으나 요즘에는 골프 연습장에서나 볼 수 있을까 라운드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아마추어나 비거리가 적게 나가는 사람들은 2피스를 많이 사용하고 3피스, 4피스는 거리보다는 스핀양을 많이 먹기 때문에 상급자들이 많이 사용한다. 또한 코어는 요즘엔 단순소재보다는 티타늄, 텡스텐과 같은 금속 성분을 추가한 복합소재의 코어가 개발되고 있다.

이렇듯 구조나 코어 및 커버의 소재, 딤플의 배열 패턴 및 깊이 등으로 골프볼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코어는 골프볼의 정중앙에 있어야 하는데 이전의 일부 골프볼은 핵이 한쪽으로 치우친 경우가 있었다. 이렇게 되면 공의 중심이 치우치기 때문에 퍼트할 때 공이 똑바로 가지 않게 된다. 이것을 실험하기 위해 소금물에 담가보는 테스트 방법이 쓰이곤 했다.

코어가 치우쳐진 골프볼은 소금물에 뜰 때 한쪽만 일정하게 물 위로 나온다(골프볼의 무게를 생각해 소금을 많이 타야 공이 뜬다). 골프볼은 한마디로 과학의 집대성이다. 골프볼을 만드는 업체들은 저마다 새로운 신제품 출시를 위해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골프볼의 소재나 구조, 딤플의 배열 패턴이나 깊이 등에는 우리가 모르는 물리학과 유체역학의 법칙들이 숨겨져 있다.

골프볼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스윙 스피드다. 스윙 스피드는 남성은 80~100mph(miles per hour) 정도이고 여성은 80mph 미만이며 프로들은 보통 110mph 이상으로 조사된다. 다른 골프용품들과 마찬가지로 볼 또한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는 스펙에만 국한된 말이 아니다.

골프볼 제작 기술의 발전은 최근 들어 절정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골퍼들은 단순히 단단한 투피스 볼과 좀 더 무른 와운드 발라타 볼 사이에서 고민하는 게 아니라 길고 긴 선택 목록을 놓고 고민하게 된다.

골프볼 변화는
과학의 집대성

내게 맞는 볼은 고형 볼인가 와운드 볼인가, 중심은 고형심이 좋은가 혹은 액화심이 더 나을까, 커버는 셔린인가 현대식 혼합 셔린인가 우레탄인가, 아니면 질 좋은 옛날 발라타인가? 인조 플라스틱인 셔린(Surlyn) 커버를 입힌 표준형 투피스 볼은 초보자와 핸디캡이 높은 사람들에게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지만 좀 더 높은 기량을 가진 골퍼들은 슬슬 좀 더 발전한 고형 볼에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투피스 디자인과 사중 구조의 4피스 디자인도 있으나 대부분은 3피스 볼이다.

최근의 볼 제작사들은 소재와 심의 크기 두 요소 모두를 다양하게 변주하여 볼이 만드는 거의 모든 비행 형태와 감각을 얻을 수가 있다. 이렇게 제작된 볼은 부드러운 타구감과 짧은 아이언의 높은 스핀율, 훨씬 만족스러운 비거리까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놀라운 제품들이다. 오늘날 골프볼 시장에서 구매력이 높은 인기 품목들은 3피스의 고형 볼이 주를 이룬다. 각각의 층은 볼의 성능을 탁월하게 높여줄 수 있도록 고안됐다.

중앙 심은 고형심으로 하거나 혹은 액화심을 채워서 감도를 최적화할 수 있고 스핀율을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액화심 사용은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골프볼의 크기와 무게는 1921년 처음으로 규격화됐다. 당시 규정을 관장하는 두 기관에서 볼의 무게는 1.62온스(45.9그램) 미만이어야 하며 지름은 1.62인치(41.1mm)가 되어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이 규격대로의 것을 스몰 사이즈 혹은 잉글리시 사이즈라 한다.

여기에 무게는 같고 지름이 1.68인치(42.7mm)인 것을 라지 사이즈라 한다. 그로부터 10년 후, USGA는 무게가 1.55온스(44그램)인 것으로서 지름이 1.68인치(43mm) 크기인 볼도 규격품으로 허가해 주었고 1932년에는 1.62온스로 무게를 늘렸다.

볼의 표준규격은
1.68인치의 볼

영국인들은 해안가에서 골프를 치기에 적합한 것이라고 믿던 작은 공으로 골프를 했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브리티시 오픈 대회에서 거듭 우승을 하는가 하면 라이더컵 대호에서도 매번 그래 왔듯이 영국 및 아일랜드 팀의 실력을 압도해 버렸다. 1968년 영국 PGA는 마침내 소관 토너먼트에서 좀 더 큰 공을 시험해 보기로 했으며 1974년에는 R&A가 오픈 챔피언십에서 1.68인치의 볼을 규격 볼로 정했다. 현재도 이 볼이 표준 규격이다.

공의 크기가 작을수록 공기의 저항을 덜 받기 때문에 거리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규격을 정해놓고 규격 이하의 크기로 만든 볼은 비공인구라 하여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1908년 월리암 테일러란 이름의 한 영국 엔지니어가 볼 표면에 둥글고 오목해진 ‘뒤집힌 브램블’이란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특허를 따냈다. 이것이 딤플을 가진 골프볼의 효시가 됐으며 이 볼은 이전의 어떤 볼보다 훌륭한 샷이 나왔다.
 
1930년에 이르러서는 딤플 없는 볼이 아예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공은 자신을 통과해 이동하는 모든 물체에 대항해 힘을 작용시킨다. 이 힘은 두 가지인데 물체의 속도를 감소시키는 항력과 저항과 직각을 이루며 보통 위로 작용하는 양력이 그것이다.

백스핀이 걸린 채로 골프볼을 쳤을 경우, 비행기의 각진 날개가 공기를 아래로 밀어내면서 상공으로 떠오르게 되는 것과 아주 흡사한 방법으로 공은 주위로 흘러드는 공기를 휘감는다. 하지만 공이 둥근 물체라서 항력이 커진다.

딤플에 따라
비거리 좌우


매끄러운 볼의 앞면을 때린 공기는 주변의 기압을 높이면서 측면으로 지나간다. 그러나 공기는 볼 뒷면으로 급회전해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나간 자리에 저압의 기류 자국을 남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항력이 증가하고 결국 멀리 날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딤플이 들어감으로써 공 주위의 공기 흐름을 바꾸어 준다. 이제는 딤플이 볼 표면을 훨씬 잘 감싸주어 저압의 공기가 잔류하는 현상이 뚜렷이 줄어들어 항력을 최소화해 준다. 실제로 딤플 볼이 받는 공기 저항의 크기는 매끄러운 볼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공이 멀리 나가려면 딤플(공에 파여 있는 홈)이 중요한데 이 딤플 수가 많을수록 멀리 나간다. 공식적인 시합에 나갈 수 있는 볼의 평균 딤플 수는 350~450 사이다. 업체마다 딤플의 숫자와 디자인이 조금씩 다르다. 골프에서 실력을 쌓고 나서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 골프볼이 아닌가 싶다. 골프볼의 성능이 우수할수록 원하는 목표지점에 좀 더 정확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골프용품 중 가격 대비 효과가 가장 큰 제품이 바로 골프볼이다. 볼은 일반적으로 각자가 쓰는 볼만을 쓰는 편이며 메이커나 가격보다 자신에게 적합한 스펙인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물론 이제 막 시작하는 비기너 입장이라면 저가의 볼이 무난하다. 생산된 지 1년 혹은 2년이 지난 제품은 접착력이 떨어져서 비거리가 20% 정도 감소된다는 말들을 들어봤을 것이다.

골프볼 선택 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스윙 스피드
아마추어는 2피스, 상급자는 3~4피스 사용


그러나 메이저급 골프 볼 브랜드의 관계자들이 말한 바로는 요즘 출시되는 제품들은 관리만 잘하면 10년 정도는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골프볼은 보통 성별의 구분이 없다. 물론 여성을 상대로 내놓는 상품이 있긴 하지만 그 정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골프볼의 경우 구분은 코어를 포함한 커버의 개수 즉, 2피스, 3피스, 4피스로 하는 구분과 컴프레션(Compression, 압축 강도)으로 하는 두 가지의 구분이 있다.

메이커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골프볼이 외부에 메이커를 포함한 글과 숫자가 인쇄되어 있다. 이 중 숫자는 각각 색깔이 달리 있는데 검은색, 빨간색, 파란색, 그리고 녹색으로 나누어져 있다.각각의 색깔은 검은색은 100Cp, 빨간색은 90Cp, 파란색은 80Cp, 그리고 녹색은 70Cp다. 검정은 단단하고 프로나 로우 핸디 골퍼에게 적합한 제품이라는 의미다.

빨강은 보통이고 일반의 남성에게, 파랑은 무르고 시니어에게 어울리며, 그리고 녹색은 매우 무르고 일반 여성에게 어울린다는 것이다. 물론 이 숫자의 색깔만으로 제품을 고른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골프볼 구성 재료에 따른 구분과 성별과 골퍼 각자의 성향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상급자에 헤드스피드도 빠르고 단단한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검은색일 테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기 능력에 맞는 적절한 선택을 해야 한다.

본격적으로
골라보자!

헤드스피드가 빠르지만 스핀을 좀 더 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엔 검은색에 3피스나 4피스의 조합이 좋을 것이다. 또 소프트한 느낌을 좋아하면서 비거리를 내고 싶다면 2피스에 빨간색이나 파란색의 숫자가 인쇄된 볼을 이용하면 된다. 물론 제조사 메이커별로 같은 색상의 조합이라 할지라도 강도 및 스핀력, 탄도 등이 조금씩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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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