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Ball Collection

“내게 맞는 볼을 사용하자”

골프를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볼을 구멍(홀)에 넣는 경기다. 또 볼을 날리는 데 막대(클럽)를 사용한다. 이런 시각으로 보자면 골프를 구성하는 요소 세 가지 중 하나가 바로 골프볼이다. 클럽만큼이나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골프볼인데도 사람들은 골프볼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골프볼에 대해 알아보고 내게 맞는 골프볼을 찾아보자.

실력 쌓고 나서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골프볼’
골프볼에는 물리학과 유체역학의 법칙 숨어 있어


골프볼 역사의 시작에는 깃털을 거위 가죽에 넣어 만들었던 페더리 볼(Feathery Ball)과 고무나무의 수액으로 만들었던 구타 페르차 볼(Gutta Percha Ball)이 있다. 또 구티 볼(Gutty Ball)이 있으며 투피스 볼의 시초랄 수 있을 와운드 볼(Wound Ball)이 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이 같은 이름들 대신 볼을 이루는 구조에 따라 1, 2, 3, 4피스로 구분하게 됐다.

골프볼은 가운데 위치할 코어(Core, 볼 한가운데의 핵)를 먼저 만들고 그 핵을 중심으로 반발력과 탄성이 다른 물질(Cover) 한 쌍을 씌워 만든다. 핵을 포함해서 몇 가지로 구성됐느냐에 따라 2피스, 3피스, 4피스로 불린다.

구조에 따른 분류
1, 2, 3, 4피스 구분

원피스 볼도 있으나 요즘에는 골프 연습장에서나 볼 수 있을까 라운드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아마추어나 비거리가 적게 나가는 사람들은 2피스를 많이 사용하고 3피스, 4피스는 거리보다는 스핀양을 많이 먹기 때문에 상급자들이 많이 사용한다. 또한 코어는 요즘엔 단순소재보다는 티타늄, 텡스텐과 같은 금속 성분을 추가한 복합소재의 코어가 개발되고 있다.

이렇듯 구조나 코어 및 커버의 소재, 딤플의 배열 패턴 및 깊이 등으로 골프볼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코어는 골프볼의 정중앙에 있어야 하는데 이전의 일부 골프볼은 핵이 한쪽으로 치우친 경우가 있었다. 이렇게 되면 공의 중심이 치우치기 때문에 퍼트할 때 공이 똑바로 가지 않게 된다. 이것을 실험하기 위해 소금물에 담가보는 테스트 방법이 쓰이곤 했다.

코어가 치우쳐진 골프볼은 소금물에 뜰 때 한쪽만 일정하게 물 위로 나온다(골프볼의 무게를 생각해 소금을 많이 타야 공이 뜬다). 골프볼은 한마디로 과학의 집대성이다. 골프볼을 만드는 업체들은 저마다 새로운 신제품 출시를 위해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골프볼의 소재나 구조, 딤플의 배열 패턴이나 깊이 등에는 우리가 모르는 물리학과 유체역학의 법칙들이 숨겨져 있다.

골프볼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스윙 스피드다. 스윙 스피드는 남성은 80~100mph(miles per hour) 정도이고 여성은 80mph 미만이며 프로들은 보통 110mph 이상으로 조사된다. 다른 골프용품들과 마찬가지로 볼 또한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는 스펙에만 국한된 말이 아니다.

골프볼 제작 기술의 발전은 최근 들어 절정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골퍼들은 단순히 단단한 투피스 볼과 좀 더 무른 와운드 발라타 볼 사이에서 고민하는 게 아니라 길고 긴 선택 목록을 놓고 고민하게 된다.

골프볼 변화는
과학의 집대성

내게 맞는 볼은 고형 볼인가 와운드 볼인가, 중심은 고형심이 좋은가 혹은 액화심이 더 나을까, 커버는 셔린인가 현대식 혼합 셔린인가 우레탄인가, 아니면 질 좋은 옛날 발라타인가? 인조 플라스틱인 셔린(Surlyn) 커버를 입힌 표준형 투피스 볼은 초보자와 핸디캡이 높은 사람들에게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지만 좀 더 높은 기량을 가진 골퍼들은 슬슬 좀 더 발전한 고형 볼에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투피스 디자인과 사중 구조의 4피스 디자인도 있으나 대부분은 3피스 볼이다.

최근의 볼 제작사들은 소재와 심의 크기 두 요소 모두를 다양하게 변주하여 볼이 만드는 거의 모든 비행 형태와 감각을 얻을 수가 있다. 이렇게 제작된 볼은 부드러운 타구감과 짧은 아이언의 높은 스핀율, 훨씬 만족스러운 비거리까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놀라운 제품들이다. 오늘날 골프볼 시장에서 구매력이 높은 인기 품목들은 3피스의 고형 볼이 주를 이룬다. 각각의 층은 볼의 성능을 탁월하게 높여줄 수 있도록 고안됐다.

중앙 심은 고형심으로 하거나 혹은 액화심을 채워서 감도를 최적화할 수 있고 스핀율을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액화심 사용은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골프볼의 크기와 무게는 1921년 처음으로 규격화됐다. 당시 규정을 관장하는 두 기관에서 볼의 무게는 1.62온스(45.9그램) 미만이어야 하며 지름은 1.62인치(41.1mm)가 되어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이 규격대로의 것을 스몰 사이즈 혹은 잉글리시 사이즈라 한다.

여기에 무게는 같고 지름이 1.68인치(42.7mm)인 것을 라지 사이즈라 한다. 그로부터 10년 후, USGA는 무게가 1.55온스(44그램)인 것으로서 지름이 1.68인치(43mm) 크기인 볼도 규격품으로 허가해 주었고 1932년에는 1.62온스로 무게를 늘렸다.

볼의 표준규격은
1.68인치의 볼

영국인들은 해안가에서 골프를 치기에 적합한 것이라고 믿던 작은 공으로 골프를 했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브리티시 오픈 대회에서 거듭 우승을 하는가 하면 라이더컵 대호에서도 매번 그래 왔듯이 영국 및 아일랜드 팀의 실력을 압도해 버렸다. 1968년 영국 PGA는 마침내 소관 토너먼트에서 좀 더 큰 공을 시험해 보기로 했으며 1974년에는 R&A가 오픈 챔피언십에서 1.68인치의 볼을 규격 볼로 정했다. 현재도 이 볼이 표준 규격이다.

공의 크기가 작을수록 공기의 저항을 덜 받기 때문에 거리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규격을 정해놓고 규격 이하의 크기로 만든 볼은 비공인구라 하여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1908년 월리암 테일러란 이름의 한 영국 엔지니어가 볼 표면에 둥글고 오목해진 ‘뒤집힌 브램블’이란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특허를 따냈다. 이것이 딤플을 가진 골프볼의 효시가 됐으며 이 볼은 이전의 어떤 볼보다 훌륭한 샷이 나왔다.
 
1930년에 이르러서는 딤플 없는 볼이 아예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공은 자신을 통과해 이동하는 모든 물체에 대항해 힘을 작용시킨다. 이 힘은 두 가지인데 물체의 속도를 감소시키는 항력과 저항과 직각을 이루며 보통 위로 작용하는 양력이 그것이다.

백스핀이 걸린 채로 골프볼을 쳤을 경우, 비행기의 각진 날개가 공기를 아래로 밀어내면서 상공으로 떠오르게 되는 것과 아주 흡사한 방법으로 공은 주위로 흘러드는 공기를 휘감는다. 하지만 공이 둥근 물체라서 항력이 커진다.

딤플에 따라
비거리 좌우


매끄러운 볼의 앞면을 때린 공기는 주변의 기압을 높이면서 측면으로 지나간다. 그러나 공기는 볼 뒷면으로 급회전해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나간 자리에 저압의 기류 자국을 남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항력이 증가하고 결국 멀리 날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딤플이 들어감으로써 공 주위의 공기 흐름을 바꾸어 준다. 이제는 딤플이 볼 표면을 훨씬 잘 감싸주어 저압의 공기가 잔류하는 현상이 뚜렷이 줄어들어 항력을 최소화해 준다. 실제로 딤플 볼이 받는 공기 저항의 크기는 매끄러운 볼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공이 멀리 나가려면 딤플(공에 파여 있는 홈)이 중요한데 이 딤플 수가 많을수록 멀리 나간다. 공식적인 시합에 나갈 수 있는 볼의 평균 딤플 수는 350~450 사이다. 업체마다 딤플의 숫자와 디자인이 조금씩 다르다. 골프에서 실력을 쌓고 나서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 골프볼이 아닌가 싶다. 골프볼의 성능이 우수할수록 원하는 목표지점에 좀 더 정확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골프용품 중 가격 대비 효과가 가장 큰 제품이 바로 골프볼이다. 볼은 일반적으로 각자가 쓰는 볼만을 쓰는 편이며 메이커나 가격보다 자신에게 적합한 스펙인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물론 이제 막 시작하는 비기너 입장이라면 저가의 볼이 무난하다. 생산된 지 1년 혹은 2년이 지난 제품은 접착력이 떨어져서 비거리가 20% 정도 감소된다는 말들을 들어봤을 것이다.

골프볼 선택 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스윙 스피드
아마추어는 2피스, 상급자는 3~4피스 사용


그러나 메이저급 골프 볼 브랜드의 관계자들이 말한 바로는 요즘 출시되는 제품들은 관리만 잘하면 10년 정도는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골프볼은 보통 성별의 구분이 없다. 물론 여성을 상대로 내놓는 상품이 있긴 하지만 그 정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골프볼의 경우 구분은 코어를 포함한 커버의 개수 즉, 2피스, 3피스, 4피스로 하는 구분과 컴프레션(Compression, 압축 강도)으로 하는 두 가지의 구분이 있다.

메이커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골프볼이 외부에 메이커를 포함한 글과 숫자가 인쇄되어 있다. 이 중 숫자는 각각 색깔이 달리 있는데 검은색, 빨간색, 파란색, 그리고 녹색으로 나누어져 있다.각각의 색깔은 검은색은 100Cp, 빨간색은 90Cp, 파란색은 80Cp, 그리고 녹색은 70Cp다. 검정은 단단하고 프로나 로우 핸디 골퍼에게 적합한 제품이라는 의미다.

빨강은 보통이고 일반의 남성에게, 파랑은 무르고 시니어에게 어울리며, 그리고 녹색은 매우 무르고 일반 여성에게 어울린다는 것이다. 물론 이 숫자의 색깔만으로 제품을 고른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골프볼 구성 재료에 따른 구분과 성별과 골퍼 각자의 성향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상급자에 헤드스피드도 빠르고 단단한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검은색일 테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기 능력에 맞는 적절한 선택을 해야 한다.

본격적으로
골라보자!

헤드스피드가 빠르지만 스핀을 좀 더 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엔 검은색에 3피스나 4피스의 조합이 좋을 것이다. 또 소프트한 느낌을 좋아하면서 비거리를 내고 싶다면 2피스에 빨간색이나 파란색의 숫자가 인쇄된 볼을 이용하면 된다. 물론 제조사 메이커별로 같은 색상의 조합이라 할지라도 강도 및 스핀력, 탄도 등이 조금씩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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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