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특집> ①국가대표 골드타임 가이드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4.02.03 11: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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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이 보인다…놓칠 수 없는 '빅4 게임'

[일요시사=사회팀] 러시아에서 열리는 첫 번째 '겨울축제' 소치동계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러시아로 날아간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스키, 빙상,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컬링, 루지 등 모두 6개 종목에 출전한다. 마음 같아선 모든 경기를 다 보고 싶지만 여건상 몇몇 경기를 추려봐야 할 독자들을 위해 놓쳐선 안 될 '골드타임'을 소개한다.





'눈과 얼음의 지구촌 대축제' 소치동계올림픽 개막이 다가왔다. 올해로 22번째를 맞는 동계올림픽은 2월8일 오전 1시14분(한국시간)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98개의 금메달을 놓고 전세계 80여개 나라, 2500여명의 선수가 열띤 경쟁을 벌일 이번 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볼거리가 예고돼 있다.

3회 연속 톱10 목표 4개 종목에 달려
대부분 오후 시간대 시청…밤샐 일 없어

특히 우리나라는 6개 종목, 113명의 선수단(선수 64명, 임원 49명)을 파견해 금메달 4개 이상을 목표로 삼고 마지막 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선수단 규모만 놓고 보면 명실상부 역대 최대 규모다. 앞서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종합 7위)과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종합 5위)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던 우리나라는 3회 연속 톱10 진입을 통해 차기 동계올림픽(평창) 개최국으로서의 위상을 함께 드높일 계획이다.

 

[피겨여왕 김연아]
'전설로 남는다'
길이 남을 '금빛 연기' 도전

뭐니 뭐니 해도 이번 동계올림픽의 가장 큰 관심사는 '피겨여왕' 김연아의 대회 2연패 여부다. 김연아는 자신의 선수 생활 마지막이 될 이번 대회에서 전설이 될 채비를 마쳤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은 이미 김연아에게 집중되고 있다. 앞서 김연아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공언했기 때문에 김연아의 고별무대는 피겨 역사의 한 페이지로 장식될 가능성이 높다.

김연아는 자타가 공인하는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무결점 연기를 선보인 김연아는 대회 최고점으로 우승하며 전 세계에 김연아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지만 김연아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금메달을 조준하고 있다. 김연아의 싱글프로그램은 20일 자정부터 시작하며 메달 색깔을 결정지을 프리스케이팅은 다음날(21일) 자정부터 진행된다.

만약 김연아가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또 한 차례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노르웨이의 소냐 헤니(1928·1932·1936)와 옛 동독의 카타리나 비트(1984·1988)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올림픽 여자싱글 2연패를 성공한 선수로 남게 된다.

또 김연아가 메달을 획득한다면 23일 오전 1시부터 시작하는 갈라쇼에 참석, 팬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김연아의 선수 생활은 마무리된다.

김연아는 이번 동계올림픽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쇼트의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와 프리의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를 각각 골랐다. 기존에 선보였던 강렬한 느낌의 쇼트곡과 서정적인 프리에서 벗어나 감미로운 쇼트곡과 열정적인 탱고로 변화를 준 것이다.

원래 김연아는 지난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새 프로그램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오른발 중족골 부상을 입으며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올림픽의 전초전으로 삼았던 그랑프리 시리즈를 불가피하게 건너뛴 김연아는 재활 후 첫 국제대회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골드 스핀 오브 자그레브'를 택했다. 부상 회복 후 첫 대회인지라 쇼트와 프리에서 점프 실수도 있었지만 합계 204.49점으로 가볍게 우승을 차지, 올림픽을 향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또 김연아는 지난달 5일 끝난 '제68회 전국남녀종합피겨선수권대회'에서 쇼트 80.60점, 프리 147.26점을 기록, 합계 227.86점으로 우승하며 올림픽 최종 리허설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때는 그의 라이벌이었던 아사다 마오를 비롯해 미국의 애슐리 와그너 등이 '피겨 여왕'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김연아의 기량과 연기력, 예술적인 표현력 등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김연아가 빠진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사다 마오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따겠다"고 공언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김연아의 판정승을 점치는 분위기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외에도 세계선수권·올림픽 등 피겨 메이저 3대 대회를 모두 석권한 경력이 있다. 김연아가 이룩한 '그랜드슬램'은 지난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타라 리핀스키 말고는 아무도 이룩하지 못한 대업이다.

또 김연아는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전무후무한 228.5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9년과 2013년 열린 세계선수권 역시 207.71점과 218.31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정상에 섰다. 이처럼 김연아는 늘 기복 없이 세계 최정상의 기량을 뽐냈다.

특히 김연아는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행운의 조편성을 만났다. 총 30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여자 싱글 조편성에서 가장 수월한 4그룹에 포함된 것.

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5·6그룹에서 제외돼 부담을 덜었고, 가장 먼저 빙판에 오를 수 있는 1·2그룹을 피했으며, 실력이 낮은 선수들과 묶여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3그룹도 비껴간 것이다.

자신의 말대로 그동안 모든 것을 이뤄왔던 김연아가 자신의 선수 인생 마지막을 '금빛'으로 수 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빙속여제 이상화]
'꿀벅지 레이스'금메달 넘어 세계신기록 쏜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가장 금메달에 가까운 한국 선수로는 '빙속여제' 이상화가 단연 첫 손에 꼽힌다. 최근 페이스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상화는 지난해 주 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무려 4차례나 세계기록을 갈아 치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먼저 이상화는 지난해 1월 있었던 '2012∼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월드컵 6차 대회'에서 36초80으로 500m 세계기록을 경신하더니 2013∼2014 월드컵 1·2차 대회에서는 무려 3차례나 세계기록을 다시 쓰는 경이로움을 뽐냈다.

이상화의 이 같은 신기록 행진의 비결은 그간 약점으로 지적됐던 초반 100m가 크게 빨라진 덕분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상화는 월드컵 6차 대회에서 세계신기록(36초80)을 달성했을 때 10초26의 초반 100m 기록을 세웠지만 같은 해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는 같은 거리를 10초09에 주파, 현재 여자 500m 세계신기록(36초36)을 세웠다. 이상화는 자신의 기록이 빨라진 비결로 체중 감량을 꼽는다. 또 그는 체중을 줄이면서도 허벅지 굵기는 3㎝ 이상 키우며 근력을 끌어올렸다.


가벼운 몸에 근력이 더해지면서 이상화는 선수 생활의 최전성기를 맞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12년 9월부터 인연을 맺은 코치 케빈 크로켓(캐나다)도 이상화와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크로켓 코치는 "이상화가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할 것"이라고 단언하며, 지난 밴쿠버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자신했다.

4년 전에는 '여자 500m의 강자' 예니 볼프(독일)에게 이상화가 도전하는 모양새였지만 소치동계올림픽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2013년 열린 여자 500m 7차례 레이스에서 모두 세계 최정상에 오른 이상화는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선수로 손색없다.

특히 이상화는 지난해 12월 있었던 월드컵 4차 대회 이후 휴식을 하며 몸 상태를 체크해왔다. 한동안 실전경기가 없었음에도 지난달 7일 열린 회장배스피드스케이팅대회에선 38초11의 무난한 기록으로 올림픽 최종 리허설을 마쳤다.

"올림픽은 만족스럽게 준비하고 있다"며 여유를 보인 이상화, 그녀가 다가올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세계기록을 다시 쓰며, 또 다시 전 세계를 놀라게 할지 관심이 쏠린다.

 

[스피드 모태범]
'부활 날개 편 밴쿠버 스타'가파른 상승세 속 2연패 노려

지난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모태범은 깜짝 스타였다. 하지만 그는 4년 만에 대한민국 대표팀의 간판스타로 남자 500m 2연패라는 중책을 짊어지었다.


모태범은 잠실고 재학 중인 주니어 시절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05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500m와 1500m 3위에 오른 그는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500m 1위를 차지하는 등 실력을 보였다.

이어 모태범은 토리노동계유니버시아드(2007)에서 500m 동메달, 하얼빈동계유니버시아드(2009)에서 1000m와 1500m 금메달 수확에 각각 성공했다. 하지만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그를 주목하는 이는 없었다.

당시 모태범은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를 지배해 온 맏형 이규혁과 이강석의 그늘에 가려있었다. 하지만 모태범은 밴쿠버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69초82를 기록, 감격스러운 금메달을 따냈다.

쟁쟁한 '형님'들을 제치고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모태범은 일약 스타반열에 올랐다. 또 모태범은 남자 1000m에서도 은메달을 수확하며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그러나 모태범은 이후 아킬레스건을 다쳐 2010∼2011시즌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대회에 단 한 차례도 나서지 못했다. 또 모태범은 2011년 1월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종합 2위에 올라 부상을 털어낸 모습을 보이더니 다시 2012∼2013시즌부터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다. 스스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꼽는 시즌이 바로 이 때다. 기록에 대한 욕심으로 스케이트날을 바꾼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모태범은 스케이트날을 네덜란드 제품에서 캐나다산으로 바꿨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장비의 미세한 차이가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종목이다. 바뀐 날에 적응하지 못한 모태범의 성적은 바닥을 쳤다. 특히 2012∼2013시즌 월드컵 6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는 16위에 그쳐 한국 빙상계에 충격을 안겼다. 결국 모태범은 다시 스케이트날을 네덜란드산으로 바꾸었다. 예전의 장비로 돌아온 모태범은 극적으로 부활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500m 우승을 차지, 대회 500m 2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선수가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한 것은 모태범과 이상화뿐이다. 모태범은 같은 대회 1000m에서는 은메달을 수확했다.

아울러 모태범은 올 시즌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벌어진 8차례 500m 레이스에서 모두 527점의 포인트를 쌓아 당당히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또 그는 지난해 12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3∼2014 월드컵 4차 대회에서도 남자 500m 2차 레이스 금메달, 1000m 금메달을 따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과시했다.

현재 모태범은 500m뿐 아니라 1000m에서도 메달 욕심을 내고 있다. 그는 이번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며 "500m보다 1000m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어느덧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선수가 된 모태범의 '금빛질주'가 월드컵을 넘어 올림픽까지 이어질지 촉각이 모아진다.

 

[쇼트트랙팀]
동계 터줄대감밴쿠버 노골드 수모 씻을까

역대 동계올림픽마다 터줏대감 노릇을 톡톡히 해온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경기는 10일 오후 6시45분부터 시작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우리 대표팀은 그야말로 '심기일전'의 자세로 '금빛 레이스'를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우리 대표팀은 당초 목표치에 미달하는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효자종목으로 동계올림픽에서 거둔 메달수 무려 37개(금메달 19, 은메달 11, 동메달 7)에 달했던 쇼트트랙 대표팀은 '메달밭'으로 통했던 여자 쇼트트랙에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후 우리 대표팀은 17살인 심석희를 앞세워 세계 최강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해 열린 월드컵 8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심석희는 명실상부한 여자대표팀의 에이스로 자리했다. 현재 심석희는 주 종목인 1500m는 물론 500m, 1000m에서 대회 3관왕을 노리고 있다.

남자부 전력은 다소 저조하다는 평가다. '무서운 신예' 신다운이 버티고 있지만 주축 선수였던 노진규가 훈련 중 팔꿈치 골절로 낙마했고, 러시아 귀화선수인 빅토르 안(안현수)이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는 등 여러 가지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종목은 다르지만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1만m에 출전한 이승훈이 장거리 최강자인 스번 크라머(네덜란드)를 꺾은 것처럼 최선만 다한다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국민의 염원을 담은 대표팀의 메달 릴레이가 이들의 날 끝에서 이어지길 기대한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소치올림픽 골드타임>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20일 자정) 김연아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21일 자정) 김연아

[스피드스케이팅]
▲남 5000m(8일 오후 8시30분) 이승훈
▲남 500m(10일 오후 10시) 모태범
▲여 500m(11일 오후 9시45분) 이상화
▲남 1000m(12일 오후 11시) 모태범
▲여 1000m(13일 오후 11시) 이상화
▲남녀 팀 추월(21일 오후 10시30분, 22일 오후 10시30분)

[쇼트트랙]
▲남 1500m·여 500m·여 3000m 계주(10일 오후 6시45분)
▲여 500m·남 1000m·남 5000m 계주(13일 오후 7시)
▲여 1500m·남 1000m(15일 오후 7시)
▲여 1000m·남 500m·여 3000m 계주(18일 오후 6시30분)
▲여 1000m·남 5000m 계주(22일 오후 1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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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