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특집> ①국가대표 골드타임 가이드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4.02.03 11: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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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이 보인다…놓칠 수 없는 '빅4 게임'

[일요시사=사회팀] 러시아에서 열리는 첫 번째 '겨울축제' 소치동계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러시아로 날아간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스키, 빙상,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컬링, 루지 등 모두 6개 종목에 출전한다. 마음 같아선 모든 경기를 다 보고 싶지만 여건상 몇몇 경기를 추려봐야 할 독자들을 위해 놓쳐선 안 될 '골드타임'을 소개한다.





'눈과 얼음의 지구촌 대축제' 소치동계올림픽 개막이 다가왔다. 올해로 22번째를 맞는 동계올림픽은 2월8일 오전 1시14분(한국시간)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98개의 금메달을 놓고 전세계 80여개 나라, 2500여명의 선수가 열띤 경쟁을 벌일 이번 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볼거리가 예고돼 있다.

3회 연속 톱10 목표 4개 종목에 달려
대부분 오후 시간대 시청…밤샐 일 없어

특히 우리나라는 6개 종목, 113명의 선수단(선수 64명, 임원 49명)을 파견해 금메달 4개 이상을 목표로 삼고 마지막 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선수단 규모만 놓고 보면 명실상부 역대 최대 규모다. 앞서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종합 7위)과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종합 5위)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던 우리나라는 3회 연속 톱10 진입을 통해 차기 동계올림픽(평창) 개최국으로서의 위상을 함께 드높일 계획이다.

 

[피겨여왕 김연아]
'전설로 남는다'
길이 남을 '금빛 연기' 도전

뭐니 뭐니 해도 이번 동계올림픽의 가장 큰 관심사는 '피겨여왕' 김연아의 대회 2연패 여부다. 김연아는 자신의 선수 생활 마지막이 될 이번 대회에서 전설이 될 채비를 마쳤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은 이미 김연아에게 집중되고 있다. 앞서 김연아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공언했기 때문에 김연아의 고별무대는 피겨 역사의 한 페이지로 장식될 가능성이 높다.

김연아는 자타가 공인하는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무결점 연기를 선보인 김연아는 대회 최고점으로 우승하며 전 세계에 김연아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지만 김연아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금메달을 조준하고 있다. 김연아의 싱글프로그램은 20일 자정부터 시작하며 메달 색깔을 결정지을 프리스케이팅은 다음날(21일) 자정부터 진행된다.

만약 김연아가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또 한 차례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노르웨이의 소냐 헤니(1928·1932·1936)와 옛 동독의 카타리나 비트(1984·1988)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올림픽 여자싱글 2연패를 성공한 선수로 남게 된다.

또 김연아가 메달을 획득한다면 23일 오전 1시부터 시작하는 갈라쇼에 참석, 팬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김연아의 선수 생활은 마무리된다.

김연아는 이번 동계올림픽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쇼트의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와 프리의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를 각각 골랐다. 기존에 선보였던 강렬한 느낌의 쇼트곡과 서정적인 프리에서 벗어나 감미로운 쇼트곡과 열정적인 탱고로 변화를 준 것이다.

원래 김연아는 지난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새 프로그램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오른발 중족골 부상을 입으며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올림픽의 전초전으로 삼았던 그랑프리 시리즈를 불가피하게 건너뛴 김연아는 재활 후 첫 국제대회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골드 스핀 오브 자그레브'를 택했다. 부상 회복 후 첫 대회인지라 쇼트와 프리에서 점프 실수도 있었지만 합계 204.49점으로 가볍게 우승을 차지, 올림픽을 향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또 김연아는 지난달 5일 끝난 '제68회 전국남녀종합피겨선수권대회'에서 쇼트 80.60점, 프리 147.26점을 기록, 합계 227.86점으로 우승하며 올림픽 최종 리허설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때는 그의 라이벌이었던 아사다 마오를 비롯해 미국의 애슐리 와그너 등이 '피겨 여왕'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김연아의 기량과 연기력, 예술적인 표현력 등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김연아가 빠진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사다 마오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따겠다"고 공언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김연아의 판정승을 점치는 분위기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외에도 세계선수권·올림픽 등 피겨 메이저 3대 대회를 모두 석권한 경력이 있다. 김연아가 이룩한 '그랜드슬램'은 지난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타라 리핀스키 말고는 아무도 이룩하지 못한 대업이다.

또 김연아는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전무후무한 228.5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9년과 2013년 열린 세계선수권 역시 207.71점과 218.31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정상에 섰다. 이처럼 김연아는 늘 기복 없이 세계 최정상의 기량을 뽐냈다.

특히 김연아는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행운의 조편성을 만났다. 총 30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여자 싱글 조편성에서 가장 수월한 4그룹에 포함된 것.

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5·6그룹에서 제외돼 부담을 덜었고, 가장 먼저 빙판에 오를 수 있는 1·2그룹을 피했으며, 실력이 낮은 선수들과 묶여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3그룹도 비껴간 것이다.

자신의 말대로 그동안 모든 것을 이뤄왔던 김연아가 자신의 선수 인생 마지막을 '금빛'으로 수 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빙속여제 이상화]
'꿀벅지 레이스'금메달 넘어 세계신기록 쏜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가장 금메달에 가까운 한국 선수로는 '빙속여제' 이상화가 단연 첫 손에 꼽힌다. 최근 페이스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상화는 지난해 주 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무려 4차례나 세계기록을 갈아 치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먼저 이상화는 지난해 1월 있었던 '2012∼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월드컵 6차 대회'에서 36초80으로 500m 세계기록을 경신하더니 2013∼2014 월드컵 1·2차 대회에서는 무려 3차례나 세계기록을 다시 쓰는 경이로움을 뽐냈다.

이상화의 이 같은 신기록 행진의 비결은 그간 약점으로 지적됐던 초반 100m가 크게 빨라진 덕분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상화는 월드컵 6차 대회에서 세계신기록(36초80)을 달성했을 때 10초26의 초반 100m 기록을 세웠지만 같은 해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는 같은 거리를 10초09에 주파, 현재 여자 500m 세계신기록(36초36)을 세웠다. 이상화는 자신의 기록이 빨라진 비결로 체중 감량을 꼽는다. 또 그는 체중을 줄이면서도 허벅지 굵기는 3㎝ 이상 키우며 근력을 끌어올렸다.

가벼운 몸에 근력이 더해지면서 이상화는 선수 생활의 최전성기를 맞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12년 9월부터 인연을 맺은 코치 케빈 크로켓(캐나다)도 이상화와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크로켓 코치는 "이상화가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할 것"이라고 단언하며, 지난 밴쿠버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자신했다.

4년 전에는 '여자 500m의 강자' 예니 볼프(독일)에게 이상화가 도전하는 모양새였지만 소치동계올림픽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2013년 열린 여자 500m 7차례 레이스에서 모두 세계 최정상에 오른 이상화는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선수로 손색없다.

특히 이상화는 지난해 12월 있었던 월드컵 4차 대회 이후 휴식을 하며 몸 상태를 체크해왔다. 한동안 실전경기가 없었음에도 지난달 7일 열린 회장배스피드스케이팅대회에선 38초11의 무난한 기록으로 올림픽 최종 리허설을 마쳤다.

"올림픽은 만족스럽게 준비하고 있다"며 여유를 보인 이상화, 그녀가 다가올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세계기록을 다시 쓰며, 또 다시 전 세계를 놀라게 할지 관심이 쏠린다.

 

[스피드 모태범]
'부활 날개 편 밴쿠버 스타'가파른 상승세 속 2연패 노려

지난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모태범은 깜짝 스타였다. 하지만 그는 4년 만에 대한민국 대표팀의 간판스타로 남자 500m 2연패라는 중책을 짊어지었다.

모태범은 잠실고 재학 중인 주니어 시절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05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500m와 1500m 3위에 오른 그는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500m 1위를 차지하는 등 실력을 보였다.

이어 모태범은 토리노동계유니버시아드(2007)에서 500m 동메달, 하얼빈동계유니버시아드(2009)에서 1000m와 1500m 금메달 수확에 각각 성공했다. 하지만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그를 주목하는 이는 없었다.

당시 모태범은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를 지배해 온 맏형 이규혁과 이강석의 그늘에 가려있었다. 하지만 모태범은 밴쿠버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69초82를 기록, 감격스러운 금메달을 따냈다.

쟁쟁한 '형님'들을 제치고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모태범은 일약 스타반열에 올랐다. 또 모태범은 남자 1000m에서도 은메달을 수확하며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그러나 모태범은 이후 아킬레스건을 다쳐 2010∼2011시즌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대회에 단 한 차례도 나서지 못했다. 또 모태범은 2011년 1월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종합 2위에 올라 부상을 털어낸 모습을 보이더니 다시 2012∼2013시즌부터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다. 스스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꼽는 시즌이 바로 이 때다. 기록에 대한 욕심으로 스케이트날을 바꾼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모태범은 스케이트날을 네덜란드 제품에서 캐나다산으로 바꿨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장비의 미세한 차이가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종목이다. 바뀐 날에 적응하지 못한 모태범의 성적은 바닥을 쳤다. 특히 2012∼2013시즌 월드컵 6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는 16위에 그쳐 한국 빙상계에 충격을 안겼다. 결국 모태범은 다시 스케이트날을 네덜란드산으로 바꾸었다. 예전의 장비로 돌아온 모태범은 극적으로 부활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500m 우승을 차지, 대회 500m 2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선수가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한 것은 모태범과 이상화뿐이다. 모태범은 같은 대회 1000m에서는 은메달을 수확했다.

아울러 모태범은 올 시즌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벌어진 8차례 500m 레이스에서 모두 527점의 포인트를 쌓아 당당히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또 그는 지난해 12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3∼2014 월드컵 4차 대회에서도 남자 500m 2차 레이스 금메달, 1000m 금메달을 따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과시했다.

현재 모태범은 500m뿐 아니라 1000m에서도 메달 욕심을 내고 있다. 그는 이번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며 "500m보다 1000m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어느덧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선수가 된 모태범의 '금빛질주'가 월드컵을 넘어 올림픽까지 이어질지 촉각이 모아진다.

 

[쇼트트랙팀]
동계 터줄대감밴쿠버 노골드 수모 씻을까

역대 동계올림픽마다 터줏대감 노릇을 톡톡히 해온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경기는 10일 오후 6시45분부터 시작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우리 대표팀은 그야말로 '심기일전'의 자세로 '금빛 레이스'를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우리 대표팀은 당초 목표치에 미달하는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효자종목으로 동계올림픽에서 거둔 메달수 무려 37개(금메달 19, 은메달 11, 동메달 7)에 달했던 쇼트트랙 대표팀은 '메달밭'으로 통했던 여자 쇼트트랙에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후 우리 대표팀은 17살인 심석희를 앞세워 세계 최강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해 열린 월드컵 8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심석희는 명실상부한 여자대표팀의 에이스로 자리했다. 현재 심석희는 주 종목인 1500m는 물론 500m, 1000m에서 대회 3관왕을 노리고 있다.

남자부 전력은 다소 저조하다는 평가다. '무서운 신예' 신다운이 버티고 있지만 주축 선수였던 노진규가 훈련 중 팔꿈치 골절로 낙마했고, 러시아 귀화선수인 빅토르 안(안현수)이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는 등 여러 가지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종목은 다르지만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1만m에 출전한 이승훈이 장거리 최강자인 스번 크라머(네덜란드)를 꺾은 것처럼 최선만 다한다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국민의 염원을 담은 대표팀의 메달 릴레이가 이들의 날 끝에서 이어지길 기대한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소치올림픽 골드타임>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20일 자정) 김연아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21일 자정) 김연아

[스피드스케이팅]
▲남 5000m(8일 오후 8시30분) 이승훈
▲남 500m(10일 오후 10시) 모태범
▲여 500m(11일 오후 9시45분) 이상화
▲남 1000m(12일 오후 11시) 모태범
▲여 1000m(13일 오후 11시) 이상화
▲남녀 팀 추월(21일 오후 10시30분, 22일 오후 10시30분)

[쇼트트랙]
▲남 1500m·여 500m·여 3000m 계주(10일 오후 6시45분)
▲여 500m·남 1000m·남 5000m 계주(13일 오후 7시)
▲여 1500m·남 1000m(15일 오후 7시)
▲여 1000m·남 500m·여 3000m 계주(18일 오후 6시30분)
▲여 1000m·남 5000m 계주(22일 오후 1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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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