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사회팀] 최근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베이비마사지’가 각광받고 있다. KBS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자신의 딸에게 마사지를 해주면서 관심이 더해졌다. 베이비마사지는 부모와 아이 간 정서교감과 더불어 신체발달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이미 ‘대세’다. 하지만 베이비마사지가 마냥 안전한 건 아니다. 베이비마사지를 성형 마사지로 둔갑해 신생아를 주물럭거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베이비마사지 자격증은 민간자격증으로 장벽이 낮은 편이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취득할 수 있다. 특히 산후조리원 직원들이 많이 취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무래도 산모와 아이를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베이비마사지 자격증이 필수일 지도 모른다. 베이비마사지의 취지 자체는 좋다. 아이에게 정서함양과 신체발달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남 일대 고급 산후조리원에서는 영아를 대상으로 하는 베이비 마사지를 마치 성형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해 산후조리원 프로그램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성형도 조기에?
산후조리원은 산모가 아이를 낳고 난 후에 몸조리를 하도록 전문적인 시설을 갖춘 요양원이다. 분만 직후 임산부와 출생 직후 영아에게 급식·요양과 그 밖의 편의를 제공한다. 산후조리원 시설은 날이 갈수록 진화되고 있다. 그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베이비마사지’는 산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알려진다. 그 인기에는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성형마사지’라는 홍보 때문이었다. 산후조리원 내 성형마사지는 정말 존재할까.
출산을 앞둔 A씨는 목동의 한 산후조리원을 찾았다. A씨가 이 조리원을 찾는 이유는 엄마들이 모이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추천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조리원 선택의 기준은 훌륭한 영아 관리 프로그램이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베이비 성형마사지’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행이다. A씨도 이러한 유행을 따라가기 위해 회원들의 추천을 받은 그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상담실에 들어가 상담을 받았다. 조리원 측은 “베이비마사지는 단순한 마사지와 다르다”며 “아이의 건강 촉진과 함께 눈, 코 등 얼굴 주요 부분을 집중적으로 마사지해 궁극적으로 성형효과를 볼 수 있다”고 솔깃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조리원을 결정했다.
고급 산후조리원 산모들 상대로 장사
“뼈대잡아”홍보…효과 입증되지 않아
A씨는 “누구나 다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뒤처질 수 없다”며 “마사지를 통해 조금이나마 내 아이가 잘생겨진다면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해왔으니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여기에는 한국사회의 뿌리깊은 ‘외모지상주의’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의 한 유명 산후조리원에 연락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듣기 위해 미혼임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다음 주에 출산인데…’라며 조리원 측에 운을 뗐다. 조리원 측에 따르면 산모들은 보통 출산 2주 전쯤에 미리 예약을 한다. 남편과 함께 방문한 뒤 예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은 조리원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좀 괜찮다 싶은 조리원은 270만∼300만원 정도의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이곳은 2주에 270만원으로 고급에 속한다.
조리원 측은 “소문 들으셨는지 모르겠는데 저희 조리원은 꽤나 유명하다”며 “산모들의 반응이 엄청 좋다”고 자랑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베이비 성형마사지’를 강조했다. 영아에게 다소 위험하지 않을까. 조리원 측은 “베이비마사지 자격증을 갖고 있는 직원들이 직접 마사지를 한다”면서 “마사지 장면을 부모님이 직접 볼 수도 있다”고 했다. 베이비 성형마사지는 필수라고 권유했다. 이곳은 베이비마사지에 대한 추가 비용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부 조리원에서는 수십만원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꽤나 유명하다는 조리원 측의 공통된 의견은 비슷했다. 나중에 성형시술을 받는 것보다 영아 때부터 마사지를 통해 뼈대를 잡아가는 것이 좋다는 것. 안전 문제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한 술 더 떠 ‘신체발달 코스’도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관절을 눌러줘 골격을 자극해 키를 늘려준다는 것이었다. 물론 마사지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린 영아에게 가하는 마사지에는 위험성이 내재돼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엉뚱한 기대에 성행
‘아이를 위해서라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베이비 성형마사지. 이제는 옵션이 아닌 기본 프로그램으로 엄마들을 유혹하고 있다. 우리 아이의 오똑한 코, 작은 얼굴, 큰 눈을 만들어주는 성형마사지를 거부할 부모가 몇이나 있을지 의문이다.
이처럼 일부 산후조리원들이 아이들의 ‘외모’를 앞세워 엄마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유행처럼 번진 베이비 성형마사지의 실제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오히려 위험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성형외과협회 관계자는 “갓 태어난 아이들의 경우 골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마사지를 하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다”며 “성형 수준의 효과를 내는 것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베이비 오일마사지의 진실
잘못 발랐다간 되레 피부 악화
아이들의 겨울철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베이비 마사지오일. 그런데 오히려 오일 때문에 아이가 따가워하고 피부트러블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오일의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고 구매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베이비오일이 식물성이나 순한 원료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은 식물성 오일에서 동물성 오일로 바뀌는 추세다. 특히 미네랄 오일이 많이 쓰인다. 일반적으로 미네랄이라고 하면 맑고 투명한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미네랄 오일은 액체석유 혹은 원유를 석유로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이다.
이 미네랄 오일은 대량생산이 가능한 물질로 알려진다. 피부에 오일막을 형성해 보습작용이 뛰어나지만 수분흡입력은 거의 없고 수분증발을 강제적으로 막는 역할을 하게 돼 피부의 자연스러운 호흡을 억제하게 된다고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네랄오일이 유통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