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VS 친노잠룡 '친노 내전' 임박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4.01.06 11: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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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독주에 불만 "우리도 있다"

[일요시사=정치팀] 친노가 진격하고 있다. 진격을 넘어선 '분노의 질주'다. 친노의 광폭행보에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비노계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 진영까지 연이어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하지만 친노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적이 더 늘었다. 바로 친노 내부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이다.




대선 패배 이후 정치전면에서 물러났던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차기 대권 재도전 시사를 계기로 급속하게 재결집하고 있다. 친노는 민주당 내 최대계파다. 친노 그룹은 재작년 총선에서 최대계파로 성장했고, 지난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문제 등을 거치며 세를 더욱 더 확장했다.

대선 재도전
쉽진 않을 걸?

현재 대략 40~50명 가량이 민주당 내에서 '친노' 또는 '범친노'로 분류된다. 문 의원은 지난해 1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2년 대선의 꿈이 2017년으로 미뤄졌다. 반드시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면서 "제가 꼭 (대선 후보를) 해야 한다고 집착하지는 않지만 회피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대권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대선이 끝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또 불과 열흘 뒤엔 <1219 끝이 시작이다>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의 대선회고록을 통해 "광범위한 관권 부정선거로 얼룩진 지난 대선에 대해 일말의 미안함도 표시하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미국 닉슨 대통령이 사임하게 된 시발은 도청사건이 아니라 거짓말"이라고 박 대통령과 날을 세우며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켰다.

대선 1주년인 지난해 12월19일에는 공교롭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변호사 활동을 소재로 한 영화 <변호인>이 개봉하며 친노진영이 다시 한 번 정치 전면에 나서려는 분위기다. 영화 <변호인>은 현재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며 개봉 14일 만에 관객수 600만을 넘어섰다.


친노 뭉치자 커진 견제세력
지방선거 앞두고 내전 임박

영화의 흥행과 함께 그동안 잔뜩 움츠려있던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도 최근에는 강연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활동의 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02년 대선, 2003년 탄핵, 퇴임 후 검찰 수사 등 중요 국면마다 감성코드는 친노 지지층을 결집시켰었다.

하지만 친노의 재결집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곱지 않다. 새누리당은 공식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문 의원이) '친노의 좌장'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안달'하는 모습은 매우 안쓰럽다"며 "'세'를 잃지 않으려는 집착정치를 지양해야 한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도 등 돌려
외로운 친노

민주당 내부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계의 핵심인사인 신학용 의원은 문 의원의 행보에 대해 "국민은 떡 줄 생각도 안하고 있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 내 대표적인 비노계인 조경태 의원은 친노의 세몰이에 대해 "본인들이 모임을 하는 건 자유지만 자기들끼리 세력화 하겠다고 한다면 자기들끼리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분당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쏟아냈다.

당 지도부도 친노의 세결집을 탐탁지 않게 보는 것은 마찬가지다. 친노가 재부상한 이후로는 중요한 시점마다 문 의원과 친노를 향한 여권의 파상공세로 대여전선이 흐트러지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문 의원의 행보에 대해 "당보다 개인과 진영 이해관계만 앞세운 행보"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당 지도부의 인식을 방증하듯 지난해 12월 열린 문 의원의 북콘서트는 당 안팎의 친노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마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지만, 당 지도부는 전병헌 원내대표를 제외하고는 전원 불참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도 견제에 나섰다. 안철수신당 소속으로 내년 전북도지사 출마를 검토 중인 조배숙 전 의원은 "지방선거나 끝나고 입장정리를 해서 (대선출마를) 얘기한다면 모를까 지금 이렇게 얘기한 것은 다분히 안철수신당이 창당됨으로써 민심이 거기에 쏠리는 것을 좀 어떻게든지 막아보자 하는 조급한 마음에서 비롯된 전략이라 생각한다"며 "안철수신당을 견제하거나 김 빼기 위한 전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을 중심으로 친노가 재결집하면서 정치권 전체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문 의원이 광폭행보를 펼쳐나가면서 최근에는 친노 내부에서조차 분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치 전면에 나설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친노 차기 대권주자들은 문 의원의 행보를 이대로 지켜보기만 한다면 '친노 차기 대권주자는 문재인'이라는 공식이 기정사실화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던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미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정신적으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잇는 장자(長子)라는 자부심이 있다. 집안을 이어나가는 맏이가 되겠다는 포부가 있다"며 사실상 차기 대권도전을 시사하고 나섰다.

이는 현재 노 전 대통령을 후광을 독차지하고 있는 문 의원에 대한 정면 도전이기도 하다. 안 지사의 '장자론'은 더 이상 "삼촌(문재인)에게 장자(안희정)가 밀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때문에 당장 두 사람이 노 전 대통령의 적통 자리를 두고 격돌할 경우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노의 분화가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특히 문 의원은 대여전선에 적극 개입하며 세 결집을 도모하는 방식으로, 안 지사는 실용 입장을 견지하며 대중적 지지를 앞세우는 방식의 행보를 펼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는 벌써 이를 '친노 강경파'(문재인)와 '친노 실용파'(안희정)로 분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는 문 의원이 명실상부 친노의 수장이지만 친노진영 내에서도 너무 강경한 기류에 불만을 가져온 이들이 있는 만큼 향후 안 지사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친노 성향의 잠룡은 안 지사뿐만이 아니다. 자천타천으로 송영길 인천시장, 김두관 전 경남지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꾸준히 거론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권 초반에는 차기 대선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 정치권의 불문율이었는데 문 의원이 그 룰을 깨고 치고 나갔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친노의 수장으로 군림하려 했다. 다른 친노 잠룡들은 위기감과 동시에 불쾌함을 느꼈을 것"이라며 "문 의원이 현재와 같은 행보를 계속한다면 차기 대권을 꿈꾸는 친노 잠룡들도 지방선거 전에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얼마나 당선시키느냐에 따라 당내 입지가 달라지고 차기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의원이 차기 대선까지 4년이나 남아 있던 지난해 벌써 움직이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야권 공멸 위기
친노가 문제?

현재 민주당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계파는 친노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민주당 인사들은 당내 공천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친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친노에 줄을 대려 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이들이 범친노로 규합되면 문 의원의 대권플랜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하지만 야권 대권주자들의 조기등판이 야권 전체를 공멸로 몰고 갈 것이란 우려도 크다. 일각에선 친노 측 대권주자들의 조기등판이 야권 지지율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친노와 비노 간의 계파 대결로 시끄러운 민주당이 더욱 소란스러워지면서 사분오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친노 적통은 누구? 자리싸움
고립무원 문재인, 외로운 선두


민주당의 지지율이 바닥인 상황에서 잠룡들이 각자의 세 불리기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국 다가오는 지방선거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고, 지방선거에서 대패하게 되면 그 책임은 당장 문 의원을 비롯한 야권 잠룡들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야권의 수장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대권은 결코 차지할 수 없다. 소탐대실의 전형이다.

실제로 최근 모 언론사가 발표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국민 10명 중 9명은 우리나라의 계파정치가 심각하다고 느낀다고 대답했으며 '국민과 정당에 심각한 폐해를 주는 계파'로 친노계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꾸준히 비판해온 친박계는 2위에 머물렀다. 친노계로서는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문재인의 승부수
결국엔 오판?

문 의원 개인으로서도 오판을 한 것이란 지적도 있다.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뒤 전국을 돌며 세몰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겠지만 문 의원의 행보가 빨라질수록 당 안팎으로 문 의원을 견제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 될 것이란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것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현재 문 의원과 친노는 차기 대권만을 준비한다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졌다. 이는 두고두고 문 의원과 친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임박한 친노 내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쇄신과 이미지 변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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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