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삶 다룬 뮤지컬 <영웅>

우리가 몰랐던 가슴속의 영웅 ‘부활!’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제작되는 뮤지컬 <영웅>의 출연진과 제작진이 지난달 31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공연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오는 10월26일, 안중근 의거일에 맞춘 공연 개막을 56일 앞둔 자리였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선 <영웅> 뮤직비디오와 BI 이미지, 포스터 이미지 공개, 무대의상과 분장을 갖춘 주요배우들의 캐릭터 의상 퍼레이드, 주제곡 <영웅>을 비롯한 뮤지컬 넘버 3곡 발표 등의 순서가 진행됐다.

영상과 무대의 환상적인 조합 탄생
류정한·정성화·이희정·소냐 출연


LG아트센터 무대는 1909년 10월26일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역사 현장이었던 하얼빈 역이 고스란히 재현된다. 무대 위로 정차하는 실제 기차와 기차에서 내리는 이토 히로부미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얼빈 역 고스란히 재현

1909년의 중국 현지 사진자료와 모형 등 고증을 통해 재현했다. 영상과 무대효과를 접목하여 실현되는 하얼빈 역을 향하는 기차 장면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절묘한 조화로 독특한 무대를 선보이는 뮤지컬 <영웅>의 최대 화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일본 형사들과 독립군들의 추격 장면도 영상 속을 질주하는 독특한 안무와 함께 어우러져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있는 듯 없는 듯 무대 위에 함께하는 절묘한 영상의 움직임은 관객들에게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색다른 무대를 경험하게 할 전망이다.

<명성황후>에 이어 또 하나의 대형 창작뮤지컬을 제작·연출하는 에이콤인터내셔날의 윤호진 대표는 “안중근 의사의 훌륭한 업적이 너무 묻혀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의 사상과 애국정신을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웅> 역시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라며 “단순히 저격이나 위대한 영웅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보편적이면서도 강렬하게 접근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영웅>의 연출은 ‘이 시대 한국 뮤지컬의 대부’라 불리는 윤호진이 연출이 맡았다. 올해로 14년째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명성황후>는 120만 관객 동원과 1000회 돌파를 앞두고 있으며 뉴욕과 런던에 진출해 호평을 받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연출가 윤호진은 그간의 노하우를 총 동원하여 21세기에 걸맞은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 시대가 기다려온 걸작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역사를 통해 현실을 되돌아보는 소재 선택의 탁월한 능력과 관객의 시선에서 작품을 바라보고 감동 포인트를 찾아낼 수 있는 눈을 가진 연출가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역사와 픽션의 조화를 최상으로 이끌어내는 작가 한아름과 격정적인 시대적 감성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신예작곡가 오상준, 무대의 효과적인 활용과 절제된 여백의 미를 통해 감동을 선사하는 무대디자이너 박동우, 강하고 역동적인 남성미와 고운 한국미를 모두 아우르는 안무가 이란영, 음악의 맛을 더해주는 대표적인 음악감독 김문정, 1900년대 복고풍 의상을 세련되게 부활시킨 의상디자이너 김지연 등 젊고 신선한 제작진들이 뮤지컬 <영웅>에 함께 한다.

뮤지컬 <영웅>은 캐스팅도 화려하다. 안중근 역에는 품위 있는 무대매너, 호소력 짙은 배우 류정한과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선 지 이제 5년째 접어든 정성화가 캐스팅됐다.
류정한은 “100년 전 그분이 꼭 제게 빙의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이라고 말했고, 정성화는 “훌륭한 인물을 연기하게 돼 가문의 영광이다. 그분이 업적이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토 히로부미 역에는 무대를 장악하는 파워를 가진 배우 이희정과 가슴을 움직이는 배우 조승룡이 캐스팅됐다. 

“인간적인 모습 그릴 것”

이희정은 “일본 근대사의 한 획을 그은 이토 히로부미의 야심과 이중적인 면모와 함께 인간적인 고뇌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설희 역에는 카멜레온 같은 천의 얼굴을 가진 최고의 배우 김선영과 외유내강의 아름다움을 가진 배우 이상은이 캐스팅됐다. 링링 역에는 연기와 노래에 감동이 묻어나는 배우 소냐와 뮤지컬계를 책임 질 차세대 최고의 기대주 전미도가 캐스팅됐다.
뮤지컬 <영웅>은 각각의 창조적인 결과물들이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어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할 것이다. 뮤지컬 <영웅>은 10월26일부터 12월3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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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