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연예인 성매매’ 대부도 펜션 가보니…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12.23 1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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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대낮인데도 쌍쌍 손님들 들락날락

[일요시사=사회팀] 돈, 섹스, 그리고 여자.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으로 온 세상이 떠들썩하다. 여자 연예인과 성매매. 더 정확히 말하면 미모의 스타와 재계 재력가의 만남이다. 각종 소문과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이들이 은밀한 만남을 가졌다는 장소가 공개됐다. 대부도에 위치한 초호화 펜션, 과연 이곳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대부도 펜션단지. 그동안 잠잠하던 이곳이 때 아닌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검찰이 여성 연예인의 성매매 장소로 이곳을 지목하면서 부터다. 이 소식은 수원지검 안산지청에서 흘러나왔다. 안산지청은 최근까지 성매매를 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부도 내 고급 펜션에서 탐문 수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입구부터
외제차 즐비 

검찰이 지목한 펜션단지는 33㎡ 짜리 소형부터 수영장을 구비한 346.5㎡ 규모의 대형 독채까지 40여개 동이 있으며 할인마트, 카페, 풋살장 등 부대시설을 갖춘 곳이다. 대부도에는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펜션 단지가 2군데 정도 있다.

지난 16일 오후. 안산역에서 출발해 사회방조제로 연결 된 도로를 지나자 한적한 대부도 마을이 모습을 드러냈다. 잘 다져지지 않은 울퉁불퉁 흙길을 10분쯤 달렸을까. 의심이 가는 2곳 중 1곳에 먼저 도착했다.

평일 낮이라 그런지 펜션 단지는 조용하다 못해 황량했다. 둘러보기 위해 내부로 들어가자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고급스러운 외관을 상상했지만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다소 유아틱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풍차를 중심으로 빨강, 주황, 파랑, 노랑 등의 색으로 칠해진 건물들이 즐비했다. ‘고급’과 ‘초호화’라는 단어와는 어쩐지 거리가 멀어 보였다. 무엇보다 독채로 꾸며져 있긴 하지만 건물 사이사이 간격이 좁아 은밀한 사생활이 보호될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펜션 내부 관계자는 “이곳은 주로 동호회나 기업에서 단합대회 및 워크샵을 하기 위해 많이 찾는 곳”이라며 “생긴 지도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연예인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검, 성관계 장소로 초호화 펜션단지 지목
수영장 등 각종 시설 갖춘 럭셔리 하우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여기가 맞다면 수사를 나왔다거나 협조 공문이라도 왔을 텐데 전혀 그런 적도 없다”며 “(이번에 연예인 성매매로 지목된 장소는) 바다를 끼고 있으며 통유리로 된 건물이라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발걸음을 돌려 두 번째 장소로 향했다. 첫 번째 장소보다는 유동성이 있는 장소에 위치해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 보였다. 서해안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곳에 터를 잡은 이곳은 펜션 40여개동이 들어서 있었다. 단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일렬로 주차된 고급 외제차들이 눈에 띄었다.

앞서 간 장소와 달리 규모도 클 뿐 아니라 펜션 외관은 저마다의 특색을 자랑했다. 유럽풍 분위기를 풍기는 건물이 있는가 하면 드라마 속에서나 볼법한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의 건물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사생활 보호
가명으로 예약


이중에서도 A펜션과 B펜션은 특히 인기가 좋다. A펜션은 건물 외벽을 사선으로 디자인 한 뒤 모던한 회색빛으로 마감해 깔끔하고도 럭셔리한 느낌을 자아냈다. 정원 한 켠엔 대형수영장을 갖췄고, 내부에 세미나실 바비큐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B펜션은 거실 전면을 통유리로 디자인해 눈길을 끌었다. 정원엔 3∼4m 높이로 자란 멋스러운 소나무와 함께 각종 분재와 꽃이 잘 정리돼 정원 주위를 장식하고 있었다. 잘 꾸며진 정원 한쪽엔 3∼4명이 함께 차 마시며 쉴 수 있도록 티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다. 90평 규모의 B펜션은 3층 규모로 지하에 당구장, 탁구장, 노래방 등의 시설을 갖췄고 최대 20명까지 입실이 가능하다. 펜션 이용료는 1박에 50만원 선이다. 




펜션 내부 관계자는 “A펜션과 B펜션을 포함한 몇몇 펜션은 워낙 인기가 많아 비싼 이용료에도 불구하고 많이들 찾는다”며 “주말은 항상 예약중이라 최소 2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용하는 고객 층은 다양한 편이다. 평일에는 대학생들부터 시작해 직장인들이 많고 주말에는 주로 연인과 가족 단위로 찾는다고 한다. 이 펜션 단지는 몇 년 전부터 럭셔리 스타일의 대명사로 각종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실제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펜션 내부와 외부에서 드라마 촬영이 한창이었다.

그렇다면 이 펜션 단지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관계자들은 편리한 접근성과 독립성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닿을 거리에 위치해 있어 방문하기 편하고 각각 숙소가 따로 분리돼 있어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층 다양…1박 숙박비 40만∼70만원대
서울 근교 접근성과 사생활 보호 큰 장점

펜션 내부 관계자는 “예약제로 운영이 되다보니 누가 방문했는지는 특히 알 수 없다”며 “가명으로 예약하는 경우도 있고 대표 이름으로 예약을 한 뒤 많은 인원이 방문하기 때문에 (비밀 방문을 마음먹은 경우) 충분히 가능한 환경이긴 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40여개의 펜션 모두 각각 다른 개인이 소유하고 있으며, 예약 업무만 따로 받을 뿐 펜션 관리부터 청소까지 모든 제반 사항은 소유주가 별도로 채용해 관리하고 있다”며 “체계가 이렇다보니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는 더더욱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번 들어가면
외부 출입 안해

이런 점들 때문에 평소에도 몇몇 연예인들이 이곳을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펜션 관계자는 “일부 연예인들이 자기 이름으로 예약한 뒤 친구들과 함께 와서 놀고 가기도 한다”며 “연예인들은 오면 밖에 거의 안나온다. 펜션 내에 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기 때문에 안에만 있다가 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대부도 한 주민도 “주변에 승마클럽도 있고, 고급 펜션도 많다보니 연예인들이 타는 벤 차량이나 고급 외제차들이 많이 왔다갔다한다”며 “최근 몇 년을 기점으로 방문이 잦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펜션 관계자는 그러나 성매매 장소 지목과 관련된 물음에서는 “들어는 봤는데 여기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추가 답변을 거부했다.


갑작스러운 대부도 유명세에 주민들은 적잖이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취재 도중 만난 한 주민은 “구체적인 사건 경위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대부도가 불미스러운 의혹에 연루됐다는 것 자체가 유감”이라며 “현재까지 도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허무맹랑한 소설에 불과하다”고 불쾌한 반응을 내보였다.

반면 대부도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대부도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대부도를 찾는 이용객들이 많이 늘어나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예인 성매매’수사 해프닝

유명 걸그룹이? 이름 같아 소동

유명 여성 연예인 성매매 사건이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성매매 사건과 관련한 해프닝을 들여다봤다. 


이 사건은 12월 초 수원지검 안산지청 마약수사과에서 나왔으나, 그 직전에도 이미 연예계에 소문이 퍼져 있었다. 유명 연예인이 많게는 억대의 돈을 받고 재력가와 성매매를 했다는 게 핵심 골자였다. 이 가운데 거론된 한 여성 탤런트는 유명 걸그룹 멤버와 이름이 같아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10여명의 연예인 이름이 거론된 증권가 찌라시가 등장했다. 연예인 화대 비용, 성매매 연예인 리스트 등이 돌았다. 이 가운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민영화’가 인기 검색어로 떠올라 관심을 모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성매매 여자 연예인은 ‘ㅁㅇㅎ’씨가 확실하다고 함’이라는 글이 올라오자 네티즌들이 몰려 이를 퍼나르면서 집중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 글은 “검찰이 성매매한 여자 탤런트 등 수십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하자 네티즌들이 그게 누군지 열심히 찾고 다녔다”며 “여자 연예인 이름이 ‘찌라시’에 매우 구체적으로 오르내렸고 누군가 ‘ㅁㅇㅎ’씨가 확실하다고 포털, 커뮤니티 등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후 “그게 누군지 의견이 분분한데 어디선가 ‘민영화’씨라고 하자 민영화라는 여자 탤런트를 찾으려고 너도나도 검색했다”며 “결국 ‘민영화’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고 분석해 실소를 자아냈다. 

이와 관련해 검찰 음모론도 제기됐다.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이 발표된 시점을 문제 삼으며 음모론에 불을 지폈다. 성매매 알선 브로커로 지목한 A씨를 검찰이 지난 8월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되고 4개월여 끌다가 돌연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마침 수서발 KTX 매각을 놓고 철도노조가 철도민영화라며 파업에 돌입하고, 정부와 사측이 불법파업이라고 강경대응을 하던 시점이다. 네티즌들은 철도민영화에 쏠린 시선을 연예인 성매매로 돌리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유달리 사회적인 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연예인 사건사고, 열애 소식이 터져 의혹에 무게를 더했다. 실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이 무혐의로 발표된 뒤 곧바로 그동안 끌고 끌었던 이수근 등 연예인 도박사건이 차례로 공개됐다.

이런 음모론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도 덩달아 화제다. 내년 공개되는 영화 <위험한 소문:찌라시>는 연예인 매니저가 찌라시 내용이 하도 억울해서 배후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다룬다. 세간에 의심이 가는 직업군이 영화 속에 고루 등장, 네티즌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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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