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 ‘청소상납’ 백태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12.16 11: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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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죽어도 구석구석 걸레질

[일요시사=사회팀] 갖가지 불합리한 처우로 고통 받던 광운대 청소노동자들이 학교 측과 맞붙어 승리했다. 이들은 학교 측의 사과를 받아내고 노조활동을 보장받았다. 농성 나흘 만에 얻은 결과다. 도대체 광운대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지난 9일 오후,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와 함께 광운대를 찾았다. 추운 날씨에 비 내리는 광운대 캠퍼스는 회색빛이 감돌았다. 정문으로 들어가 운동장을 지나자 대학본부인 화도관이 보였다. 광운대 청소노동자들이 농성 중인 곳이었다. 건물 1층을 바라보니 총무처 앞 로비에는 청소노동자들이 박스로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있었다. 박스에는 이불, 밥통, 커피포트가 있었다. 단단히 준비한 채로 학교 측에 항의하고 있었던 것이다.

황당한 지시들

건물에 울려퍼지는 우렁찬 마이크 소리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 벽면에는 항의 벽보가 가득했다. 천천히 그 글들을 읽어보니 그간 청소노동자들이 당한 불합리한 내용들을 알 수 있었다.

“광운대가 책임지고 악덕업체 ?아내자” “이사장은 왜 K건설을 끌어안고 있나” “비정규직 탄압하는 광운대는 각성하라” “K건설 몰아 내자”

2층 총장실 앞 복도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꽉 차 있었다.


총장실 앞에서 만난 광운대 한 학생은 “학교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일에 학생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십 명의 청소노동자들은 차디찬 바닥에 박스를 깔고 앉아 농성 중이었다. 광운대 청소노동자들을 주축으로 고려대, 홍익대, 이화여대 등 총 15개 분회가 농성에 참가한 것. 이들은 학교 측의 사과를 받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청소노동자들은 나흘 만에 갈등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들은 9일 밤 결국 합의를 이끌어 농성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광운대 측은 노동상납, 인권침해 등에 대해 노조에 공개 사과하고, 노조활동을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광운대 노조는 지난달에 출범했다.

또 노조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으며, 이들이 속한 용역업체가 내년 집단교섭에 성실히 응하도록 관리감독 하기로 했다. 그 결과를 용역계약서에 반영하기로 약속했다. 청소노동자에게 부당한 지시를 한 관리자 및 직원도 해임하기로 했다.

노조는 “2014년 집단교섭을 통해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임금을 포함해 노동조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의 노조활동 방해 시나리오 문건을 규탄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합의에 도달해 이를 취소했다. 노조는 9일 밤 학교 측이 노동조합 활동을 계획적으로 방해하려 한 정황을 보여주는 문건을 공개했다. 광운대 측은 “해당 문건은 학교 측에서 작성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광운대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던 걸까.

한여름에 이사장 아들 집 대청소
부친 산소 불려가 제사상 차려
휴식시간 도토리·은행 바치기도


광운대 청소노동자 A씨는 지난 여름 황당한 지시를 받았다. 광운대 이사장 아들이 이사 올 집 청소를 하라는 것이었다. 한여름 같은 팀 노동자 8명이 빗자루 등 청소도구를 들고 학교에서 수 km 떨어진 집까지 걸어갔다.

3∼4시간 집 구석구석을 청소했지만 다음날 용역업체 사장은 다시 청소해야 한다며 노동자들을 또 데려갔다. A씨는 심지어 이사장의 돌아가신 아버지 묘역에 불려가 제사상을 차린 적도 있다.

B씨는 휴식시간에 ‘노동 상납’을 경험했다. 소장의 지시는 황당 그 자체였다. 산에 가서 도토리와 은행 열매를 모아오라는 것. 그는 휴식 시간에 두 번 산에 올랐다. 주운 도토리와 은행은 깔끔하게 껍데기를 까 소장의 지시대로 이사장의 집에 두고 왔다.




C씨는 1년 전 딸이 암으로 사망했다. 새벽 1시30분에 딸이 사망했지만, 그날 새벽 4시에 학교로 출근했다. 일을 마치고 소장에게 사정을 말하고 2일장을 치르고 나왔다. 장례식을 치른 사이, 소장은 다른 청소노동자들 앞에서 “잘릴까봐 상 치르자마자 바로 출근하고 청소도 다 해놓고 갔나”고 비아냥거렸다.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또 용역업체 소장은 성희롱도 저질렀다. 뿐만 아니라 2011년에는 현재의 용역업체로 청소노동자 파견회사가 바뀌면서 기존 청소노동자들의 월급을 깎았다. 수습기간이라는 이유였다. 그리고 청소 물품도 충분하지 않았다. 문제는 청소노동자들이 직접 사비를 털어 도구를 샀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쌓이고 쌓인 것.

참다못한 청소노동자들은 지난달 1일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 광운대 분회 출범식을 열고 학교 측의 부당노동행위를 막아갈라고 요구했다. 당시 학교 측은 묵묵부답이었다. 새로 온 용역업체 소장은 ‘눈에 띄게 행동하지 말라’고 청소노동자들에게 경고를 날렸다. 참다못한 광운대 청소노동자 70여명은 5일 낮부터 총장실이 있는 대학본부 건물에서 농성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당한 불합리한 노동 행위에 대한 해명과 재발 방지 등을 요구했다.

광운대 측 관계자는 “모든 사항을 용역업체에 일임한 터라 업체 측에 진상파악을 요구했고 성희롱 한 소장은 이미 해임된 걸로 알고 있다”며 “사태 파악을 하는 중에 노동자들이 갑자기 점거농성을 시작해 총장의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 있는 농성

광운대 청소 용역을 맡은 K건설은 청소노동자들을 잡부 취급했다. 그런데 이 업체의 부당 노동 행위를 설명해도 학교 측은 입을 굳게 닫았다. 이 때문에 K건설 사장과 광운대 이사장이 막역한 사이가 아니냐는 소문까지 흘러나왔다. 타 대학의 경우 문제발생 시 용역업체를 퇴출시켰지만 광운대는 꿈쩍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노총 운수노조 서경지부 관계자는 “학교 입장은 불분명하다”며 “모호하고 포괄적인 내용만 이야기하고 정확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광운대 청소노동자 문제는 학교 측의 사과로 일단락 됐지만 이와 유사한 사건이 타 대학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회도 청소 딜레마


직접고용? 그대로 용역?

민주당이 최근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국회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강창희 국회의장이 국회 사무처에 “적극 검토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지난 11일 전해졌다. 국회 청소용역 노동자 정규직 전환은 2011년 18대 국회 박희태 의장이 약속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당시 권오을 사무총장은 “이번 용역 기간(2013년 12월)이 끝나면 국회에서 직접채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회가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 청소용역 노동자들은 오는 31일자로 근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국회 청소용역 여성 노동자는 200여명에 이르며, 이들은 새벽 5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하고 월 기본급 104만5740원을 받는다. 

민주당은 국회 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청소 용역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현재 예산으로 직접 고용할 경우 3억9000만원의 예산절감 효과가 있고, 예산절감분을 노동자 인건비 인상에 사용하면 17%(1인당 20만원 안팎)가량 임금인상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2015년 말까지 계약돼 있는 국회 내 다른 시설관리용역 근로자와의 형평성 문제, 직접 고용 시 발생하는 정년(60세)을 초과하는 61세 이상 근로자(약 30%)에 대한 고용보장 문제, 잦은 파업발생으로 인한 노무관리 문제 등을 우려해 국회 청소노동자의 직접고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이들(청소노동자)이 무기 계약직이되면 노동 3권이 보장된다”면서 “툭하면 파업하려고 할 텐데 어떻게 관리하려고 그러는가”라고 말해 ‘막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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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